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 지랄이야
"맞다, 여주씨! 여주씨네 아파트에 연예인 왔다는 소문 돌던데." 점심 시간, 동기인 유비씨와 회사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중이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밥이 거의 바닥이 보일 때 쯤, 유비씨는 꽤나 흥미로웠던지 차분하지만 평소 성격대로 어딘가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연예인? 유비씨 어디서 이상한거 주워 들어왔네, 또. "뭔 연예인이 이런 동네를 와. 잘못 안 거 아니야?" "아니야. 아까 회사에서 들었는데? 이 대리님이 무슨 연예인이 탈 거 같은 벤이 새한 아파트에 멈추는 거 봤대. 새한 아파트 여주씨네 집이잖아." "그래?" 말을 마치고 국물을 떠먹는 내 모습을 본 유비씨는 뭔 놈의 계집애가 반응이 그렇냐며 툴툴거렸다. 그런데 정말 관심 없는걸 어떡해. 지금 이 나이에 연예인 본다고 날뛰기를 해, 뭐를 해. 나는 말이다, 지금쯤 내 자리에 산더미만큼 쌓여있을 보고서를 생각하니, 음식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다고. 그 생각을 하자 또 다시 한숨이 푹 나왔다. "여주씨, 오늘 안에 그 보고서 다 작성해서 내 이메일로 좀 보내줘." "네, 부장님.." 망할 부장 새끼. 이 많은 양을 오늘 안에 어떻게 해. 째깍째깍, 잘도 가고 있는 시계를 바라봤다. 5시 48분. 퇴근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는 시간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겉옷을 입고는 갈 채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 야근 확정이구나. '여주씨, 파이팅 해!' 누구라 할 거 없이 나가는 사람마다 내 어깨를 팡팡 두드리며 입 모양으로 파이팅! 하며 두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네..파이팅...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안녕히들 가세요...! 내 인사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보고는, 사람 좋게 웃어 보이던 상사, 동기들이 다시 등을 돌렸다. 씨.. 매정한 것들. 도와준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 하지? 맨날 나만 갈굼 당하고...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 같았다. 이걸 언제 다 해 진짜... "울고 싶다 진짜....오늘 10시 안에는 갈 수 있겠지..?" 말려오는 피로감에 책상에 손을 올려 마른 세수를 한 번 하고 눈을 부릅, 뜨고는 노트북을 들여다봤다. 그래, 9시까지는 끝내자. 제발. 할 수 있다 김여주! 아자 아자! 잠깐 정신을 놓으면 금방이라도 감길 것만 같은 눈을 억지로 뜨고는, 자판기 커피를 홀짝홀짝 마셔가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트북만 보고 있으니 어느새 끝이 보였다. "확인...끝났다...!" 으어.... 확인 버튼을 클릭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책상에 쿵, 하고 엎드렸다. 엎드린 상태로 눈을 돌려 시계를 보자 9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9시 전에 끝냈다... 뻑뻑해진 눈을 비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러다 자칫하다간 여기서 잠들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얼른 집에 가서 잠이나 자야지, 이러다 수면 부족으로 죽을 거 같다. 버스에 내려서 걷고 있으니 어느새 집 앞이다. 시계를 보자 9시 45분. 그래도 10시 전에는 집에 도착했구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니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하는 게 눈에 보였다. 어, 잠시만요! 재빠르게 버튼을 누르자 곧 닫힐 거 같던 문이 스르륵 다시 열렸다. 세이프! 다행이다. 뿌듯한 마음에 미소를 짓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고맙다는 뜻으로 대충 앞에 있는 남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층 버튼을 누르려 하자 이미 눌러져 있는 버튼. 슬쩍, 고개를 올려 옆에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우리 층에 이런 남자가 살았나. 뭐 알게 뭐야. 다시 고개를 내려 앞을 쳐다보니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야."
