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락거리는 이불을 헤치고 자리에서 느즈막이 일어났다. 역시 어제 회식을 가는 게 아니었는데. 속이 미식미식거리고 눈 앞은 누가 날 쥐어잡아 흔들기라도 하듯 이리저리 경련하는 게 예삿 숙취가 아닌 것 같았다. 게다가 머리통은 깨질 듯하고 몸도 뻐근한 게 몸살인 듯해 오늘 하루 회사를 쉬어야할까라고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입사 한 지 고작 한 달, 벌써부터 월차휴가를 쓴다고 하면 직계 상사들이 뭐라 생각할까. 지끈거리는 뒷목을 부여잡으며 침대 옆 협탁에 있는 시계를 바라봤다. 7:55pm, 전자시계 특유의 딱딱한 글체로 쓰여있다. 출근시간은 9시까지, 적어도 8시 반까지는 준비를 해야할 터였다. 미적미적, 낡은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걸어갔다. 누울 때보다 더 속이 쓰렸다. 이상하게 나이가 스물 일곱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술이 잘 안 깬다. 이러다 서른 넘으면 일어나지도 못하는 거 아닌가 몰라. 맨 발로 밤새 식은 바닥을 밟았다. 괜히 이제 봄이라고 보일러를 꺼놨나. 시린 발바닥을 질질 끌고 방보다 더 차가울 욕실로 향했다.
욕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변기에 바로 머리를 박았다. 그리고 속을 게워냈다. 몰랐는데 막상 토해내니 속이 더 더부룩해졌다. 목구멍 끝까지 차오른 알코올 섞인 위액을 다시금 토해냈다. 머리가 핑 돌고 코 끝은 막 맵고,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켈룩거리며 무거운 기침을 토해냈다. 가슴이 답답한게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이제 좀 낫다 싶으면 다시 토기가 찾아왔다. 토해낸 것을 보니 어제 먹었던 것들은 다 나온 듯 했다. 비어버린 속을 부여잡고 거친 숨을 뱉어냈다. 힘없는 손을 들어 변기 레버를 돌리자 속에서 나온 더러운 것들이 깨끗하게 내려갔다. 더러운 변기통 앞에 주저앉아 헥헥대고 있는 내 꼬라지란, 내가 남의 시선으로 지금의 나를 바라봐도 우습고 병신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몸으로 회사에 가야한다는 상황에 불쌍한 시선을 보내겠지. 이런 자괴감이란 어찌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현성입니다; 대충 휘갈겨썼다니 휘갈겨썻더니 묘사가 말이 아니네요;;
우현시점이고 다음 편이 안나올지도 몰라욬ㅋㅋ아 난 빂인데 왜 현성을 쓰고 있을까^p^
잘 부탁드리고요 사랑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