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 부장님 며느리
와우. 지금 이 상황 무슨 상황? 나 정말.... 그 존잘남 소개받으러 온 거야? 이런 미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애써 내 앞에 놓여있는 커피잔을 잡으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누구에게? 누구겠어, 시밤. 내 앞에 있는 존잘남이지....! "많이 불편하세요?" "...네?" "아니, 저 많이 불편하신 거 같길래."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그런가, 좀 센 인상과는 다르게 꽤나 보는 사람 편안해지게 웃던 존잘남은 아직까지 덜덜 떨리는 내 손을 가리키며 낮게 웃었다. 아 미친... 이거 진짜 나중에 병원 가서 치료 좀 받아 봐야겠다. 긴장하면 나타나는 이 몹쓸 버릇 말이다. 존잘남의 말에 급하게 아니라며 손을 마구 휘저었다. "어, 아니에요...! 제가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긴장이 돼서...""아, 정말요? 저 돈데. 소개 처음이에요."
존잘남의 말에 눈을 땡그랗게 떠졌다. 소개가 처음이라고? 분명 부장님에게 들었을 때 30살이라고 했는데... 되게 신기하네. 뭐, 나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둘 다 이런 자리가 처음인지라 꽤나 어색한 정적이 이어지는데, 다행히도 먼저 말문을 먼저 터주셨다. "여주 씨... 맞으시죠? 아버지께 그렇게 들었는데." "아, 네. 승철 씨.. 도 맞으시고요?" "네." "그, 고등학교 교사라고 들었는데..." "네, 맞아요. 체육 교사에요." 와, 체육이래... 한창 취준생 시절 때 체력적으로 엄청 고생을 했던 터라,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나 체력이 좋은 사람을 보면 그렇게 멋있고 대단해 보일 수가 없었다. 멋있다. 존경스러움이 잔뜩 담긴 내 눈빛을 읽었는지 풉, 하고 웃어 보인다. 와... 체육 교사라고 이미 인식이 박혀서 그런가. 저런 거 하나하나 섹시해 보이네."왜 그렇게 보는 거예요?"
"아, 제가 체력이 너무 안 좋아서 취업할 때 고생 좀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대단해 보이네요. 그리고... 요즘 고등학생들 좀 무섭잖아요. 아닌가..? 하하..." "다행히도, 초반에 잘 잡았나 봐요 제가." 장난스러운 승철 씨의 말에 잠깐 멍을 때렸다가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지금... 농담하신 거지...? 승철 씨와 농담이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나 역시도 풋, 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런 나의 모습에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승철 씨. 아무래도 많이 어색해 하는 나를 배려해서 농담을 던진 것인가 보다. 그런 사소한 매너에 호감이 가는 느낌이다. 꽤, 느낌이 좋다. 나는 최 부장님 며느리 [천천히 내려와요. 또 저번처럼 빨리 온다고 넘어지지 말고.] -승철 씨- 승철 씨의 문자에 살풋 웃음을 짓고는 빠르게 짐을 챙겨들었다. 회사 사람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순식간에 밖으로 나온 나는 보이는 승철 씨의 검은색 차에 잽싸게 올라탔다. "천천히 나오라니까. 말 참 안 들어." "맨날 나 때문에 이렇게 늦게 만나는 거 미안해서 그러죠.... 야근이 웬수야, 진짜." "내가 아버지한테 부탁 좀 할까요? 여주 씨만 좀 빼달라고." "헐.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 회사에서 왕따 당하라고 돌려서 말하는 거죠!" "어, 들켰네. 여주 씨가 자꾸 남자 동기들 하고 노니까 질투 나서 그래요." 낮게 웃으며 말하는 승철 씨에 나 역시 웃음이 나왔다. 참나. 안 어울리게 귀엽기는. 벌써 우리가 이렇게 만난 지도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음, 그리고 정식으로 사귀게 된 건 한 달 정도? 언제나 그렇듯 매사에 여유가 넘치던 승철 씨 다르게, 내게 고백을 하던 그날은 꽤나 긴장된 표정으로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는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우리 오래 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게..." "푸흐.... 네?" "아 그러니까... 나는 여주 씨를 앞으로도 계속..." "앞으로도 계속 뭐요~?""....미치겠다. 나 원래 이런 성격 아닌데. 여주 씨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져요, 내가."
아. 그리고 이쯤 되면 우리 둘을 이어주신, 정의하자면 큐피드 같은 존재가 되어주신 부장님의 반응이 궁금할 것이다. 처음 승철 씨의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회사에서 보던 모습과는 다르게 편하게 옷을 입으신 부장님의 모습에서 우리 아빠의 모습을 봤을 정도로 친근했다. 처음에 우리 둘이 사귀게 됐다는 말을 들은 부장님의 반응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덩치와 나이에 맞지 않게 우리 둘이 사귄다는 소식에 방방 뛰시며 좋아해 주시고 축하해주시는 부장님의 모습에,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너무 귀여우셔서 나 역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 아버지 제발요..." 뭐 승철 씨는 다른 의미로 웃음을 참을 수 없었지만 말이다.***
댓글 5개 된 거 보자마자 호다다 달려왔습니다!! 잘했져😊🧡❓
그나저나 끝마무리가 매우 별로네요ㅜㅠ 마음에 안 들어,,,,,ㅠㅠㅠㅠㅠㅠㅠㅠ 싹다 갈아 엎고 싶지만,, 그럴 엄두는 안 남...^^ 그래서 그냥 올립니다~~~~(무책임)
오늘도 봐주신 독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내일 수능이네요!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긴장하지 말고, 자신이 준비한 거 최대치를 발휘하고 올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