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요일의 아침보다 좋은건 없다. 아 있구나, 토요일 아침.. 내일은 꼭 열한시까지 침대에서 뒹굴어야지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에 비친 내 상태를 확인...아....눈곱꼈네
눈곱을 뚝 떼어낸다. 더럽겠지? 노랗다. 먹어도 되나? 코딱지는 먹으면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하던데...
아니 그렇다고 내가 코딱지를 먹는다는건 아니고
"야 김이너, 빨리나와 나 똥마려우니까"
윽, 아침부터 오빠는 더럽다. 뭐 저인간이 언제 깨끗했던 적이 있던가 생각하며 귀를 후비적-
빨리 나오라는 오빠의 말에도 양치에 세수, 머리까지 꼼꼼하게 감고 나간다. 오빠와 달리 난 깨끗하니까? 암 클린 걸.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오빠는 내 축축히 젖은 머리채를 휘어잡고
"야 빨리 나오라고 했지, 나 변비걸리면 니가 책임질거야? 어?"
뭐지 이인간은. 더티한 손을 찰싹 소리나게 때리며 아직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로 오빠를 향해 상모를 돌리듯, 피카츄의 아이언테일처럼.
"아 김이너 노답;"
"넌더러워 빨리 똥이나 싸고 와 학교늦잖아"
"알빠"
"ㅇ"
하긴 언제 우리가 서로 신경썼다고
또다시 귀를 후비적거리며 방으로 들어가 어제 허물벗듯 벗어놓은 교복을 주워입는다
"이번 주말에 빨아야 쓰것네"
-까똑
[나와]
앞동사는 친구의 카톡에 가방까지 들고 집을 나서는데 오빠놈이 화장실에서 힘주는 소리가 들려
"즐똥!!!!!! 쾌변!!!!!!" 소리치며 이어폰을 귀에 쑤셔넣는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도끼의 Get Dough에 귀가 정화되는 느낌이다
처음엔 도우가 피자도우할때 그 도우인줄알고 뭐지 했는데 알고보니 돈이더라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채 기다리는데, 뭐지 한참을 기다려도 안내려온다.
고장인가 하고 계단으로 돌아서려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뭐야, 궁시렁대며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서려는데
꽁꽁 중무장한 센캐 스타일의 남자가 서있다
아..어디 가시나? 그래서 오래걸렸구나 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그런데 무슨 아침부터 선글라스를...라식하셔서 빛부심이라도 있는건가
근데 라식할정도면 시력 완전 나빴겠다 그거 부작용 심하다던데... 막 안구건조증도 생기고 그러는거 아냐? 불편하겠다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남자가 선글라스를 라식때문에 썼다 확신하며 저 남자를 걱정한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나는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먼저 달려나간다.
중앙현관 밖에 보이는 친구를 퍽 밀치며 실실 웃는다
"쪼개지마 아침부터 기분더럽게;"
친구의 말에 더 실실 웃는다. 실실을 넘어서 낄낄로 넘어가는 찰나, 아까 그 남자가 우리 옆을 지나친다.
난 별로 신경을 안썼는데 친구는 그 남자를 계속 쳐다본다. 내가 미안해질 정도로
"야..왜 모르는 사람을 그렇게 보고그래"
내가 친구의 어깨를 잡고 돌리자 친구는 내 팔을 걷어내며
"야 저사람 남태현 닮았다. 아니 남태현 아님? 우리엄마가 반상회갔다가 너네동에 연예인산다고 그랬다그랬는데"
남태현이 누구지 태현? 되게 흔한 이름인데.. 연예인?
아 그래서 알아볼까봐 선글라스를...핳 어쩐지! 그런데 남태현이 뭐하는사람이지
"야 남태현이 누구냐?"
"있어 넌몰라도돼. 입덕은 사절이욤"
입덕 하라고해도 안해. 내가 핥는건 도끼뿐야!
