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모델로 데뷔했을때부터 그가 섰던 쇼. 그리고 그가 화려하게 영화로 데뷔한 시사회부터 각종 시상식,라디오 팬싸인회등 모든 스케줄을 따라다녔다. 한 때 아이돌을 파는 친구를 보면서 한심하게 생각했고 어자피 그래봤자 너 알지도 못해. 라면서 놀렸던 나다. 그런 내가 이렇게 김태형이라는 사람에 목매고 따라다닌다. 잘생긴 외모, 큰 키 어디가도 꿀리지 않을 비율까지 완벽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나. 덕질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내 트위터 타임라인에는 오늘도 너의 프리뷰가 가득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너 와 나는 닿을 수 없는 거리라고 믿었다. 화려하게 빛나는 내 별이고 그런 나는 뒤에서 너를 뒷받침해주는 존재니까,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내 위치에서 해줄 수 있는건 그게 전부였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팬싸인회를 가던 라디오 퇴근길이던 내 얼굴을 기억하고 심지어 내 이름까지 기억하는 너에게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절정은 오늘이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해요. 다들 재밌게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김태형이 팬미팅이라는 꿈도꿔보지 못했던 순간부터 오빠 태형오빠-거리면서 따라다녔던 나였기 때문에 오늘 팬미팅도 가는것이 당연했다. 아-존재해줘서 참 감사해라는 말이 이럴때 쓰이는건가. 언제봐도 빛이 나는 너다. 오프닝으로 너가 출연한 드라마의 ost를 부르는것을 시작으로 간단한 토크와 포스트잇으로 질문하는 타임으로 넘어갈때쯤 엠씨가 갑작스럽게 이벤트를 제안했다.
"아까 들어오실 때 번호표 한장씩 여기다 넣으셨죠? 이제부터 김태형씨가 뽑으시면 돼요. 그 번호를 갖고 계신분이 태형씨와 포옹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게요.단 한장이에요."
갑자기 이게 왠걸?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벤트에 적잖이 당황한 나는 번호표를 넣은것을 후회했다. 물론, 내가 당첨되는 것은 없겠지만 만약이라도 된다면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얼마전부터 계속해서 나에게 다가오는 김태형에게 부담감을 느낀것도 있고 내가 해야 할일은 그저 김태형이 빛날 수 있게 서포트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김태형이 나에게 다가올라 치면 밀어내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37번? 37번분 어디 계세요?"
이런 젠장 설마설마 했던것이 현실이 됐다. 같이 왔던 친구가 내 번호를 보고선 빠수니8년인생, 이게 왠일이라며 얼른 나가보라며 성화를 부렸다. 아 제발. 끝끝내 나가지 않으려고 했던 나를 너가 부른다. 그것도 내 이름 석자를 부르면서.
"빨리 나와. 나 서운해질려해."
힐끗거리는 시선이 느껴져 쭈뼛쭈뼛 억지로 나가자 엠씨가 나를 김태형앞에 세우고 말한다. 태형씨랑 친하신가봐요? 이름도 다 아시고. 그럼 또 김태형이 다정한 눈빛을 하면서 말한다. 제가 모델 데뷔했을때부터 좋아해준 팬이라 이름을 알아요. 그지? 아-그렇게 쳐다보면 오빠 저 죽어요. 꿀양봉이라도 할 태세로 나를 쳐다보던 그가 나를 향해 다가온다. 순간 너무 부끄러워 뒷걸음질을 치자 그가 내 손목을 잡아당겨 확-자신의 품으로 안긴다. 그러고선 내 귓가에 속삭인다.
"도망치는 거 그만하지? 이제 재미없어."
그가 재밌다는듯이 웃었고 내 심장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끝나고 밥이나 먹자. 우리 그럴 사이는 되잖아."
오빠라면 내 간까지 빼줄 수 있어요. 나는 대답 대신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담 |
도망자 업뎃이 늦어질것 같아서. 오래전부터 구성해오던 짧은 글 하나 올리고 가요. 덕질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바치는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