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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더보이즈 변우석
불면증 전체글ll조회 458l 4
다소 욕설+혐오적인 표현 있습니다. 읽지 않아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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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멍청한 표정으로 내 앞에 앉아있다. 무언가 넋이 나간듯이 보였다. 간혹 덜덜 떨리는 손으로 책상을 두들기기도 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몇 시간째더라-? 오늘은 당직도 아닌데 얼떨결에 이 녀석을 맡아버렸다. 집에 돌아가서 마누라가 끓여주는 김치찌게를 먹고 곤히 자고있는 딸내미의 볼에 뽀뽀 한번 해주고 컴퓨터 좀 해볼까 했었다. 아니면 마누라랑 함께 티비를 틀어놓고 영화라도 보려고 했다. 시발-. 근데 이게 뭐야.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긴다. 그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바짝 메마른 입술이 무언가 말할 것처럼 옴싹거린다. 한참을 그렇게 망설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저기..."

"뭐? 말해봐"

"무...물 좀..."

이 개새끼가 진짜...잠시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정수기로 다가가 천천히 물을 떠다주었다. 이 새끼 지 목마른건 참기 힘든건가보지? 그 녀석은 받아든 물컵을 덜덜 떨며 입으로 가져갔다. 손 끝에 발라져있는 노란색 매니큐어가 반짝거린다. 덜덜 떨리는 손끝 때문인지 노란색 손톱이 잔상을 남기듯이 흔들린다. 녀석은 물을 다 마시고는 탁자 위에 천천히 올려놓았다. 그 행동이 너무도 불안하고 느려서, 보고있으면 없던 짜증도 생길 판이었다. 그 녀석은 또 잠시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약간은 총기가 돌아왔다. 촉촉히 젖은 붉은 입술위로 혓바닥이 날름.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

"저기요... 저희 집엔 먹을게 많아요..."

"그래. 계속 말해봐"

"냉장고에요, 냉장고에 말이죠. 과일도 있고 고기도 있고... 먹을게 많아요 히히히. 그러니까 전 그게, 그러니까 먹을게 떨어지면 말이죠. 그러니까- 그...그 뭐라그러더라. 아아- 그래, 불안해져요. 방금 밥을 먹어서 배부른데도, 냉장고에 먹을게 없으면 불안해져요. 많이요. 엄청. 히히히... 그래서요 전 항상 먹을게 떨어지기 전에 먹을걸 구해와요. 잔뜩 구해온 먹을걸 냉장고에 그득그득 채워놓고나면 괜히 마음이 편안해요. 경찰님도 그렇지 않아요? 든든할거에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아아-. 그리고말이죠 전, 사오는 것도 좋아하지만 직접 구해오는 것도 좋아해요. 의외로 먹을게 도시나 한적한 시골길에 많거든요. 멧돼지라든가 사슴이라던가-. 혹은 고양이도 그래...그래, 고양이도 먹을만 했어요. 사람들이 왜 그걸 안 먹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죠. 아아-특히 개고기는 말이죠, 일단 개를 잡잖아요? 그럼 죽을때까지 패야되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물고 할퀴어도 말이죠. 발로 밟고 몽둥이로 후려치고- 뭐 그런것도 좋지만 말이죠, 진짜 좋은건 죽어갈때쯤에, 그러니까 숨이 간당간당 할때 있잖아요? 그때 칼로 목을 스윽- 긋는거에요. 그럼 붉은 피가 줄줄 흐른단 말이죠. 근데 그게 또 별미에요. 항상 개새끼를 잡고나면 저도 모르게 목에 입을 대고 피를 빨고 있더라니까요? 그게 드라큘라나 뭐 이런거 보면 잘 나올거 같죠? 아니에요-아니라구요. 그게 드럽게 안나와요. 씨발 그 맛있는게 말이죠. 핥아재낄때마다 굳어서 다시 칼로 후벼야된다니까요?"

