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에 교대 원서를 내고 슬슬 정시 면접을 준비하려고 할 쯔음이었어.
면접을 1월 중순 쯤에 보니까 기출이나 예상 문제 보면서 어떻게 대답할건지 혼자 고민하면서 공부하고...
근데 하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더라. 아무래도 수능이 끝나고 나서는 '공부' 가 내게서 멀기도 했었고, 혼자 준비하는거다 보니...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물어볼 곳이라고는 인터넷 밖에 없으니.
민석쌤이 도와줄 건 없냐고 묻는데, 솔직히 괜히 내 입시 때문에 시간 뺏기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잘 하고 있다고 안심 시키고 그랬었어.
왜냐하면 민석쌤도 새해가 되고나선 바빠 보였거든. 면접 준비를 하다가 가끔 피곤하거나 힘들 때 민석쌤한테 연락하면 몇십분 있다가 답장을 하기도 하고,
전화를 걸면 통화중이란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그냥 그런걸 통해서 아, 민석쌤이 많이 바쁘구나. 하고 생각했었지.
그래도 그 때까진 섭섭하거나 이렇진 않았거든. 나도 면접 준비 때문에 가끔 연락하고, 얼굴도 자주 못 보고 이래서 미안한 마음이 더 컸으니까.
< 뭐해요? >
< 힘들다 ㅠㅠㅠㅠㅠ >
< 면접 준비하는데 볼 게 왜 이렇게 많은지 ㅠㅠㅠ >
< 오빠~~~~ >
< 보고싶어요!!! > 19 : 57
< 민석아!!! >
< 김민석!! >
< 응답하라 김민석!! > 20 : 20
기본 20분이 넘는 기다리는 시간 ㅠㅠ 민석쌤 답장 올 때까지 멀뚱멀뚱 폰만 보고 있다가 또 슬쩍 폰 확인하고 ㅋㅋㅋ
우리 민석쌤은 왜 이리 답장이 없나 ㅠㅠ 뭐하길래 이렇게 바쁜가...
[ 미안 ]
[ 이제 봤네 ]
[ 학원 문제 때문에 누구랑 얘기 좀 한다고. ]
[ 미안해 여주야 ㅠㅠ ] 20 : 30
< ㅠㅠㅠㅠㅠ괜찮아요ㅠㅠㅠㅠㅠ >
< 바쁜데 괜히 내가 귀찮게 한거 아니에요? >
< 요즘 많이 바쁜가 보네 ㅠㅠㅠ >
[ 응 학원 문제 때문에 ]
[ 정신이 하나도 없어. ]
[ 미안해. ]
[ 면접 준비하고 있어? ]
[ 도와줄 수 있는게 없어서 미안하네. ]
< 뭐가 미안해요 ㅠㅠㅠㅠ >
< 어차피 나 혼자서 해야 되는건데. >
[ 그래도 내가 도움 줄 수 있는게 있음 좋을텐데 ]
[ 연락도 자주 못하고... ]
< 에이~ 괜찮다니깐 ㅋㅋ >
그래도 결국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민석쌤 때문에 또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ㅋㅋㅋㅋ
내가 더 미안해지더라고. 괜히 학원 문제로 바쁜 사람한테 내가 귀찮게 한 건 아닌가, 하고...
근데 좀 궁금하더라고? 학원 문제라니까... 그래도 나중에 말해주겠거니 싶어서 그렇게 짧은 카톡을 마치고 다시 면접 준비를 했지.
면접 보러 가기 전까지 한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인가.
학원에서 전에 다녔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대 면접 준비를 도와준다고 해서 삼일정도 학원에 나가게 됐어.
민석쌤한테 학원에 다시 간다고, 우리 학원에서 몰래 사겼던 때 생각난다고 하니까 민석쌤이 웃음기 있는 목소리로
[ 내가 학원가서 티 낼까? 너 곤란해지게. ]
이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바쁘다면서요. 학원 올 시간도 없잖아요. "
내가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하니까 민석쌤이 그 정도 시간은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이구. 내가 됐다면서, 바쁜 일이나 얼른 해결하라고 그랬지. 내가 교대 면접 준비할 쯤부터 해서 계속 바빴으니까 ㅠㅠㅠ
무슨 일인지 묻진 못했고, 민석쌤도 그냥 학원 일이라고 그랬으니까 그럴려니 하면서...
