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루한입니다.
|
[세루]안녕하세요,루한입니다. 02 W.셰이나 바뀐 잠자리에도 잘 적응한듯 충분한 수면을 취한 얼굴이였다.만족스러운 얼굴은 무엇보다 세훈을 내쫓았다는 사실에 쾌재를 부른 것이 한몫했다.아직 새벽이기도 했지만 푸르스름한 공간이 침실을 밝혔다.중국에 있을적에도 일찍 일어날때마다 줄곧 산책을 즐겼었던것이 문뜩 떠올라 침대를 벗어났다.루한은 상쾌한 기분으로 활짝 문을 열자마자 기절할뻔 했다.딱!하고 이마를 강타한 유리는 무엇인고 하니 어젯밤,세훈이 만지작 거리던 컵이 아니던가?눈물이 찔끔 나올뻔한 루한은 애써 나는 남자다 라는 사실을 되내이며 이를 악물었다.손바닥으로 살살 문질르며 바닥에 너저분한 등불 두어개와 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누구의 계략인지도 덤으로 알 수 있었다.등불들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망할 세자! 그로부터 이틀뒤,황실은 새벽부터 분주해졌다.한국과 중국,넓게보면 세계의 이목을 끌을 혼례가 찾아왔다.한국의 왕세자와 중국의 막내태자와의 혼례.이틀 전부터 혼례복과 루한과 세훈의 싸움은 계속 이어졌다.피로연 때 입을 의복을 두고 두사람의 불꽃 튀는 접전은 왕실 사람들을 긴장시켰다.푸른색 계열을 추구하는 루한과 그에 반대되는 계열을 추구하는 세훈과의 의견차이는 하루아침만에 왕실의 분위기를 바꾸었다.무엇보다 루한의 고집은 꺾어질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는게 결정적인 둘의 갈등 고조였다. "이건요?" "싫은데" 한발짝 물러난다는 자존심으로 옷감들을 제안해보면 '싫은데'만 죽어라 내뱉고(치사하게 세훈은 쳐다보지도 않은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에 루한은 끝내 참지 못하고 상궁들을 동원해 세훈을 내쫓았고 세훈은 황당함과 분함에 혼례전까지 루한과 대면하지 않았다.내쫓던 루한도 나름대로 속이타고 어렸을적 상상하던 세훈과 다른 이미지에 나날이 분노게이지와 실망감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지난 3일을 생각하며 이를 부득부득 가는 루한은 모든게 불만가득한 일들로 보였다.예를 들면 혼례를 위해 치장하고 있는 머리라던가,붉으스름한 분으로 입술을 톡톡 두둘기는 상궁의 손이라던가 등등 짜증나기 짝이 없다. "마마,천천히 일어나보셔요." 변상궁의 지시에 못이긴척 어기적어기적 루한이 일어섰다.평상시 입던 정갈한 한복들과는 달리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혼례복은 쉽게 움직이기 어려웠다.세훈과의 접전에 중전의 개입으로 패배한 루한은 입술이 뾰족하게 나온채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아직도 머릿속 한편에 피로연 의복이 분홍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나이라도 한살 많았으면 한대 쥐어박으면서 우길 수 있는데(우긴다는 건 일종의 협박) 동갑은 무슨 한살 어린게 죄였다.마마,마마께선 분을 바르지 않으셔도 얼굴이 희고 고우셔요.쑥덕거리며 치장을 하던 상궁들 중 한명이 용기내어 말한듯 했다.고우던지 추하던지 알게뭐야,망할 오째째세자. "마마,이게 홀입니다.꼭 쥐고 가셔야해요" 안그래도 머리에 올려진 거추장스러운 것들 때문에 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파 신경쓰여 죽겠는데 설상가상 막대기도 신경써야 해.한숨을 포옥 내쉰 루한은 대충 알아들었다는 식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뒤로도 재잘재잘 변상궁이 뭐라하는것도 흘려들었다.크게 움직이지 말아라(특히 머리부분),미소를 머금은듯한 얼굴이지만 경건하게 혼례를 맞이해야한다 등등 그리고 아무리 더워도 앞머리를 까지 말라는 얘기는 신신당부를 했다.말 안해도 안깔생각이야.홀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생각만 해도 분한 세훈의 보복. 장식용 컵잔,깨부셔도 모자랄 컵잔.괜히 욱신거리는 이마때문에 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이어 방안을 분주히 치우던 백현이 언제 발견했는지 분이 지워진다며 징징거린 탓에 마음대로 표출할 수도 없다.마마-준비를 끝마치셨습니까,밖에서 대상궁 준면의 목소리가 들렸다.우렁차게 네! 를 외친 백현이 주위 상궁들과 함께 늘어진 옷자락을 붙잡고 문을 열었다.루한의 뺨에 부셔지는 햇빛이 따스했다. - 차안에서 맞잡은 두손은 뻣뻣하고 어색하기 짝이없다.더불어 루한은 피로연때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다.혼례식은 가장 성대하게 치루어졌고 모든 방송사의 기자들과 국민들의 주시함을 두고 근엄하게도 치루어졌다.