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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위한 세계

W. 다원








 

 

 

 

 

호석의 연구소에서 나와 방 문을 열었을 때, 바로 튀어나온 지민이나를 반겨줬다. 지민을 보자 그제야 내가 호석의 연구소에 갔던 이유가 떠올랐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지민의 모습을 말하고 조금의 조언 같은 것을 구하려 갔던 것이었다. 그래도 나보단 크롭을 오래 보고 심지어 연구까지 하는 호석이 지민을 더 잘 알 수 있을 테니까. 지민이 말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 웃음을 터뜨리는 호석을 보러 갔던 것이었는데. 결국 뭘 알아내기는커녕 하려고 했던 말은 하나도 꺼내지 못한 것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무룩한 얼굴로 소파 위에 앉자, 지민이 쪼르르 달려와 옆에 자리잡고앉았다. 테이블 위엔 지민이 글자를 연습한 종이들이 가득했다. 흰종이 안엔 서툰 검은 글자가 빼곡히 들어있었다.

 

 

 

지민아.”

 

 

 

이름을 부르자 의아한 얼굴을 한 지민이 나를 바라봤다.

 

 

 

네 이야기 좀 해줄래?”

 

 

 

따라붙은 말엔 지민이 당황한 얼굴을 했다.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듯, 생각 가득한 표정의 얼굴이 살풋 찡그려졌다. 지민의 눈동자가 때구르르굴러다녔다.

 

 

 

난 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뭐든 좋으니까, 너에대해 말해줄 수 있어?”

 

물론 이야기하기 싫다면, 괜찮아.”

 

 

 

 

생각해보니 왜 호석을 찾아갔나 싶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크롭이아닌 그저 내 앞의 박지민이었는데. 크롭으로서의 그는 호석이 더 잘 알겠지만, 박지민으로서의 그는 내가 더욱 잘 알았다. 그에 대해 더 묻고 싶다면지민 그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올곧은 눈빛으로 지민을 바라보자 나와 눈을 마주치던 지민이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긍정의 표시였다. 지민이 긴장되는지침을 꼴깍 삼켰다.

 

 

 

 

[사실 살아있던 기억이 반조차 남아있지 않아요.]

 

[맨날 일어나면 그 전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무엇을 말씀 드려야 할지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지민이 기억을 더듬는 듯 아득한 눈빛을 했다. 허공을 바라보는 지민의눈동자 속에 많은 것이 비춰졌다. 끝 없는 모래. 절규하는사람들. 붉은 피와 시체. 기억 속을 걷던 지민이 눈을 질끈감았다. 얼굴이 엉망진창으로 찡그려져 있었다. 괴로워하는아이의 손을 꽉 붙잡는다.

 

 

 

 

[그냥 주변이 시체로 가득해요. 그럼또 누군가를 죽였구나. 그렇게 생각해요.]

 

[손에 가득 묻은 피를 보면, 너무나도죽고 싶었어요.]

 

[그래서 의식을 차리고 싶지 않았어요. 잠깐 정신을 차리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잔혹해서. 제가 견딜 수없는 현실이라서. 눈을 뜨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어딘가로사라져버렸으면 했어요.]

 

 

 

지민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죄책감과 절망에 휩싸인 아이의 눈가가파르르 떨린다.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가 한껏 움츠러들어 있었다. 손을토닥이며 가만히 지민을 기다리자, 깊은 숨과 함께 천천히 눈을 뜬 그가 나를 바라본다. 다시 마주한 눈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게 다예요.]

 

[제 기억 속엔 그런 것들 밖에 없었어요.]

 

 

 

지민이 다 시답잖은 이야기뿐이라 미안하다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아니라며고개를 젖는다. 가장 중요한 일부분을 내게 들려준 아이에게 어찌 내 감정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지민이 입술을 달싹인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잠자코 그를 기다리자,약간은 상기된 얼굴을 한 그가 눈을 피한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작은 것을 위한 세계 05 | 인스티즈


[감사해요. 정말.]

 

 

 

갑작스런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를 바라본다.

 

 

 

[사실 ##탄님이 제게이름을 주셨을 때, 처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일어나도 아무도 죽이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에, 내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탄님이 지민아. 하고불러주실 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착각을 해요.]