어쨌든 학원에 가서 실전처럼 학원 선생님들 앞에서 모의 면접을 보고 그렇게 준비를 하는데...ㅠㅠㅠㅠ
모의면접인데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두근거리고... 손도 벌벌 떨고. 모의면접이라고 아무리 속으로 되새겨도 쉽게 진정이 안 되더라.
묻는 질문에는 자꾸 당황해서 말도 더듬고... 나도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학원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그러는거야.
" 여주야, 너 너무 떤다. 어차피 연습인데 왜 이렇게 떨어? "
" 아...아... 그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 "
" 그래. 심호흡 한 번 하고, 다시 해보자. "
" 네... "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떠오르기 보다 머리가 멍해지는게 먼저였어.
속이 울렁거리고... 연습에서도 이러는데 실전에선 얼마나 더 당황할까. 뭔가 눈 앞에 미래의 내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았어.
그러니까 더 벌벌 떨고. 선생님이 결국 한숨을 쉬더라. 그것도 교수님이 한숨을 쉬는 모습으로 오버랩되고...
아, 서여주. 너 진짜 왜 이러냐. 정신차려. 이건 연습이야. 연습이라고, 서여주...
" 좀 쉬고 하자. 다음 사람 먼저. "
" 아... "
" 화장실이라도 갔다와라. "
선생님이 어깨 한 번 두드려 주시면서 문 열어주더라.
아. 실전에서도 이러면 최악이다... 진짜 최악이야 서여주...
문을 나가니까 그제서야 좀 진정되기 시작하더라.. 야속하게도... 나는 대체 왜 이런건지.. 그 순간에 갑자기 민석쌤이 생각나는거야.
위로 받고 싶었다고 해야 되나. 수능이 끝나고도 나한테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격려를 해줬었고, 늘 옆에서 힘을 복돋아 주던 사람이라서 그랬나봐.
화장실에 가서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안 받아.
근데 그 순간 갑자기 섭섭해지더라고.
난 아직도 추워서 떨듯이 손을 달달 떨고 있는데, 민석쌤은 전화를 받지도 않고. 그래. 다 이해하지, 물론 머리로는. 전까지도 계속 이해했었으니까.
그래도 막상... 내가 위로 받고 싶은 순간에 전화를 안 받으니까 섭섭한거 알아?
응... 이기적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안 그러고 싶었는데... 그 순간엔 뭔가 섭섭해지더라고.
그래서 한 번 더 전화를 걸었는데도... 안 받아.
< 많이 바쁜가보네요 >
< 나 지금 학원인데 >
< 모의 면접보다ㄱ >
구구절절 내 말을 늘어놓으려다가 다시 지웠어.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 바빠서 카톡도 뒤늦게 확인하는 사람인데 괜히 보냈다가 마음만 뒤숭숭하게 만드는 건 아닌가 싶어서...
이중적이다... 참..ㅋㅋ 복잡하더라고... 나를 생각하면서도 민석쌤을 생각하는게... 괴롭더라 ㅋㅋㅋ...
위로받고 싶지만, 바쁜 민석쌤을 이해해야 되니까.
전에도 그랬잖아. 내가 한참 아파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민석쌤만 생각하다가 나의 힘든 걸 털어놓질 못했었고, 나만 생각하다가 민석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었고.
그 때 일을 겪었는데도 균형 잡기가 되게 힘들더라고. 그래서 더 내 얘기를 못하겠기도 하면서도 투정 부리고도 싶고.
으아, 복잡하다. 그지... ㅎㅎ 그러다가 결국 다시 키패드 하나하나 천천히 눌러서 카톡을 보냈어.
민석쌤이 힘든 일 있으면 다 말하라고 했었으니까.
적다보니까 좀 울컥해져서 격하게 적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힘들다고, 청심환이라도 먹어야 되는거냐며 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렇게 화장실에서 지워지지 않는 1을 보다가 선생님이 부른다고 하길래 다시 돌아가서 면접을 봤는데...
똑같더라.
나아진게 하나도 없어.
" ...일단 정 안 되겠으면 청심환이라도 먹어야지, 별 수 없다. "
" ...네... "
" 준비는 잘 해 온 것 같은데 보여주는건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아서 아쉽네, 쌤도. "
" ... "
" 수고했고, 내일 보자. "
" 네... 고맙습니다. "
선생님이 위로를 해준답시고 저렇게 말씀해주시는데... 그 말에 또 한 번 더 울컥.
