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봄 01 Written by. 여우 |
"에…?" 아핰핰핰- 뭐야, 그럼 너 성규랑 사귀는 거였어? 성열은 성규를 한 번 보고, 우현을 한번 보고는 빵 터져 버렸다. 그리고는 웃느라 호흡곤란이 오는지 방바닥에 드러누워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뭐…뭐야, 나…나는. 정작 성규 본인은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고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을 새하얗게 질려서는 우현을 바라보기만 했다. 사실이야…? 명수도 놀란 마음에 우현을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예…, 사실입니다. 아니 이 무슨 스펀지 검증하는 소리인가. "언제부터." "방…방금부터요." 아핰핰핰- 성열이 성규의 표정을 한 번 보고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제어할 줄을 몰랐다. 아핰- 아, 눈물나. 눈물까지 찔끔찔끔대면서 방바닥을 뒹구는 모습이 영 추했지만, 명수의 눈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유연한 몸짓을 하는 것으로 비추어졌다. 아핰핰- 형, 그냥 우리 나가자 아잌, 첫 날부터 분위기 깨면 쓰나- 가자. 딱딱한 표정으로 한참이나 표정을 풀 줄 몰랐던 명수는 요염하게, 물론 명수한테만 그리 보이는 성열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삼-. 성열의 밝은 목소리와 두 사람이 집을 떠나자 집 안에는 어색한 기류와 함께 두 남자만이 남았다. * "저…저." "뭐, 변명이 없었다고 생각할게. 명수형 집착 한 번이면 아마 성열이 저 자식, 탈진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 뭐, 할 말은 별로 듣고 싶지 않다. 오렌지 주스 다 마셨으면 이제 나가도 될 것 같은데?" 우현은 성규의 딱딱한 반응에 흠칫 놀라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성규는 그런 우현에게 턱으로 현관을 가리켰다. 아…아니, 그게. 우현이 손사래를 치며 무언가를 계속 해명하려고 했지만 성규에게 진정으로 그것이 들릴 리는 없었다. 말하고 싶다고 불러낸 게 누구인데, 막상 불러다 놓고는 싸이코같은 김명수랑 1대1 면담을 시키지를 않나. 그리고 뭐? 오 진짜 이건 신이시여를 부르게 만들었다. 누가 누구랑 사귄다고? 성열과 명수가 사귈 때도 엄청난 반대를 했던 인물 중 하나가 자신이었는데, 그런 자신이 남자와 사귄다니-. 오마이갓갓갓. 성규는 고개를 도리도리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얼른 나가라는 눈빛으로 팔짱을 끼고 계속 바라보는데도 우현은 식탁 옆에 서서 계속 고개만 숙이고 서 있다. 안가…? 저… 저, 그게. "우리, 사귀자. 진짜로…." 쿵- 성규가 벽에 기대있던 몸이 밀려나면서 미끄러졌다. 물론 매우, 아주 강한 추남의 면모를 보이며. 아흨…, 미안해 웃어서. 아흐윽…, 아퍼. 성규는 바닥과 마주했던 자신의 뒤통수를 만지작 거렸다. 우현은 어느새 왔는지 자신 옆에 쭈그리고 앉아 걱정스런 눈빛을 보냈다. 으헉-!. 성규는 깜짝 놀란 마음에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어어…, 괜찮아?. 아, 응. 성규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 성규와 우현이 다시 식탁을 두고 마주앉았다. 진심이야-?, 응.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우현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흐…, 미치겠네. 성규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식탁위에 조심스레 올려져있던 우현의 손을 꼭 잡았다. 아…아, 성규야, 스킨십은 천천…. 우현아, 제발 이러지마. 성규의 스킨십에 얼굴을 붉히던 우현이 고개를 들어 성규를 바라보았다. 찌푸린 미간하며, 떡하니 자리한 팔자눈썹하며 모든 게 이 고백을 부정하고 있었다. 하아…. 우현의 입에서도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성규가 이런 제 맘을 알까, 머리가 지끈거렸다. 