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좋아해
W. 덜보이
"좋아해"
오늘로 벌써 3년째다. 짝사랑만, 고백만 3년째. 그리고 김지원의 철벽도 3년째다. 한번 썸이라도 타기는 무슨, 그냥 완전 철벽이다. 26살의 나이에 제대로된 연애도 한번 해보지않고 고백의 '고' 자도 모르던 나를 3년째 매일 좋아한다고 고백하게 만든 장본인 김지원은 5년 전에 처음 만났다. 한창 대학생활을 하며 주변의 학생들과 다르지 않게 과제에 시달리며 학교의 도서관에만 하루종일 틀어박혀 있었다.
어느날 여전히 항상 앉던 도서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 과제를 하던중 내 앞자리에는 천하태평 책상에 누워 5시간 넘게 자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처음에는 몇 분 지나고 일어나겠지 하고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5시간이 지나고, 집에 갈 시간이 되며 학생들이 거의 빠지기 시작하는데 혼자서 꿋꿋이 잠을 자고 있는게 아닌가. 원래는 지가 알아서 하겠지 했는데 갑자기 없던 오지랖이 생겨 가방을 다 싸고는 내 앞자리의 남자를 툭툭 건들여 잠을 깨웠다.
"아 … 꺼져 … "
"아니 … 벌써 11시인데 집 가서 주ㅁ, … "
"아, 씨 … 뭐?! 11시? 안깨웠어요? 11시가 넘어가는데?"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더니 나도 오늘 미친놈을 만난거같았다. 기껏 깨워줬더니 꺼지라고 하질 않나, 왜 안깨웠냐고 그러질 않나. 나는 괜히 깨워줬다 싶어 남자의 말을 무시하고 학교 도서관을 나왔다. 그리고 밤이 늦어 얼른 집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밖에는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평소에 눈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낮게 욕을 읊고는 우산을 폈다.
"눈 온다. 눈 오는거 좋아해요? 난 좋아하는데 … "
" … "
우산을 편 순간 내 옆에 그늘이 졌고 누군가 하고 보니 그 도서실 남자였다. 갑자기 다가와 눈을 좋아하냐고, 자기는 좋아한다고 말한 남자는 막무가내로 내 우산을 뺏어 접었고 눈은 맞으면서 걷는거라고 말했다. 아까는 그렇게 승질을 내더니 … 자신이 접은 우산은 내 손에 다시 쥐어주고 그 남자는 눈 인사를 하고 바로 눈으로 뛰어 들어갔다. 진짜 그 순간에는 미친놈인줄 알았다.
그때 그렇게 먼저 가버리고는 일주일, 아니 2주일 넘게 얼굴을 한번도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아예 기억에서 잊혀질 즈음 나는 다시 눈이 오는날 그 남자를 만났다. 친구와의 약속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유치원이 하나 있는데 그 유치원 마당에는 눈이 오는데도 신경을 쓰지도 않는듯 어린아이와 놀고 있는 그 남자가 있었다. 어린 아이와 눈을 맞추며 정말 행복하게 웃으며 노는 그남자를 보고 나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생겼다.
짝사랑이다.
그렇게 그 남자에 정말 첫눈에 반했고 그 시간 이후로 일부로 그 남자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등, 그 남자의 이름이 김지원이라는것과 그 남자가 가는 길에는 항상 같이 쫒아 다녔다. 처음에 김지원은 자기 말을 무시하던 여자가 쫒아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좋아한다고 고백하는것에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나는 짝사랑도 처음이였고 감정 표현하는법도 몰라 그냥 있는 그대로 좋아한다고 항상 얼굴을 볼 때마다 말했다. 그짓이 이제 3년째다. 그리고 오늘도 말한다.
"지겹지도 않냐?"
"응"
"징하다 … 나 같았으면 자존심 상해서라도 그만 뒀겠다."