녀석은 자랑이라도 하듯 말을 계속 지껄였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표정을 관리한채 타자를 두들겼다. 타다닥-거리는 타자 소리와 녀석의 말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피를 그렇게 다 쳐먹고나면 말이죠, 그때서야 고기가 생각나요. 근데 그게 씨발 진짜...무거워요. 진짜. 너무 무거워서 질질 끌고 가다가도 열받아서 그냥 쑤셔버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 사냥한 뒤로는 캐리어 가방을 가지고 다녀요. 조금씩 썰어서 구겨넣으면 어떻게든 들어가더라구요. 그 아까운 고기를 놓고 갈 순 없잖아요? 근데 씨발 진짜... 아-제가 원래 욕하고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때 개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진짜.... 저, 진짜 주위에서 사람들이 다 착하다고 그래요. 진짜에요. 중학생 때는 반장도 했고, 고등학교땐 전교 부회장도 했었어요. 아아- 진짜..."

녀석은 회상에라도 빠진 듯 잠시 눈이 몽롱해졌다. 야이 개새끼야 하던 얘기나 계속해 씨발...

"하던 얘기나 계속해봐"

"아아-예. 그렇죠. 그러니까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아- 맞다. 그러니까 씨발 잘리기는 어찌나 안짤리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 조각내놓고 캐리어에 넣어서 질질 끌고가서 저희 집 냉장고에 떠억~하니 넣어둔단 말이죠? 그러니까 그때서야 마음이 안정되는 거에요. 그게 먹지도 않은 고기들이 냉장고 안에 쌓여서 있는데 히야- 이게 얼마나 마음 뿌듯한지 몰라요. 그리고 그렇게 사냥을 한 날에는 뭐- 먹을까 고민할 것 없이 제일 싱싱한 고기를 꺼내서 요리해 먹는 거에요. 뼈는 대충 발라서 버리고 국도 끓여먹고- 구워서도 먹고- 히히히. 그러니까 매일 육식이라니까요? 제가 육식동물도 아니고- 근데 말이죠. 이 고기가 사람들이 진짜 맛있다고 자기들도 달라고 한단 말예요? 그래서 몇 명 건네줬더니 좋~다고 가져가고 히히히히히-. 아 진짜 그때가 제일 뿌듯하더라구요. 뭔가 남을 위해 헌신했다~이런 느낌? 어때요 경찰님도 하나 드릴..."

"야이 씨발새꺄"

나는 옆에 있던 연필꽂이를 녀석을 향해 던졌다. 빠악-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뒤로 나동그라지고, 나는 그제서야 아 씨바-하는 생각이 머리를 뒤흔들었다. 빌어먹을 씨발 좆같은 국가. 범죄자도 인권 찾는 개같은 법이 어딨어 씨발.

나는 컴퓨터 옆에 놓인 사진을 바라봤다. 사진 속의 냉장고에는 조각조각난 시체가 가득히 차 있었다.

땅에 쓰러진 녀석이 버둥거리며 일어나 '그러니까 고기가 말이죠...'하는 소리가 무섭게 몸을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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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티포털 보다가 
'새우살사'님의 '일본여자가 자기 남친 살해해서 먹고 냉장고에 넣어둔거'라는 댓글보고서 써봤다.
요즘 세상이 너무 흉흉한듯 싶다.
써보고 나니 괜히 내 기분이 드러운 글인 듯 싶다.
근데 어째 내가 쓴건 다 죽네. 살아나는 사람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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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 3편에 댓글달았던 독자인데.. 반가워서 댓글 달아요.
미묘한 반전이 숨은 글이네요;; 꼭 한국판 기묘한이야기를 읽는듯한 느낌.
최소 두 번은 보아야 하는 글 같아요. 끝까지 읽고나서 '녀석'의 대사에 집중하면서 한번 더;

범죄자도 인권 찾는 개같은 법이 어딨냐는 말에 절절히 공감하게 돼요..-_- 오원춘 사형선고 뉴스 댓글을 보는데, 조선족 동포를 지켜줘야 한다는 얼빠진 글 보고 1차 멘붕. 그 댓글에 박힌 수많은 공감에 2차 멘붕한 기억이..;;

12년 전
불면증
아 반가워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사실 이 반전은 다른 공포글에서 많이 쓰이는 반전이죠;; 그래서 쓰면서 '녀석'의 심리상태를 추가하려고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엉망이네요;;; 처음엔 멍-하고 멍청한 상태->정신적으로 흥분-> 광기->이성잃음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결국 멍청한 상태->흥분 끝으로 끝나버렸네요; 필력 부족ㅜㅜㅜㅜ 거기에 경찰의 심리묘사도 넣으려고 했는데 쓰고보니 어디에 넣어야할지 몰라서...ㅜㅜㅜㅜ