준비해온 것의 절반도 안 보여줬다니...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카톡을 확인하는데 아직도 1이 안 없어진거야.
< 많이 바쁜가보네, 진짜로. >
< 나 지금 버스 타고 집에 가요. >
< 볼 일 다 끝나면 전화해줘요. >
< 목소리 >
< 듣고 싶다. >
그 순간엔 민석쌤 목소리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고 싶었어.
마음 같아서는 민석쌤이 옆에서 토닥여주면서 눈을 마주치며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할 걸 아니까.
그렇게 꿀꿀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청심환 하나 샀다.
별 수 없으면 이거라도 먹어야 겠다 싶어서.
밥맛도 없어서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들어가서 바로 누워서 잤어.
일어나니까 저녁 9시가 훌쩍 넘었더라. 눈 뜨자마자 폰을 켰는데 부재중 전화 2통. 민석쌤 전화였어.
카톡도 확인해보니까
[ 정말 미안해 ]
[ 너 그런 일 있었는데 내가 전화도 못 받고 ]
[ 어떡하지, 그렇게 떨면... ] 19 : 56
[ 전화 안 받네. ]
[ 자나보다. ]
[ 잘자. ]
[ 일어나면 전화해 ] 20 : 03
그 카톡에 다시 배시시.
민석쌤에 웃고, 민석쌤에 우나봐... 나는 ㅋㅋㅋㅋ... 민석쌤 없음 어떻게 살까...
어쨌든 그러고 목소리 한 번 가다듬고 전화를 거니까 신호음이 다 가기도 전에 민석쌤이 전화를 받더라고.
[ 여보세요? 일어났어? ]
" 네... "
[ 여주야, 미안해. 내가 진짜 너무 바빠서... ]
" 괜찮아요... 근데... "
그래도 무슨 일인지 궁금하더라. 민석쌤이 말하기 전에 묻지 않으려고 했는데..
버스에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민석쌤이 하고 있는 일을 모르면, 괜히 서운함만 더 쌓일 것 같은거야.
평소에는 안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 날처럼 내 기분이 울적한 날엔 내 맘대로 생각할게 뻔하니까.
" 무슨 일인데요...? "
[ 아.. ]
" 그냥 궁금해서... 말하기 싫음 안 해도 돼요. "
[ ...기분 나쁘게 듣지말고. ]
" ... "
뭐길래 저렇게 운을 띄우는거지? 갑자기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것 같았어. 면접을 봤을 때처럼.
[ 그 때 혜정이란 애 있지. ]
쿵. 뭔가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 걔가 지금 학교 선생님이거든. 근데 학원 쪽으로 진로를 바꾸고 싶다고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봐 주는 중이야. ]
" ...아... "
순간 조금 기분이 나빴어.
아무리 친한 선배 동생이지만, 민석쌤이 자기 일도 아니고 왜 여자 후배 일에 나한테 연락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도와주는거지?
" ...아...네. "
[ 그리고 사실 걔도 내 일을 도와주기로 해서... ]
" ...무슨 일인데요? "
[ ...저, 그게- ]
" 누나. "
민석쌤이 말을 하려던 그 찰나에, 갑자기 태형이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어.
깜짝 놀라서 바로 전화를 끊고 문 쪽을 보니까 태형이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엄마가 일어났음 밥 먹으래. 하고는 나가버리더라...
이런... 저 놈의 쉐끼...
다시 전화를 걸 틈도 없이 태형이가 문을 열곤
" 아아, 빨리 나오래. "
" 밥 생각 없다고 그래. "
" 무슨 밥 생각이 없대. 자다가도 밥이라고 하면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 "
" 죽고싶냐? "
" 나와. 엄마가 난리야. "
" ...알았어. "
그렇게 말해서 결국 휴대폰은 침대에 놓고 밖으로 나왔지.
후폭풍은 생각도 못한 채로...
내가 깜빡 잊고 그렇게 전화를 끊은 뒤로 연락을 못했어. ㅠㅠ 나레기 기억력...
여튼 그러다가 학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는데 전화가 오는거야.
" ...여보세요? "
민석쌤의 전화였어. 당황해서 전화를 받는데 민석쌤이 처음엔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
" 어... 여보세요? "
다시 한 번 여보세요, 하고 물으니까 그제서야 민석쌤 목소리가 들리더라.
