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글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알려줘..)
그럼 시작할겡
일단 내 여친이랑은 알게 된지 올해로 6년쯤 됐어
내 여친은 남자랑 연애하던 여자였고 난 3년 전에 내 여친(그땐 친구)한테
커밍아웃했어 여친은 날 이해해주고 항상 내 편이 되어주겠다고 했고
근데 이젠 내꺼네? (미안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썰을 풀어볼게!
*
나는 여잔데 남자들이 할 것 같은 행동이나 매너?들이 습관이 됐음
그 이유는 아빠가 넌 얼굴이랑 말투가 차가우니까 어디가서 욕 안먹으려면
행동이라도 다정하게 하라고 가르쳐주심
근데 아빠는 남자 고로 남자들의 매너들을 알려주심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랑 걸을 때 친구를 안쪽으로 세우기, 문 열고 닫을 때 잡아주기, 무거운 짐들은
도움요청안해도 먼저가서 도와주기 등등...)
짝녀 아니 이제 여친이넼ㅋㅋㅋ 어쨌든 여친이랑 걸을 때도 항상 그랬음
근데 어느 날은 갑자기 날 잡아세우는거임
나: 왜 뭐 두고왔냐?
여친: 아~니
나: 그럼 왜? 나 더워 얼른 들어가자
여친: 너도 여자야~ 나한테까지 매너있게 행동하려고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나: ? 뭐가
여친: 너 매번 이렇게 나 안쪽에서 걷게 하는 거 말이야
나: 아 뭐야 난 또 뭐라고.. 하나도 안 신경쓰이고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거니까
넌 그냥 받아주기만 하면 돼 그리고 그런 배려들은 받으면 고맙습니다~하는거야
여친: 아이고 참 고맙습니다~ 근데 너 다른 여자들한테도 그러냐?
나: ㅇㅇ 당연 다른 여자들한테는 훠어얼씨이인 더 잘해주지
여친: ...? 뭐야 나 안 고마움 하나도 안 고마움 너 싫음 저리 가 그냥 따로 걸어
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왜~ 같이 걷자
이러고 겁나 치근대다가 한대 맞을 뻔함...
어쨌든! 이 시기에 내가 여친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인지하고 있었지만 날 이해한다고 해도 본인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받는 느낌은 다르니까 오히려 더 티를 안내려고 노력함 근데 뭔가 질투하는 거 같아서
기분 좋았음ㅋㅋㅋㅋㅋㅋ
*
여친은 키가 158cm임 (본인은 더 커서 160cm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신발빨일뿐 158cm같음ㅋㅋ) 그리고 나는 170cm임
여친이 작기도 하고 키 차이가 많이 나서 걸을 때나 서 있을 때 내가 여친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음 거의 항~상..
근데 그러고 있는 게 답답했는지 갑자기 화냄..
여친: 야!!!
나: 어..? 깜짝아...
여친: 너 팔 좀 내리면 안돼? 너때문에 눌려서 키가 작아지는 거 같애
나: 작아지는 게 아니고 너 원래 작..
여친: 뭐?
나: 아니야 너 아담해서 귀엽다고^^
여친: 야 내가 니 어깨에 두를거야 이리와
나: ㅋㅋㅋㅋㅋㅋ얔ㅋㅋㅋ 키 차이가 얼만데 포기하세요
근데 여친이 힘으로 누르고 잡아당김 근데 그.. 내 얼굴이 여친 그... 신체에.. 닿는거임
순간 너무 당황해서 힘으로 밀어냈음
여친: 아 왜! 뭐야 너 얼굴 왜 빨개..?
나: 더워서 그래
여친: 그게 아닌데? 너 이상한 생각했지
나: 아니요 더운건데요
여친: 맞네 맞아.. 아 변태
나: 아 아니라고!
여친: 알겠엌ㅋㅋㅋㅋ 화내지마 너 얼굴터지겠다
여친은 이러고선 내 팔을 본인 어깨에 올려줌 그러고서는
여친: 그냥 이러고 걷자 내 어깨에 니 팔 없으니까 허전한 거 같네
와 다시 생각해도 굉장히 설렜음.. 이땐 얼굴이 아니라 심장이 터질뻔...
