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 지랄이야
"사과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어제 순영이가 무례하게 대했던 점,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순영이도 충분히 죄송해하고 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이 사과,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보니까 꽤 유명한 거 같던데. 인터넷에 올린다는 말 때문에 무서워서 사과를 하러 오신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미안해서 사과를 하러 오신 건지. 구분이 잘 안가네요." "...그야 당연히 진심....." "그리고, 제가 사과를 받고 싶은 건 그쪽이 아니라 그 순영이라는 사람한테 받고 싶은 거예요. 나한테 죄송은 하다면서 여기까지 와서 사과할 정도로 죄송하지는 않은가 보네요?" 조소가 섞인 여주의 말에 승철은 말문이 턱, 막혔다. 어제 순영이와 얘기할 때부터 알아는 봤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세다. 여주는 자신의 말에 뻥쪄서 아무 말이 없는 승철을 보다 미련 없이 다시 문을 닫았다. 아니, 닫으려 했다. 이번에도 급하게 문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 승철에 의해 여주는 아까와 같이 문고리를 놓았다. 그리고는 그의 행동에 짜증이 난 여주가 인상을 찌푸리고는 아 진짜, 손 다친다니....! 라며 걱정 섞인 짜증을 내뱉자,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은 승철이 여주의 손목을 잡았다."그러니까 가요. 내가 여주씨 사과받게 해줄게요."
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나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결국 여주는 승철의 말에 홀린 듯 집을 나섰다. 그리고는 현재, 세븐틴 숙소 현관. 현관에 서서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숙소 안 내부를 둘러보던 여주는 이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여기를... 아니야. 그래, 사과는 받아야지. 그럼! 밥 먹고, 사과받고, 바로 나오면 되는 거야. 그럼 그럼. 고개를 하염없이 끄덕이는 여주를 이상하게 쳐다보던 승철은 들어와요. 라며 숙소 안으로 들어섰다. 승철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맛있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어,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부은 눈으로 식탁에 숟가락을 내려놓고 있는 민규와,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부엌을 나온 석민이 여주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얼떨결에 같이 고개를 숙인 여주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민규와 석민, 그리고 승철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소개는 좀 이따 하고, 일단 앉아 있어요. 곧 애들 나올 거예요. 라고 말을 마친 승철이 먼저 식탁 의자에 앉았다. 아... 되게 어색하네 진짜. 앉아서 뻘쭘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왜 이렇게 시끄...헐, 안녕하세요...!"
잠귀가 밝은 찬이 언제 깼는지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방 문을 열고 나왔다. 그러다 자신들의 숙소 식탁 의자에 앉아 깜짝 놀란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주의 모습에, 자신 역시도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다가 급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심히 밝은 인사성에 괜히 자신도 서서 인사를 건네야 하나 고민되는 여주. 하지만 다행히도 찬이, 어제 순영이 형.... 맞죠..? 라며 먼저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바꿔 인사는 패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싸가지의 이야기라는 거. "아... 예, 뭐..." "근데 저희 숙소엔 웬일이세요?" "아........" "어제 일 사과드릴 겸 식사나 대접하려고." 여주에게 물어본 찬의 질문을 대신 답해준 승철에 여주는 안도했다. 사실, 너 여기 왜 왔니?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본다면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밥 먹으러 왔어요. 라고 대답한다면 너네 집에서 처먹지 왜 우리 숙소까지 와서 지랄이야, 하면 할 말 없고. 그렇다고 싸가지한테 사과받으러 왔어요. 하면 ㅋ? 사과? 지랄 똥 싸네 꺼져 하면... 시발 화나네. 그대로 식탁 엎고 집 간다, 진심으로. "저기!" "ㄴ, 네?" "계속 불렀는데... 되게 생각할 게 많으신가 봐요." "아.. 그냥 뭐... 근데 왜요?""순영이 형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모르는 사인데요." 어느새 식탁 앞에 앉은 석민의 질문에 0.1초 만에 대답했다. 내가 그 싸가지랑 아는 사이라고? 참나. 아는 사이긴 개뿔. 여주 답이 예상외 답변이었는지 한참을 웃던 석민은 다시금 여주에게 질문을 하려 입을 열었지만 승철의, "야, 이석민. 딴 소리 그만하고 가서 애들이나 깨우고 와." 라는 말에 착한 석민은 알겠다며 의자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 사람들이 다 오지도 않았는데 밥을 먼저 먹는 건 너무 예의 없어 보이겠지. 아니, 사람을 일찍 불렀으면 그에 맞게 다른 사람들도 다 일찍 깨워 놓던가, 아니면 나도 늦게 부르던가 해야지, 왜 손님이 기다리고 있는 거냐고. 아, 또 화나네. 나 이 정도면 분노 조절 장애 수준인데. 별 이상한 생각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방안에서는 남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식탁 쪽으로 오다 나를 보고 안 놀란 사람이 없다. 아니, 내가 무슨 귀신이냐. 뭘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라. 몇명은 스케줄 갔다고 했고... 대충 다 왔나 싶었는데 순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여튼, 싸가지는 여기서도 문제구나. 그러다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싸가지가 나왔다."우리 오늘 반찬....."