".....네? 저요?" "그럼 여기 엘리베이터 안에 너랑 나밖에 없는데 누구겠어요." 위에서 들려오는 꽤나 낮은 음성에 고개를 휙휙 저어 누가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이 엘리베이터 안에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나를 보고 있는 남자와 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믿기지 않아, 저요..? 라며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럼 여기 엘리베이터 안에 너랑 나밖에 없는데 누구겠어요. 란다. 뭐야, 이 싸가지는. 눈꼬리가 찍 하고 올라간 남자는 생긴 거답게 굉장히 싸가지가 없었다. 아니, 싸가지를 넘어서서 띠꺼웠다. 아, 사람 생긴 거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되는데. 그나저나 초면에 반말? 허, 야근까지 해서 가뜩이나 짜증 나 죽겠는데, 신경을 박박 긁어오는 남자의 말에 나 역시 말이 좋게 나갈 리가 없었다. "왜요." 나도 놀랄 정도로 짜증 섞인 말투에, 남자는 내가 이런 반응일지 몰랐는지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웃겨. 자신이 한 행동은 생각하지도 않고 친절을 바란다는 건가. 그런 마인드라면 딱 질색이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내게 물었다. "여기는 또 어떻게 알았어." "뭘요." "허. 이번엔 모르는 척이냐? 숙소 어떻게 알아냈냐고. 진짜 빠르네." "아까부터 자꾸 무슨....." "딱 봐도 20살 된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부모님이 걱정하신다. 좋게 말할 때 집에 가라." "..........""뭘 쳐다만 보고 있어. 사생 진짜 극혐 하니까 꺼지...아니, 하....가라고 좀."
20살 된지 얼마 안 된.... 참 나, 내가 그렇게 어려 보인단 말이야? 누가 봐도 내가 너보다는 많을 거 같은데. 어린놈이 아까부터 반말 찍 찍 하는 게 영 거슬렸다. 심지어 욕까지 하려 했던 모습에 이미 눈살이 잔뜩 찌푸려졌다. 어린놈의 새끼가 반말하는 것도 모자라서, 뭐? 꺼져? 자신도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내뱉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고쳤지만 이미 다 들었단 말이다. 그리고 사생? 숙소는 뭔, 지가 연예인... 잠만, 연예인? 점심시간에 꽤나 흥분된 상태로 말하는 유비씨의 모습이 번뜩 생각났다.'맞다, 여주씨! 여주씨네 아파트에 연예인 왔다는 소문 돌던데.'
그러니까,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매서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이 남자가 오늘 우리 아파트로 이사 온 연예인이고, 나를 지 사생으로 착각하고 있다, 뭐 이거야? 아니, 내가 그렇게 할 일 없어 보이나. 이 나이 처먹고 그 지랄 떨고 있게? 헛웃음이 나온다. "야.""야?"
"연예인인 거 같은데 인성 좀 고쳐. 초면에 반말하는 건 어디서 배운 예절이야? 그러다 내가 인터넷에 올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 "네가 누군지 나는 잘 모르겠고. 그래서 더더욱 네 팬은 아니고." 시원하게 할 말 다 하고 있으면 멍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모습. 이제서야 내가 지 팬이 아니란 걸 알았나 보다. 아니면 아직도 모르는척하는지 사생이라 생각하나. 딱 마침 띵, 하고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우리 집 현관문 앞에 서서 도어록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아직까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에게 피식, 웃으며 한마디 툭, 던지고 집으로 쏙 들어왔다. "존나 잘나가시나 봐요." ".........." "아주 이웃 주민 전부 지 팬이라 할 기세네."***
아직도 이렇게 쓰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흑흑ㅠㅠ 뭔가 고쳐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셔요! 왕초보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아! 그리고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ㅜㅜㅜ혹시...글자 색 바꾸는 거 어떻게 하는지 아시나요ㅠㅜㅜㅜㅠ알려주실 천사분 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