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봄 02+00 上 Written by. 여우 |
"이상으로 울림중학교의 입학식을 모두 마치며, 학생들은 강당입구에 있는 반배정표를 확인해주시고, 각자 반으로 이동해주세요." 그 날 우현의 기분은 정말 꽝이었다. 연기지망으로 준비하던 예술중학교는 마지막 면접에서 뚝 떨어졌고, 이 학교는 어쩔 수 없이 온 학교 였기 때문이다. 공립중학교에 명문이라는 타이틀까지 건 학교기는 했지만, 우현에게는 단지 주소가 가까워서 온 학교였다. 원치 않은 학교에서의 입학식은 역시나 달가울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나 짜증 게이지가 가득 찬 상태에서는 저 많은 학생들 사이를 빠져나가는 것 조차 너무나 신경쓰이고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우현은 괜히 쓸데 없는 일에 화를 내느니 어차피 갈 교실, 천천히 가도 늦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안 가?" "조금만 있다가 가자, 빨리 간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그래, 뭐." 호원이도 우현이의 생각에 동의했는지 곧바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현이와 호원이는 조회를 섰던 그 자리에 서서 한참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들은 언제 빠져 나갔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빠져나갔고, 강당은 거의 다 빈 상태였다. 야, 벌써 다 나갔다…, 가자!. 그래. 그 때였다. 저 멀리서 아까 우현의 응아씹은 표정과는 비교도 안되는 응아를 씹은 듯한 표정을 한 아이가 보였다. 희고 흰 아이. 짜증이 잔뜩 난 표정으로 눈초리를 위로 올린 아이는 키가 큰 아이의 찡찡거림을 받아주다 못해 화가 난 것 처럼 보였다. "남우현, 안 가? 뭐해?" "호원아…." "왜 이 정신나간 놈아." "쟤, 이쁘지 않냐…?" "누구? 저 남자애?" "어, 저…저, 하얀 애." "…우리 형아 방에 이쁜 누나들 많은 잡지 있거든? 너 요즘 유해사이트 안 들어간다 했더니, 이젠 남자냐." "아, 아니거든?!" "글쎄다, 별로 이쁜지 모르겠는데? 야, 우리 본다." "어…어?" 우현이가 눈을 떼지 못하고 그 아이를 바라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이는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우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넌 눠무 멋져의 기상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야, 뭘봐. 어…?. 사람 지랄 하는 거 처음 봐? 어…?. 다짜고짜와서 욕설을 난무하는 그 아이는 회색마이에 노란 명찰. 김성규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우현은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된 대답조차 못했는데, 성규는 그새 '이성열 뒤진다.'를 속삭이며 사라져버렸다. 그리고는 이성열이라고 불리워진 아이에게 가서 몇 번 소리를 꽥꽥 지르고는 엎어치기로 강당바닥에 내리꽂아버렸다. 야, 쟤랑 놀지마…. 호원은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며 몸서리쳤다. 하지만 우현은 바로 그 순간부터 성규를 좋아해버린 것 같았다. * 우현이는 다행스럽게도 성규와 같은 반이 되었다. 1학년 7반. 게다가 바로 뒷자리라니. 성규는 실장을 선출할 때도 당당하게 나가 선출되었고, 성적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냈다. 처음 중간고사를 보고 난 후에도 당당하게 전교 1등의 위엄을 보이며 박수를 받는 가 하면, 선생님들의 이쁨을 독차지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친구들하고는 얼마나 잘 지내는지, 시기조차 하는 아이가 없었다. 우현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용기가 사라졌다. 연기하고 싶다고 넣은 예술중학교 원서도 뚝 하고 떨어지고, 억지로 온 학교에서는 선생님들 미움도 한 껏사고, 문제아로 찍혔으니, 만약 자신이 저 아이에게 가서 우리 사귀자-라고 말한들, 저 아이가 여자도 아닌 자신을 받아나 주겠냔 말이었다. 그 때부터였다, 공부를 시작한건. 이제 학교를 처음들어와서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못따라 잡을 것도 없었다.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 우현은 그렇게 3년이나 성규를 짝사랑했다. 공부를 할 때는 성규의 선생님을 향한 저 애정의 눈빛이 자신에게로 향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본적 있고, 밥 먹을 때는 그를 바라보느라 정작 자기 밥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채 살았다. 