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화요일 아침엔 거뜬하게 기지개를..!
팔을 쭉 피는데 뼛소리가 난다.
건강하다는 증거야.. 노..놀라지마..
내가 연체동물이 아니라 뼈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야.
아침부터 뼛소리에 당황한 나를 가라앉히며 화장실로 향했다.
씻고 방으로 들어와 교복을 입었다.
다 입고 휴대폰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다가
시계를 보고 뛰쳐나왔다.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 반으로 들어왔다.
요즘엔 휴대폰을 안 걷어서 교무실에 안가도된다..★
나쁘게 말하면 루쌤을 못 만나는 그런 쓰레기같은 상황이다.
오작교는 안 나타나주나?
까마귀 새끼야. 왜 밖에서 울기만하고 나와 루쌤의 오작교역할을 못해주는거니..?
"아 심심하다"
"게임할래?"
"무슨 게임?"
"빙고..?"
"넌 할 줄 아는 게 빙고밖에 없냐?ㅋㅋㅋ"
"나 빙고 진짜 좋아해ㅋㅋㅋ"
"그래. 지면 손목 뿌러지도록 세게 맞기."
"그랰ㅋㅋㅋㅋㅋ 뿌러져도 난 몰라"
그렇게 시작한 빙고.
주제는 한국영화이름이였다.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다 적었다.
"하나만 하면 되는데"
"힌트줄까?"
"응!"
"비밀ㅎㅎ"
친구는 다짜고짜 내 멱살을 잡고는 얄밉다며 욕을한다.
아침부터 욕먹고 아주 좋다..ㅎ 마음이 편해져..★
"힌트라고!"
"비밀이 무슨 힌트야? 비밀이란 영화가 있냐?
아님 시크릿?? 아님 시크릿 노래중에 있냐?"
"지랄도 풍년이다"
그냥 친구를 무시했다.
원래 무시하는 게 가장 살기 좋다고 했어.
무시하니깐 내 마음도 평온해지는 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고보니 비밀이란 영화나 시크릿이란 영화 있으면 어떡하지..?
나 겁나 바보인증..??
"아! 기억났다! 너부터해"
"내가 발라줄게"
"노잼;;"
우리는 하나씩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친구가 소리를 지르며 내 손목을 낚아채길래
순간 어벙벙하게 난 왜!?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거봐라. 내가 이겼지?"
"그..그렇네"
아 다 이기는 건 아니구나.
민석이 덕분에 이긴거였구나.(해탈)
난 당당하게 내 손목을 내주었지만 굉장히 떨린다.
친구가 때릴려고 손을 높이 쳐드는데 난 손목을 확 뺐다고한다.
"뭐해??"
"아.. 잠시만.."
심호흡을 하고 다시 손을 주니
준비할 틈도 주지 않고 겁나 세게 때린다.
이새끼..? 천하장사 소세지 지 혼자 다 처먹더니
천하장사가 되버렸네..?
"아!!!!!!!"
"돌고래인줄ㅋㅋㅋ"
난 덕분에 득음을 했다.
친구 덕분에 내가 안나오던 고음까지 나오게됐다.
평소에는 죽어라도 안 올라가던 음이 이제서야 시원하게 뻥 뚫렸다.
그 때 저 멀리서 빠르게 뛰어오는 개 한마리가 있었으니.
"뭔 일이야!?"
"야.. 나 물 좀 마시러 다녀올게"
"앜ㅋㅋ왴ㅋㅋㅋ"
"나 두배로 얻어맞을 것 같다.."
친구가 가기 전에 도착한 민석이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근데 민석아.. 너 자고왔니? 이마에 빨간줄 뭐야?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와 웃으니 안심이 된듯 민석이도 웃는다.
"깜짝놀랐잖아.."
"넌 김징어 비명소리도 듣냐?"
"야 난 징어의 기침소리, 재채기소리, 하품소리, 비명소리 등등
다 알아들어"
"미친.. 다음 구라쟁이?"
"진짜거든? 징어 어디 아파?"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으이구..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네.
"빙고게임 져서 나한테 손목 맞음"
"야 징어 때릴 때가 어딨다고!"
"때릴 때야 많지. 이쪽 저쪽 이곳 저곳!"
날 북으로 생각하는듯 겁나 세게 때린다.
휘모리장단을 잘 아는 친구일세?
민석이는 빠르게 말려서 덜 맞았지만 안 말렸으면 나 오늘 저승 구경할 뻔했다.
민석이는 친구를 한번 째려보고 내 손목을 보며 한숨을 쉰다.
순간 내 아빠인줄.. 민석이는 나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아.
"안 아파?"
"인제 안아파"
"그럼 아까는 아팠다는거네"
"어..? 아까도 별로?"
