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zy in love
도망자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사랑하는 사람과 도망친다
하늘은 검고, 달은 하얗던 그 날 당신의 체취에 밑에 묻혀 숨죽여 사랑을 속삭일 날이 찾아오기를. 거칠고도 온화한 손길에 무뎌져 아픔을 잊을 날이 찾아오기를, 늘 바랄 뿐이다.
무슨 말을 보태야 지금 눈 앞에 있는 널 달랠 수 있을까. 아니...무슨 말을 더 해야, 지금 이렇게 살갖이 벗겨지듯 온 몸에 걸친 천이 바닥으로 내팽겨치는 내가 어떻게 해야. 문 밖에 서있는 그를. 박지민을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 있을까. 차갑게 와닿는 공기에도 박지민은 내 머릿속에서 또렷했다. 맨살이 드러나고 민윤기의 두 팔에 휘감겨 안긴 채 목덜미를 내놓은 채도 박지민을 생각했다. 오래 전 민윤기에게서 처음으로 도망쳤던 늘 차가운 바닥에 주저 앉아 탐해졌던 그 끔찍한 기억이 내 온 몸을 뒤덮었다. 윤기야. 쉰 목소리로 너를 부르면 너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눈빛을 하고 나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가만히 있어. 목덜미에 깊게 입술을 묻은 채 팔을 부드럽게 쓸더니 이내 손이 옆으로 향할 즈음, 그를 밀어냈다. 민윤기. 어쩌면 평소의 그럴듯한 모습을 갖춘 그였다면 이쯤에서 미안하다며 나를 내보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만히...제발 가만히 있어. 우습게도,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운 얼굴로, 물기에 젖은 목소리로 내 위에 올라타 애원하는 그를 차마 밀어낼 수 없었기에 두 눈을 감았다. 적어도 이 순간을 두 눈으로 기억하지 않기위에.
옷의 단추를 하나하나 잠구며 애써 잊으려한 현장을 살폈다. 흩어져있던 옷들을 주워 걸치고 그를 피했다. 손가락 하나하나 단추를 쥘 힘도, 끼워넣을 힘도 부족한 듯 멍하니 블라우스를 여몄다. 눈물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덜하게 청승맞지 않을만큼만 흘렀다. 아마도 죄책감 때문이 아닐까. 자꾸만 힘이 풀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주어 일어나려는데 침대위에 누워있던 민윤기가 내 허리를 끌어안는다. 제발... 오늘 유독 제발이라는 애절하고도 이기적인 단어가 내 귓가를 맴돈다. 씁쓸하게. 예전으로 돌아가자...제발 내 등에 한숨을 내뱉으며 애원하는 민윤기다. 예전. 낯설고 위험한 조직에 몸을 담근 네 그늘 밑에서 네 옷자락을 붙든 채 철 없이 행복했던 그 때. 속으로는 불편해하면서도 이 조직에 뿌리를 깊이 내리는 너를 보며 축하하던 겉 다르고 속 다르던 예전의 나. 민윤기의 단단한 두 팔에 가둬진 듯 안긴 허리와 기대진 몸에 심장 박동이 와닿았다. 여전히 빠르게 뛰는 심장. 애절하게 엉킨 민윤기의 두 손에 차갑기 그지 없는 내 두 손을 얹고 살짝 팔을 풀면서 말했다.
"예전으로 돌아가면 난 널 사랑할거야. 하지만..."
"......"
예전이라고 모두가 완벽하지는 못했다. 예전이었더라도, 너와 나는 우리가 아니었다. 우리에 가까웠을 뿐. 별로 변하는 건 없을거야. 그 때도...지금처럼 많이 지치고 힘들었으니까. 지친다는 듯 말한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앞으로 나아갔다. 문고리에 힘 없이 얹은 손에 힘을 줬다. 서서히 바깥 공기가 몰아칠 무렵, 민윤기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별로 변하는게 없어도 네가 날 사랑하면 돼. 다른 건...내가 다 맞출테니까. 그 이상적이고도 허구에 불과한 희망은, 허구일 뿐이다.
살고 싶다
내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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