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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벨]달빛이 빛나던 날



W.효갱

 

 





"보고싶었어"


조그마한 입술을 움직여 겨우 뱉은 말이였다. 성종은 그저 목도리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서있었다. 태민은 성종을 힐끔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지금 둘앞에는 반짝이는 조명이 가득 매달려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있었다. 자신을 보고싶었는지, 아니면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고싶었는지 모르겠지만 태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태민의 대답은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나도', 12시가 되어가는지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들뜬 목소리로 트리앞에 서있었다. 이윽고 12시가 되자 거리의 불빛들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하더니 곧 사람들은 어둠속에 파 묻혔다. 연인들은 이때를 기다렸는지 서로 부둥켜 안은채로 떨어질줄을 몰랐다. 까만 밤 하늘에 떠있는 커다란 달만이 사람들을 비춰줬을 뿐이였다. 연인들의 모습이 달빛에 윤곽을 드러내자 태민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성종의 손을 잡고 트리앞을 벗어났다. 거리에 불빛이 켜져도 달빛은 아름답게 빛났다. 







*







창문에는 하얀 서리가 껴있었다. 태민이 창문에다가 입김을 내뱉자 서리가 낀것처럼 하얗게 김이 서렸다. 태민이 그 위에다가 손가락으로 성종의 이름을 썼다가 지웠다. 성종의 이름을 썼다가 지운 그 자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너머로는 성종이 비닐봉지를 손에 달랑거리며 달려오고있는게 보였다. 태민은 혹 성종과 눈이라도 마주칠까 블라인드를 내렸다. 태민은 주방으로 걸어가 아직까지 식지않아 따뜻한 우유를 컵에 따라서 코코아가루를 잔뜩 뿌렸다. 태민은 컵을 들고 티비를 켜고는 쇼파에 앉았다. 티비에서는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예능이 나왔다. 성종이 오고있는지 문밖에서 발걸음소리가 들렸다. 태민은 리모컨을 들어 티비볼륨을 더 키웠다. 이내 도어락을 푸는 소리와 함께 성종이 문을열고 들어왔다. 태민의 손에는 아직까지 리모컨이 들려있었다.


"태민아, 나 왔어"


성종이 들어오자 차가운기운이 확 끼쳤다. 태민은 볼륨이 최대로 올라가버려서 더 이상 올라갈 볼륨이 없는 티비를 껐다. 태민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컵 안에 내용물을 싱크대 속으로 흘러보냈다. 꿀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갈색가루가 반쯤 섞인 우유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성종이 식탁위에 비닐봉지를 올려놓았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비닐봉지 안에 담겨있던 물건이 쏟아져 나왔다.


"밖에 엄청춥더라. 목도리랑 모자도 쓰고 나갔는데도 추웠어. 몇 십년만에 한파라는데 매년 겨울마다 한파같에"


태민은 내용물을 다 쏟아낸 컵을 물로 씻었다. 차가운 물 때문에 손끝이 아려왔다. 성종이 패딩과 목도리, 모자를 차례로 벗어서 방금까지 태민이 앉아있던 쇼파 구석에 가지런히 올려두었다. 태민이 다 씻은 컵을 선반위에 올려두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태민이 방으로 들어가자 성종이 식탁위에 올려두었던 비닐봉지를 들고 따라들어왔다. 태민이 침대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태민을 보고 성종이 비닐봉지를 태민의 손에 건네주었다.


"......뭔데"


뭐냐고 묻는 태민의 말에 성종은 그저 태민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했다. 태민이 상체를 일으켜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어 앉자 성종은 열려있는 방문을 닫고 벽에 기댄채 마른세수를 했다.


"그 사람......만나고 왔어. 그 사람이 주더라, 너 한테 꼭 좀 전해달라고"


성종이 말하는 그 사람이 태민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태민의 미간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니가 싫어한데도 어쩔수 없잖아. 내가 그걸 안받으면, 너한테 전해주지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 살아야 하잖아"
"그 사람은 죄책감에 시달려도 돼. 평생, 아니 죽어서 까지 그렇게 죄책감에 시달려도 모잘라"
"그 사람도 너한테 미안해 하고있어. 그때 일을 생각하면 하염없이 눈물이 나오고 고통스러워 하고있어"
"그때 일을 생각하면? 그 사람은 그 일을 생각할때만 그런거야. 그 사람은 진짜 고통스러운게 뭔지 몰라"
"태민아......"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 난 항상 밤이면 악몽에 시달리는데? 꿈에서 사람들이 날 내려다보고 손가락질 하며 욕하고, 넌 내 곁에서 멀어지고 잡으려고 손을 뻗으면 그 사람이 나타나서 너 한테 뻗은 내 손을 잡고는 비웃는데? 그래도 그 사람이 정말 고통스러운거라고 말할수있을까? 어디 한번 말해봐, 정말 그 사람이 나보다 고통스러운지. 말해보라고 이성종"


