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뭐해? 앉아. 우리 같은아파트 살잖아, 같이가자"
예? 뭐 같이가면 저야 고마운데..
사실 놀랐다. 그것도 아주많이. 남태현이 날 기억해? 겨우 두어번 봤을텐데..
아, 나도 두번 본걸로 기억하는구나, 그래도 그건 연예인이라는 임팩트고..또 이사람은 연예인이라 기억할 사람도 많을테고..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을 하는사이 "형, 이웃이에요 그냥 같이가요" 라는 말과 함께 차는 출발했고 남태현은 엉덩이를 꿈지락거리더니 몸을 당겨 자리를 만든다.
자기가 만든 자리의 차 시트 위를 활짝 핀 손바닥으로 탕탕 치며
"앉아!"
하며 해맑게 웃는다. 헐 귀여워... 친구년이 빠는 이유가 있었네, 그 웃음에 홀린 듯 털썩, 앉는다.
-까똑
난데없이 울리는 카톡에 휴대폰을 확인하니..
[뭐야, 왜 아무 반응이 없어. 진짜 화난거야?]
친구다. 카톡을 보는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너같으면 화 안나게 생겼니? 생고생 시키더니 고작 쥐어주는게 갈비맛 핫...후
[꺼져]
순식간에 사라진 1. 그리고 순식간에 다시 울리는 카톡
[아잉..]
[나중에 진짜 갈비 사줄게..ㅎ]
ㅎㅎ내가 일리네어 앨범으로 냄비받침 쓰는소리하고 앉았네
[구라 즐. 꺼지라고 영쌩이야 넌]
[사랑해 내맘 알잖아]
날 향한 니 마음 잘 알지. 갈비맛 핫바잖아
[ㅗ]
[꺼지라고 개냔ㅇ아]
으 오타, 나 오타 진짜 싫어하는데.. 친구년이 계속 카톡을 보내올까봐 재빨리 데이터를 꺼버린다
으스러질듯 손에 쥔 갈비맛 핫바가 부들부들 떨린다. 그리고 옆에서 들리는 푸스스- 하는 웃음소리
"여자애가 말을 예쁘게 써야지ㅋㅋㅋ그 핫바는 뭐야ㅋㅋㅋ"
이거요? 당신들 보는거 따라오는데 하루를 진탕한 내 일당... 아니, 뭐야 내 카톡 보고있던거야?
그나저나 몇살이신데 나이도 모르면서 반말을..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이긴 하는데..
"그런데요..몇살이세요..?"
용기를 내어 묻자 오묘한 표정을 짓는 남태현.
"뭐야, 우리 팬 아니야? 아까 팬미팅에서 봤는데.."
그건 친구따라 간거니까요ㅠㅠㅠㅠㅠ
"아니 그건 친구따라서 간거였어요! 그냥 반말하시길래 몇살이신지 궁금해서.."
말꼬리를 흐리며 말하자 남태현은 아하하- 소리날 정도로 웃어보인다.
"반말해서 기분나빴어? 미안ㅋㅋㅋ아 웃으면 안되는데, 난 그냥 너 교복입고있었던거 봐서 고딩인거 알고 그랬지. 중학생으로 보기엔 너무 삭았..아니 아니야"
"아...네...저도 알아요 저 삭은거..."
"아니, 그런의미가 아니고...그래! 성숙해보인다고! 아 어쨌던 저쨌던 이오빠는 21살이다 알아둬"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나와 남태현을 보는 다른 위너 멤버들의 표정에..의미심장한 미소가 걸쳤다.
"뭐야, 너네 왜그렇게 친해"
되게 무섭게 생긴 남자가 입을 연다. 당장 변명이라도 해야될 것만 같아..
"아니에요, 안친해요!! 몇번 보지도 않았고, 말도 오늘 처음 해보고..어.."
내가 손사래를 치며 말하자 다른 멤버들은 그저 웃을뿐이고 남태현은...
"나랑 친해보이는게 그렇게 별로구나..알겠어"
라며 고개를 숙인다. 아, 나보고 어쩌란거야...
"아니 그건 또 아니고요...아..."
나는 안절부절하다가 결국 비장하게 남태현의 손에 갈비맛 핫바를 쥐어준다.
남태현이 갈비맛 핫바를 보더니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듯 하다.
아니, 갈비맛 핫바에 추억이라도 있으세요..? 아니면 내가 쥐던거라 핫바가 찌질해보여서..?
내가 더욱 초조해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데 남태현이 어깨를 팡팡 치며 떠나갈 듯 웃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야 나 위로해주는거야? ㅋㅋㅋㅋ고마워ㅋㅋㅋㅋㅋㅋㅋㅋ귀엽다ㅋㅋㅋㅋㅋ역시 고딩이야. 풋풋해"
뭐야, 우는거 아니었어..? 난 또 마음 엄청 여린 사람인줄 알았잖아...
"아...아...에..그니까 전..우는줄 알고.."