*
이건 내가 새벽에 전화로 물어본건데 여친이 설렜던 일화라고..
내가 작년 여름방학에 면허증 딴다고 난리였음 필기시험을 앞두고 열공 중이었는데
여친이 앞에서 까부는거임
나: 야 정신 사나워 가만히 있어
여친: 싫은데~~~~~
나: 아 화낸다..?
여친: ㅋㅋㅋㅋㅋㅋ알겠어ㅋㅋㅋ 안 할게 근데 너 차도 없잖아 따도 장롱면허되는 거 아냐?
나: 엄마차 같이 쓰기로 했어 그리고 엄마가 면허따고 1년지나면 차 사준대
여친: 오~ 근데 차 사서 뭐하려고? 태우고 다닐 사람도 없잖아
나: 차를 꼭 누구 태우고 다녀야하냐 그리고 없긴 왜 없어 우리 집 강아지도 태우고 너도 태우고
여친: ...날 태워 주는 건 고마운데 내가 너네 집 강아지랑 동급..?
나: 그게 왜 나한테 소중하다는건데
뭐 사실 난 공부하느라 대충 혹은 본능적으로 바로바로 대답해서 기억에 잘 남아있는 일화는 아니지만
여친은 저기서 설렜다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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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친이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챘을 때 일화야!
몇주 전에 고딩때 알던 남사친 3명이랑 여친이랑 나랑 만나서 술을 마신 적이 있음
근데 한 남사친이 갑자기 내 여친한테 남소를 해주겠다고 난리를 치는거임
남사친: 너 남친없지 내가 남소해줄까?
여친: 응..? 갑자기 왜ㅋㅋㅋ 됐어
남사친: 왜 너 좋아하는 사람있어?
여친: 어? 그게 아...
나: 얘 그런 거 불편해서 싫어해
난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짐.. 게다가 솔직해짐 (취중진담 무서워..)
남사친: 야 그런 게 어떤 거야 아 뭐 어색하고 그런 거? 야 걱정 마 내 친구
겁나 재밌어 하나도 안 어색해 한 번 만나봐
나: 야 싫다잖아
남사친: 아 왜 니가 난리야 너 안해줘서 화났냐? 기다려봐 얘 해주고 내가 너도 바로 해줄게
나: 난 됐고 얘도 됐고 다른 여자 알아봐
남사친: 와 철벽봐 누가 보면 너 얘 좋아해서 말리는 줄 알겠다?
저 말 듣고 나는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음 안그래도 요즘 티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나는 놀라서 바로 여친을 쳐다봤음 아무표정도 없이 그냥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거임
거기에 더 놀라서 발끈했음 (당당하지 못했던 날 용서해줘..)
나: ..야..! 그게 아니라 니 친구들 중에 멀쩡한 사람이 어딨냐? 안봐도 비디오라 말리는거야
이러고 난 화장실 간다고 나왔음 근데 여친이 따라옴
여친이 계속 쳐다보길래 의심하는 거 같아서 나는 담담한 것처럼 얘기했음
나: 내가 괜히 나서서 미안해 니가 괜찮으면 해 내가 좀 취했나봐
이렇게 엄청 멀쩡한 척 괜찮은 척 쿨한 척하면서 말했음
그런데 여친 표정이 더 안좋아지는거임 그래서 이건 의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나서서 화난건가?하고
화났냐고 물었음
여친: 응 나 화났어
나: 아... 미안 니가 처음에 됐다고 했는데 계속 저러길래 니가 귀찮을까봐.. 미안해
여친: 그게 아니라 나 남소 안받을건데 왜 니가 하라고 하냐고
나: 어..?
여친: 그런 거 안한다고 집에 가자 나 졸려
나: ...아.. 아 그렇구나 아.. 그래 가자 집에!
진짜 저 말 듣고 겁나 기뻤음 그래서 아마 엄청 환하게 웃었던 걸로 기억함...
바보처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티가 났을 것도 같다...
뭐 엄청 때릴뻔한그 남사친에게 감사드리며~
여기서 글을 마무리할게
안녕!
거의 2년간 아니 어쩌면 더 길었을지도! 짝사랑 힘들었는데 그래도 이루어져서 행복하다
또 듣고 싶으면 더 쓰러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