 

[그걸로 만족해요. 살고싶었던 순간을 단 한번이라도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진심 어린 목소리가 울컥 이는 감정으로 인해 흔들렸다. 나를 통해세상을 가진 것 같다는 기분을 느낀다는 아이. 나를 통해 살고 싶은 순간이 생겼다는 아이. 눈시울이 시큰해짐과 동시에 입 안이 쓰다. 고개를 낮춰 그와 시선을마주치려 노력하자, 그를 알아차린 지민이 먼저 시선을 맞춰온다.

 

 

 

 

지민아.”

 

 

 

대답 없이 그는 황홀한 얼굴을 한다. 자신의 말이 진심이라는 듯, 세상을 가진 얼굴을.

 

 

 

 

내가 살던 세상에는 눈이라는 게 와. 봄이 되면 꽃도 피고, 여름이면 비가 내리고, 가을이면 낙엽이 떨어져.”

 

[들은 적 있어요. 이곳에도, 아주 옛날에 그런 적이 있었다고.]

 

내가 꼭 이 세계를 그렇게 바꿔줄게. 내가 그렇게 할게. 내가 꼭 그렇게 만들게.”

 

 

 

 

자신 없는 약속을 다짐처럼 뱉는다. 내가 살던 곳의 이야기를 듣는지민은 마치 아주 먼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얼굴을 한다. 삭막한 곳에 길들여진 지민은 내가 겪던모든 것들을 마치 꿈처럼 떠올린다. 머릿속에 온기 있는 세상을 그리며 아득한 표정을 하는 지민의 손을꽉 붙들고 세상을 바꿔주겠노라. 더욱 말도 안 되는 말을 내뱉자 지민은 알 수 없는 표정을 한다.

 

 

 

 

바뀐 세상에서 꽃이 피면 꽃구경을 가고, 비가오면 창문을 두드리는 잔잔한 빗소리를 듣고, 어떨 땐 낙엽이 떨어지는 거리를 걷고, 눈이 오면 바닥에 쌓인 눈을 밟으며 눈사람을 만들자.”

 

내가 평생 네 이름을 불러줄게.”

 

내가 네게 네 세상을 줄게, 지민아.”

 

 

 

 

지민의 표정을 알 수 없어 더욱 두렵다. 한껏 달콤한 말을 내뱉는다. 바뀐 세상을 누리자고. 평생 네 이름을 불러주겠노라고. 네게 세상을 안겨주겠노라고. 두려움에 휩쓸려 잔뜩 지킬 수 없는거짓말을 뱉어낸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닌데.

 

 

 

 

제발, 날 믿어줘.”

 

 

 

 

날 버리고 떠나지 말라고. 이미 날 떠난 아이의 마지막처럼 너 또한그런 얼굴을 하지 말라고. 사라져버릴 것 같은 그런 얼굴을 하지 말라고. 그 아이가 힘들 때 그 아이의 곁에 있어주지 못했지만, 그 아이의아픔을 알아주지 못했지만. 너는 그렇게 보내지 않겠다고. 네가평생을 살고 싶도록 만들어주겠다고. 울먹이는 목소리에 지민이 옅은 웃음을 터뜨린다. 그의 손이 올라와 내 손을 꽉 쥔다. 내 손을 쥐는 그의 손이 작게떨리고 있음을 느낀다.

 

 

 

[저는 언제나 ##탄님을믿고 있는 걸요.]

 

 

 

지민이 웃는다. 아주 슬프도록 찬란하게. 그런 그를 앞에 두고 나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의 웃음속에 숨겨져 있는 것을 보았음에도, 그저 입술을 깨문다. 지민은알고 있다. 내가 하는 말이 약속이 아닌 다짐이라는 것을. 시선이엇갈린다.

 

 

만약 네가 내일 다시 정신을 잃어 사람을 먹기 시작하고, 사람을 먹은그 입으로 나를 향해 울부짖는다면, 나는 과연 오늘과 같은 얼굴로 너를 안아줄 수 있을까. 너에게 오늘과 같은 내가 되어줄 수 있을까.