물론 우현에게도 몇 번의 타이밍이 찾아오긴 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가는 바람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성규에게 고백하는 여자아이들이 공부때문에 모조리 차였기로서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우현은 아마 단단히 미쳤을 것이다. 하긴, 밤을 새워 물 한사발 떠 놓고 '제발, 제발 차여라.' 하고 싹싹 빌었는데, 그 공로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상으로 울림중학교의 졸업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졸업식이었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끝으로 학생회장자격으로 무대위에 올라서 있던 성규가 인사 후 내려왔다. 우현에게는 덧없이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우현은 호원에게 말 전할 새도 없이 성규를 쫓아갔다. 다른 아이들은 여념없이 담임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사진을 찍기 바쁜데, 이미 졸업앨범까지 손에 든 성규는 빨간 목도리에 고개를 묻고 있었다. 무슨 저런 모습까지 미모포텐이 터져…, 좋아, 가…가보자. 그 때였다. 이성열 저…, 저… 이. 성열이가 성규의 등 뒤에 매달려서 하하호호 떠드는 모습을 보니 부아가 치밀었다. 아니 왜 저새끼는 눈치도 더럽게 없네…. 물론 그것이 하하호호가 아니라는 것은 성열이의 등과 바닥이 하이파이브를 한 후에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성규는 손바닥을 탁탁 털며 쿨하게 강당을 빠져나갔다. 헐, 시발…, 개 멋있어. 역시, 성규는 강했다. 그렇게 우현이 성규가 빠져나간 뒷모습을 보며 아련을 터뜨리고 있었을때 문득 자신의 고백이 생각났다. 헐…, 고백해야 하는데…? 우현은 급히 성규를 쫓아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성규의 예쁜 다리가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얼마 전 읽은 '당당한 고백, 연애백서 101가지'라는 책에서는 분명 남자들은 수줍은 고백을 좋아한다고 했다. 물론, 자신도 수줍은 고백이 다가온다면 아마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 방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리고는 지금, 그런 성규의 뒤로 가서 그의 왼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 "저기." "누구…?" "나,나는… 우리 악수할래?" 아…시벌, 남우현 병신. 우현은 자신 스스로 생각해도 병슨미를 폭발시킨 듯한 자괴감에 빠져, 얼굴이 달아오르다 못해 터질것 같았다. 그래도 성규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의 악수에 응해주었음에 다행을 느꼈다. 악수가 끝나고 성규는 자신을 아냐며 질문했다. 아오…, 미모포텐 쩌네. 우현은 나름 생긋이 웃으며 알고있다는 의미의 고개를 끄덕였다. 눈웃음…눈웃음. 우현은 눈웃음이라는 단어를 계속 머릿속에 떠올리며 웃어주었다. "남, 남우현이야. 정식으로 인사할게." "아, 그래. 남우현아. 나는 왜 부른…?" 왜 부르긴, 고백하려…. 그 순간이었다. '김성규!' 이제 고백하려고 입이 바싹바싹 마르고, 성규의 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타이밍에 저 멀리서 누군가가 성규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아잌아잌 성규야! 그리고 들려오는 익숙한 이성열…, 개새끼. 우현은 두 남자가 저 멀리서 뛰어오는 것을 보니 지겹다 못해 징글징글했다. 주옥됐다-. 응? 뛰어! 아니 이 무슨 행복한 결말인가. 고백도 하기 전에 연인들만이 한다는 깍지끼기를 성규가 시행하다니. 우현은 자신의 손을 꼭 잡고 뛰는 성규의 뒷모습 한 번, 꼭 잡은 손 한 번. 괜히 웃음이 실실나왔다. * 으힛-. 우현은 맞잡은 손을 바라보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한 채 성규를 바라보았다. 성규야, 으히- 왜 뛴거야?. 엌- 따라왔어? 푸하하-. 우현은 자신의 손을 들어주며 성규에게 보여주었다. 진짜 다 귀엽다…. 어?! 성규가 깜짝 놀라면서 사과하는 모습조차 왜 이리 귀여운지 우현은 그럴필요 없다며 웃었는데, 그 말에 얼굴을 붉히는 것이 더 귀여웠다. "근데, 성규야. 여긴 어디야?" "어…?. 아, 그게 하하. 우리집까지 와버렸네." "아, 여기가 너희 집인거야?" "아, 응. 들어올래? 음료수라도 한 잔 줄게." "그래도… 될까…?" "안 될 건 또 뭐야. 들어가자." 그래…, 안 될 게 또 뭐가 있겠니, 단지 난 내가 널 덮칠까봐 겁나는 것 밖에 없단다. 우현은 성규를 따라 건물2층으로 올라가는데, 앞에서 살랑대는 성규의 엉덩이를 보자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엉덩이, 엉덩이, 성규 엉덩이…, 탱탱한 엉덩이…. 