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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다가도 감히 말하지 못할,
아이돌인 그 애 이야기.







#08. 그 날이 마지막이 될 줄은.










"너 몸 안좋다더니, 그 정도였으면 얘길 하지"
"아뇨, 괜찮습니다."
"괜찮은 애가 어떻게 쓰러져.."
"감기 때문에 코도 막히고 머리가 띵한데, 춤 췄더니 숨이 제대로 안 쉬어져서 잠깐 핑 돌았나봐요, 정말 괜찮아요."





조승연은 잠시 쉬고 마지막 순서로 끝까지 평가를 진행했다.
목이 많이 잠겨있긴 했지만, 그는 방금 쓰러졌던게 무색할 정도로 충분히 잘했다.


나는 잠시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는데, 그와는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회사 대표와 스텝들의 평가가 끝나고, 어느정도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더이상은 자리를 안지켜도 괜찮을 듯 해, 연습실을 조심히 나왔다.



사람들이 안 지나다닐만 한 구석으로 들어가 쭈그려앉았다.
내가 너무했나. 스스로 너무나도 초라한 기분이 들었다.




"괜찮아요, 진짜?"
"으...쪽팔려, 쓰러져본거 처음이야."
"아니, 진짜 구급차 불러야되는 줄 알았잖아요!"
"진짜 갑자기 핑 돌아서 그런거지, 심각한 상태 아니야..."




아이들이 나왔나보다. 크진 않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의 목소리가 들린다.
순간 들킬까봐 나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어디로 도망갈데도 없는데 이 쪽으로 오면 어떡하지?


...아니, 내가 왜 도망갈 생각을 하지?




"근데 아까 그 작가님 너무 무서웠어"
"........"
"사람이 쓰러졌는데 촬영이 중요하다고 막~!! 그랬다니까요?!"




...그치, 이럴 줄 예상했던거지.
할 말 없다. 내 속 뜻이 어떠했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내 직설적인 한 마디만 들었을 뿐이니.




"됐어, 생명이 위험한 수준도 아니었고."
"아니~ 그래도!! 사람이 어찌되든 찍어서 내보낼 생각만 하는거잖아요, 하여튼 방송국 놈들...!
"그런가...."
"그러고 보면 승아작가님은 착해."





소리는 점점 작아지며 멀어졌고, 나는 온 세상이 깜깜해졌다.
어디론가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 어지럽고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저절로 눈이 세게 감겼다. 심장이 계속 빠르게 뛴다.


미움받을 거 예상했고, 미움 받든 어쩌든 상관 없다고 생각한 주제에.
그새 조승연한테 정이라도 많이 들은건지.


다른 아이의 신랄한 비판도 아닌, 조승연의 고작 '그런가' 세 글자만이 내 심장을 깊숙하게 찌르는 듯 했다.





[달아, 오늘 촬영 끝나면 전화 줘]





메인언니의 카톡이다.
김승아가 분명  날 일렀으리라. 그래봤자 난 당당하지만, 괜히 감정 제어가 안되는 때 이런 카톡을 받으니 울컥 한다.



아니, 이런 걸로 뭘 울컥하고 그래.
고개를 혼자 세차게 저었다. 진짜 웃긴다. 이런 일로 눈물 날 것 같은게.


벌떡 일어났다. 당당해지자.




"어...!"




입술을 꽉 깨물고 로비로 나가자, 지나가던 옹성우가 날 보고 멈춘다.
가만히 멈춰서, 아무 말 없는 나를 한참 쳐다본다. 난 또 움츠러든다. 농담을 농담으로 들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아까 일을 언급할거란 내 예상과 달리, 그는 말없이 뭔가를 가볍게 던진다.
엉겁결에 대충 손을 내밀어 받으려던 내가 못 받고 바닥에 떨어지면,




"화이팅!"




씩 웃으며 사라진 옹성우가 던진건, 그냥 작은 사탕이었다.
허릴 숙여 줍는다. 피가 머리로 쏠리는 기분.

뭘 안다고 화이팅이래.



사탕을 줍는데 한참 걸렸다. 허릴 숙이니 온 몸의 수분이 머리로 쏠려서 그런가. 눈이 뜨거워졌다.


귓가에 맴도는 화이팅 때문에. 화이팅 그게 뭐라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서, 앞이 보이지를 않아서.
한참을 걸려 사탕을 줍고, 화장실로 빠르게 걸었다. 그 누구도 마주치면 안돼.



얼마만인지도 모르게, 나는 화장실에서 숨죽여 울었다.
참을 새도 없이 터진 눈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작가님 괜찮아요?"
"네?...아아, 네."
"승아작가님은 지가 뭘 잘했다고 아까 통화하는 거 들으니까 메인작가님한테 완전 난리치던데, 어후."




역시.
저도 애들 앞에서 창피준 나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났으리라.




"뭐... 제가 너무했던 것 같기도 하고."
"뭘 너무해요! 아니 우리끼리만 있는것도 아니고, 애들 회사 사람 천지인데, 거길 자기가 왜 뛰어나가!"
"......."
"아니 그럴 시간에 그 자리에서 119에 전화를 했겠네. 고작 얼굴 이틀 본 사이가 무슨, 누가 보면 가족인 줄~"




다행이다.
스텝들도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그럼 진짜 나는 뭐가 될까 무서웠었다.



