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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형제] 개기일식_05 : Ending | 인스티즈






  형의 열아홉이 이렇게 끝이 났다. 그저 세차게 흐르는 물을 따라 갔던 형은 더 이상 물이 흐르지 않는 곳까지 가 제 자신의 마지막을 맞이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아버지는 터져 나올 울음을 힘겹게 삼키고 계시니까.






  낯선 조문객들이 아버지와 나를 위로했다. 그들의 입에서 형의 이름이 굴려졌다. 아버지는 한 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 안으셨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를 뱉어내셨다.






  “우리 둘째, 이 아비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재환아, 우리 재환이.”






  아버지를 살짝 밀어내고 사람들이 있는 곳을 피해 밖으로 나왔다. 검은 먹으로 진하게 칠한 듯 새까만 하늘이 무한한 공간의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잠시나마 잊고 싶었던 향내가 안면을 훅 끼쳐오고 수척한 얼굴이 나를 힘차게 안았다.






  “아이고, 둘째야……, 느그 형 우야노. 느그 아부지 우야노…….”






  햇수로 삼년 째, 내가 보지 못한 지난 시간의 형을 담았던 눈으로, 고모는 그렇게 울었다. 어깨가 점차적으로 젖어들고 고모의 울음소리는 저 멀리로 퍼졌다가 한꺼번에 내게로 들이닥쳤다. 숨이 한 번에 넘어올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고모를 살그미 밀어냈다. 아버지는 괜찮으실 거예요. 놀랄 만큼 잘 적응하고 계시니까. 고모의 초점 잃은 눈빛이 내게 머물다 아래로 떨어뜨리어졌다. 고모도, 잘못한 것은 전혀 없었다.






  형이 작은 공간에 담겼다. 형을 담은 백색 함은 내게 안겨졌고 형은 다시 좁은 곳으로 돌아왔다. 내가 있고, 아버지가 있고. 멍구가 없는 게 아쉽지만 아버지와 나, 그리고 형만 있으면 충분했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맡겼던 형아, 유독 물가를 좋아하며 언젠가 바다를 함께 가보자던 형아. 너무 늦게 찾아온 것 같지? 여름도 끝나 가는데 말이야. 조심스럽게 함을 열어 형을 보냈다. 형은 멋진 사람이니까, 넓은 곳에 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아는 형은 그런 사람이니까.






  빈 함을 옆에 놓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단단한 바위의 모난 부분이 손바닥을 찔렀지만 자리를 옮기고 싶진 않았다. 흔들리는 물결은 어디까지 형을 데려다 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아버지는 한참을, 계속 바다만 바라보고 계셨다.





  “이 아비가 우는 건 너를 잃어서가 아니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뻑뻑하면서도 물기를 가득 품어 글자 하나하나 내뱉는 것도 힘겹게 들렸다. 그러나 아버지는 목을 쉬지 않으셨다. 오히려 점점 크게, 울부짖는 소리를 내셨다.






  “피워내서, 아파서. 그래서 우는 거다. 아들아……, 아들아.”






  지금 내게 목소리를 낼 조금의 용기가 더 있었더라면 아버지에게 이 순간 형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니면, 괜찮으니 불러도 좋다고 말하고 싶었다. 형을 감싸 안은 씨앗 껍질이던 아버지는 형을 피워내느라 찢긴 제 가슴을 아파하셨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눈물길을 지우느라 애쓰는 아버지는 한번 형이 가는 곳을 바라보시다 자리를 피하셨다. 위태로운 걸음걸이가 신경 쓰였다.






  “형, 재환이형.”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달력조각을 꺼냈다.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펼쳤다. 번지고 흐려져 잘 보이진 않지만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마음속에 수백 번도 넘게 새겼기에 알아볼 수 있는 글자를 한참동안 보았다. 수백 한 번째로 새기는 글씨였다. 한 획, 한 점. 되도록 오랫동안 정성스럽게 새겼다. 그리고 다시 꾹꾹 눌러 접었다. 엉성한 배의 형태가 된 종이를 바닷물에 띄웠다. 가벼운 파도가 종이배를 내 쪽으로 쳐내면 나는 다시 주워들어 물에 띄웠다. 이 같은 것을 세 번쯤 반복했을 때, 나는 울컥하며 올라오는 숨과 함께 울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었다.