[ 학원 가고 있어? ]
" 네. "
[ ... ]
그 말을 하곤 민석쌤이 아무 말도 안 하더라.
당황해서 음... 하고 머뭇거리다 어제 전화가 생각나서 갑자기 끊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려는데
[ 할 얘기 있으니까 학원 마치면 데리러 갈게. ]
" ...가..갑자기 왜요? "
진지하게 말하는 민석쌤 목소리에 놀라서 물으니까 민석쌤이 또 답이 없어.
왜 이러지, 불안하게... 어제 내가 전화를 갑자기 끊어서 화가 난건지.
[ 얼굴 보고 직접 얘기 해야 될 것 같아서. ]
" ...어...저... 어제 전화 끊은 것 때문에 그래요? "
[ ...어? ]
" ...어제 전화 끊은 거... 그거 갑자기 태형이가 들어와서 밥 먹으라고 그래서... 미안해요, 내가 연락할 정신이 없어서. "
[ ...응. 괜찮아. ]
평소와는 다르게 웃음기 없는 목소리. 진짜 왜 이럴까. 어제 내가 전화를 끊어서 그런건가.
" 아, 이제 다 왔다. 저 내려요. 좀 이따가 봐요. "
[ 그래. ]
짧고 묵직한 통화를 마치고 버스에서 한숨을 쉬면서 내렸는데 속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더라.
당장 눈 앞에 닥친 모의면접 때문인건지 아님 방금 전 그 통화 때문인건지.
확실한건 민석쌤 기분이 그닥 좋아보이지가 않았다는거야.
나때문인가 싶어서 괜히 찝찝한 마음도 들고.
그렇게 학원에 가서 청심환을 먹고 면접을 보는데... 아...이게 약발이 안 받는건지 아님 아직 효력이 나타나지 않은건지...
여전히 떨더라. 전날처럼. 나도 왜 그런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
" 청심환 먹었는데도 그래? "
" 네... "
" 어휴... "
쌤도 어떡하냐는 식으로 날 보는데... 어쩌긴 뭘 어째... 그렇게 그 날 면접도 망치고 나와서 우울한 마음으로 민석쌤을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민석쌤이 오질 않는거야.
그러다가 전화가 왔는데
" 어디에요? 나 기다리고 있는데... "
[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추운데? ]
" ...어...네. "
[ ...감기 걸리잖아. ]
다시 따뜻한 목소리. 나를 걱정해주는 목소리에 별 일 아니었겠구나, 싶어서 날은 추웠어도 마음은 덜 시렸어.
[ 갑자기 집에 민성이가 와서. ]
" 아... "
[ 미안해. 그 때 나 예비군 훈련 받았을 때 갔던 카페 있잖아. 거기 가서 기다리고 있을래? 금방 갈게. ]
" 알겠어요. 거기서 기다릴게요. "
[ 추운데 기다리게 해서 정말 미안해. ]
" 괜찮아요. 별로 안 추워요. "
애써 민석쌤한테 괜찮다고 말하곤 버스를 타서 전에 갔던 카페로 가는데... 민석쌤이 무슨 얘기를 할까 궁금해지는거야.
어제 전화 때문에 화가 난 것도 아니면... 무슨 얘기를 하려고? 분명 아까 전의 민석쌤은 되게 진지했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우리가 교복데이트를 했었던 그 거리에 도착했더라.
새삼 한 달 전 생각이 나서... ㅎㅎㅎ 기분이 좋기도 하고.
지나가는 교복 입은 애들 보니까 우리 모습이 생각나고...ㅎㅎㅎㅎㅎㅎㅎㅎ
면접으로 우울했던 마음은 어느새 날아가고...ㅋㅋㅋ 그러다 민석쌤이 무슨 말을 할까 걱정도 되고... 싱숭생숭해지더라고.
그렇게 카페로 가고 있는데...
순식간에... 내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싹 걷어졌어.
" ... "
잘못 본 거라고 애써 믿으면서, 그렇게 카페로 가려고 하는데
" ... "
발이 떨어지질 않더라.
싱숭생숭하던 기분은 점점 바닥으로 치닫고.
민석쌤이 아까 전 했던 진지한 말을 곱씹어보며, 방금 전 나를 걱정하던 목소리를 생각하면서 그 때 말했던 문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어.