호해주고 난리났다.
난 팔을 빼고는 괜찮다며 웃어주는데 민석이는 안 괜찮아보인다.
아니 민석아 누가보면 너가 맞을 줄 알겠어ㅋㅋㅋㅋ
"반장!! 담임이 반장 오라는데?"
저 멀리서 나를 부르는 소리에 쳐다보니
담임이 불렀댄다. 나 교무실 가는거야!?
"나? 왜?"
"몰라. 그냥 불러오라는데?"
"그래? 나 다녀올게"
겉으론 티 안내지만 속으론 존나좋군~?
교무실에 도착하니 선생님이 나에게 손짓한다.
옆에 서니 반장인 너가 한번 골라보란다.
아니.. 뭘요?
"애들이 분명 반에 가면 영화가지고 싸울 거 아니야"
"그래서 제가 골라달라구요?"
"응 이중에서 골라봐."
"무조건 재밌고 안 무서운걸로.."
혼잣말을 하며 뭐 있는지 보는데 다 재밌어보인다.
제일 재밌어 보이는 제목으로 찍으니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하하. 반장은 이런 게 좋네.
"선생님들이 영화 고르느라 애먹었다고 해서 불렀는데 괜찮지?"
"좋아요ㅎㅎ"
뒤를 돌아 루쌤을 보는데 노트북을 하고 계신다.
하..뒷태미남이다 진짜..
"아 맞다 프린트에 있는 종이 좀 빼와줄래?"
"네!"
난 프린트에 다가가서 숙여 종이를 빼려는데 뒤에 뭔가 걸렸다.
빠르게 일어나니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 귀가 잘못 들었겠지? 소름이 돋는다..
"이거 어떡해요!?"
"어쩌면 좋아!"
선생님들의 걱정스런 목소리속에서 난 얼음이 되었다.
뒤를 돌아봐야 하는데 내가 한짓이 너무 큰일일까 싶어 못 돌겠다.
그래도 내가 저지른 일인데 책임져야지 싶어 뒤를 돌았는데 이건 정말 큰일이다.
저번에 선생님이 우리에게 입이 닳도록 말하시던 화분이였다.
이거 굉장히 비싸다고 들었는데..★
살때도 눈 딱감고 사고는 며칠동안 외식도 안하셨다는데..
내가 지금 이걸 깬거야?? 나년이??
일단은 유리가 위험하므로 주우려는데 루쌤이 빠르게 와서는 나를 제지했다.
루쌔뮤ㅠㅠㅠ나 어떡해요ㅠㅠㅠㅠ
"안 다쳤어?"
"안 다쳤는데요.. 이거 어떡해요..?"
"안 다쳤으면 됐어"
선생님은 청소함에서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가져와서는 그걸 쓸어담으셨다.
내가 한 일인데 루쌤이 하는 걸 보니 미안해져서
제가 하겠다고 말했는데도 꿋꿋히 계속 하신다.
담임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도절부절이다.
자기가 한것마냥 안절부절하시는데 뭔가 울컥했다.
다들 자기일마냥 걱정해주시고 안절부절하는 게 너무 고마워서.
"좀 있으면 들어오실텐데.."
"일단은 징어야 반에 가있을래? 선생님이 잘 말해볼게.
선생님 1교시 수업 없어"
츤츤거리는 루쌤은 없어지고 날 안정시키려는 다정한 루쌤이였다.
울먹거리며 선생님을 쳐다보는데 일단은 나가란다.
그 때 화분의 주인공인 학년부장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난 얼음이 되었다.
"왜 다들 거기 서계세요?"
아직 다 안 쓸어담은 흙을 보시더니 놀라 눈이 커지셨다.
진짜 난 망했구나.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떨어뜨렸어요.."
선생님은 결국 터져가지고 나한테 뭐라 그러셨고 난 거기 서서 그 소리를 건뎌냈다.
방학이 얼마 안 남고 교실에서도 영화를 본다고 하시면서
상담 좀 하자고 30분동안 반에도 못 들어가고 열심히 학년부장선생님의 말을 들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해도 돌아오는 말은 또 똑같은 말뿐.
화분.. 왜 화분이 거기에 있었을까..?
1교시 끝나는 종이치자 선생님은 한숨을 쉬시며 반에 들어가보라고 하셨다.
진짜 깍듯이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왔다.
축 쳐져 가오나시에 빙의해 교실로 걸어가는길에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뭐라셔?"
"다음부터 조심하래요"
"다음부터 조심하라는데 말이 그렇게 길어져?"
"이것저것 말하다가 시간이 벌써 다 갔네요"
"징어가 보고싶은 영화 골랐는데 못봐서 섭섭하지?"
"아뇨.. 전 영화 볼 가치도 없어요.."