우현은 성규가 잡은 손을 풀어내고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두었다. "저…, 성규야." "응? 하…,응." "나 너 좋아해, 진심이야." "그래, 그래, 알겠는데…." "입학식 때부터 좋아했어, 진짜로." "하지만 우현아…, 상식적으로 말이 돼? 난 너라는 애를 아예 오늘 처음 봤어. 그런데 선공개후고백이라니, 오 마이 갓이야 진짜. 난 얼마나 당황스럽…." "너랑 친해보려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 내 이름 익숙하지도 않았어…? 게시판에 붙어있는 성적에 니 밑에 바로 나 있었을거야, 항상. 너 공부, 공부 하는 거 알아. 절대 피해주지 않을게. 제발. 3년동안이나 짝사랑한 게 너무 아깝잖아, 응?" 아…, 응. 사실 성규도 몇번 들어본 적은 있다. 자신이 직접 보러가지 않아도 성열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와서 전교 1등을 축하한다며 너스레를 떨곤 했었다. 그런 자신에게 와서 남우현이라는 애가 바짝 쫓아오니 조심하라고 했던 말도 들은 적이 있다. 남우현은 보기보다 가까운데서 자신 주위를 맴돌았다. 덕분에 공부에 더 치중할 수 있기도 했었다. 어쩌면 자신이 모르는 더 많은 일들에 우현이 관여되어있고, 도움이 되어왔을지도 몰랐다. "진심이야…?" "어, 어…?" "남우현, 니가 나 좋아하는 게 진심이냐고." "응, 진…진심이야." 살짝 생각이 바뀌었어-. 사실 연애라는 거 해보고 싶단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맨날 시험에 치여서 이것저것도 못하다가 학창시절을 보내다니…, 그런 끔찍한 일은 17년 인생에게는 너무 가혹했다. 게다가 진학하기로 결정 된 학교도 남고였다. 공부도 잘하니까 자신의 공부를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살짝 흠이 있다면 자신이 꿈꾸던 연애와는 아주 조금, 조금 다르다는 것. 그것이 성별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나름 재미있는 연애 생활이 될 것 같기도 했다. 성규가 이렇게 뜨겁게 머리를 굴리는 사이, 우현의 손은 신이라도 들린 듯 덜덜덜 떨렸다. 왜 떨어. 아…, 아 그게. 성규의 두 손이 또다시 우현의 손을 꼭 잡았다. 다시 거절하려는 뜻으로 알아차린 우현은 자신의 손만을 응시하던 시선을 거두어 성규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이제 가볼게.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성규의 옆을 지나쳐 현관문으로 향했다. "야, 남우현! 어디가?" "그냥 나는…, 내가 진심이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푸핰, 너 설마…. 내가 지금 거절한 걸로 알아들은 거야?" "어…, 어?" 푸핰 뭐 저런 맹추가 다 있어-, 역시 고려 좀 해 봐야 하나? 성규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푸흐…, 우현아, 다시 앉아봐. 성규의 말에 우현이 쭈삣쭈삣거리며 다시 걸어왔다. 사실…, 아까 네가 그딴 말을 지껄였을 때 속으로는 어떻게 고자를 만들어야 좋은 고자를 만들었다고 소문이날까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야…. 우현은 순간 앉은 성규의 가슴께에 오는 자신의 소중한 곳을 두 손으로 가렸다. "풉, 어쨌든 나는 성열이랑 명수형이랑 사귀는 것도 엄청 반대했었거든. 근데 보고 배운 것도 많아. 성열이 그 새끼 고생하는 것도 많이 봤고, 우리 형 우는 것도 많이 봤고." 무슨 지가 세계 서열0위 반휘혈인줄 알던 사람이여…. 우현의 머릿속에는 조용히 속삭이던 성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갑자기 아련돋네…. 성규는 우현이 멍때리며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광속으로 아주 살짝 정강이를 까주었다. 물론 아주 살짝 쳐도 속도가 붙는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낸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겠지만. "악…!" "집중해. 어쨌든 너도 진심인 것 같고, 나도 그 꼴뚜기랑 초딩이랑 사귀는 거 보면서 깨달은 것도 많아. 그리고 내 천성이 워낙 착해서 누가 나 때문에 아파하고 이런 거 잘 못보는 스타일이라서. 