김지원의 말과 다르게 나는 자존심이라는것도 없어진지 오래였다. 여전히 학교 점심시간이 될때마다 먼저 학교 밥을 먹고 있는 김지원에게 다가가 앞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다. 물론, 밥을 먹기전에 좋아한다고 말한뒤. 김지원의 주위에 있던 친구들은 또 시작이라며 징그럽다고, 그냥 받아주라고 한마디씩 툭툭 뱉었고 나는 아랑곳하지않고 밥을 먹었다. 그에 김지원은 옆에있던 친구들을 한대씩 때리고는 밥을 다 먹지도 않고 먼저 자리에 일어났다.
"어디가"
김지원은 어디가냐는 나의 물음에 한번 쳐다보고는 대답도 하지않고 그냥 남은 음식을 버리러갔다. 이미 이 상황만 몇년이 넘은지라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나는 남은 밥을 먹었고 김지원의 친구들은 힘내라고 한마디씩 하면서 김지원의 뒤를 따라 나갔다. 아까전부터 내가 김지원의 앞자리에 앉는것까지 보고 있던 내 친구는 안쓰럽다는듯이 아예 내 앞자리로 옮긴다.
"또 까였냐?"
"어, 뭐 한두번도 아니고"
"김지원도 장난아니다"
송윤형은 김지원도 장난아니라면서 그걸 어떻게 3년동안 참냐고 자기같으면 귀찮아서라도 받아줬을꺼라는 말에 나는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들어 송윤형의 머리를 때렸다. 별로 아프지도 않게 때렸는데 아프다며 교내식당이 떠나가라 소리지른덕에 나는 밥을 먹다 그냥 송윤형을 버리고 나와버렸다. 시끄러운 새끼 …
오후 강의까지 끝나고 김지원은 카페에서 알바를 한다. 생긴거는 PC방에서 알바하게 생겨가지고는, 아 … 카페 유니폼을 입은 김지원은 정말로 상상 그이상이다. 사진 한번 찍으려다가 김지원에게 들켜서 사진이 삭제된것이 아쉽지만 …
"어서오세ㅇ, 아 … 또 너 … "
"오늘은 볼 일 있어서 온거야"
"넌 항상 볼 일이 나 보러 오는거잖아"
"친구 만나러 왔어"
김지원은 나보다 오후수업이 일찍 끝나 카페로 알바를 하러 간다. 그리고 김지원보다 1시간 정도 늦게 강의가 끝나는 나는 김지원이 알바를 하는 카페에 가서 김지원이 퇴근할때까지 카페에 눌러 앉아 주구장창 기다린다. 물론 카페에 민폐가 되지 않게 나도 할일을 가지고 와서. 그런데 오늘은 정말 친구를 만나기위해 카페에 온 것이다. 처음부터 장소를 내가 김지원이 알바를 하는곳을 정하지도 않았고 친구가 만나자고 한 장소 인데 …
오늘도 김지원이 있는 카페에 들어가자 김지원은 또 왔냐며 나를 보고 눈살을 찌뿌렸고 오늘은 정말 친구를 만나기위해 온 것이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핑계대지말라고, 설령 진짜라도 장소도 너가 정했겠지 하며 내 옆 손님 주문 받을 생각도 하지않고 다른 알바생과 자리를 바꿨다. 지겹다고. 김지원이 알바를 시작하자마자 들락날락 거린 카페덕분에 카페에서 일하는 알바생과 점원, 사장님까지도 전부 날 알고 계셨다. 또 왔냐며, 힘 … 내라고. 어쩌다 한번 음료를 무료로 얻어 먹기도하며.
"초코쿠키 프라페 주세요."
김지원과 분담을 바꾼 알바생에게 인사를 하고는 음료를 시켰다. 알바생은 김지원이 까칠해도 안그런거 알죠? 하면서 위로가 왔고 나는 당연하죠 라고 하며 받아주었다. 알바생이 건낸 진동벨을 받고 항상 앉던 자리에 가 약속을 잡은 친구를 기다렸다.
"OOO"
진동벨이 언제 울릴까 창 밖을 쳐다보며 손으로는 진동벨을 두 손으로 꼭 감싸 만지작 거렸다. 그러다 만나기로 했던 김진환의 목소리가 들리자 살짝 움찔하며 쳐다봤고 내 반응에 김진환은 웃으며 뭘 그렇게 놀라냐고 죄지었냐고 하며 내 앞 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김진환이 의자에 앉자마자 가지고 있던 진동벨에서 진동이 울렸고 김진환은 자기가 먹을것도 시키면서 가지고 오겠다고 하고 내 대답도 듣지않은채 내 손에 있는 진동벨을 뺐어가 카운터로 갔다.
