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답에 활짝, 온 얼굴이 일그러지도록 활짝 미소지어 보이며 찬열이의 무릎에서 내 품 속으로 폭삭 안겨들어오는 백현이와 달리
뒤이어 매서운 찬열이의 목소리와 함께 나직한 경수의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낄낄거리는 세훈이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까지.
하지만, 그런 목소리들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내 가슴에 고개를 파묻는 백현이의 어깨가 마구 들썩거리고 있었던 탓일까, 내 옷이 축축히 젖어 들어간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질만큼 엉엉 울어대고 있는 백현이 탓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그 끅끅대는 울음소리 사이로 나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요, 누나 미안해요, 그 세마디를 끊임없이 되뇌이는 축축 가라앉은 그 애처로운 눈물젖은 목소리 탓이었을까.
[EXO/민석백현찬열경수세훈] 형사님 04
-이 글의 본 바탕은 커플링이 존재하는 팬픽 글이 아니예요, 하지만 찬백은 옵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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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한참을 내게 안겨서 울던 백현이가 몸에 힘이 빠져 추욱 처진 채로 가만히 있자
백현이가 우는 내내 인상을 사납게 굳히고 그 광경을 노려봐 나를 무섭게 하던 찬열이는저벅저벅 다가와 몸을 웅크린 채인 백현이를 안아들었다.
혹시나 낮처럼 머리끄댕이라도 잡아 당길까 겁이나 그 모습을 올려다봤지만 찬열이는 그러한 기색없이
조심스럽게 백현이의 몸을 들어올려 제 품에 안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제 방으로 사라졌다.
그 와중에 백현이를 달래겠다고 되도 않는 토닥거림을 시전하다가 도리어 눈물 콧물을 짜내며 대성통곡을 하던 세훈이는,
다정하게 웃으며 저를 다독이는 민석이의 손길에 급기야 민석이를 끌어안으며 엉엉 울어대는 세훈이의 모습은,
실로 저능아의 그것이었다. 저런게 전교 일등이라니.
"형사님, 들어가서 주무세요."
"아, 응."
민석이의 옷을 걸레짝으로 만들 생각인지 민석이의 목덜미를 붙잡고 늘어지던 세훈이는 내 대답소리에 벌개진 눈을 하고 잘자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백현이가 눈물을 터트린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저 혼자 식사를 끝마치고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버린 경수는 두번다시 방으로 나오지 않았다. 하여간, 차가운 새끼.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내게 꾸벅 고개를 숙이는 민석이에게 덩달아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주고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밖에서 민석이에게 징징되는 17세, 오세훈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둘째날은 부디 조용히 지낼 수 있기를 바라며, 씻을 생각은 애초에 꺼내지도 않은채 잠에 들었다.
"아,으,아악!"
"변백현!"
"으,우윽,놔, 놔, 씨발, 안 놔!"
"백현이 형! 악!"
그리고 소박하기 그지 없었던 나의 소망은,
내가 악에 받친 백현이의 고함소리와 백현이를 달래려는 찬열이의 낮은 고함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물거품이 되었다.
물거품이 된 내 소망을 위로라도 해 줄 심산인지 곧이어 와장창 하는 물건 꺠지는 소리가 잇따랐다.
씨발, 그냥 같이 살기만 하라며.
나 이제 나이 스물 쳐먹었어. 나한테 뭘 어쩌라는거야.이제 막 둘째날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난 정말 어떡하라고.
방학이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여기서 학교도 다녀야 한단 말이야.
이대로 무시하고 잠에 들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 못된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고개를 마구 휘저으며 문을 열었다.
물론 멍청한 나는 문을 열자마자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또 무슨 개판이야, 씨발.
"놔,손, 떼. 아,욱,씨발 니가 뭔데, 놔!!"
"백현아, 제발. 좀!"
백희야, 백희, 썅 놓으라니까!!"
찬열이의 손에 몸을 억압당한채로 정말이지 몸부림이라는 단어가 어울릴법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백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바닥에는 꽤나 값나가 보였던 사기 그릇들이 본디 저들이 담고 있었을 밥과 이것저것 잡다한 반찬거리들과 함께 처참하게 꺠져있었다.
그리고 저 흉한 광경을 만들어 낸 사람이 누굴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기도 잠시,
퍽퍽 소리를 내며 찬열이의 양 어깨를 내려치는 백현이의 두 손이 얼룩덜룩한 빛깔로 물들어 핏방울을 매달고 있은 것이 눈에 들어찼다.
단순히 밥그릇을 집어던져 깨트린건, 아니었구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
거슬 쇼파에 몸을 쭈그러트린 채로 나를 부르는 세훈이의 고함소리가 생각을 방해한다.
저대로 놔두면 셋 다 미치겠네.
"누님!"
"세훈아, 경수는. 민석이는?"
"백희야!"
"변백현, 움직이지 마!"
"저기, 백희 저기, 아, 흑-놔, 놔줘, 놓으라니까!"
세훈이의 부름에 대답하는 내 목소리에 퍼뜩 고개를 치켜든 벡현이가 나를 보고 제 손을 뻗어온다.
울부짖는다는 말이 어울릴법한 째지는 목소리로 백희라는 그 이름을 불러대는 백현이의 목소리에 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온몸을 버둥거리며 내게로 뻗어오는, 어느새 피투성이가 된 백현이의 손을 달려가 잡아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정말 날 찢어죽이기라도 할듯 노려보는 찬열이의 눈에 손을 거두었다.
왜 그렇게 울고 있어. 왜 그런 얼굴을 하고 그렇게 서럽게 울어. 그렇게 예쁜 얼굴로, 그렇게 아픈 얼굴을 해. 뭐가 널 그렇게 아프게 해.
