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ㅈ.." 성재의 입술이 일훈의 입술을 덮는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밀어오는 느낌에 일훈이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성재의 가슴팍을 미약하게 밀어낸다. 힘이 안 들어가는 손으로 꾹꾹 밀어내보지만 성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훈의 손목을 잡아내리고는 더 깊이 파고들어온다. 곧 성재가 머금었던 술까지 일훈에게로 흘러들어온다. 정신이 아찔하다. 입안을 휘젓는 성재때문인지 술때문인지 몸에 잔뜩 들어가있던 힘이 주르르 풀린다. "그...만 그만..." 입술사이로 일훈의 목소리가 작게 새어나간다. 그제서야 입술을 떼어낸 성재는 고개를 푹 숙인 일훈을 바라보기만 한다. 갈색 머리카락이 조명아래 빛난다. 남자인데도 예쁘다. 저기 널브러져있는 여자들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다. 온몸에서 심장이 쿵쾅거린다. 저 머리칼 아래 숨겨진 얼굴은 더 예쁜데 잔뜩 수그린채 보여줄 생각도 하지않는다. "미안해요." "........." 정적을 깨고 나온 성재의 말에도 고개를 수그린채 괜한 핸드폰액정만 눌러댄다. 기분이 이상하다. 이사람은 나한테 왜 이러는건지도 모르겠고 나는 또 왜 얼굴을 붉히며 여기 앉아있는건지 모르겠다. 집에 가고싶다. "저 갈게요." 가방을 챙기고 일어서 애써 시선을 피한채 말하는 일훈을 보며 성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생각인지 다시 자신의 잔에 다시 술을 따르는 성재를 한번 보고 뒤돌아선다. 아깐 이렇게 덥지 않았는데. 갑작스런 열기를 느끼며 일훈이 얼굴을 매만지며 바를 나온다. S '근데 내가 지금 술이 마시고싶은데...'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는 내내 샤워를 하는 내내 티비를 보는 내내 성재의 말과 행동이 머리속에서 떠나가질 않는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내가 이상해지는 기분이야. 괜히 머리를 쥐어뜯던 일훈이 한숨을 내쉬며 창쪽으로 향한다. 여전히 불이 꺼져있는 성재의 방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쉰다. "도데체 뭘 얼마나 마시는거야..." 얼마나 봤다고 벌써 성재걱정을 하던 일훈은 다시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한시다. "나 진짜 미쳤나봐..." 창밖 성재의 오피스텔 창에서 성재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미치겠다. 창앞에 쭈그려 앉아서 성재와의 키스를 생각하며 자신의 입술을 매만진 일훈이 결국 고개를 무릎사이에 묻는다. "하....." 바에 가야할것 같다. 한참 고민끝에 결국 방안에 들어가 후드집업을 걸쳐입고 집을 나서 바로 향하는 일훈이다. 올때는 천근만근이었던 발걸음이 가볍다. 뭣때문인지 알면서도 일훈은 애써 자신을 부정한다. 아니라고. 아닐거라고. 그냥 걱정되니까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며 바앞까지 도착한 일훈은 조심스레 다시 바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시간은 늦은데도 아까보다 사람이 많아진것 같은 느낌이다. 기억을 되새기며 룸을 찾는 일훈의 눈이 분주하다. 사람들 사이를 밀치고 겨우 룸안에 들어온 일훈이 굳는다. 아까 여자들은 다 어디가고 성재와 귀엽게 생긴 한 남자만이 남아있다. 키스를 하는 채로. 아까 제 자신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져 넋을 놓은 일훈이 제 주먹을 꽉 움켜쥔다.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성재와 남자도 입술을 떼고 일훈을 바라본다. 약간 커진 눈으로 자신을 보는 성재와 눈이 마주치자 일훈의 마음속에 무언가가 쿵하고 떨어진다. 한걸음씩 뒷걸음치며 문고리를 잡은 일훈이 애써 흘러나오는 실소를 감추며 문고리를 잡는다. "그냥...뭐 두고가서.. 다음에 다시 따로 와야겠다." 괜히 말을 둘러대며 문밖을 나서는 자신이 너무 비참하다. 무슨 기대를 한 거야 나는. 한순간 마음속에 쌓인 무언가가 좌르륵 무너진다. 겨우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바밖으로 나온 일훈이 그저 걷는다. "정일훈!!!!!"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손이 일훈의 몸을 반대로 잡아끈다. "뭐하는 거야 지금!!! 빨간불인거 안보여??" "......." 역시나 성재다. 일훈의 양쪽 어깨를 감싸쥐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성재가 말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일훈을 보고 덩달아 조용해진다. "너.....뭐야." "........" "너 뭐냐고...."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기만 하던 일훈의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서러운듯 눈물을 뚝뚝 흘려대며 웅얼거리는 모습에 성재가 당황해 재빨리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는다. "뭐가요. 왜." "나 가지고 놀았냐? 재밌었어?" 아까 룸안에서 민혁과 키스를 하던걸 일훈이 오해를 한듯 싶었다. 목이 메인채로 말하는 모습이 애기같아서 들어주고있으니 꽤나 서운했는지 결국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뒤돌아선다. "그런거 아닌데." 눈물을 닦는 일훈을 다시 돌려세운 성재가 일훈의 손을 잡아내린다. 제딴에는 힘을 주고 버텼는데 성재는 가볍게 일훈의 손을 내리고 눈물범벅인 일훈을 얼굴을 바라본다. "많이도 울었네." "........" "사실은." "........" "잠깐.. 나 좀 보고." 무언갈 말하려다 일훈을 얼굴을 감싸 들어올린 성재가 다시 말을 꺼낸다. "내가 정일훈씨를 좀 좋아하는거 같은데." "........." "그게 확실하지가 않아서. 내가 정일훈씨 말고도 다른 남자도 다 그런가 해서." "........." "그래서 키스 해봤는데. 여기서 제일 예쁜 남자애로." "........." "근데." 내리깔았던 시선을 살짝 들어 성재를 바라보자 퉁퉁부은 눈이 웃긴지 살짝 웃어보인다. "근데 정일훈보다 안이쁘다." --------- 뀽.....댓글이 줄고있어.... 내의욕도 줄고있쪙..... 이대로 비투비가 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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