평가 후, 아이들은 간만에 맘 편하게 밥 먹자며 나간 상태고,
승아언니는 티나게 찬바람 쌩쌩 불며 굳이 식당에 다 갈 필요 있냐기에 알아서 내가 남았다.




"아무튼 밑에 차 있으니까, 정리 다 됐으면 갈까요?"
"에?"
"와 드디어 간다!!! 빨리 가요!"
"가는거에요?"
"밥 먹고 애들 바로 숙소 들어간다던데? 그냥 그 팀 그대로 거기서 끝!"
"........"
"작가님 일찍 가고싶어서 남은 거 아녔어요?"




부들부들...... 김승아년....!




"승아작가님이 말 안해줬구나?"
"...갑시다 피디님. 피디님 없었으면 나 진짜 제대로 엿 먹을 뻔 했네."





하...... 됐다. 일찍 퇴근시켜주니 고맙지, 뭐.







-






"여보세요, 언니."
-어, 끝났어? 대충 무슨 얘기 할 줄 알지?
"......."
-달아, 나는 네가 충분히 올바른 행동을 한 걸거라고 생각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들으신걸까.
아니, 워낙 경험이 많으시니까 대충 한 사람 입장만 들어도 상황이 그려지시는걸까.


좋은 언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따라온거지만, 괜시리 마음이 뭉클했다.





-그래서 물어보는건데, 어때? 승아랑 계속 같은 팀을 할 수 있겠어?
"...승아 언니가 저 바꿔달라고 하신거죠?"
-나는 솔직히 말하면 네가 계속 같이 해줬으면 좋겠거든. 승아가 뭐 일은 잘해도 조금 애같이 구는 면이 없지 않으니까.
근데 난 네가 스트레스 받고 참아가면서까지 그 팀을 맡아주길 바라진 않아.
"......."
-솔직히 우리가 서바이벌만큼이나 제작진의 역량이 필요하고,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은 아니니까.
일단 다음주는 내가 승아랑 그 팀을 맡을까 해. 이렇게 되어서가 아니라 매번 돌아가면서 각 팀에 한번씩은 갔을거고.




사실 평소의 나라면, 제대로 듣지도 않고 감사하다며 넙죽 팀을 바꿔달라고 했을테지만.
이왕 처음 맡은 팀, 계속 하고싶기도 했다. 그리고 자꾸 그들이 생각났다. 조승연도, 옹성우도.


그리고, 그렇기에 더 하겠다고 하기가 겁이 났다,
이 일로 내게 실망했을게 뻔한 조승연을 다시 마주하는게.
왜 모두에게 가능한 '미움받을 용기'가 그에게는 나지 않는건지.




"언니, 저는... 여태까지 이 촬영을 진행하면서 작가로서 부끄러웠던 순간 한 번도 없어요. 출연자들은 저를 못됐다고 생각하고 싫어할 수 있지만, 적어도 사심 담아서 제가 하고싶은대로 하진 않았어요."
-알아, 그래서 내가 너 이 프로그램에 데려온거고, 후회하지 않고.
"하지만 분명 승아언니와 제 일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다르고, 선배인 승아언니를 제게 맞추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
"....저는.... 그냥, 어떻게 하시든 언니 결정에 따를게요."
-...너 이년. 나한테 책임을 넘기시겠다?




들켰다.




"하하, 그냥 반반이에요. 일 적으로는 이 팀 맡은 김에 쭉 가고 싶은 맘 반, 승아언니랑 하고싶지 않은 사적인 맘 반.."
"어휴, 똑똑한 년. 아무튼 승아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지말고, 승아도 어쨌든 장점도 충분히 있는 애니까."
"네....알죠."
"그래, 아무튼 내가 충분히 고민해볼게. 일단 나중에 만나서 자세히 얘기하고, 오늘은 푹 쉬어. 고생했어~"
"네 언니, 쉬세요!"




사실 제일 걸리는 건,
내가 일 욕심이 많고 자존심이 세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난 후 없어지는게 나라는 사실이. 너무 자존심 상했다.




솔직히 애들 더 보고 안보고?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아쉽긴 하지만 솔직히 3일을 봤을 뿐이다.
내 프라이드가 이 사태를 용납치 않았다.


없어지는게 승아언니여야지, 왜 나야. 꼭 내가 잘못한 걸 인증이라도 하는 꼴이잖아.




하루종일 우울하더니 이제야 화가 치민다. 씩씩대며 집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이야 내 집...! 눈물이 다 날 것 같네. 3일 중 가장 스펙타클한 하루였다.

바로 침대로 직행해 대자로 누웠다.




'잊지않겠습니다, 김달 작가님.'
'화이팅!'




다음 주, 내가 없는 걸 그들은 신경이나 쓸까.
보고싶지 않았는데 잘됐다, 하려나...
아쉽다...하려나.



이대로 끝이라니.



...뭐, 이대로 끝이 아니어도 오늘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도 없겠지만.







이대로 끝일 줄 알았더라면,
아까의 상황에서 내 행동은 같았을까.


...자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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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은 일대로...감정 담지 않으려는 여주의 마음도 이해가 가네요ㅠㅠㅠㅠㅠ너무 힘들어보여요
5년 전
달보드레
늘 댓글 감사드립니다🙏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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