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이야
"그럼 가요."
씩, 웃으며 친절히 현관문을 열어주는 승철의 행동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 여주가 밖으로 나가다 다시 뒤를 돌아보자, 여전히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순영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니 바로 피해 버리는 순영에 더 눈을 뗄 수 없었다. 어딘가 모르게 평소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과 조금 다르다고 느껴졌다. 참나 무슨.... 괜히 의미 부여야 김여주.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쾅,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여주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옆에 있던 가방을 들고 술집을 나왔다. 주체할 수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대충 닦으며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었다. 뒤에서 계속 불리는 자신의 이름을 애써 무시한 채 그렇게 계속해서 걷는데 급하게 손목을 낚아 채가는 손길에 힘 없이 몸이 돌아갔다."야! 너 진짜 이럴 거야? 뭐 하는 거야 지금. 너 때문에 분위기 이상해졌어. 일단 돌아가."
".........." "힘 주지 마. 빨리 가자고!" 자신을 나무라는 남자에도 대꾸하지 않고 그저 잡힌 손목을 빼내려고 노력했다. 울컥, 중간중간 올라 오려는 감정에 심호흡을 하는데 그런 여주는 보이지 않는지 억지로 힘으로 여주를 끄는 남자에 여주도 참기 힘든 듯 눈물이 잔뜩 섞인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 "놔, 제발..." "너 진짜 왜 이래? 어린애처럼?" "...뭐라고? 어린애? 너 진짜......" "일단 가. 다들 기다...." 남자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잡힌 팔을 뿌리친 여주는 어느새 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내가 왜 이런 새끼 때문에 울어야 해.... 여주의 눈물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질린다는 눈빛으로 한숨을 내쉬며 여주를 내려다 본 남자는 답답하는 듯 머리를 쓸어 넘겼다. 뭐, 왜. 뭐가 문젠데. 이런 상황이 그저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한 남자를 보자 여주는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은 기분이 들었다. "....왜. 이제는 어리고 예쁜 여자친구 아니라서 창피하다며. 더블데이트하는 내내 비교질 했잖아. 그럼 내가 그거 다 참고 계속 그 자리에 있었어야 하는 거니?" "하..... 그렇다고 중간에 뛰쳐나가? 네가 애야? 진짜 사람 이상하게 만들지 말고 일단 가, 자격지심 부리지 말고." "자격지심? 그래 자격지심 맞나 보다. 그렇게 예쁘고 어린 여자친구 원하면서 그동안 나 어떻게 만났니? 정우 씨 여자친구랑 내내 비교 질하고, 난 계속 기분 상하고. 그리고 뭐? 내가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어? 네가 계속 비교질 할 때 눈치 보던 정우 씨랑 정우 씨 여자친구는 보이지도 않았겠지." "야, 그럼 나는 할 말 없는 줄 알아? 너는 직업도 괜찮은 애가 이 나이 먹고 어떻게 명품 하나가 없냐. 나이를 먹었으면 눈치껏 이런 자리에는 명품 하나 정도 사서 입든, 메든, 신던 했었어야지. 남자친구 쪽팔리게 하려고 작정했어?" 말다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도망치고 싶었다. 자신이 여태 이 남자의 어디를 보고 만난 건지,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기억을 없애서라도 이와의 만남을 없던 일로 하고 싶어졌다. 내가 왜 이런 새끼 때문에 울고, 감정 소비하고.... 참. 남자의 마지막 말에 헛웃음을 짓던 여주는 또다시 흘러내리려 하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무조건 참아, 김여주. 앞에서 흘리는 눈물이 아까운 거야. 쪽팔린 거야. "....언제는 이런 거 안 바라서 좋다며?" 여주의 말에 상황에 맞지 않게 웃음을 짓던 남자는 조소를 띠었다."야ㅋㅋㅋㅋㅋㅋ너 솔직히 말해ㅋㅋㅋ 너보다 예쁘고 어리니까 짜증 난 거지?"
"너 진짜 끝까지....!""아, 시발. 진짜 듣다 듣다 못 들어주겠네."
어....? 싸가지..? 갑작스러운 순영의 등장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흰색 마스크를 끼고 있어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그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과 그에 맞지 않는 욕설은 싸가지가 분명했다. 근데 얘가 왜 여기.... 아... 그제야 자신의 집 근처라는 걸 깨달은 여주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이런 새끼였다는 것보다, 이런 새끼랑 사귀었다는 사실을 순영이 알았다는 게, 소름 끼칠 정도로 싫고 수치스러웠다. 비웃겠지. 날 뭐라 생각하겠어. 싸가지 앞에서 있는 센 척이란 센 척은 다 했는데 형편없는 남자친구한테 이런 취급이나 당하고 살고. 수치스러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여주를 자신의 뒤로 보낸 순영은, 여주 앞에 서서 남자와 마주했다. 마스크로 덮여진 순영의 얼굴이라 눈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유독 오늘따라 더 사나워 보였다. 순영과 눈이 마주친 남자는 순영의 매서운 눈빛에 흠칫, 몸을 떨더니 곧바로 자신도 눈을 치켜떴다."너 뭐야? 뭔데 껴들어?"