민성이. 민성 언니가 집에 온다고 그랬는데... 분명히-
근데 왜... 왜...?
면접을 볼 때처럼 온 몸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어.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김민석일 리가 없다.
김민석은 분명히 민성 언니가 집에 온대서 늦는다고 했는데 지금 내 눈 앞에서 그 때 그 ... 혜정이란 후배랑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 나는 김민석을 믿으니까.
나는 언제나 김민석을 믿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데... 생각은 그렇게 하는데... 왜... 왜 마음은 안 그럴까?
왜 머리는 뒤죽박죽 얽히지? 나한테 거짓말을 할 리가 없잖아, 민석쌤이. 만나면 만난다고 하겠지. 그런데 왜 지금 웃으면서 그 여자랑 길을 걷고 있는거야.
왜. 왜...
왜 오해할 여지를 만들어요. 왜.
" ... "
민석쌤이 날 보기 전에 뒤로 돌아서 다시 왔던 길을 걸어갔어.
이 기분으로는 민석쌤을 볼 용기가 나질 않았어. 바쁜 일이라면서. 도와준다면서... 누가 보면 연인인 줄 알 것처럼 저렇게 웃고 있는거야.
민성 언니 만난다면서 왜 지금 그 후배랑 길을 걷고 있는건데? 왜?
나한테 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렇게 진지한 목소리로 만나자고 한건데?
나 태우러 온다면서... 민성 언니 때문에 못 온거라고 했으면서 왜... 왜... 지금 여기에 저 여자랑 있는데...
그것도 내가 계속 신경 쓰여 했었던 여자랑...
우리가 예쁘게 데이트 했던 그 장소에서. 내가 아닌 그 여자랑.
나는 면접 준비때문에 힘든데, 투정 부리고 위로 받고 싶은데, 저 여자 도와줄 시간은 있고, 날 위로해줄 시간은 없는거야?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밉다. 김민석을 사랑하고, 김민석을 믿으면서 이렇게 의심하는 내 자신이 싫다.
언제나 내 편이고, 언제나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을 이런 식으로 몰고가는 서여주가 밉다.
그런데... 그런데 나도 힘들었어.
모의 면접에선 덜덜 떨고, 민석쌤을 전처럼 자주 보지도 못하고. 모순적인 마음은 날 더 힘들게 하고.
그러다 울었어. 버스를 타자마자, 맨 뒷자리에 앉아서...
이어폰을 꼽자마자 눈물이 왈칵 터졌어.
타이밍 좋게 진동이 울리는데, 액정 화면에 뜬 발신자는 민석쌤 번호.
그걸 보는데 더 눈물이 나더라.
오해하기 싫은데, 지금 나를 찾는 이 사람을 믿고 싶은데 그러기엔 나도 너무 버겁다. 나도 힘들다.
면접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내가 미운데, 민석쌤을 의심하는 나도 밉다.
그냥, 서여주. 내가 너무 싫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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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워우어어어어 생각보다 일찍 왔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놀랍습니다 허허...! 다음에도 이렇게 빨리 올 수 있길 기원해봅니다...☆★
이제 곧 새학기 및 개강이네요... 여러분 모두 화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우리 물리쌤 보실 시간은 있으려나 ㅠㅠㅠ 꺼이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맞아 그리고 이 얘기 하려고 했었어요...! 독방에서 제 글 언급될 때 마다 신기신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사랑합니다...♡ 한없이 부족한 글을 그렇게 언급해주시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족한 작가는 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분위기는... 좀 글루미하죠..ㅎㅎㅎㅎ 이런 분위기 오랜만이햐! 하지만 이런 것도 있어ㅑㅇ 재밌죠!! 안 그래요!!?!?!?!? ... 아.. 아님 말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제 정말... 3월이 되면 자주 못 올지도 몰라요... ㅠㅅㅠ 그래도 자주 올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이렇게 글루미하게 끝냈는데 이 상태로 놔둘 순 없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 아직 풀지 못한 이야기도 많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여러분...! 늘 제 글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정주행해주시는 분들도 엄청 많으시고..ㄷㄷㄷ 저 깜짝 놀람... 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당 여러분 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암호닉은 더이상 받지 않아요...☆ 완료 때까지 더이상 안 받을지도 몰라요...★ 죄송...★ 사랑함돵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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