내 말에 어깨를 더 빠른속도로 쳐온다. 아프다
"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핰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튼 고이 간직할게. 갈비맛 핫바!"
제가 귀엽다고요? 말도안돼. 이사람이 빈말을 잘하네ㅎㅎㅎ
남태현을 한번 쳐다보며 억지미소를 날려준다. 아직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끅끅대는 남태현.
그렇게 웃긴가...
남태현이 끅끅대는 사이 아파트에 도착했다. 웰컴 마이 홈.
차가 멈추자마자 문을 열고 폴짝 뛰어내린다. 생에 처음 타보는 벤이었어. 승차감도 괜찮았고?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매니저로 보이는 분께 인사하자, 매니저분은 사람 좋은 미소로 어이~잘가라! 하며 받아쳐주신다.
뒤를 돌아 중앙 현관으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위너가 오고있다.
아니 왜 여기...아 맞다 같은 아파트 살지 참.
엘리베이터만은 편하게 타고싶어 후다닥 앞까지 달려가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아 왜 하필 맨 꼭대기 층이야..
그사이 내 뒤에 떡하니 서있는 위너다.
웅성웅성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를 하는지 내 정신이 산만해져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도끼 노래를 틀었다.
"무슨노래들어?"
왼쪽 귀에 꽂힌 이어폰을 쏙 빼더니 자기 귀에 꽂는다.
그리고 "힙합이네? 난 랩 못하는데" 라며 중얼거린다. 그건 내 알 바가 아닌데..그리고 이어지는 적막.
그 어색함에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있는데, 그사이 활짝 열린 엘리베이터에 너도나도 들어간다.
후, 엘리베이터 무슨 천국의 문인줄. 내 층수를 누르고 기다리는데,
"어 10층살아? 우린 12층살아."
되게 예쁘게 생긴 남자분이 말을 걸어온다. 갑자기 말 걸어오니까 나는 굉장히 당황스러워
"네? 아 네..열심히 사세요"
라고 하니, 예쁜 남자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고 다른 멤버들은 뭐가 웃긴지 막 웃어댄다.
웃으라고 한 말 아닌데..
어느새 10층에 가까워져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남태현이
"잠깐만 휴대폰좀"
이라며 내 폰을 가져가더니 뭘 만지작댄다. 번호라도 찍는건가?
조금 뒤에
"여기, 잘가 갈비맛 핫바!"
건네준 휴대폰 배경에는 메모장이 열려있었고, 메모장에는
[초록창에 위너라고 치고 검색해봐!! 공허해랑 끼좀부리지마, Different도 노래 좋으니까 들어보고, 고백하는거야 내 솔로곡이니까 꼭꼭 들어줘 갈비맛 핫바!]
라고 써있었다.
아, 난 또 번호라도 친 줄 알았네. 다행이다. 아니 그나저나, 갈비맛 핫바라니..
집에 들어가서 쇼파에 털썩 눕는데 오늘 하루 너무 고생한 듯 싶다. 임팩트가 대단해.
*
황금같은 일요일은 늦잠을 자줘야 한다. 아니 그런데 뭐때문인지. 대체 왜! 휴일엔 왜이리 일찍 눈이 떠지는지..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휴대폰을 만진다. 갑자기 어제 남태현이 남긴 메모가 생각나 초록창에 위너를 검색했고 노래도 다운받았다.
현실보다 분위기 있는 위너를 감상하며 남태현 솔로곡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올ㅋ 남태현 노래 잘하는데? 괜찮다 의외네?
찾아보다 걔 세 라는 곡이 있길래 들어보니까 라임도 좋고 펀치라인도 쩐다. 누구야, 송민호? 헐. 어제 그 무섭게 생긴 사람이다.
목소리도 매력있고 좋네, 몰랐다. 나중에 만나면 노래 좋다고 해줘야겠네.
이른 아침부터 손가락 운동하니까 배고프다. 편의점이나 다녀와서 더 찾아봐야겠다 하고 후리스를 대충 걸치고 집 밖으로 나간다.
아 맞다, 내가 눈곱을 뗐나? 하고 휴대폰 액정을 살피며 상태를 확인한다. 없다. 왠일이지
괜히 운동하고싶은 마음에 계단으로 내려간다.
아파트를 나와 편의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왠지 기분이 좋다.
기분좋게 웃으며 편의점 문을 여는데
저기 하품하고 있는 남정네가 남태현이 아니라고 말해줄래요..?
딸랑, 거리는 편의점 문열리는 소리에 이쪽을 돌아보더니 날 발견하곤
"어, 갈비맛 핫바다!"
라며 손을 흔들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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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류ㅠㅠㅠㅠㅠ생각보다 많은 독자님들이 봐주시고 신알신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는 많아봤자 한두분 댓글달아주실 줄 알았는데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겨우 3화인데 암호닉 신청해주신 ♥워더♥님, ♥남래련♥ 님 스릉해요!!
댓글 달아주신 다른 독자님들도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