".........." "....? 쟤 뭐냐?" 순영은 눈을 비비며 나오다 여주랑 눈이 마주치고 표정을 굳혔다. 그러고는 자신의 멤버들에게 여주를 가리키며 물었고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표현 방법으로 모른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여주는 자신을 가리키는 순영의 손가락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린놈이 진짜.... 마음만 같아서는 지금 당장 가서 손가락을 확 꺾어 버리고 싶다만 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참자 참아."쟤 뭐냐고. 쟤가 왜 우리 식탁에 앉아있어."
"야. 늦게 왔으면 닥치고 앉아. 너 때문에 다들 밥 못 먹고 기다리는 거 안 보여?" "네가 뭔 상관이야 시발." "말끝마다 욕이네 저게." 순영과 여주의 신경전에 다들 눈치만 보고 있었다. 여주는 순영을 노려보다 시선을 돌려 슬쩍 남자들을 쳐다봤다. 아.. 내가 껴서 괜히 분위기 다 망쳤네. 미안하게. 뭐... 사과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안 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히 저 때문에 분위기 망쳐서 죄송합니다. 그럼 맛있게들 드세요." 꾸벅, 고개를 숙이고 현관으로 걸어가려 하자 손목이 붙잡혔다. 뒤를 돌아보니 오늘 나를 데려온 남자였다. 어쩌자는 거지. 잡았으면 말이라도 하던가. 아무 말 하지 않는 남자가 답답해져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왜요?" "어디 가요." "집이요." "밥 먹고 가요." "됐어요. 괜히 저 때문에 분위기만 망친 거 같아서 지금 충분히 미안해요. 밥은 먹은 걸로 할게요. 고마워요." 다시 한 번 더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자 잡아당기는 힘에 다시 남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큼, 먹은 걸로 한다니까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난 대체 꿀 같은 아침잠을 포기하고 여기 왜 온 것인가. 저를 바라보고 있는 여주를 가만히 쳐다보던 승철은 여주의 어깨를 잡아 돌리고는 다시 식탁 앞에 앉혔다. 승철의 행동에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승철을 바라본 여주. "지금 이게 무슨....." "먹은 걸로 하는 게 세상에 어딨어요. 먹었으면 먹은 거고, 안 먹었으면 안 먹은 거지. 먹고 가요. 국 다시 데워서 드릴게요." 허... 참. 헛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 자리, 굉장히 불편하다. 남자들은 아까부터 나만 보지. 심지어 아직 식탁 의자에 앉지도 않고 서 있는 싸가지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오, 저걸 진짜. 눈깔을 확 그냥!"나 쟤 있으면 밥 안 먹어."
"먹지 마." "아, 형!" "시끄러워. 밥 먹을 거면 빨리 앉고, 안 먹을 거면 방 들어가. 정신없어." 남자의 말에 싸가지는 씩씩 거리더니 자리에 앉았다. 풉, 뭐야. 생각보다 말을 잘 듣네? 아직도 화가 안 풀렸는지 나를 노려보며 밥을 먹는 싸가지를 보며 하마터면 크게 웃을 뻔했다. 무슨 사춘기 소년이야 뭐야. 근데 되게 맛있다 이거. 요리 되게 잘하네."입맛에 좀 맞으세요?"
"네. 너무 맛있어요. 요리 되게 잘하시네요." "아니에요 뭘. 아, 근데 이렇게 집까지 초대 해놓고 아직 나이도 모르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나이가...." "95년생이요. 올해 스물다섯." 말을 끝내자 시선이 이쪽으로 몰린 게 느껴진다. 남자들이 다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내 나이가 그렇게 충격적인가. 하긴, 웬만하면 사람들 모두 제 나이로 나를 안 보긴 하지. 근데 밥 먹는 것도 멈출 정도로 충격적인가."미쳤다.... 스물다섯이요?"
"네." "와, 진짜 동안이다. 형들이랑 동갑이네. 잘하면 고등학생으로도 보겠어요." "뭐, 가끔." 마지막 질문에 대답하며 싸가지를 쳐다봤다. 어때, 네가 생각한 나이가 아니지? 어디서 누나한테 대들어, 대들긴. 어린놈의 새끼가 말이야. 아무리 순영이 나이가 많아도 저보다 어릴 거라고 확신한 여주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눈이 마주친 순영의 반응은 저가 생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제 나이를 들은 순영의 반응은 제 눈을 피한다거나,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싸가지 없게 대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실제 제 나이를 들은 순영의 반응은,"생긴 건 좆고딩이면서 나이는 더럽게 많이 처먹었네."
상상 그 이상의 싸가지를 저에게 보여줬다.***
제목 바꿨는데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저도 암호닉을 받아볼까해요! 혜택은...음..완결 후에 텍파 정도면 혜택이 될까요...? 아무튼! 제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수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