오원춘 사건은 개인적으로도 조금 열받는 입장이라서 이 글 쓰면서 조금 감정 이입이 된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사형을 선고 받았다지만 우리나라는 말만 사형이지 무기징역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간혹 범죄자의 인권 운운하는 글 보면, 자신의 가족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란 말을 하곤하는데 그래도 그런 말 하는 사람은 끝까지 옹호하더라구요;

12년 전
독자2
아 맞아요! 무기징역이라는게 표면적으로는 평화를 위해서니 인권을 위해서니 하지만.. 사실 전 정의실현 차원에서 사형의 선고와 집행은 필수적인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자기 가족이라고 입장바꿔 생각해 보라는건 너무 감정적인거 같아서 좀 그렇지만... 사람인 이상 인간적으로 그런생각 한번 안해보는 사람 없을테니까 뭐..ㅠㅠ

이글은 지금 쓰신 이대로가 좋은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ㅋㅋㅋ; 광기라는 단계를 구상하셨다고 했는데 그게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긴 합니다만 이렇게 심플한 마무리가 있어서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는거겠죠;

12년 전
불면증
ㅎㅎㅎ;;;뭐 우리나라가 이런건 어쩔 수 없죠 ㅎㅎ;;;

글은 뭐...어차피 심심할때 쓰는 거니까 더 바꿀 생각도 없지만요 ㅎㅎㅎ
나중에 다른 글 쓰면 또 읽어주세요 ^^
대부분이 이런 기분 나쁜 류의 글일테지만...ㅜㅜ

12년 전
독자3
익잡에서 보려고 왔는데...이...이게뭐시야........
무섭잖아ㅏ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니ㅠㅠㅠㅠㅠ근데 또 글은 왜이렇게 잘쓰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상상됨ㅁ......
ㄱㅁ지거ㅡㅁㅈ귿;안되겠어 아침에 다시 보러올게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불면증
ㅋㅋㅋㅋㅋ;;;안읽는게 좋다고 했잖아요 ㅋㅋㅋㅋ
12년 전
독자4
이전에 쓰신 글 몇 개 보고 왔는데 글을 굉장히 잘 쓰세요;; 혹시 뭐 글 쓰는 쪽으로 전공 하시나요?
뭔가 글이 좀 기묘하네요~ 묘사하시는 것도 그렇고..

12년 전
불면증
아뇨 ㅋㅋㅋ;;;그냥 취미생활입니다. 예전에 잠깐 장르소설(판타지쪽)할때 작가 생각도 햇었고, 출판제의도 오긴 했엇어요. 문제는 글로 낼만한 실력이 아니거니와 소재가 다 저 모양인지라ㅋㅋㅋㅋ거기에 제가 장편 쓰는걸 안좋아해요;ㅁ;

기묘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ㅜㅜㅜ

앞으로도 읽어주세요 꼭()(__)

12년 전
독자5
신알신 하고 갈게요 그런데 밤에 읽으니 조금 무섭긴 하네요ㅠㅜ
12년 전
불면증
ㅎㅎㅎ 감사합니다~앞으로 조금 저런 내용의 글들은 요번 글처럼 위에 써놓을게요 ㅎㅎㅎ;;;
다른 류의 글들은 거의 4편과 비슷한 느낌의 글들이 많을거에요;ㅁ;

12년 전
독자6
엄..... 익잡에서 링크타고 온 익이니혜효... 정주행흘 해야겠써효 이해가 안돼네효?
12년 전
불면증
정주행해도 다 단편들이라 내용 하나도 안이어져요 ㅋㅋㅋㅋ
이해 안되는게 맞을지도 몰라요. 그런 류의 글이거든요...;;;

12년 전
독자7
이런 우연이 있네요 ㅎㅎㅎ 우린 인연인가봐요 는 잡소리고 필력이 아주.. ㅠㅠ 부럽습니다
12년 전
불면증
ㅎㅎㅎㅎㅎㅎ이런인연 싸랑합니닼ㅋㅋㅋㅋㅋㅋ 글 솜씨는 없어요 ㅜㅜㅜㅜ
그저 재밌게 읽어주세요 ㅜㅜㅜㅜㅜㅜㅜ
독자가 많아야 쓰는 재미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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