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인27
퐁당하는 소리와 함께 잔잔했던 호수에 물결이 퍼진다"아씨 짜증나!!"승현은 기분이 안풀리는지 호숫가에있는 돌맹이들을 죄다 주워서 호수에 던져버릴기세로 호수에다가 돌맹이들을 잔뜩 던졌다"권지용 진짜 짜증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승현은 지용의 이름을 부르면서 욕을하다가 이내 서러워졌는지 아예 퍼질러 앉아서 엉엉 울어버렸다,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오늘은 승현의 생일,승현은 큰맘먹고 용기를 내서 지용을 생일파티에 초대하기위해서 아침부터 소란을 떨며 학교에가자마자 지용의 책상으로 달려가서 지용에게 생일파티에 초대를 했다,지용이 생일파티에 간다고 하자 승현은 기뻐서 수업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른채로 있었는데 하교시간이 되자 지용은 같은반여자애들에 손에 이끌려서 놀러간다며 미안하다고 하고는 가버렸다,승현이 지용에게 자기생일에 초대한다는 말을 하기위해 얼마나 고뇌하며 몇번이나 목에서 삼켜진 말인지 지용은 알까?승현은 엉엉 목놓아 울다가 옷 소매로 눈물을 쓱쓱 닦더니 일어나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터덜터덜 걷는 승현의 발걸음에 맞춰 승현이 메고있는 책가방이 덜컹덜컹거리며 흔들렸다,다음날 퉁퉁 부은눈을 하고 교실문을 열은 승현이 지용의 얼굴을 보고는 지용의 이름을 부르려다 이내 어제일이 생각나는지 흥,하며 고개를 돌려 지용에게는 눈길한번 주지않고 제 자리에 풀석앉아서 책상위로 엎드려누웠다,지용은 항상 교실에 오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에게로 쪼르르달려오던 승현이 오늘은 그러지 않자 어디 아픈가생각하며 승현의 자리로 걸어가더니 승현에게 말을걸었다"야 너 어디아파?맨날 까불더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축처져있냐""저리가 야 너 진짜 몰라서 묻냐?!""내가 뭘했다고...!""너 씨...내가 너한테 생일파티 초대한거 몇번이나 고민하다가 겨우 말한건데 오겠다고 해놓고는 여자애들이랑 놀러가고!!!""그거때문이였어...?미안해 승현아"미안하다는 지용의 말에 승현은 들은척도 안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승현아 미안하다니까?늦었지만 여기 선물"선물이라는 말에 승현이 슬쩍 고개를 돌리자 지용은 놓치지않고 승현에 볼에 뽀뽀를했다,그러자 승현이 어버버거리면서 볼이 빨개졌고 지용은 그런 승현의 반응이 우스운지 승현의 빨개진 볼을 쓰다듬으며 한참을 웃었다
익인34
뿌옇게 흐린 안개때문에 앞이 잘 안보일정도였다,두준의 눈이 잔뜩 찌푸려졌다 지금으로부터 몇시간 전,두준의 옆에서 함께 자고있던 요섭이 눈을 뜨자 사라져버렸다,요섭이 갈만한 왠만한곳은 다 찾아봤지만 아무곳에서도 없었다,두준이 허망감에 휩싸여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요섭이 며칠전부터 안개타령을 하던것이 생각났다,"두준아 우리동네에서 안개가 제일 많이 끼는곳이 어딘줄알아?"