널 붙잡은 찬열이니, 네가 그토록 바라는 네 동생이라는 그 백희라는 아이니, 그도 아니면, 동생과 닮은 얼굴을 하고 네 앞에 나타난 나니.
하지만 백현아, 나는, 오늘 네가, 조금, 아주 조금, 무서워진다.
"으앗!"
"보지마세요."
"민석,이니?"
"놀라셨잖아요, 보지마세요 형사님."
"백현이가 울어, 민석아."
"알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질거예요."
"세훈이도 울어. 민석아."
"제가 달래주면 돼요. 괜찮아요, 형사님."
"경수가 없어."
"경수는, 방에 있어요. 형사님, 제 말 좀,"
"왜 그렇게 담담해, 너는?"
"네?"
"왜 이런 상황에 그렇게 담담해?
어떻게 이 상황에 혼자 방에 들어가 있을 수가 있어?"
"형사님,"
"너희는, 친구잖아.
아무리 사이가 안좋다고 해도, 어제 처음 만난 나보다는 서로 아끼잖아. 그게 맞는거잖아."
"울지 마세요."
"안 울어."
갑작스럽게 등 뒤에서 손으로 내 눈을 가리는 누군가에 놀라 비명소리를 지르면, 조용히 귓가에 민석이의 목소리가 속삭여진다.
어제 나를 보고 인사하던 때와 다름없는, 적당한 높이의, 적당한 빠르기의, 단순히 그 크기만 줄어든 그런 목소리가.
그 목소리 너머로는, 여전히 악을 쓰는 백현이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 목소리를 이어 찬열이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세훈이의 형, 형 하는 울음소리는 가끔 찬열이의 목소리를 덮는다.
"민석아."
"네."
"백현이가, 이상해."
"이상한거 아니예요, 형사님. 잠시만요."
내 말을 자르더니 한 손으로는 여전히 내 눈을 가린채, 반대쪽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어딘가로 이끄는 행동에 가만히 민석이의 뒤를 따랐다.
곧이어 방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제서야 눈을 가린 손을 떼어내고 나를 바라본다.
걱정이 가득 담긴 둥그런 두 눈이 나를 빤히 바라본다.
"잠시만, 방에 계세요."
"백현이가 울잖아. 애가 운다구, 민석아."
"버릇없이 굴어서 죄송해요, 하지만."
입술을 꾹 꺠물고 목울대가 크게 일렁이도록 침을 삼키더니 말을 멈추고 나를 다시 바라본다.
곧 울것만 같은 갈색 눈동자가 올곧이 나를 바라본다.
왠지 모를 따뜻함이 가득 담긴 그 시선에 덩달아 입술을 꺠물면 손가락으로 입술을 매만져오며 상처나요, 작게 속삭인다.
"형사님이, 백현이를 싫어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싫어하지 않아. 그러니까,"
"계속 거기 계셨으면, 무서워하셨을거잖아요."
정곡을 찌르는 말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을 다문다. 고개를 푹 숙이고 침대에 앉은 내 옆에 다가와 앉더니 내 어깨를 지그시 눌러 나를 침대에 눕힌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눈을 위로 뜨고 민석이를 올려다보면 싱긋 미소지어보이며 나를 마저 눕히고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 내 몸을 덮어준다.
"잠시만, 주무세요."
"민석아 나는,"
"밥 먹을 떄 되면, 그 때 깨워드릴게요.
잠시만, 주무세요 형사님."
"민석아, 내 말 좀!"
"미워하지 마세요, 형사님."
"나 백현이 미워하지 않아. 정말이라니까."
"백현이 뿐만이 아니라요.
백현이도, 찬열이도, 경수도, 세훈이도, 미워하지 마세요.
다, 착한 애들이예요."
"너는,"
"네?"
"민석이 너는?
내 물음에는 결국 끝까지 대답을 주지 않고 어색하게 웃더니 다시 이불을 정리하며 나를 토닥이더니 다시 내 눈 위로 손을 얹는다.
잠드시면 나갈게요, 작게 속닥이더니 정말 그럴 심산인지 침대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아무말이 없다.
내 손 위로 얹어진 민석이의 손 밑에서 억지로 눈을 감으며 나는 가만히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고,
밖으로 들려오는 백현이의 고함소리와 찬열이의 낮은 목소리가 멎어가는 것을 느낄 무렵,
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잘자요, 하는 그 따뜻한 목소리에 결국은 다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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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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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백이들은 이 글 내에서도 커!플!맞!아!요!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시길래...ㅠㅠㅠ커플 맞쑵니당ㅠㅠㅠ
그리고 애들 키 정리를 하자면, 경수 여주 민석이 백현이 세훈이 찬열이 순서예요!
경수는 여주보다 작아요..ㅎ
백현이가 여주를 올려다본다는 표현이 있어서 헷갈리실 수도 있지만
경수를 제외한 모든 아이들은 여주보다 큽니당.
백현이는 여주뿐만 아니라 자기보다 작은 경수랑 민석이도 모두 올려다봐요.
기본 사람을 쳐다보는 자세가 턱은 아래로 당겨서 갸우뚱 하는 그런 자세로 올려다보기 떄문이라는 그런..ㅎ
백현이의 사람 쳐다보는 기준이 찬열이한테 맞춰져 있다보니 자기보다 훨씬 큰 찬열이를 쳐다볼때 하는 습관이 항상 튀어나와서 애들을 전부다 올려다본다는 그런 설정!
그리고 백현이는 말그대로 비쩍 마른 상태예요. 여주보다 저기 나오는 애들보다 훨씬 마른 상태 라고 해야하나요.
쟤 왜저래 아파보인다 까지는 아니지만 남자애가 왜저렇게 말랐어 다리부러지겠네 이런 정도..?? 아시겠나요..?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