김지원에게 음료를 받아온 김진환은 음료를 나에게 건내주며 쪽지 하나도 나에게 건내 주었다. 건내줌과 동시에 김진환은 누구냐고, 남자친구? 하며 물어왔고 나는 강한 부정을 하며 아니라고 쟤가 김지원이라고 말했다. 내가 김지원이라고 말한 순간 김진환은 아 … 하며 김지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김진환은 건내받은 쪽지를 턱으로 가르키며 그거 김지원이 너한테 전해주래 하면서 펴보라고 말했고 나는 어리둥절 하다는듯이 김지원이 건낸 쪽지를 펴 보았다.
잘 어울리네.
쪽지의 내용은 정말 이게 끝이였다. 내용을 본 다음 바로 김지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김지원과 눈이 마주쳤다. 김지원은 나와 눈이 마주친뒤에도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나를 향해 어깨를 들썩이고는 손님의 주문을 받았다. 내가 김지원을 향해 바라봤을때 김진환은 그 순간 쪽지 내용을 봤던 것인지 김지원이 너랑 나 사이 오해하는거냐고 온갖 짜증을 부리며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누군 좋은줄 알아 …
"근데 쪽지 보낸거보면 쟤도 너한테 마음 있는거 아니야?"
"미쳤냐, 내가 송윤형이랑 손 잡고 다녀도 아니 포옹을 해도 꿈적도 안하는 놈인데."
"송윤형이랑 너랑은 오래된거 쟤도 알꺼아니야, 학교도 같이 다닌다며. 근데 나는 처음 보는 애니까"
김진환이 시킨 음료도 나와 맛있겠다며 헤헤 거리며 쪽쪽 빨아들이더니 갑자기 생각난것이 있다고 했다. 그게 뭐냐고 물어본 내가 어휴 … 다름아닌 아까 쪽지내용이 이상하다며 쟤도 분명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을꺼라고 헛소리를 뱉었고 진심으로 물고 있던 빨대로 때릴뻔 했다. 쟤는 나한테 정말 아니라고.
그러자 김진환은 니도 쟤가 너 안좋아하는거 뻔히 아는데 왜 자꾸 쫒아다니냐고 물어왔고 나는 아무말을 할 수 없었다. 그냥 이 생활이 몇년이 반복되다보니 일상같이 느껴졌고 갑자기 허무하게 느껴졌다. 김진환은 내 표정을 읽었는지 병신이라고 욕을 퍼 붙기 시작했고 평소같으면 죽을래, 하면서 들이덤볐을텐데 그냥 맞는말 같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몇시간을 오랜만에 만난 김진환과 떠들다보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김진환은 너 또 쟤 퇴근할때까지 기다릴꺼지? 나간다, 하고는 먼저 자리에 일어 섰지만 아까 갑자기든 허무함과 이게 뭐하는짓인가 싶어 그냥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김진환은 정신차렸네, 하며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알바 시간 아직 안끝났는데"
" … ? "
"아까 오후까지 좋아한다더니 뻥이였나, 남자친구 생겼나보네. 안기다리고 바로 같이 나가는거 보니까"
"아ㄴ,"
"네, 그러니까 다신 여기 오지말라고 하려고요."
카페 문을 열고 김진환과 나가려는 순간 카운터에 있던 김지원이 오늘은 안기다리고 가는거냐고, 남자친구생겨서 가는거냐고 물어왔고 나는 당황해 아니라고 말할 틈도 없이 갑자기 김진환이 남자친구라고 뻥까지 치며 여기 다시는 오지못하게 할꺼라고 뱉어버렸다. 나는 김진환의 말에 어이가 없고 당황해 어버버 거리며 김지원과 김진환을 동시에 번갈아 봤고 김지원은 기분나쁘게 김진환을 쳐다 보고있었다.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 잘했지, 하며 웃는 김진환을 미쳤냐고 니가 진정 돌았냐고 하며 등짝을 마구 후려쳤다. 때리자마자 방방 뛰며 아프다고 난리치는 김진환을 버려두고 먼저 앞장서서 걷자 낑낑거리며 쫒아오던 김진환은 그래도 이렇게 해야지 확실하지 않냐고 하자 나는 김진환을 째려봤다. 째려보니 김진환은 풀이죽은 강아지처럼 표정을 짓더니 아, 하고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야, 걔 백퍼 진짜 너한테 마음 있다."
