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윤]아빠,fafa?!
W.효갱
서울시 강남구의 한 아파트, 그 곳은 아침부터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욕실에서는 늦잠잤다며 세수와 머리감기를 동시에 하는 승철이 있었고 거실에서는 어린이들의 대통령인 뽀로로에 정신이 팔려서 자기가 입고 있는 티셔츠가 거꾸로 입혀졌는지도 모르는 사무엘과 그런 사무엘의 옷을 챙겨주면서 동시에 아침밥을 차리느라 주방과 거실을 동분서주하는 도윤이 있었다. 아, 그리고 그 세명을 여유롭게 쳐다보는 티니라는 이름을 가진 개 한마리도.
"무엘아, 아 해봐. 아-"
"아-"
도윤은 아침밥으로 만든 볶음밥을 들고 티비앞에 자리잡고 앉은 사무엘의 입에 볶음밥을 떠 넣어주었다. 사무엘은 시선은 티비에 고정한 채로 입만 벌린 채로 입안으로 들어오는 볶음밥을 오물거리며 먹었다. 몇 번의 숟가락질을 마친 후 깔끔하게 비워진 밥그릇을 들고 도윤은 주방으로 갔고 그 뒤를 사무엘이 티니를 안아들고 졸졸졸 따라왔고 또 그 뒤를 입에 칫솔을 문 채로 승철이 따라들어왔다.
"아빠, 나 물!"
"도윤아, 나 양말 어딨어?"
도윤은 그 둘을 보고 기차놀이를 하는 것 도 아니고 뭐하는 짓 인가 생각하다가 둘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최승철, 너 내가 칫솔물고 욕실밖에 나오지 말라 했어 안했어? 무엘이도 아빠가 티니 데리고 주방에 들어오지 말랬지? 둘다 혼날래?"
도윤이 둘을 매섭게 쳐다보며 말하자 승철과 사무엘은 후다닥 주방을 빠져나갔다. 도윤은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슬쩍 미소 지었다가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하자 진짜 이러다가 둘 다 지각하는건 아닐까 생각을 하고는 도윤은 거실로 가서 둘을 챙기기 시작했다.
"무엘아 준비물 다 챙겼어? 최승철 니 양말 여기!"
"땡큐!"
도윤은 사무엘의 등교준비를 도와주면서 승철에게 양말을 던져주자 승철이 고맙다며 받아갔다. 그리고 어느세 준비를 다 했는지 사무엘은 현관 앞에 앉아서 신발을 신으며 승철을 기다렸다.
"파파, 빨리 나와!"
사무엘이 발을 동동 굴리며 승철을 재촉하자 승철이 가방을 들고 허둥지둥 나오면서 자연스레 넥타이를 도윤에게 건네주었다.
"넥타이는 혼자 좀 묶어라, 맨날 나보고 묶어 달라고 하지말고"
"아, 내가 묶으면 잘 안 묶어 진단 말이야. 그리고..."
승철은 잠시 뜸을 들이며 티니를 껴안고 자기를 기다리는 사무엘을 잠시 바라보다가 도윤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이런게 신혼의 묘미 아니겠어?
"그럼 우린 간다. 무엘아 아빠한테 인사해야지"
"아빠, 다녀오겠습니다!"
승철의 말 때문인지 벙쪄있는 도윤을 뒤로 한 채 승철은 사무엘을 데리고 뭐가 그리 신나는지 현관문을 나섰고 도윤은 둘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 까지 보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생각했다. 최승철 너 방금 한 말 굉장히 오글거리는거 알고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