"한 마디만 더 해." "뭐?" "진짜 아가리 터뜨리기 전에 한 마디만 더 하라고 이 새끼야." 갑작스러운 순영의 욕설에 남자는 또다시 몸을 떨었다. 이 싸가지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얘 연예인이잖아. 이러다 진짜 큰일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여주는 급하게 자신을 등지고 있는 순영의 허리춤 옷을 붙잡았다. 그만하라는 일종의 신호였다. 하지만 순영은 여전히 시선은 남자에게 머무른 채로 손을 뒤로하여 여주의 손을 잡아 내렸다. 자연스레 마주 잡은 손에 놀란 여주는 눈을 크게 뜨고 얽혀 있는 자신의 손과 순영의 손을 내려다보다 고개를 올려 순영의 얼굴을 바라봤다. 여전히 눈매는 사나웠다."이제 가라 너."
"...네가 누군데 아까부터.....!" "아가리 터지고 싶다고?" 하면서 여주와 자신의 마주 잡은 반대 손을 들어 올리려 하자 으아! 비명을 내지르며 두 팔을 올려 머리를 감싸는 남자. 그러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감은 눈을 슬며시 뜨더니 계속해서 살벌하게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순영에 급하게 뒷걸음질 치다 ㄱ.. 김여주! 너, 너! 내가 연락하면 그때 다시 얘기해! 라는 보기에도 한심스러운 말을 남기고는 앞을 보고 뛰어 어느새 골목으로 사라졌다. 그런 자신의 남자친구의 뒷모습을 아무런 감정 없는 눈으로 응시하던 여주는 고개를 숙였다. 한참을 말없이 고개 숙인 여주를 내려다 본 순영은 여전히 마주 잡고 있는 손을 이끌었다."집에 가자, 이제."
자신의 손을 이끄는 순영에 못 이긴 척 따라가는데, 나름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지만 몸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은 여주는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아... 진짜 왜 이래 오늘....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릴 거 같아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싸가지 앞에서 별 모습을 다 보여주네 진짜... 여주의 행동에도 별 표정 변화가 없던 순영은 여주를 따라 그대로 쭈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췄다.그리고 아무 말도 꺼내지 않고 그저 여주만 바라본다. 쪽팔려 진짜... 이런 모습들을 보여준 것부터, 순영이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욕해준 것도 고맙고 미안하지만 너무나 부끄러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3년 사귄 남자친구가 그런 새끼였다는 것보다, 싸가지가 나랑 그런 새끼랑 사귄 걸 알게 된 사실이 미치도록 쪽팔리고 수치스러웠다. 이상하지 참. 그게 뭔 대수라고. 싸가지랑 내가 무슨 사이라고. 그렇게 서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지 5분쯤 지났을까, 눈물 섞인 여주의 음성이 밤 하늘을 낮게 울렸다. "미안해." "....뭐가." "그냥... 괜히 나 때문에. 너 연예인이잖아. 이런 거 조심해야 하는 거잖아...." 순영에게 미안한지 눈도 못 마주치고 소리 없이 뚝뚝 눈물만 흘리던 여주를 가만히 바라보던 순영은 그대로 여주의 얼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내린다. 그런 순영의 행동에 순영을 멍하니 바라보는 여주. 순영은 여주의 시선에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아직까지 쭈그려 앉아 있는 여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까지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 한 채로 순영을 올려다보는 여주.
"됐으니까 일어나."