우현은 자신의 입가에 맴도는 목소리가 스스로도 소름이 돋았는지 고개를 한 번 털고 성규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살아…?. 응, 여기살아. 게다가 웃어주기까지, 오마이갓. 우현에게 성규는 지금 사자굴에 들어 온 호랑이와 다름없었다. 성규가 집으로 쏙 들어가는 데에도, 아까 자신의 눈앞에 아른거리던 엉덩이때문에 심호흡을 몇번이나 해야했다. 뭐해- 얼른 들어와. 아…응. * 부모님은…? 아, 부모님은 지방에 사셔. 성규가 찡긋거리는 눈매에 우현은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냉장고로 가서 오렌지주스를 꺼내는 뒷태에는 역시나 성규의 엉덩이가 있었다. 탱탱하다…, 탱탱해. 성규가 이내 주스를 가지고 우현의 맞은편에 앉았다. 하지만 우현에게 오렌지주스가 들어올 리가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심장이 떨려서 식도가 제대로 열리기는 하겠는가. "그럼… 혼자 사는 거야?" "어? 아니, 친 형이랑 같이 살아." "친 형?" "응, 지금 21살이야. 김명수라고, 알아?" "아, 그 방금 쫓아오던 사람?" "응! 그 사람이야." "근데 아까 왜 그리 뛴거야?" 우현의 질문에 성규가 긁적이며 아까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해주었다. 우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겠다는 표시를 하기도 전에 성규는 말을 이었다. 물론- 김명수 이새끼 군대가면, 이 집은 오롯이 내것이지- 음하하하하. 풋. 우현은 그런 성규를 보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명수와 성열이 뒤에서 한번더를 외치고 있었으니까. "근데, 아까 나는 왜 부른거야?" "아, 그거?" "응! 궁금하다 궁금해." "음, 근데 성규야, 너 아까~ 전에." "응?" "김명수 이새끼라고 하지 않았니-?" 응, 그랬지. 그건 왜 물…?. 미안해, 근데 난 너 뒤에 계신 저 분. 저 조각미남 같으신 분 눈에서 나오는 저 빛이 왠지 아주 조금의 똘끼가 보이셔서.지금 저 분 신발벗으셨다? 근데 내가 확인사살 안하면 직접 하실 분위기라 어쩔수가 없었어…. 우현은 스스로 성규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꺾인채 방으로 질질 끌려가는 성규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밖엔 없었다. * "으, 어. 살…려줘…." 성규가 나오는데,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저 아이가 저렇게 된 것일까. 성열이 살짝 웃으면서 '지옥, 면담.' 이라고 복화술로 음성을 보내왔다. 그에 명수는 성열을 보며 행복하게 다가왔다. 그 뒤에 있는 성규의 표정이란 마치 스스로 목젖을 샌드백으로 만들어서라도 토하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그 때 우현의 눈에 명수가 보였다. 조금 인상을 찌푸린 모습이 순정만화에서 쏙-하고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넌 뭐야. 뭐겠어요…, 사람이겠죠. 어헝헝, 무서워. 우현은 속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 아씨…. 아잌, 형 쟤는 남우현이야-. 고맙다, 성열아. 진짜 고마워. 오 레알 넌 여신이야…. 아까 개새끼라고 한 거 취소. 쿵쾅쿵쾅-. 우현이 성열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내는데도, 성열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이에 우현은 무슨 일인가 하고 시선을 돌려 명수를 바라보았더니 오마이갓, 일이 더 커진 것 같았다. "아, 안녕하세요." 명수는 우현이 인사까지 하자 그제서야 인상을 풀었다. 남우현? 넌 뭐야. 아-저는, 저는. 우현이는 계속 얼버무리면서 구원의 요청을 보냈으나, 그 아무도 명수에게 대적하지 못했다. 단지 성열이가 '쟤 성규 친구야.' 라고 말했을 뿐. 우현은 계속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눈치를 봤다. 아…, 어떡하지. 말할까? 응, 말해? 김성규가 날 까면…? 까면 어떡하냐. 후하후하… 심호흡. 남우현 잘 할 수 있어. 그렇게 남우현은 입을 떼었다. "저…저저, 성…성규, 애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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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여 하하
ㅜㅜㅜㅜㅜㅜ엉엉 어떡하면 좋아요 진짜루 엉엉
분량 조절 맨날 fail 이에여.. 절 매우 치세여
ㅜㅜㅜ 이번 편은 00편이랑 같이 읽으시면 이해가 좀 더 잘 될 듯합니다..
이번 편은 정말.. 드릴 말씀이 없어요..
금방 또 下를 가지고 올게요... 제 손 곶아손..하..
흡... 남우현 이자식. 김성규 엉덩이는 탱글탱글..흡..
여우의 댓글여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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