우울하게 말하자 선생님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시는듯보였다.
"왜 그렇게 의기소침해졌어? 다음시간에 징어랑 같이 보려고 자습시켰어.
선생님 잘했지?"
"감사합니다."
내가 웃지 않아 당황했는지 멀뚱히 눈치를 보며 서있다.
오늘따라 담임선생님이 참 귀엽다.
"선생님이 미안해. 프린터까지 선생님이 갔으면 됐을텐데"
"아니에요! 왜 선생님이 미안해하시고그래요!"
고개를 마구 저으며 말하자 선생님은 기특하다는 눈으로 날 쳐다보셨다.
뭔가 '아 내새끼 잘키웠다' 같은 느낌?
"저 반에 들어가볼게요"
"응. 오늘 징어 잘못 없으니깐 죄책감같은 건 없애고"
"네.."
"들어가봐"
난 선생님께 인사하고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생각해보니깐 너무 내 자신이 한심해졌다.
폭풍눈물이 나오려는지 벌써부터 코끝이 시리다.
반에 들어오자마자 엎드려서 여태껏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문학>
"오늘은 문학의 고품격을 더해보기위해 너희들이 시를 써보는 시간을 가질거야"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서 일어나려다가 멈칫했다.
코찔찔이에 눈물까지 범벅된 내 얼굴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그 때 선생님은 내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오늘까지 다 안써도 괜찮아. 시간은 방학 전까지 넉넉히 줄게."
그 말이 꼭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져온다.
백현쌤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ㅠ
"꼭 해야돼요?"
"선생님이 너희들의 창의력이 궁금해서 그래. 얼마나 멋진 시를 써낼까?"
"기대는 하지마요!ㅎ"
"기대는 안해. 그냥.. 약간의 설레임 정도?"
슬금슬금 일어나려는데 내 앞에 선생님이 보인다.
다시 엎드리자 또 등을 토닥여주신다.
"징어 서러웠어?"
간만에 듣는 징어 소리에 또 울컥 눈물이 나왔다.
또 훌쩍이며 울자 놀랐는지 더듬는 문학쌤의 목소리가 들렸다.
"ㅇ, 우리 징어가 ㅁ,마,많이 서, 서러웠구나.."
설마..백현쌤 로봇이에요..?
그 말에 고개를 젖자 선생님은 또 다시 나에게
다정하게 말해주신다.
"그럼 왜?"
"오늘 너무 한심해서요.. 제가 왜 뒤로 가ㅅ.."
겁나 또 눈물이 나와가지고 말도 멈추고 푹 엎드렸다.
겁나 눈물나는약을 먹었나 멈추지를못해..;
선생님은 말없이 나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오늘따라 참 다정하신 선생님들이다.
"징어야 일어나봐"
슬금슬금 눈치보며 일어나자 내 눈물을 닦아주신다.
겁나 이와중에 섬섬옥수셔ㅠㅠㅠ
"징어가 너무 미안했구나? 이 와중에 다른애들이였으면 뭘 그렇게 많이 붙잡고 있냐며 화낼텐데
징어는 착하네?"
순간 내가 유치원생이 된 줄 알았다.
다른 때였으면 제가 유치원생이냐며 막 웃었을텐데
오늘은 뭔가 칭얼거리고 싶다.
유치원생이 된 느낌이라고해야하나?
"제가 잘못한일이니깐요.."
"징어는 착하니깐 학년부장선생님이 지금 끝내신걸거야.
다른애들이였으면 오늘 교무실에서 살아야했을걸?"
그 말에 웃음이 나와 웃자 선생님은 다시 똥쌤으로 돌아오려한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 뿔나는데?"
그 말에 정색하고 선생님이 나눠주신 종이를 보자
앞에서 열심히 설명해주셨다.
"주제는 없어. 그냥 아무 시나 쓰면돼.
오늘 똥순이의 기분을 고려해 방학전까지 받을게."
"저 때문이 아니라 선생님 들어가는 반 전체 아니에요?"
"빼도박도 못하게 들켰네?ㅎㅎ"
선생님의 웃음에 마음이 풀어진 나는
선생님과 장난도 하고, 같이 시 주제도 생각해보다가 2교시도 훌쩍 지났다.
남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선생님인 것 같다.
<초코칩님이 주신 소재입니다♥>
오늘은 영어쌤이 너무 짧네요..?
다음편에 길게 써드릴게요ㅎㅎㅎ
오늘은 뭔가 우울하고 다정하고 좋네요?
다음편은 최고의 시간표.
무려 4개나 되는 날이죠!?
생과, 한문, 진로, 체육.
진짜 어마어마하다ㅎㅎㅎ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환영이랍니다.ㅎㅎ
암호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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