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 지랄이야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알 수 없어 보이는 순영이었다. 어휴... 이제는 아예 출근 도장을 찍는구나. 어이없다는 여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지 여주를 옆으로 밀고는 비틀비틀 집 안으로 들어온다. 얼씨구? 잠도 덜 깬 게 왜 아침부터 오고 난리야. 아주 지 집이지? 그런 순영을 못마땅한 듯 혀를 끌끌 차던 여주도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 소파에 다리를 올리고 두 팔로 껴안은 자세로 멍하니 티브이를 보고 있으니 화장실에서 나온 순영이 언제 머리까지 감았는지 수건으로 물기를 털며 여주 옆에 앉았다. "아, 소파에 물 떨어지잖아." "닦으면 되잖아, 닦으면. 아침부터 짜증이야." "네가 아침부터 짜증 나게 하잖아!" 아직 잠이 덜 깬 여주가 별거 아닌 일에 괜한 짜증을 부렸다. 순영은 그게 꼭 잠이 덜 깨서 잠투정 부리는 아기 같아 짜증이 나기는커녕 웃음이 나왔다. 졸라 귀여워 진짜. 순영은 그런 여주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며 수건으로 소파에 떨어진 물기를 닦아내자 그런 순영이 마음에 안 드는 듯 더 큰 짜증을 냈다.
"알겠어 알겠어. 내가 잘못했어."
"............." "너 더 자야겠다. 쪼그만 게 아침 일찍 일어나니까 짜증만 나지." 아기를 달래듯 자신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는 순영의 손길에 잠이 확 깨는 여주. 싸가지가 이런 표정도 있었어...? 자신보다 앉은키가 작은 저를 내려다보는 순영의 눈빛은 세상 달달했다. 적은 나이가 아닌 저를 이리 아기 취급하다니. 그런 취급이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또다시 붉어지려는 얼굴을 보여주기 싫어 애써 정면을 응시했다. "......뭐래. 누구보고 쪼그맣대.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나 너보다 한 살...."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자러 가자 누나."
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이제 잠 다 깼다는 여주의 말에도 순영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결국 일어난 지 한 시간 채 안 돼서 다시 방 안으로 들어온 여주는 억지로 눈을 감았고 잠이 깼다는 말이 무색하게 금세 잠이 들었다. 시끌시끌, 잠이 든지 얼마 되지 않은 거 같은데 밖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에 곧바로 눈을 떴다.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자 12시 47분. 1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간이었다. 얼마 안 잔거 같은데 꽤 오래 잤네."어, 누나 일어났네요. 우리 중국집에서 간단하게 뭐 시켜 먹을 건데, 누나는 뭐 드실래요?"
"나는 볶음밥." "알겠어요~" 방 밖으로 나오자 자기들 숙소 마냥 거실에 동그랗게 앉아 있는 세븐틴. 석민이 여주의 집 냉장고에 붙여져 있는 중국집 메뉴판을 흔들며 질문하자 여주는 졸린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 소파 위로 올라가 쿠션을 잡아안아 그 위로 머리를 올리고는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소파 밑에서 그깟 밥이 뭐라고 열정적으로 무엇을 시킬까에 대해 논하고 있는 세븐틴을 보고 있으니 웃음이 픽, 나왔다. 이제 이 모습도 내일이면 못 보려나. 좀 아쉬운 거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언제 올라왔는지 자신의 옆에 앉아 표정 없이 턱을 괴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순영. 아 깜짝아. "인기척 좀 내라. 애 떨어질 뻔했네.""누구 앤데."
".......재미없거든? 넌 무슨 농담을 그렇게 진지하게 하냐." 여주의 째림에도 무표정을 유지하던 순영은 손을 올려 여주 눈가에 갖다 댔다. ㅁ...뭐야. 그런 순영의 행동에 눈을 꽉 감고 움찔 거리자 금세 그림자가 없어졌다. 그런 여주가 귀여운 듯 그제야 표정을 풀더니 푸스스 웃어 보였다."아주 푹 잤나 보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순영은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휴지 몇 장을 뽑아 손가락을 닦아냈다. 아마 눈곱이 있었나 보다. 아씨... 쪽팔려. 야... 더럽잖아... 쪽팔린 건 쪽팔린 거고, 더러운 건 더러운 거고. 쟤는 무슨... 우리가 무슨 가족도 아니고, 얘가 내 남자친구도... 나 뭐래? 남자친구는 무슨!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미친 거다 김여주. 너 전부터 왜 그래 진짜? 싸가지 이 자식한테 서운함을 느끼질 않나, 지금은 남자친구.... 정신 차리자 좀! 두 손을 올려 양 뺨에 꽤나 세게 내리쳤다. 짝, 생각보다 크게 난 소리에 두 뺨이 얼얼했다. 그 소리에 옆에 앉아 있던 순영도, 밑에 앉아 있던 세븐틴 모두 놀란 듯 눈이 커진 채로 여주를 바라봤다."ㅁ...뭐야. 미쳤냐? 뭐하는 거야 지금."
짝 소리에 놀란 순영이 고개를 획 돌려 여주를 바라봤고, 순영은 많이 놀란 듯 빨갛게 부어오른 여주의 두 볼에 손을 갖다 대고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여주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그런 싸가지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다. 싸가지의 차가운 손이 닿으니 오히려 더 화끈거리는 기분이다. ".....어... 나 미쳤나 봐." 미친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고서야.... 여주는 급하게 순영의 손을 치우고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러니 자동적으로 세븐틴 전부의 시선이 뒤따라왔다. 여주는 그 시선들을 뒤로 한 채 재빠르게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문을 닫자마자 문에 기댄 채로 다리에 힘이 풀려 스르륵 주저앉았다. 설마 진짜야...? 아니지? 아니지 김여주? "너 정말 좋아해...?" 자신이 내뱉고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허, 하고 헛웃음을 뱉었다. 그리고는 한 손에 얼굴을 묻고는 작게 웅얼거렸다."아.... 나 진짠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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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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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하늘, 흑임자, 달, 꾸근, 토마토마, 쭈꾸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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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드디어 여주도 자기 마음이 어떤지 알게 되었네요!! 그나저나ㅠㅠ 개차반 쑤뇨 너무 다정스윗 해진 거 아니냐ㅠㅠㅠ 가끔은 성격 개차반이었던 순영이도 좀 그립네욬ㅋㅋㅋㅋ 앞으로 둘이 어떻게 될지!
🐯오늘의 관전 포인트🐯
1. 권순영 일어나자마자 여주 집으로 출근 2. 잠투정 하는 귀요미 여주 3. 그런 여주 아가 취급 하는 쑤뇨 4. 드디어! 13화만에! 처음으로! 순영이가 여주를 누나라고 불렀음ㅠ (감격) 5. 여주 집에 있는 게 세상 자연스럽고 당연한 세븐틴 6. 여주가 자기 뺨 치니까 놀라서 여주 뺨 감싸는 쑤뇨 7.여주도 이제 자기가 순영이 좋아하는 거 알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