그때는 그냥 뭣모르고 흘려들은 말이였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이였다,두준은 동네에서 안개가 가장 많이 낀다는 동네 뒷산으로 달려갔다"안개가 많이 낀다는건 알았지만 이 정도 일줄이야..."두준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새하얀 세상을 내려보았다 저 어딘가에는 요섭이 있을까?"양요섭!!!있으면 대답해!!요섭아!!!"두준이 요섭의 이름을 불렀다,하지만 돌아오는것은 두준의 메아리뿐,"양요섭!!요섭아!!!있으면 제발 대답해봐!!!"두준은 한치 앞도 보이지않는 끝없는 어둠같은 이 새하얀 세상에서 요섭의 이름을 부르면서 길을 잃어간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자신을 잃은채 요섭의 이름만 애타게 부르며 걷는다 걸어간다 안개의 끝이 보이지않는다,두준은 그렇게 안개속에서 요섭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다 안개 저편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듯한 소리를 들었다,"양요섭?요섭이야?요섭아!!""두준아 나 여기있어"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저 소리는 분명히 요섭이다,목소리가 들린곳으로 달려가자 희미하게 요섭의 것으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보인다"요섭아..."두준이 요섭의 이름을 부르며 요섭의 실루엣을 잡기위해 안개속으로 손을뻗으며 다가가자 그곳은 안개의 끝이였고 두준의 손이 닿자 희미하던 요섭의 실루엣은 흩어져버렸다,안개의 끝,그곳에는 두준이 찾던 요섭은 없고 홀로 남겨진 두준만 있다
익인21
종이비행기가 바람을 가르며 날았다,백현은 옆에서 찬열이 뭐라 하던 신경쓰지않고 열심히 종이비행기 접는데에 몰두했다"백현아 비행기 그만 접고 나 좀 봐봐""싫어"매정한 백현의 말에 찬열은 울상을 하면서 비행기를 접는 백현의 손목을 잡고 흔들며 찡찡거리자 그제서야 백현이 귀찮다는 얼굴로 찬열을 바라봤다"박찬열 왜 또 찡찡거려""백현아 나 아까 축구하다가 다쳤어 아파..."찬열이 다친 부위를 내보이며 말했다"아프면 약을 바르면 되잖아 찬열아 내가 이런것까지 하나하나 다 챙겨줘야해?""백현아 나 아파 호해줘 응?니가 호해주면 금방 나을것같은데""박찬열 오늘따라 왜이래?아까 축구하면서 머리에 공맞았냐 왜이래,정신이 이상해졌어"백현이 정신이 나갔다며 찬열을 욕했지만 찬열의 다친부위를 보더니 직접 구급상자를 들고와서는 약을 발라준다"아 아퍼 살살해"찬열이 아픈지 얼굴을 찌푸리며 살살하라고 하자 백현은 찌푸려진 찬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박찬열 인상찌푸리니까 못생겼어""이씨...나 못생긴거 아니거든 아프니까 인상찌푸리는거지""그러니까 좀 다치지좀마 너 다치고오면 맨날 나한테 치료해달라 그러고 치료해주면 아프다고 인상찌푸리고 인상찌푸린거 싫어서 못생겼다면 또 못생긴거 아니라고 찡찡거리고"백현이 연고를 바르던 찬열의 다리를 호호 불어주자 찬열은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백현의 허리를 끌어안고 품에안겨 말했다"백현아 나 많이 밉지?맨날 너한테 찡찡거리기만 하고...미안해......""...알면 좀 잘해봐 박찬열"잘해보라는 말과 함께 백현이 찬열의 머리를 쓰다듬자 찬열은 기분이 좋은지 헤헤거리며 웃었고 그런 찬열을 보며 백현도 웃었다.
