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보여
눈물이 고여
인간의 감정을 초탈한 자의 걸음걸이는 결연했다.
성자의 걸음걸이처럼.
품 안에 빛을 품은 자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눈을 감아도 길이 보였다. 아니, 감은 눈 속에 길이 있었다.
김종인. 그에게로 가야했다.
-종인
찬열이 떠난지 벌써 며칠이 흘렀다. 종인은 다시 약물에 취해 통제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의 의식은 그 전과 달랐다.
순백의, 초점을 잃은 고장난 카메라의 화면이 아닌,
도경수의 눈을 생각했다. 종인은.
동그랗고 까만, 그 속에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이 번뜩이는 눈동자를.
종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안에서 뚜렷한 행복의 형체를 찾아낼 수 없었다.
문득문득,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가 순식간에 진득한 검은빛의 수렁 속으로 삼켜지는 작은 별빛의 부스러기같은 감정들은,
도경수가 이제까지, 꾸역꾸역 삼켜내었던,
지독한 슬픔이었다.
종인은 찬열과의 대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GT에 대해서 들어봤겠지.'
'.....'
'반군에 합류하게 되면 너도 GT로 생활해야 하니까. 아마 타오든 종대든...'
'.....도경수는.'
'반군은 가디언을 취급하지 않아. 그들은...'
'......'
'...적에게 꼬투리가 되는 잠재적 인질이니까,'
'.....'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곳의 모든 센티넬들은 GT로 생활하지. 그들의 가디언의 피로 만든.'
'..그렇게 되면..'
다신, 볼 수 없는 건가.
종인은 뒷말을 삼켰다, 종인의 옅은 죄의식이 꿈틀거리는 말꼬리를 부여잡고 늘어졌다.
'....이제, 도경수도 행복해야지.'
거짓말을 하는 자의 마음도, 추를 메단 듯 무거웠다.
'..놔 줘라. 네 옆에 있어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 아닌 거 알잖아.'
눈을 감았다.
놓아버린 시각은 보다 또렷한 청각의 보조장치였다.
자신만 놓아버리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놓아버릴 것은,
나의 10년과, 10년을 빼곡히 채운 내 인생의 모든 애정이고, 그리고 그가 떠난 후 다시 공허하게 채워졌다 비워질, 나의 인생을 채울 10년 간의 감정이,
또 그후의 10년, 또 10년.
나의 인생이,
도경수가,
너무.
그 생각이 며칠 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
문뜩 떠오른 도경수의 검은 눈동자.
검은 잉크가 물에 퍼지듯, 머릿속에 순식간에 퍼져버린 그 이미지.
종인은 마침내 씁쓸한 미소를 띄웠다.
그 눈이 충만한 행복으로 가득 차, 온 힘을 다해 웃을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할것이라는 후회만이 남았다.
"...박찬열에게 전해."
"...."
"반군에 합류하겠어."
-경수
"....뭐?"
무전을 받은 종대의 표정이 구겨졌다. 무전기 반대편의 상대는 꽤 흥분한 것 같았다. 지지직거리는 무전기의 잡음과 한 톤 높아진 목소리의 부조화는 경수의 신경도 곤두서게 만들었다.
"..알겠어. 그럼 바로 병원으로 가면 돼?"
"...응. 그래. 알았어."
종대는 무전이 꺼진 후에도 멍하게 고요해진 무전기를 바라보았다. 무전기를 쥔 손에는 힘이 빠져나간 듯, 손목이 모로 꺾였다.
불편한 고요가 감돌았다. 그는 갑자기 녹슨 기계처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경수를 바라보았다.
다시 멍한 시선, 음산한 정적 속에서 경수는 모든 것이 꿰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종대는 느릿한 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리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경수는 뒤돌아 있지 않았다.
문을 열었다. 말했다.
"도경수, 심장 열러 가자."
심장이, 내려앉았다.
쾅-
문 경첩 하나가 빠져 나동그라졌다.
그 소리에도 종인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김종인!!!!!!!!!!!!!!!!!!"
제 이름을 부르는 찬열의 목소리에 종인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분노에 차 어그러진 찬열의 표정과 대조적으로 편안한 표정이었다.
"..너....!"
"왜 화를 내."
"네 말대로 했어."
"...뭐?"
"반군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도경수를-"
종인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 많은 숨,같은 사람의 이름을 담았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몰랐다.
"놔 주기로 했다고."
"미친새끼-"
찬열은 거칠게 욕을 내뱉었다. 그리곤 종인에게 다가가 그를 우악스럽게 붙잡아 일으켰다. 여전히 한 손으로는 백현을 안은 채였다.
"백현이, 형이네."
"미친 새끼, 정신 차려!!!!!"
"형은, 행복한가. 대답해봐, 형. 백현이 형."
"찬열은 종인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순식간에 끌려오느라 바짝 조여진 종인의 목에서 거친 소리가 뱉어졌다.
"....건드리지 마."
찬열에게 멱살을 쥐어잡힌 조인은 갑자기 음산한 목소리를 깔았다. 머리카락이 헝크러져 얼굴이 가려진 상태였다. 그 사이로 검은빛이 선명하게 번뜩였다.
"..니가, 니가 하라고 했잖아. 나보고, 도경수를 버리고, 행복하게, 씨발!!!"
"...."
"왜 이제 와서 지랄이야, 씨발. 내버려 두라고, 니네가 원하는 대로 했으니까!!!!!"
".....김종인.."
"GT든 뭐든 처먹는다고. 하라는 대로 한다고. 그러니까......!"
"......"
"도경수, 그 사람 좀. 행복하게...."
울컥 쏟아지는 감정은 종인의 말꼬리를 잡았다. 적나라하게 떨어질 것 같은 음성에 종인은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게 아니었어."
"..무슨 소리야."
"내가, 나도 몰랐다. 정말. GT, 그거.."
"똑바로 말해."
"도경수, 목숨값이다. 그거 만들면, 도경수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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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어제 글 안풀려가지고 혼자 찌질하게 속풀이한 잉그니가 왔어요~또 왔어요~
내 씅에 안차서 미친듯이 후려갈긴 글이 또 왔어요~아ㅏㅏㅏ
정말정말정말정말엑소사랑하는만큼정말죄송해요 이번 화에 상봉시키려고 저도 노력 많이 했거든요.....^^;;;;;
작가의 욕심으로 종대 분량을 추가시키느라..흑흑 정말 장담해요 다음화에는 카디 상봉 백프로1!!!!!!!!!!!1
안하면 진짜 와 뭐걸지 그래 종대걸고 맹세할게요 다음화에 카디 만납니당 그것도 찐하게^^****
여러분의 댓글이 정말 힘이 많이 되요!!! 이거 쓰구 이제 답글달려 가야징^^ 여러분 댓글 확인하고 글 쓰니까 힘나서 쑥쑥 쓴득^^
이번화에 카디 상봉 기대하고 오신분들 정말 죄송하고요..^^ 싸랑해여 더럽THE LOVE
+얽 맞다 맨 처음에 쓰인 두줄 글 그거
종현님의 '할렐루야'라는 노래 가사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