「변백현.」 「..............」 「내가 그렇게 혐오스럽고 쓰레기 같다면서.」 「..............」 「키스는 왜 했어.」 「..............」 「왜 했냐고!!!!!!!」찬열이 힘을 주어 소리를 질렀다.어쩌면 찬열은, 백현의 대답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였을까.또 운다. 변백현이, 내 앞에서 또 병신같이 눈물을 흘린다. 백현의 웃는 얼굴이 상상조차 나지 않았다. 한 쪽 팔목을 낚아채어 자신의 품 안에 안기게 했다.빠른 심장소리가 들키는 것이 두려웠다. 숨기려고 해도 그러지 못했다. 「씨발년아.」 「..............」 「니가 뭔데 나를.......」나는 항상 나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너에게 미안했다. 그냥 모든것이 미안했다. 아팠고, 또 아팠다. 너를 모르는 내가 싫었다. 「........찬열아.」 「................」 「나 이제.....」못하겠어.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남겨진 찬열이 불쌍했다. 그만큼이나 당하고서도, 찬열이 불쌍했다. 자기가 남아봤자 있어야 할 곳은 딱 한 자리였다. 「아니다....찬열아.」 「.................」 「우리 잘래?」찬열과 결합하며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찬열과 만난 것도, 찬열과 잔 것도, 찬열과 밥을 먹은것도, 찬열과 단 둘이 걸었던 것도....지칠대로 지친 몸은 찬열을 받기에 너무 약해져 있었다. 힘겨운 목소리로 찬열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를 질러대도, 찬열은 빠른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읏....하아....찬열...아...」 「닥쳐.」 「그만....읏...아파.....!하....읏..」찬열은 무자비하게 백현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았다. 백현이 들뜬 숨을 주체하지 못하고 또 눈물을 흘렸다. 몇 번째 우는건지 셀 수 조차 없었다. 「으...읏....아....! 찬열아....아..」 「아..아...읏..」찬열이 세 번이나 사정을 하고 난 후에야, 길고 긴 정사가 끝이 났다. 찬열은 항상 긴 정사 뒤에 어린아이처럼 침대에 쓰러져 백현의 품에 안겨 잠에 들었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를지만, 찬열이 안긴것은 자발적인 일이 아니었다.고개를 힘 들조차 생겨나지 않았다. 눈을 뜨기도 싫었고, 현실을 부정하고싶었다. 자기가 왜 이런일을 당해야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 눈을 감은채로 바람빠진 웃음을 흘렸다.깊은 잠에 빠진 찬열을 지켰다. 찬열이 그저 깨어날 때까지, 찬열을 지켰다. 찬열에게 아무도 접근할 수 없게. 「찬열아.」또 쓸데없이 눈물이 나왔다. 꾹 참고 잠긴 목으로 대답이 없는 찬열을 불렀다. 「너도 힘들지.」아무나라도 좋으니까, 박찬열을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사람이 박찬열 앞에 나타나게 해 주세요. 「찬열아.....」알고있다. 너는 내가 없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것을. 이렇게 네 곁에 있는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는것도 너무나 잘 알고있다. 찬열아, 나는....그런게 아니였어. 나는, 나는.... 「미안해.」내가 잘못했어. 찬열아. 내가 없었더라면 네가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을거야. 찬열아.....찬열은 나를 중심으로 두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것을 나는 몰랐다. 아니, 나만 몰랐다.내가 없으면 잘 살겠지. 내가 없어지면 네가 행복하겠지. 모든것이 찬열을 위한 행동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내가 없어야 네가 행복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거야. 그런데 찬열아, 나는..... 「가야겠다.」내가 원하는 것, 또 네가 원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 내가 목표로 삼고있는 것, 네가 목표로 삼고있는것. 「안녕.」박찬열이 눈을 떴을 때, 모든것이 당연하게 이루어 진 것이라 느끼게 해주세요. 박찬열이 행복하게 도와주세요.문을 열고 방 밖으로 나왔을때, 경수 형이 안절부절하게 소파에 앉아있었다. 문 밖으로 나온 나를 보고 바로 일어서서 나한테 다가왔다. 허리가 아파왔다. 「백현아...」 「형. 