친구는 내말에 그럼 됬고, 라며 발걸음을 옮긴다
"야..근데 나 배고파"
귀찮아서 아침을 안먹어버릇하는 탓에 배가고프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우유라도 사먹을까...덴마크 타로밀크티 먹고싶다 그린티도 맛있는데
꼬르륵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편의점으로 들어서니 나이스! 둘다있다.
뭐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두개 다 집었다. 아침이니까 많이 먹어도 되겠지 뭐.
계산하려 카운터로 가는데 친구가 내 팔을 붙잡고
"대박...야..대박"
혼이 나간듯 연신 대박...이라 중얼댄다
"왜그럼"
"저기..아까 그"
친구가 가리킨 손끝에는
아까 그남자가 보였다 친구는 정말 혼이 빠졌는지
이건 운명이야...하면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ㅇ..어빠 팬이에여"
라며 사인해달라는 듯 수첩을 내민다
저건 또 언제 준비했대?
남태현이란 사람은 웃으며 사인해주고 내 친구는 또
"노래 잘듣고 있어여! 저 내일 공방도 갈거에여ㅠㅠㅠㅠㅠ팬미팅도 갈거이뮤ㅠㅠㅠㅠ잘계세요!!!"
소리치며 내게 뒷걸음질 치며 온다. 그에 남태현은 감사합니다~ 하며 웃어준다
내게 온 친구는 내 어깨를 잡고 숨을 몰아쉰다
"야..난 될수닌가봐...헝 어떡해"
내가 2년간 본 친구의 모습 중 가장 좀비스러웠다
학교에 가면 또 애들한테 떠벌리겠지. 우로빠 영접했어ㅠㅠㅠㅠㅠ이러면서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친구는 조용했다
"야 너 남태현 본거 애들한테 자랑 안함?"
내 물음에 친구는 눈에 물음표를 가득 띄우며
"애들 입덕할까봐 위너 노래도 안부르고다니는구만 그거 말하면 남태현 알리는거잖아 그거 싫음"
ㅋㅋㅋㅋ..애들도 알아서 알겠지 너만 남태현을 알까
요즘 시대에 다들 스마트폰 하나씩은 있잖아요?
"아니 그보다 나 내일 공방ㅜㅜㅠㅠㅠㅠㅠㅜㅜ우로빠들 단체로 영접ㅠㅠㅠㅠ"
엉엉 울부짖는 친구가 한심했지만 차마 겉으론 말 못했다
나도 도끼를 핥는 모습은 저럴테니까..
"그런 의미로"
갑자기 친구가 내 손을 잡아온다
"내일 공방 그거 같이가자"
응?????!?!?!?!!!!?!!! 무슨소리인지
"무슨소리야 내가 거길 왜가ㅋ"
친구는 울거같은 표정으로 내게 말한다
"아니ㅠㅜㅠㅠㅠㅠ나혼자가기 외롭고 무섭고ㅜㅜㅜㅠㅠ그렇단말야"
"그거 뭐 표 필요하지 않아? 나 그거 없는데"
친구는 아 맞다..중얼거리며 고민하는 듯 하더니
"그러면 가는거만 같이 가주고 너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안돼? 나도 방청권은 하나라..ㅎㅎ"
????????????????????????????????????????????? 이건 뭔지 정말..ㅎ
아무리 친하다 해도 이건 아닌듯 싶다
"나보고 밖에서 몇시간동안 뭐하고있으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근처 카페에라도 있던가.."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어
"싫어. 절대. 내가 꼭 가야되는것도 아니잖아"
"그치 그런데 같이가고싶어.."
그건 니맘이고. 친구가 점점 몸을 배배 꼰다. 꽈배기가 될것 같다.
한숨을 쉬더니 친구는 비장하게
"내가 갈비 사줄게"
뭐야 내가 갈비에 넘어,,,ㄱ,,,
"ㅇㅋ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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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똥망글이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재미없으면 그냥 안쓰려고요ㅠㅠㅠㅠㅠㅠ아까워서 올리긴 하는데 이게뭐야ㅠㅜㅜㅜㅜㅠㅜㅜㅠㅜㅠ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