태민이 침대 헤드에 기대고 있던 몸을 똑바로 한 후 성종을 똑바로 쳐다봤다. 성종은 여전히 벽에 기댄채로 태민이 자신을 쳐다보는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일 고통스러운건 그 사람이 너한테 그 짓을 하고도 뻔뻔스레 너한테 그 낯짝을 보이는거, 그걸 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마주하는거, 니가 그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고있는거, 니가 애써 밝은척 하며 그 사람과 날 화해시키려 하는거, 그 사람이 너가 아닌 나한테 아직도 미안해 하고있는거야"


태민은 침대에서 일어나 성종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성종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태민의 발을 바라보았다.


"성종아, 제발 그 사람을 만나서 날 더 고통스럽게 만들지마"


태민은 성종의 손을 잡고 말했다. 성종은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자신때문에 고통스러워 진 태민의 모습을 바라보기가 힘겨워졌다.








*







끝 없이 이어지는 숲속을 달린것 같았다. 등 줄기를 타고 땀이 흘렀다. 숨이 턱까지 찼지만 숲에서 나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것 같았다. 성종은 두려운 표정으로 이리저리 숲속을 둘러보았다. 바로 등 뒤에서 그 사람이 성종을 향해 달려오는것 같았다. 성종은 다시 숲속을 달렸다. 다리가 부러질것같이 아파왔다. 성종의 다리가 점점 힘이 풀리던 그때였다. 태민을 고통스러워하게 만들고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그 사람, 그 사람이 성종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다른 한손에 들려있는 칼을 번쩍들어올려 성종의 목을 노렸다. 그 사람이 손에 들린 칼을 춤을 추듯 휘둘렀다. 그리고 성종이 뒤를 돌아보자 빨갛게 충혈 된 눈으로 성종을 노려보았다.


"그 한테서 당장 떨어져, 그 한테 다가가지 말란말이야. 그 가...태민이......너 때문에...너...너 때문에...!!!"


쩍쩍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 지르는 소리에 머리가 아파져오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소리때문에 기절한것인지 성종을 눈을 감았다, 아니 눈을 떴다.


"......"


성종의 몸은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때 일을 꿈 꾼것은 실로 오랜만이였다. 성종은 상체를 일으켜 침대 헤드에 기대었다. 자신의 옆에는 악몽을 꾸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뭐라고 중얼거리는 태민이 잠들어있다. 성종은 태민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고는 침대에서 나왔다.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우뚱 거렸다. 성종은 커텐을 걷고 창문을 열었다. 창밖에는 보름달이 밝게 빛나고있었다. 메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성종은 창문을 닫았다. 모든걸 휩쓸을 모양인지 바람은 더욱 메섭게 불어와서는 태민과 성종이 있는 방의 창문을 흔들고갔다. 창문은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바람부는 소리가 쌩쌩 났지만, 방안은 쥐 죽은듯 고요하기만 했다. 밖에서 부는 바람은 마치 소용돌이를 치듯 빙글빙글 돌아가며 거리를 쏘다녔다. 성종은 커텐을 치지 않고 다시 침대로 가서 태민의 옆에 누웠다. 성종은 지금은 악몽을 꾸고있지 않은지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잠들어있는 태민의 품을 파고 들었다. 보름달이 빛나는 고요한 새벽, 성종과 태민은 악몽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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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탬벨쓰고싶어서 썼는데 망작이네요

내가 써놓고도 내가 뭔 내용인지 이해못함

또르르르...........ㅁ7ㅁ8

탬벨행쇼S2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헐..이..이커플링처음봐여..헐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금손이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헐 완전금손.......................... 와.............. 아까익연이었나 거기서언뜻본거생각나서글잡와봤는데 와............. 헐..................... 대박이시네여............. 제사랑을마구마구드세요♥♡ 이컾링으로장편어떠세요........
12년 전
독자3
탬벨행쇼...너무 이쁜글 핳핳♥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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