  해를 따라가기만 했던 달은 막상 해와 나란히 걸으려니 눈물이 났다. 앞서 걷던 형을 따라가는 게 좋았던 동생은 형의 빈자리를 제 자신으로 채우자 어린아이처럼 울어버렸다. 잃어버린 제 자신과 옛 기억의 추억, 과거 하나하나의 장면마다 공백으로 채워지는 형의 존재. 해를 가린 이곳에 내릴 삭막한 어둠과 같은. 하나 같이 동생을 울리기에 적합한 것들이었다. 형의 이름, 형의 나이와 같은, 형을 수식하던 언어를 모두 물려받은 동생은 어설픈 자신의 모습을 싫어했다. 달이 태양을 삼킨 개기일식, 동생은 이것을 혼란이라 불렀다.






  “지금은 이래도, 잘해낼 테니까.”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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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엉성한 배의 형태가 된 종이를 바닷물에 띄웠다. 가벼운 파도가 종이배를 내 쪽으로 쳐내면 나는 다시 주워들어 물에 띄웠다. 이 같은 것을 세 번쯤 반복했을 때, 나는 울컥하며 올라오는 숨과 함께 울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도, 울어버리고 말았어요. 알림에 기분좋게 들어왔다가, 마지막이라는 말에 입술 물었다가, 정말, 정말 마지막이라서. 익인이에요! 작가님 잘 잤어요? 진짜 작가님 글이 너무 내 스타일이어서 늘 기다렸는데, 하필이면 어제 폰을 잃어버릴 게 뭐람:0 그래도 저는 이렇게 폰을 되찾고, 작가님을 만났지만, 홍빈이는 아니겠죠. 이름을 잃어버리지 않더라도, 이름의 주인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종이배가 다시 해변가로 와도 물에 젖은게 아닌게 되진 않는 것처럼, 재환이도 그렇게 돌아오지 않겠죠. ㅠㅠㅠㅠㅠ으이ㅠㅠㅠㅠ 아침부터 슬프게ㅠㅠㅠㅠㅠㅠ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또 무슨 낙으로 삶을 살아가나요ㅠㅠㅠㅠ 작가님 또 오실거죠? 오셔야해요ㅠㅠㅠㅠㅠㅠ 작가님 덕후가 여기 있으니까ㅠㅠㅠㅠㅠㅠ 으이, 홍빈이는, 잘 해낼거예요. 정말로. ㅠㅠㅠㅠㅠㅠ으어어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솔길
친애하는 우리 익인님! 핸드폰 찾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짧은 길이만큼 부족한 글인데 이렇게 찾아주시는 익인님에게 어떤 감사함을 갖다 붙여도 부족할 것 같아요. 단 한 번도, 글의 마무리를 지어본 적이 없는 무책임한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것도 다 익인님이 아니셨나 싶어요. 홍빈이가 재환이를 마음속에 깊게 새긴 것처럼, 저도 익인님을 마음속 깊은 곳에 여러 번 새길게요. ...실수로 확인을 눌러버렸네요ㅠㅠ 언제 다시 뵐지는 모르겠으나 익인님이 있는 한, 최대한 빨리 돌아오고 싶어요. 다시 오는 그 때도 익인님이 계시길 바라요.'ㅁ'
10년 전
독자2
헐ㅠㅠㅠㅠㅠㅠ 재화나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이렇게 금손이세요 눈물나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이요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솔길
신알신 고마워요 우리 독자님! 다음 글도 독자님 마음에 드는 글이었으면 좋겠어요 헹헿. 곧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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