 

 

 

 

 

 

 

*

 

 

 

 

 

 

 

지민의 검사가 길어졌다. 지민이 자주 검사를 위해 호석의 연구실로내려가기는 했지만,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처음이었다. 벌써일주일 째 지민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걸까,걱정을 하다 고개를 저었다. 나쁜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

 

정국은 새벽이 아니면 방에 들어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바빴다는 이야기였다. 저번 호석의 연구실에서 마주쳤을 때 이후로 유독 바빠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방에는 대부분 나 혼자였다. 혼자 나가볼까 고민을 하기도했지만, 안 좋은 일이 생겨 정국에게 해가 갈까 봐 그러지도 못했다.넓은 방 안에 혼자 있으니 무언가 텅 빈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혼란스럽고 커다란 일들이주구장창 터지다가, 갑작스레 고요가 찾아오니 더 그런 것 같았다. 집에혼자 있으면 대게 노트를 끄적였다. 지민에게 알려줄 단어나 말들을 아무렇게나 적어냈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지민에게 어떤 말을 알려주면 좋을까 고민하는데,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당황한 얼굴이 문 쪽을 바라봤다. 올 사람이 없는데. 지민이 오늘 검사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보통 오는시간은 해가 질 무렵이었다. 아직 해가 쨍쨍하게 떠 있는 지금은 아무도 올 사람이 없었다. 혹시 호석인가?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 곳은 안전한 곳이라고 했으니. 그래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마음으로 문을 열었는데,

 

 

 



[방탄소년단/전정국] 작은 것을 위한 세계 05 | 인스티즈

 

오랜만이네.”

 

 

 

보인 얼굴은 정말 예상도 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당당하게 인사를 한그가 어색하게 오른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멍청하게 굳어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이곳은 분명 리퍼들이 사는 곳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자꾸그가. 그것도 무슨 수로 내가 있는 방을 딱 찾아서.

 

 

 

 

, 어떻게-”

 

보고 싶어져서.”

 

 

 

담담하게 알 수 없는 말을 뱉은 그가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정말그의 말이 사실인지 다른 이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눈초리로 그를 훑는데, 목에 달린 호석의 출입증이 보였다. 어떻게 저게. 저번에 흘렸을 때 주운 건가 하기엔 색이 달랐다. 저번에 호석이보여줬던 출입증은 하얀 바탕에 검은 테두리가 있었는데, 이번엔 하얀 바탕에 빨간 테두리였다.

 

어쨌든 그가 호석의 출입증을 가지고 있다는 건, 이 방 문을 내가열어주지 않아도 들어올 수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그를 바라보자 그가 어색한 웃음을지었다. 일단, 들어가도 될까? 조심스레 묻는 말에 입술을 꾹- 깨물고 옆으로 비켜섰다. 방 문을 두드리고 들어온 것도,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는 것도. 정말 나를 위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제로 하려면 해낼 수있는 것을 내 의사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거절하면 당연히 나갈 거라는 얼굴을 하고서는.

 

 

 

 

이번엔 출입증으로 들어오셨다고 해도, 저번엔 어떻게 들어오신 거에요?”

 

질문을 할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아니, 그 전에 호석씨출입증은 어떻게 그쪽이 가지고 있어요? 콜렉터이신 거 아니에요?”

 

내가 널 죽일까 봐 무섭지 않니?”

 

 

 

 

장난스레 웃는 무해한 얼굴로 그렇게 말한다. 자신이 널 죽일까 봐무섭지 않냐고. 그 와중에 목에 걸고 있던 출입증을 벗어 주머니 속으로 넣는다. 자신이 출입증을 달고 있는지 몰랐던 모양이다. 감추려는 기색에 인상을찌푸렸다.

 

 

 

 

절 죽이실 거였으면 처음 만났을 때 죽였겠죠.”

 

하긴, 그렇지.”

 

그보다, 제 질문에는대답 안 하실 거에요?”

 

콜렉터 맞아.”

 

그거 말고요.”

 

 

 

 

바로 이어진 말에 그가 입술을 꾹 다문다. 저번에 어떻게 들어온 건지, 호석의 출입증을 어디서 난 건지 대답하기 싫은 듯이. 여기 생활은어때, 괜찮니? 애써 눈을 피하며 말을 돌린다. 끝까지 대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은 모습에 한숨을 내쉰다.

 

 

 

 

왜 여길 오신 거에요?”

 

아까 말했잖아. 보고싶었다고.”

 

 

 

 

장난스런 눈빛이 그제야 나를 본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또달고서. 저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하나는 알것 같았다. 호석이 말한 콜렉터와, 저 자는 분명 다르다고.

 

 

 

 

그쪽 진짜 콜렉터 맞아요?”

 

, 아닌 것 같니?”

