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익인들! 다들 썰풀길래 나도 썰하나 풀어보려고ㅎ
지금 난 김한빈이랑 행쇼하는 중인데 그 만남부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ㅋㅋㅋㅋ
나한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잘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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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아마 내가 내 남친하고 헤어진 날이었어
나랑 내 전남친은 언더에서 활동하고있는 래퍼였거든, 연애하면서 같이 듀오로 활동했었어
그런데 어느날 그새끼가 나한테 헤어지자고 하는거야 난데없이
다른세상의 여자를 만나보면서 새로운 필을 받고싶다나 뭐라나
지금생각하면 진짜 어이없었는데 그때는 걔가 너무 좋았어 그래서 잡았지
그런데도 걔가 날 밀치고 간거야. 그렇게 우리 듀오도 끝이났고 함께 언더그라운드를 잡자는 꿈도 깨졌어
진짜 모든게 다 날아갔다는 생각에 펑펑 운거같아. 생각해봐, 사랑이랑 꿈이 한번에 날아간거야.
편의점에 들어가서 캔맥주랑 담배 한갑을 사서 나왔어.
원래 담배 안폈는데 전남친이 피는바람에 영향으로 나까지 피게된거야 지금은 끊었고!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서 담배를 하나 물었어
불을 붙이고 후 빨아들이는데 연기가 들어오니까 조금 진정되더라고
그런데 내가 담배를 전남친하고 똑같은걸 폈었거든. 그 담배가 전남친 냄새같은거야
그생각에 진짜 펑펑 운거같아 아마 그날이 담배 제일많이 핀 날일걸
아무튼 진짜 눈물 뚝뚝 떨구면서 담배 하나를 또 손에 쥐었는데 누가 다가오더니 담배를 뺏어
그리곤 손에 휴지를 쥐어주는거야
"닦아요"
그때가 한빈이를 처음 본 날이었어
어디서 가져왔는지 휴지 뭉탱이를 쥐어주는데 귀엽더라고
나도모르게 웃음이 픽 나온거같아
받은 휴지는 써야 예의일것같아서 그걸로 눈물 대충 닦고 담배를 또 하나 꺼냈다
그런데 얘가 또 담배를 뺏어
"나 담배냄새 못맡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진짜 그땐 그생각밖에 안들었어
휴지준건 고마운데 얘가 뭔데 내 안정을 방해해?
"담배냄새 못맡으면 그냥 가 애기야"
그때 내가 스무살이었는데 한빈이가 너무 어리게 생긴거야
동글동글 순하게 생겨서 17살? 18살? 그렇게 보였어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걔가 갑자기 내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아
뭐야 하면서 쳐다보니까
"그러면 그쪽은, 다 큰 어른이 왜 질질 짜고그래요"
막 비웃듯이 웃는게 그땐 진짜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한편으론 또 얘가 날 위로해주나 싶어서 담배는 집어넣고 그냥 피실피실 웃었던 거 같아
맥주를 따려다가 앞에 미자가 있으니까 관두고 한빈이를 쳐다보면서 물어봤어
"애기야, 너는 차여본 적 있어?"
물어봤는데 한빈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라
그러고는 저 모솔인데. 그러는데ㅋㅋㅋㅋㅋ귀여웠어
"왜 잘생겨서 인기 많을거 같구만"
나같으면 벌써 보쌈해갔겠다. 이러니까 한빈이가 자기가 좀 바쁘대
미자가 바쁘긴 뭐가 바쁘겠어 공부하느라 바쁘겠지
그런데 갑자기 한빈이가
"저기요, 그런데 전 존칭쓰는데 왜 그쪽은 반말하세요"
이러는거야 나는 놀라가지고
"미자아니야?"
"미자는 맞는데, 그쪽은 몇살이시길래. 그쪽도 별로 많은거같진 않은데"
스무살이라고 대답하니까 자긴 열아홉이래. 나보고 자기도 얼마전까진 미자였으면서 미자무시한다고 뭐라하더라
그러더니 휴대폰 한번 확인하더니 자기가 이제 들어가봐야된대
난 들어가라고 하면서 담배를 다시 꺼냈지
그거 보더니 한빈이가 인상 한번 찌푸리곤 다시 와서 앉는거야
"그거 그만피고 집에 들어가요 늦었네"
그러는데 나 걱정해주는거같아서 좀 감동이었어
생판 처음보는애인데도 나 걱정해주니까 사람도 좋아보이고
그런데 내가 부모님이 안계셔서 자취를 한단말이야
아니 돌아가신건 아닌데 내 동생이 좀 아파 또래애들보다 체구도 작고
태어날때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는데 알고보니까 심장이 많이 약하다는거야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데 그때 난 고삼이고 동생은 4살이다보니까 엄마는 동생이랑 아예 병원에 있고
동생 치료비가 만만치 않다보니 아빠는 그때부터 기러기아빠로 미국에서 일하시고있어
동생때문이란 생각에 지금까지 별로 외롭진 않았어 남친도 있었고.