익인42
뜨거운 숨결이 성규의 귀로 흘러들어왔다"김성규 내가 말했지 내가 널 어디서든 볼수있다고 넌 절대 날 못벗어난다고"귀로 흘러들어오는 뜨거운 숨결과는 달리 내뱉는 말은 차가웠다,명수는 두려움에 떨고있는 성규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성규의 눈을 가리고 있던 눈가리개를 거칠게 풀어내렸다,눈가리개를 풀어내리자 두려움이 가득차있는 눈동자가 마주쳤다"김성규 ""......""대답해 김성규""......왜"성규가 대답하자 명수는 만족한듯한 표정을 하고는 성규의 목에다가 서슬퍼렇게 빛나는 칼을 들이밀며 말했다"어디한번 아까처럼 도망가봐"칼이 성규의 목밑에서 반짝거리며 빛나자 성규는 두려운지 침을 꿀꺽삼켰다"진짜 한번만 더 그러면 이 칼이 니 목에 꽃히게 될테니까"명수는 성규를 겁주기위해 성규의 목에 칼을 한번 들이밀며 말하고는 다시 눈가리개를 성규에게 씌웠다,까만방,창문도 없어서 빛 한줄기 안들어오는 이곳,성규는 명수의 집착에 헤어나오지못한채로 얼마동안이나 두려움에 떨어야지 이곳에서,아니 명수한테서 도망쳐나올수있을까
익인50
발바닥에서 피가 흘러내린다,발이 아려왔다,발목이 부러질것같았다,다리가 끊어질것같았다 하지만 이정도 아픔이야 명수한테 잡히는것보단 나을것이라며 참고 또 참았다,성열은 먼지가 폴폴날리는 그곳에서 명수의 눈이 소홀해지는틈을 타서 도망쳐나왔다,나오는데 성공하자마자 성열은 뛰고 또 뛰어서 지금 이 숲속에 숨어있다,주변이 조용한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성열은 숨을 헐떡이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먹은거 하나 없이 이곳까지 쉬지않고 달려왔으니 속이 뒤집혔다"웁...!!"성열이 재빨리 손으로 입을 막으며 참아보려했다,"하아 하아..."성열이 가쁜숨을 내쉬며 숲 한 가운데에 드러누워서는 하늘을 바라봤다,별 하나 보이지않는 하늘이지만 오랜만에 보는 저 밤하늘이 얼마나 예쁜지 모를정도였다,성열은 그렇게 까만 밤하늘아래 누워 깜빡 잠이 들었다가 이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자 자신의 얼굴을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다 보는 명수가 보였다"이성열 잘잤어?"잘났냐는 명수의 말에 성열은 이게 꿈인가 생각해봤지만 아까처럼 까만 하늘,그 하늘 아래 성열이있었고 그 하늘아래 누워있는 성열을 내려다 보는 명수가 보였다"감히 도망을 쳐?성열아 너 이제 안봐줄거야 이 자식아"명수는 성열의 머리채를 낚아채더니 성열을 질질끌고 갔다,성열은 질질 끌려가면서도 밤하늘을 눈에 담으며 생각했다,이 고통 언제쯤이면 끝날까?이 까만 밤하늘 다시 볼수있을까?
익인41
살랑살랑 일렁이는 봄바람에 성규의 마음도 들뜨는듯했다,햇살도 따뜻하고 옆에 앉아 손을 잡고있는 재범의 손도 따뜻했다,버스차창 너머로는 벚꽃놀이 하는 사람들의 즐겁게 떠드는 소리가 제법 기분좋게 들려온다"벌써 벚꽃놀이 하나보네?""그러게요"성규는 따뜻한 햇살덕분에 졸린지 눈을 반쯤 뜬채로 말했다"성규야 졸려?""아,조금요""졸리면 기대"기대라는 말과 함께 재범은 자신의 어깨를 탁탁치자 성규는 기다렸다는듯이 재범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고 그런 성규를 호며 재범은 흐뭇하게 웃었다,몇분이 흘렀을까 성규가 차창너머로 들어오는 햇살때문에 눈이 부신지 눈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이자 재범은 손을 들어 성규의 눈에 그림자를 만들어 햇살을 가려주자 그제서야 성규는 찌푸렸던 표정을 풀고 편안한 표정을 한채로 새근새근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곤히잠들었다,재범은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곤히 잠들어있는 성규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말했다"성규야 우리도 다음에 벚꽃놀이가자 오늘처럼 따뜻한 날에 같이 도시락도 싸서 자전거도 타고 놀면서 그렇게 벚꽃놀이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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