 

. 콜렉터는 크롭의심장을 모으는 악질이라고 들었는데.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서요.”

 

, 크롭의 심장을 모으는데에는 취미가 없으니 그건 네가 잘 봤네.”

 

 

 

 

인상을 찡그리고 그저 바라보자, .악질은 맞고. 덧붙인다. 이상하게도 그는 호석과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나를 마치 아는 듯한 느낌과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

 

 

 

 

이름이 뭐에요?”

 

민윤기. 귀막이 구슬윤(), 터 기().”

 

 

 

 

이름을 묻자 곧바로 대답이 이어 나온다. 돌아오는 질문은 없다. 내 이름이 궁금하지 않은 걸까, 아님 내 이름을 이미 알고 있는걸까. 왠지 후자일 것 같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 윤기씨, 라고 불러도돼요?”

 

아니, 콜렉터님은 뭔가너무 이상하니까.”

 

 

 

 

이름을 읊조리자 뚫어지게 바라보기에 나도 모르게 변명을 한다. 그래. 나쁘지 않네, 그것도. 헛웃음과가까운 웃음과 함께 튀어나온 말이 씁쓸한 분위기를 풍긴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 또한 이상하다.

 

 

 

 

근데, 이렇게 막 들어오셔도돼요? 여긴 리퍼들만 있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 네가 말하지 않는이상 정호석이 들어왔다고 생각하겠지. 그 출입증을 사용했으니까.”

 

제가 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너도 꽤나 비밀을 즐기는 타입이니까.”

 

 

 

또 다시 나를 아는 듯한 말투. 호석 다음으로 여러 번 이런 일이겹치자 자연스레 인상이 찌푸려진다. 나는 알지 못하는데, 마치나를 다 아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 어쩌면 나보다 더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듯 나를 꿰뚫어보는 시선.

 

 

 

 

절 아세요?”

 

아니, 넌 모르지.”

 

“…”

 

근데 널 알아.”

 

농담하시는 거에요?”

 

글쎄. 예부터 농을 즐기는타입은 아니라서.”

 

 

 

 

말을 할수록 휘말리는 느낌이었다. 그의 말을 따라 빙글빙글 도는 느낌. 무언가를 물어본 것 같은데 얻은 대답이 없다. 대화 주위를 겉돌고있는 묘한 듯한 기시감.

 

 

 

 

이 곳은 괜찮니? 네가살던 곳이랑은 좀 다를 텐데.”

 

“...어떻게 아세요. 제가다른 곳에서 왔다는 거.”

 

내가 좀, 모르는 게없어.”

 

 

 

 

웃는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 그제야 확신이 선다. 호석의 분위기를 풍기고, 비슷한 행동을 하는. 이 사람은 호석과 아는 사이일 것 같다는 느낌이 확신으로 돌아선다.

 

 

 

호석씨랑 아는 사이죠?”

 

, 그거 물어보면 안되는데. 내가 너한텐 거짓말을 못하거든. 약속한 게 있어서.”

 

약속이요? 누구랑요?”

 

그것도 물어보면 안 되고.”

 

 

 

 

분명 호석과 그 사이에 무슨 접점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할 수 있는 게 없어 잔뜩 인상만 찌푸린 채 그를 바라본다.

 

 

 

 

지민이는 어디에 갔니?”

 

“...역시 호석씨랑 아는 분이셨네요.”

 

그거 물어보면 안 된대도.”

 

 

 

 

장난스런 얼굴이 나를 보며 웃는다. 분명 나를 해치려거나 내게 적이되는 사람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 저 자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호석과그. 리퍼와 콜렉터.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그 관계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분명하다. 맨 처음 호석과 정국의 이야기에서 분명 콜렉터는 좋지 않다는인식이 가득했으니까.

 

 

 

 

지민이 이름 정국씨랑 호석씨 밖에 몰라요. 정국씨가 지민이 얘기를 하고 다닐 애는 아니고, 그럼 호석씨겠죠.”

 

내가 너네 방에 도청을 하고 있으면 어쩌고?”

 

도청하셨어요?”

 

그냥 예시를 드는 거지.”

 

 

 

 

그저 포기하기로 한다. 어차피 내게 정체를 알려주지 않으려는 사람. 어떻게 무슨 방법을 써도 알 도리가 없을 것 같아 그냥 그의 페이스에 맞춰 농담거리나 나누기로. 관심을 애써 없애고 뒤로 돌아 냉장고를 향해 간다. 아까부터 조금출출했으므로.

