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ㅡ씨.
분명 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빨간 도포에 갓을 꾹 눌러쓰고 담뱃대를 입에 문 토끼. 연신 늦었다를 연발하면서 뛰어가길래 당연 꿈이라 생각하고 토끼를 뒤쫓아가는 도중, 너무나 밝은 빛이 저를 향해 비쳐오자 반사적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닿인 엉덩이의 아픔이 느껴저 눈을 떴을땐 거리 한복판이 아닌, 사극 속에 나올 법한 장소, 궁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궁 한복판에 선채 가만히 서 있는데 문 앞에 서있는 병사들이 그런 저의 특이한 인상착의와 용모에 수근거리다가 그대로 창을 들고와 나를 에워싸며 창을 겨누었다.
"네이년!! 이 곳, 조선의 궁에 기척도 없이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어서 정체를 밝히거라!"
"......네?"
다짜고짜 창이 들이대진터라, ㅇㅇ은 두 손을 반쯤든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행동을 취했고,병사들이 저에게 하는 말은 분명 한국어는 맞을터. 하지만 병사들의 말투는 자신이 좋아라하던 사극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오는 말투였다. 혹시 지금 영화 촬영 중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아도 모두다 한복을 갖춰 입고 있었고, 저와 같은 사복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싶어 물어보고싶어도 입을 떼려하면 들이대는 창에 두려움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한번 쯤은 얘기해보자 싶어 창을 들이댄 병사들중 한명에게 물어보았다.
"저,저기 죄송한데 지금 영화 촬영 중이세요? 여기가 어디에요?"
"뭐, 뭐라고 하는것이더냐, 어디서 들어온 첩자인지 밝히래도!! "
아니,말이 통해야 정체를 밝히던 말던 하지. 그저 한숨을 내쉬며 병사들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제발,꿈이었으면.
" 그만들하거라, 손님이 겁에 질려 계시지 않느냐."
위엄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창을 겨누던 병사들은 재빠르게 창을 내리고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목소리에 걸맞는 용모를 한 사내였다.
"전하! 어디서 온 첩자인지알고 그러싶니까?"
"어허, 그만하라했지않느냐,가보너라. 이 여인은 내가 알아서 할터이니."
신하들과 병사들이 제 주위에서 벗어나자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 듯 목소리에 걸맞은 용모를 한 사내가 자신을 향해 걸어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말을 이었다.
"짐의 이름은 성용이라하오, 내 신하들이 무례를 일으킨 것,대신 사과드리오. 허면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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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모바일....쓰기짱불편하네요...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