여기까지 잘넘어간다는 식으로 안도감을 취한것도 잠시 폐백에서 혼자 신난 세훈덕에 대추를 무려 4개씩이나 받았으며 피로연때는 세훈의 측근이 나누는 끈적한 첫날밤 음담패설과 짖꿏은 심보때문에 한두번 놀란게 아니다.게다가 공항까지 중전이 배웅을 해주시겠다며 같이 탑승하니 금술이 좋은'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세자가 사교성이 좋은 성격은 아닌데 빈궁과 손을 맞잡은걸 보아하니 가히 빈궁이 미인절세이라" 흐뭇한 얼굴로 백미러를 통해 인자한 미소를 날려주시니 빠져나갈 틈만 노리던 루한은 속으로 몇번이나 좌절을 했다.망세자와 손잡는게 이렇게 힘들줄이야.뻣뻣하게 팔도 굽히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루한과는 달리 세훈은 눈썹 한번 꿀렁이곤 손을 더욱 꽈악 쥐어잡았다.루한은 손끝에 피가 안통해 죽을 맛이다.점점 감각이 팔에 감각이 사라져가며 손끝이 하얘지는 순간 위기의 절정을 느낀 루한이 급하게 세훈의 손을 놓고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다.후우,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망세자 개자식. "빈궁,많이 피곤합니까?" 아니요!기대있던 고개를 벌떡 들어서곤 손사래를 친다.'사실은 망세자때문에 피곤해 죽을 거 같아요 중전마마'라고 말하고 싶지만 꾹꾹 마음속으로 눌러 담는다.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중전과 대화를 나뉜 뒤에 플랫폼에 대기할 수 있었다.티켓을 들고 있는 망세자는 큭큭 거리며 차안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잘논다며 나를 비웃었고 창피함에 망세자의 발을 밟으니 눈을 부릅뜨고 헤드락을 거는 바람에 싸움은 나의 항복으로 중단이 되었다.별로 세게 밟지 못했는데도 망세자는 엄살을 부리며 정형외과 드립을 치기 시작했고 화가난 루한은 티켓과 여권을 세훈의 입에 물리면서 그들의 2차대전을 개막했다. "기내식 먹을 때 보자.정상적으로 먹으면 내가 너한테 무릎꿇고 미안하다고 싹싹빈다." 라며 나의 오기를 불러일으켰고 3시간 뒤 나온 기내식엔 오로지 '내'것에만 소금이 풍부하게 뿌려져있었으며 킥킥대며 상추를 찍어먹는 세훈을 째려보았다.무릎꿇는 세훈을 보고 말겠다던 루한은 중국에서부터 싱겁게 먹던 습관때문에 안타깝게 기내 화장실에서 모든 음식을 뱉어내는 불상사를 보고말았다.순간 루한의 머리에 망세자를 죽여야하나 말아야하나 극단적인 선택들이 둥둥 떠다녔지만 앞으로 복수할 시간은 많으니 버티자는 생각으로 입을 헹구고 일어났다. 영국에 도착했을 땐 우중충한 구름들이 잔뜩 껴 한국과는 상반되는 날씨를 보여주었다.밖으로 나오자 그리 많은 양은 아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영국인들도 익숙한듯 우산을 쓴사람이 드물게 지나다녔다.그래도 비맞으면 기분이 찝찝한데.뒤따라온 경호원들이 건내는 우산을 나눠들고 펼치려했다.세훈의 우산과는 다르게 루한의 우산은 말썽을 부렸고 당황한 루한은 애쓰며 펼치려 노력했다.그바람에 날카롭게 튀어나온 쇠부분에 손가락이 베였고 아!하고 내지른 소리에 반응한 세훈이 자신의 우산을 땅바닥에 내팽겨치곤 루한의 손가락을 낚아채 화를 냈다. "안펴지면 그냥 내다버리고 다른 우산을 쓰거나 나랑 같이 쓰면 되잖아!왜 굳이 힘을 쏟아 부어서 손을 베여 베이긴!" 얼른 데일밴드나 가져와.경호원에게 지시하고는 루한의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에 갖다대곤 손가락을 빠는것이 아니던가.뭐,뭐하는거에요?당황한 루한이 손가락을 빼려하자 가만히 있어 라며 엄포를 놓으며 깨갱하게 만들었다.나랑 혈액형 다르면 어쩔려고 이래요.걱정되는 말투지만 퉁명스러운 투다.너 O형이잖아.나도 어차피 O형이니까 같잖은 걱정 좀 하지마.팅팅 튀기는 말투여도 걱정하지말라는 뜻이 담겨있어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조금 지나서 면세점에서 경호원이 데일밴드와 연고를 가져왔을 때서야 세훈은 루한의 손가락을 놓아주었다.직접 연고를 발라주고 데일밴드까지 붙여준 세훈이 어디 더 다친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루한의 우산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쓸모없는 우산은 들고 다닐 필요없어.땅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우산을 주워들고 루한을 끌어당겼다.주춤주춤 세훈의 힘에 끌려간 루한은 얼떨결에 세훈의 팔안에 안겨있게 되었다.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으로 둘은 걸어들어갔다. 의외로운 사람이다.점점 우산은 루한쪽으로 기울었고 세훈의 왼쪽 어깨는 젖어갔다.
|
읗ㅇ헝헝 기쁘게 두개 업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