내 말 이해해?" "아…, 응." "게다가 네가 날 그렇게나 좋아한다니까 뭐 연애하는 거 나쁠 것 같진 않아. 근데 그런 식의 아웃팅은 별로 원하지 않아. 저 골빈 커플이야 여기저기 퍼트려주는 걸 좋아한다지만, 난 그래도 아직 구설수에 시달릴 마음의 준비가…." 쪽-. 순식간에 벌어진 대 참사. 아니 진짜 이 새…, 쪽. 크핰- 핰핰. 우현이 성규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더니, 성규가 욕이라도 하려 입을 떼자 이번엔 알짜배기로 입술과 입술을 접촉시켰다. 그리고는 자신 혼자 본인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 '내 성질 건드리면 가만 안 둬요.'라고 써붙인 성규도 얼떨떨 했는지 미간을 찌푸릴 생각조차 못한 채 멍하니 앉아있었다. 악…!!!! 물론 금방 고자킥을 날려주었지만. "이…이…, 이 미친놈아!" "흐, 아악…, 아…으, 흐." "나, 난 첫 뽀뽀인데, 이런 파렴치한 놈!" "흐…ㅎ,하으… 윽, 하…." 뭐야- 많이 아픈거야…? 성규는 바닥에 쓰러진 우현을 내려다보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그 곳을 바라보았다. 헐…, 나 무슨 짓을 한거야. 성규는 급히 우현의 옆에 쭈그려 앉아 엎어진 채로 누워있는 우현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주었다. 야…, 괜…괜찮아? 터…터진 것 같냐?. 그러나 우현은 말이 없었다. 그 순간, 우현이 성규를 넘어뜨리고 그 위로 올라왔다. 헙…, 너… 너 뭐야. 깜짝 놀란 성규는 그 자세로 뒤로 뻗어버렸고, 자신의 위에 올라와 지긋이 내려다보는 우현의 눈을 떨리는 눈빛으로 마주했다. "김성규, 하늘 같은 서방님의 어디를 차냐…." "뭐…? 뭐, 누…누가 서방…." 우현의 입술이 성규의 입술을 길게 삼켰다. 성규의 눈이 커지고, 놀란 마음에 콧구멍이 벌렁거렸다. 따스하게 감겨들어오는 말캉한 젤리는 성규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그지없었고, 성규는 제 것이 우현의 것인지, 우현의 것이 제 것인지 구별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듯 했다. 우현은 입술을 떼고 능글맞은 웃음을 보이며 성규를 바라보았다. "이제 넘어왔으니까. 이쁜 서방님 간다." 멍하니 우현이 사라진 천장만을 바라보며 누워있던 성규가 정신을 차리고는 현관문에서 신발을 신고 있던 우현에게 고함을 쳤다. 야…야! 이…, 이…. 우현은 그런 성규를 피해 얼른 달아나듯 대문을 열고 나와버렸다. 아씨…, 내 첫…첫키스. 성규는 입술을 벅벅 닦으며 분노에 휩싸였다. 우현의 연기에 깜빡 속아서 고백을 받아들였다. 다 계획적이었던 거야-, 소름돋아, 오마이갓, 그래 처음부터 다…. 아아아아악!! 시발!! 당했다고!!!! 그 날 밤, 성규의 집에는 밤늦은 시각까지 성규의 이불이 뻥뻥 차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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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핰핰핰 여우에요..
아직 열두시 10분남았습니다....
작가의 말 남기기 전에 이미 십분이 남았thㅓ요..
믿어주thㅔ여... 캡쳐 할거에여...핳..ㅋㅋㅋ
ㅋㅋㅋㅋㅋ아잌아잌...ㅜㅜ..
오늘 내일 계속 바쁠 것 같네여 엉엉..
열봄도 미리 쌓아둬야 하고..
썸데이 번외도 上, 下 편으로 해서 만들어야 하구요..
제가 받아둔 노을그대의 생일선물 픽도.. 써야하구요..ㅋㅋ..
ㅋㅋㅋㅋㅋ저란 여자 약속 잘 지키는 여자..
그리고 또 미친듯이 이 글이 완결되면 드릴 텍본에 끼워넣을..여러 조각들..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머리가 지끈거려여..ㅋㅋㅋ.. 아마 열봄은 20편정도의 중장편..이 될 것 같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마 제가 질질 끈다면..더 가겟죠..ㅜㅜ...
오늘도 분량 fail이네요..ㅋㅋ어제보다 더 심각해욬죄송해요..ㅋㅋ모스티즈 그대들..흡..ㅜㅜ
ㅜㅜ 그래도.. 사랑해요.. 절 받아주thㅔ여.. 내치지 말아주thㅔ여.. 뾰옹..♥
여우의 댓글여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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