 

 

 

 

만약 도청을 하셨다면, 믿을만한사람인 거겠죠, 윤기씨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지민이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셨잖아요. 저에 대해서도.”

 

그 전에 도청이 잘못된 거라고는 생각 안 하고?”

 

그러게요. 그걸 까먹었네요.”

 

 

 

 

별 영양가 없는 농담 따먹기 식 대화를 하며 헛웃음을 터뜨린다. 바로또 이상한 대화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등 뒤가 조용하다. 과일을 뒤적이던 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시선이 마주친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에 할 말을 잃는다. 또다. 이상한 눈빛. 여러가지 감정으로 얼룩져 일렁이는 싸늘한 눈빛.

 

 

 



[방탄소년단/전정국] 작은 것을 위한 세계 05 | 인스티즈


미안해.”

 

 

 

 

불쑥 튀어나온 말은 지금껏 그가 그랬듯 예고가 없다. 인상을 잔뜩찡그린 채 그를 바라본다. 가라앉은 시선이 나를 훑는다. 말의의미를 알지 못해 가만히 그를 바라보자, 언제 가라앉았냐는 듯 어깨를 으쓱 이며 밝게 웃는다.

 

 

 

 

그냥. 이 말은 꼭 해야할 것 같아서.”

 

 

 

 

애써 포장된 날카로운 감정이 그의 주변에 아스라히 퍼진다. 채 감주지못한 감정이 흩날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티없이 맑다.

 

 

 

 

이제 가봐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

 

 

 

 

호석의 출입증을 주머니에서 꺼내 들곤 분위기에 맞지 않게 돌아서는 그를 시선으로 따른다. 망설임 없이 문 쪽으로 향한 그는 도망치듯 방을 나선다. 숨기는것에 익숙한 자. 그에 대한 불안감이 갑작스레 나를 덮쳐온다. 분명나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아군일지 적군일지 알 수 없다.

 

 

 











암호닉 감사드립니다!

파트라슈가, 순대곱창, 뉸기시에사는 침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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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늘도 잘읽었어요!! 윤기의정체가 더욱더 궁금해졌어요ㅜㅜ
5년 전
독자2
작가님 알람 뜨자마자 바로 왔어요!! 지민이 너무 슬퍼요ㅠㅠㅠ다들 여주랑 어떻게 아는건지 궁금해요!
5년 전
비회원77.239
작가님ㅠㅠㅠㅠㅠ 요즘에 이글만 기다리고 기다리거 있어요ㅠㅠㅠ 너무 재밌어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 진짜 필력두 내용두 너무 최고에요!!!!
5년 전
독자3
윤기 대체 무슨 비밀을 갖고 있을지 너무 궁금해요 ㅠㅠㅠ 오늘도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해용
5년 전
독자4
뉸기시에사는 침침이 입니다..! ㅠㅠ 작가님 윤기랑 호석이 정체가 너무궁금하네요 ㅠㅠㅠㅠ 왜 다 알고있눈읏한 ㅠㅠㅠㅠㅠ 재밌우오유유융 ㅠㅠ
5년 전
독자5
윤기랑 호석이랑 아는 사이고 윤기가 여주에 대해 아는게 너무 많은것같은데요?? 사실 크롭이 생기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인거같은데 흠...오늘도 재밌게 봤습니당!!!😆
5년 전
독자6
순대곱창입니다 윤기랑 호석이랑 여주는 같은 세계에 살던 관계였을까요?ㅜㅜㅜ아니면 호석이랑 윤기가 여주한테 무엇을 잃게 만든 걸까요ㅠㅠㅠ너무 궁ㄷ금해요 예측이 안되니ㅜㅜㅜ
5년 전
독자7
저 뒷내용이 너무궁금해서 앞에서 댓글도 못달고 5화까지 달려버렸어요 [아이퍼플유] 암호닉 신청하고싶어요! 저 넘무 푹 빠져서 읽어서 막 심장이 두근거리고 그래요 아악 너무 궁금한게 많아서 복잡하고 흥미롭고 한국말도 잊어가는 기분인데ㅋㅋㅋ 저 완결까지 같이 달릴게요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11.137
계속 연재해주실거죠?ㅠㅠㅠ 제발 올려주세요!!! 부탁드려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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