아무 일 없었어. 진짜야.」신발장 쪽으로 빨리 걸어갔다. 내 뒤를 경수 형도 쫓았다. 신발장에서 신발을 신으며 거울로 내 얼굴을 확인했다. 많이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대충 정리하고 나가려고 했다. 「백현아.」 「응.」 「...안 올거지.」백현은 경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경수의 말은, 이제 찬열이한테 안 올거지? 라는 뜻이였다. 백현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찬열에게 안 온다고 작별 인사까지 했건만, 도저히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백현아.」 「안 와.」백현은 모든 일에 지쳐버렸다. 그만 할 때도 된 것 같다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찬열이 행복해야 할 때라고도 생각 했다. 「그래.」 「형.」무언가 형에게 확신을 줘야 할 것 같았다. 그럼 형이 박찬열에게 그걸 말하고 박찬열은 알게 되겠지. 그리고 나와 있었던 일을 박찬열은 더 이상 미련을 갖지않고 깨끗하게 없던 일로 만들겠지. 「응?」 「찬열이 휴대폰번호 바꿔 줘.」 「...그래.」 「절대로 걔 앞에서 내 얘기 하지말고.」 「...응.」 「이제 끝이다.」 「..............」 「아. 속 시원해.」정말로 그렇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말 해둬야 했다.찬열아. 너도, 나도 너무 아팠어. 이제 그만둘 때가 됐어. 그러니까 너도 날 잊어. 너는 내가 없어야 돼. 「찬열이 술 좋아하는거 알지.」 「...............」 「많이 마시게 하지 마.」 「...............」 「아. 이제 진짜 끝.」발을 두어 번 툭툭털고, 경수에게 작게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 찬열과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곳을 빠져나왔다. 밖에 나와도, 답답한 속은 뚫리지 않았다.끝났다. 끝이라는 단어 하나가 백현을 벼랑 끝으로 몰아 넣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방 안으로 들어갔다. 부모님이 있는 지 없는 지도 궁금하지 않았다. 있어봤자 지금과 똑같을테니. 문을 잠그고 책상에 있는 칼을 집었다. 망설임없이 칼을 손목에 갔다댔다.그 때, 백현의 주머니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덜덜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하고 칼을 떨어트렸다. 아마도 전화해 준 사람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손을 바지에 슥슥 닦고 전화기를 꺼냈다. 경수 형의 전화번호였다. 「여보세요.」 「...........」상대 편이 말을 하지 않았다. 잘못 왔나보다 하고 끊으려고 했을 때, 낮은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려왔다. 「변백현.」 「...........」 「너 혼자 또 지랄해?」박찬열 눈에는 그 정도 밖에 안 보였나보다. 나 혼자 박찬열 눈에 띄려고 설치는 것. 딱 그 정도. 「그런 거 아니야.」 「씨발. 지금 뭐 하는 짓이야.」 「............」 「또 혼자 지랄털고 가서 손목 끊고 뒤질려고?」 「............」 「넌 내가 있으니까 못 죽어.」알고있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기라도 하는 듯, 찬열이 내뱉는 것들은 비웃음 가득한 말투였다. 백현은 할 말을 잃었다. 「아. 나 오늘 도경수 집에서 자는데.」그것도 알고있다. 이제는 이상할 것이 없었다. 「너도 와.」휴대폰을 창문으로 세게 던졌다. 유리가 단단하지 않은 탓인지, 쉽게 깨졌다. 엄청난 소리가 집 안을 울렸다. 휴대폰이 유리를 깨고 밖으로 떨어졌다. 엄마가 달려와서, 무슨 일인지도 묻지 않고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짜증을 낸다. 헛웃음이 쉴 새 없이 나왔다. 허탈했다. 자신에게 남은 건 하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거운 짐인 찬열을 놓고 오고 홀가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ㅠㅠㅠㅠㅠㅠ맨날이거쓸때마다말씀드리는거지만 읽어주시는분들ㄲ너무감사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팬픽쓸맛나네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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