"뒤질래? 또 그소리지? 진짜 걔는 내 생각 한번도 한 적 없다니까 자꾸 헛소리야."
"내기 할래?"
또 헛소리를 뱉는 김진환에 아니라고 말하자 자기는 치킨내기까지 걸면서까지 확실하다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 김지원이 나에게 눈꼽만큼, 아니 개미똥구멍만큼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순순히 김진환의 내기에 동의 했다.
다음날 여전히 학교 오전강의를 듣고 점심을 먹으러 교내식당으로 들어가는데 어제 김진환이 말한것이 생각이나, 그리고 이제는 그만둘까하는 생각에 식판을 받고 원래 항상 김지원의 앞자리에 앉아 밥을 먹어야 정상인데 오늘은 완전 반대편으로 가서 식판을 내려놓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내 행동이 김지원의 친구들에 눈이 띄었는지 김지원을 퍽퍽 때리며 저기 좀 보라고 쟤 니 앞자리에 안앉고 저기서 먹는다고 김지원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김지원은 친구들의 얘기를 들었는지 내 쪽을 쳐다보기 시작했고 솔직히 신경이 엄청 쓰였는데 모른척을 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먹고 있는 중에 갑자기 앞에서 의자끄는소리와 누군가 내 앞자리에 앉았다.
"누가보면 죄짓고 밥먹는 줄 알겠네"
"뭐야, 깜짝놀랐네."
내 앞에 앉은 사람은 옆 테이블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던 송윤형이 자리를 옮겨 앉은것이였고 설마 김지원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정말 망상이였다. 왜 오늘은 혼자먹냐고 물어 볼 만한도 한데 물어보지도않고 밥만 먹으면서 평소처럼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냥 내가 먼저 왜 안물어보냐고 송윤형에게 물어봤고 송윤형은 밥을 먹으며 무슨일이 있었겠지 설마 니네가 싸우겠냐? 하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남은 밥을 다 먹고 송윤형과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김지원이 내 앞에 섰고 우리 둘을 번갈아 보더니 나에게 밥먹고 잠깐 보자, 라고 한 뒤 먼저 교내식당을 나가 버렸다. 김지원과 같이 나가던 친구들은 나에게 잘해봐요 라며 어깨를 툭툭건들이며 같이 김지원과 나갔다. 옆에 있던 송윤형은 저게! 라고 하며 되지도않는 쎈척을 하며 오빠가 다 무찔러줄까? 하면서 난리를 피웠고 그런 송윤형을 피해 남은 음식을 버리고 교내식당을 나왔다. 교내식당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김지원에 나는 아무렇지 않게 무슨일 이냐고 물어보자 김지원은,
" … 아, 진짜 이제 나 안좋아하냐? 아니, 어제 진짜 남자친구?"
"아니, 남자친구도 아닌데. 김진환이 장난친거야"
"근데 왜 오늘은 내 앞에서 안먹고 좋아한다고 말하지도않고 피하는데"
"조금씩 너 좋아한는거 줄여 나갈려고"
솔직히 김지원의 물음에 당황한건 사실이다. 나는 김지원의 질문에 어제 있었던 작은 오해가 사실이 아님과 아직 좋아하고 있다는걸 거짓말 할 필요가 없을꺼같아 그냥 사실대로 말했다. 말했는데, 왜 오늘은 자기 앞에서 밥먹지도 않고 좋 … 아한다고 말하지도 않냐고 물어보자 그냥 이왕 이렇게 된거 조금씩 마음을 접자고 생각해 김지원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김지원은 내말을 듣자마자 나에게 다시 되물었고 나는 니가 들은게 사실이라고, 니가 많이 귀찮아하고 나도 이제 지친다고 어자피 끝까지 나 봐주지도 않는거 알고 있다고 말하자 김지원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짜증을 내며 자기 멋대로 그냥 먼저 가버렸다. 김지원이 가버리고 뒤에 있던 송윤형은 박수를 짝짝 치며 멋있다고 한마디 하자마자 나에게 또 맞았고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가 그냥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남은 오후 강의를 들으러 가자고 말했다.