".........." "그러고 있으니까 다리 엄청 저리네." 어색하게 내밀어진 손에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머뭇거리고 있는데 순영이 그런 여주의 손을 잡아채 일으켰다. 그러고는 집 쪽으로 먼저 걸어가버린다. 여주는 순영의 행동에 뒷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급하게 순영의 옆으로 뛰어갔다. 엘리베이터는 정적 속에 기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여주가 고개를 돌려 순영을 올려다봤다. 여전히 무표정으로 앞에만 보고 있는 순영. "........안 궁금해?" "뭐가." "아까 무슨 상황인지..." "어. 안 궁금한데." 순영은 계속해서 앞에만 보고 대답했다. 단호한 순영의 대답에 멍하니 순영의 얼굴을 바라보다 시선을 앞에다 준 여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아까 걔, 대충 눈치는 챘겠지만 내 남자친구야. 사귄 지는 3년 정도 됐고." 여주의 말에 순영은 그제야 여주를 내려다봤다. 시선이 느껴졌지만 딱히 올려다보거나 그러진 않았다. 담담히 말을 이어가던 여주는 울컥, 하고 올라오는 감정에 입을 다물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진짜 그런 줄 알았는데. 분명 아까 싸가지가 먼저 신경이 쓰여서, 도망가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보고도 딱히 별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서. 진짜 괜찮은 줄 알았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여주는 호흡을 내뱉고 다시 한번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열었다. "오늘 오랜만에 데이트나 하자 해서 나간 거였거든. 3년이나 사귀었는데, 오랜만에 본다 생각하니까 좀 설레더라. 그래서... 내 옷 중에 제일 예쁜 옷이랑 제일 예쁜 가방이랑... 제일 예쁜 구두 신고 나간 거였는데......"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만 말해." "갔는데 걔 친구랑 친구 여자친구가 있는 거야. 그 여자분 엄청 예쁘더라. 나랑 다르게 어리고, 예쁘니까... 괜히 주눅이 들더라고. 근데 남자친구라는 놈은 옆에서 계속 비교질이나 하고. 참았어. 계속 참았는데...." 그만 말하라는 순영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눈물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툭, 하고 떨어져도 손등으로 거칠게 닦았다. 계속해서 그렇게 여주의 음성이 엘리베이터 안을 울리는데,순식간이었다. 순영이 여주를 안은 건. 여주의 눈이 커지고 갈 곳을 잃은 두 손은 허공을 떠다녔다. 그러고 있으면 순영의 손이 여주의 등에 조심스럽게 안착하더니, 놀라지 않게 아주 천천히 토닥였다. 저를 다독이는 그 손길이 꼭, 그냥 울어도 된다는 뜻인 거 같아서, 그래서 울었다. 아무래도 3년이란 시간이 꽤나 긴 시간이었나 봐. 이렇게 많은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그 일이 있고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솔직히 말해 아직 다 잊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는지 전보다 덜 생각 나는 건 사실이다. 다음날 전 남자친구한테 계속해서 많은 연락이 왔지만 보지도, 받지도 않았다. 좋은 놈이 아니란 건 알지만 내 성격이라면 받아주면 끝도 없이 받아줄게 뻔해서 그냥 연락 오자마자 차단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 그리고 싸가지랑은 그날 이후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이랑은 종종 마주쳤는데 옆집에 사는 게 맞는지 궁금할 정도로 그림자조차 본 적이 없다. 그날 싸가지 품에 안겨 한참을 울고 정신을 차리고는 고맙다는 인사 없이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왔었던 거 같다. 솔직히 어이없었겠지. 그 이후 몇 번이나 옆집에 가서 초인종을 누를까 말까 고민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내가 못 된 거지 뭐. 오늘도 부장님이 정리하라는 자료 때문에 10시가 넘은 시간에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탓에 여주는 급하게 뛰었다. 저, 잠시만요! 여주의 애타는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다행히도 거의 닫혀가는 문은 다시 열리고 있었다. 숨을 돌리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려 하는데, "갑사합니......"".........."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순영과 눈이 마주쳤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려던 여주의 발이 멈췄다. 갑작스러운 마주침에 당황한 듯 여주는 멍하니 순영을 바라봤다. 순영도 그런 여주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조금 기나긴 그 정적을 깬 건 순영이었다. "뭐해. 안 타?" "아, 어, 타." 순영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여주는 엘리베이터를 올라탔고 힐끔, 올려다 본 순영은 자신이 신경도 안 쓰이는지 시선조차 두지 않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말하지 못할 거 같다는 생각에 어렵사리 먼저 입을 뗐다. "저기, 인사가 많이 늦었는데... 저번에 정말 고마웠어." ".........." "도움을 받았으면 인사하는 게 예의니까.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야," ".....?""이제 좀 괜찮냐."
싸가지에게 들려오는 말은 다름이 아닌 걱정 섞인 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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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하늘
오늘도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댓글은 글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흔적 남겨주세요! 오늘편에서 둘 사이가 한층 더 가까워졌겠는 걸요! ㅎㅎ 신난당! 다음편은 반응 연재 가겠습니다! 댓글 5개 넘으면 바로 가져 올게요! 이랬는데,,막 댓글 한 개도 안 달리고 그러면,,,어쩌지,,,,
다들 어하루 보시나요? 사실 저는 하루가 더 좋지만 쓰레기 남친 역에는 백경이 너무 제격인듯...ㅋㅋㅋㅋ한 번 출연 시켜 봤습니다!ㅋㅋㅋ
🐯오늘의 관전 포인트🐯
1. 여주 말에 감동 받은 세봉이들 2. 쑨영이의 눈빛에 의미는...? 3. 저런 남자친구 만나면 안 돼요 4. 스케줄 끝나서 벤에서 내린 순영이 숙소로 들어가려다 여주 발견 5. 평소 성격대로 자기 연예인인 거 자각 못 하고 욕부터 박은 쑨영 6. 자연스레 마주 잡은 손들...🧡 7. 여주 생각해서 무슨 상황인지 궁금하지만 물어보지 않는 쑨영 8. 말하면서 힘들어 하는 여주를 보고 그만 말하라는 쑨영 9. 여주가 울자 안아서 토닥토닥 10. 한 달 후 만남은 첫만남과 동일하게 엘리베이터에서 11. 끝까지 여주 걱정 뿐인 권순영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