그런데 그때가 헤어진 당일이다보니 혼자있기가 너무 쓸쓸한거야
그래서 연락하는 친구들한테 전화를 돌렸지 그런데 시간이 시간이다보니 다 연락을 안받아
그래서 그냥 한빈이 바라보면서
"그냥 먼저 가라"
이러면서 웃었는데 한빈이가 완전 정색하곤
"갈데 없어요?"
그러는데 와...그때 진짜 완전 쫄았어
"그냥, 집이 있는데 편하지가 않을거같아서"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한빈이가 날 계속 보더니
"갈데 없으면 나 따라오던가"
그러면서 뒤돌아서 가는거야
나는 그래도 혼자보단 낫겠다 싶어 주섬주섬 챙겨서 따라가려는데
"그거 버리고"
어느새 뒤돌아본 한빈이가 담배 가리키면서 말하더라
나는 그냥 쿨하게 버리고 따라갔지
한참을 따라가니까 조금 큰 건물이 나오고 한빈이가 그 건물 지하로 내려갔어
노랫소리도 들리고 비트도 울리는게 아, 얘 연습생이구나 이생각이 들더라
하긴, 바쁘다는 말도 그렇고 애가 이렇게 잘생겼잖아
내가 주춤거리는게 느껴졌는지 한빈이가 내 팔을 잡고는 따라와요, 하고 어떤 방으로 들어가
들어가는데 와, 땀냄새 진짜 쩔더라. 연습 되게 많이하는 애구나 느꼈지
그런데 거기에 한빈이 말고도 다른 애들이 다섯명정도 더 있더라고
"어, 누구에요? 왠 여자?"
"여자? 으흐- 너 응큼해"
다들 왜그러는지.. 그 둘 말고도 세명 더 있었는데 걔넨 뭐라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그 다섯명은 우리주위를 빙 둘러싸더니 한빈이를 막 추궁했어
모솔이라더니 제일빠르다, 아까나가더니 지금까지 만난거냐 뭐 그러면서?
한빈이 되게 어이없었겠다ㅋㅋㅋㅋ 그런데 한빈이는 당황하지도 않고
"길에서 울고있길래"
덤덤하게 말하더라 너무 덤덤해서 이런적이 또 있었나 싶었어
한빈이가 나보고 의자에 앉으라면서 의자를 가리키길래 가서 앉았어
그런데 앞에 가사같은걸 막 적어놓은 노트랑 곡작업중인 컴퓨터가 있더라고
나도 언더활동하면서 줄곧 해왔던 거라 익숙했어
누가쓴거지 하면서 가사노트를 신기해서 막 보고있는데 한빈이가 오더라고
그러고는 날 옆으로 밀더니 자기가 컴퓨터 앞에 앉아
그러고는 곡 수정을 막 하는데 뭐가 안되는지 손에 얼굴을 묻는거야
곡을 듣고 수정하고 듣고 수정하고를 반복하는데 뭔가 좀 곡이 어색해
마지막 부분이 좀 답답한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괜한 참견같지만 그래도 그땐 엄청 용기내서 한빈이한테 말했다
"아 그거 그 한마디만 반음정도 올리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내가 말하니까 한빈이가 눈 크게뜨고 날 쳐다보는데 귀여웠어ㅋㅋㅋ
수정하곤 다시 들어보는데 확실히 더 깔끔해졌더라고
"의외네요"
"뭘, 평소에 하던건데"
한빈이가 눈을 더 크게 뜨더니 나보고 작곡하냐고 물어봤어
"그냥, 언더에서 놀면서 내가부르는거 다 내가 만드니까"
그러니까 한빈이가 나한테 뭘 주더라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종이를 건네주는데
"이것 좀 비트 필가는대로 해서 불러봐줄수 있어요?"
보니까 가사가 잔뜩 적혔는데 사랑에 관한거더라고
I love you
Stop playing with me
날 갖고 노는 게 재밌니
아주 밀고 당기는 게 보통이 아니야
내가 무슨 너의 팬이니
세상 어떤 남자도 이런 여자에겐
안 넘어가곤 못 배기지
한빈이 말 듣고 그냥 필가는대로 손가락으로 책상 톡톡 치면서 박자맞춰서 부르고 있었는데
가사가 너무 나같은거야 내가 전남친 좋아했던 그런내용?
부르다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다보니 눈물이 울컥 쏟아졌어
내가 갑자기 탁 멈추니까 한빈이가 날 쓱 쳐다보곤 고개를 갸웃거려
그러다가 아, 작게 내뱉더니 나보고
"뭘 울어요, 그쪽이 훨씬 아까웠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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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밤중에 이게 무슨 발똥글일까요....
인강들으려고 컴퓨터켰는데 에픽 뮤비나 보고있고 이거 쓰고있고ㅠㅠㅠㅠㅠ
남태현 빙의글 먼저 써야하는데 갑자기 이런 주제가 생각나더라고요ㅋㅋㅋㅋ
안쓰면 잊어버릴까봐 그냥...헤헤헿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