니 오늘 카페 가면 진짜 니네 집에 있는 아이콘인가 뭔가 하는 애들 앨범이랑 포스터 다 찢을 꺼임 ㅅㄱ 오후 05 : 19
아, 미친 …
오후 강의가 끝나고 오늘도 김지원이 알바를 하는 카페로 가 과제를 할 생각이였다. 그런데 김지원이 알바를 하는 카페로 가는 길에 김진환의 문자가 왔고 문자의 내용은 진짜로 정말로 가관이였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는데 솔직히 그 아이돌에 김지원과 닮은 멤버가 있어서 좋아하게 됬다. 근데, 미친 이 새끼가 오늘 김지원이 알바를 하는 카페에 가면 우리집에 있는 아이콘 앨범이랑 포스터를 다 찢어버린댄다. 그게 얼마 다 짜린데 …
김진환의 문자를 보고 내적갈등이 엄청 왔지만 어자피 조금씩 맘 접기로 했으면 확실히 하자고 생각해 김진환에게 거짓말로 이미 집으로 가는 길이였다고 문자를 보낸 뒤 김지원이 알바하는 카페와 반대방향인 우리집쪽으로 방향을 바꿔 걸었다. 항상 김지원이 알바가 끝나는 시간은 11시가 넘었었고, 이 시간에 집으로 들어가는게 매우 어색했다. 우리집 가는데.
집에 도착해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뒤 과제를 끝나고 시간을 보니 10시가 넘거 가고 있었다.
씻기전에 휴대폰을 들어 켰는데 문자 알림이 5개나 와있어 처음에는 놀랐지만 그 당사자가 송윤형인것에 순간 짜증이나 답장도 안해주고 침대 위로 휴대폰을 던져 버렸다. 미안해 진심은 아니였어. 침대에 휴대폰을 던져버린순간 문자가 하나 더 왔고 또 송윤형인가 싶어 처음에는 확인을 하지 않으려다가 솔직히 궁금해 침대위로 밍기적 밍기적 기어가 휴대폰 문자를 확인헀다.
어디야 01019951221 오후 10 : 12
문자를 한 사람은 송윤형도 아닌, 김진환도 아닌 모르는 전화번호였다. 부모님이 모르는 전화번호는 왠만하면 전화 받지도 말고 문자 답장도 하지 말라 하셔서 평소에도 모르는 전화번호는 아예 모른척 했던 나라 그냥 다른 사람이 내 번호로 문자 잘못 보냈겠지 하며 문자메세지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냥 씻고 잠들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다음날, 여전히 학교 오전강의를 들으러 강의실로 찾아갔고 강의실 앞에 많이 보던 사람이 서있어 설마 했는데 그 설마가 김지원이였다. 3년동안 김지원은 날 찾아온적도 없고 강의실로 찾아온적도 없어 다른 사람을 찾겠거니 하고는 그냥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했다. 그런데 김지원은 내가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내 팔을 잡아왔고,
"너 어제 카페도 안찾아오고 문자도 안받고 … "
" … ? "
"어제 왜 문자 안받았어."
어제 밤에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오긴했는데 그 문자가 김지원일리는 … 정말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김지원이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도 몰랐고 … 그래서 나는 모르는 문자길래 잘못 온줄알고 그냥 무시했다고 하자 김지원은 그냥 한숨을 뱉었다. 나는 김지원에게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자 송윤형에게 물어봤다고 말했고 강의실안에서 우리를 보고있던 송윤형은 내가 쳐다보자마자 헤헤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신경쓰지도 않던 나를 왜 신경쓰냐고, 여기까지 찾아와서 … 물어보자 김지원은 자기혼자 신경질을 내더니 몰라, 하고 그냥 가버렸다. 김지원이 가자마자 나는 강의실에 들어갔고 자리에 앉자마자 어제 문자보넸던 김지원의 번호를 바로 전화번호부에 저장했다. 천천히 마음 접기는 개뿔 … 옆에서 보던 송윤형은 병신, 삐꾸 라며 놀리기 시작했고 다행이 교수님이 오셔서 송윤형은 맞지 않을수 있었다. 개새ㄲ …
"어제 카페 안갔다며, 오늘은 갈꺼야?"
"아니."
"올, 진짜 미쳤나봐"
어제와 같이 김지원의 앞자리에서 밥을 먹지도 않고 송윤형과 밥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고있었다. 송윤형은 어제 카페 가지도 않았는데 오늘 카페를 갈꺼냐고 물어봤고 나는 한번 시작한거 그냥 안간다고 말하자 송윤형은 아예 엄지까지 치켜들며 올, 이란다. 참 … 그 순간 겉옷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고 메세지가 하나 와 있었다.
오늘은 카페 와라. 오후 01 : 06
문자를 보낸 사람은 김지원이였고 내용을 보니 송윤형과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나보다. 어제보다 먼 곳에서 밥을 먹지는 않았으니 들렸겠지 … 송윤형은 재빠르게 내 휴대폰을 뺏어가 문자를 봤고 문자를 보자마자 지가 더 신난듯 내 어깨를 퍽퍽 치며 쟤 분명히 니한테 마음있다고 난리를 친다. 솔직히 지금 김지원 행동으로는 … 헷갈린다. 갑자기 신경쓰지도 않던 애가 저러니까 …
오후 강의까지 마치고 원래는 집으로 갈 생각이였는데 갑자기 김지원이 카페로 오라는 말에 그냥 김지원이 알바하는 카페로 찾아갔다. 카페로 가자 김지원과 같이 알바하는 알바생들은 어제 왜 안왔냐고 물어왔고 그때 온 남자는 남자친구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나는 손으로 손사래까지 치며 아니라고 부인했고 알바생들은 에이, 뭐야 하며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알바생에게 오늘은 그냥 스무디 하나 주라고 주문을 했고 항상 앉던 자리에 가서 앉아 진동벨을 만지작 거렸다.
웅-
몇 분을 기다린뒤 진동벨이 울리자 나는 카운터로가 시킨 음료를 김지원이 아닌 다른 알바생에게 건내 받았고 자리에 앉아 스무디를 들어 앞에 놓는 순간 스무디에 깔려 있었는지 쪽지가 하나 있었다. 그때 처럼 김지원의 쪽지일까 카운터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카운터에는 김지원이 있기는 커녕 스무디를 건내 주었던 알바생도 없었다. 그리고 스무디를 마시며 쪽지를 폈고,
이제 내가 신경쓰여서 짜증남. 예전처럼 고백이라도 맨날 하던지 전화번호 있으니까 연락을 하던지.
쪽지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고 스무디를 마시며 확인한 나는 그만 사레에 걸려버렸다. 켁켁거리며 눈으로는 쪽지를 다시 읽는 순간 갑자기 휴지 하나가 건내졌고 건내준 알바생은
"와, 씨 … 더럽게 신경 쓰이게하네"
알바생은 김지원이였다. 그리고 창 밖에는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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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아 자꾸 때려서 미안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야 신경쓰이는 김지원 ㅂㄷㅂㄷ 재밌게 봐주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 남주가 여주를 좋다고 쫒아다니는건 많이 써봤는데 여주가 남주 쫒아다니는 소재는 처음! 뻔한거같아서 살짝 불안 불안.. 원래 마지막은 움짤인데 맞는 지원이 움짤이 없어서 fail. 그리고 분량 조절도 fail.
오타는 언제든지 지적해주세요! 항상 댓글 전부 읽어보고 있어요 ㅠㅠㅠ 감사합니다 사랑해여ㅠㅠ 아, 원래 어제 왔어야 했는 글인데 실은 어제 글쓰다 너무 졸려서 ㅎㅎ..
암호닉 : 진환맘 청포도캔디 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