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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 of Swords 전체글ll조회 2204l 1

[다각] Major Arcana 메이저 아르카나 01. The Fool (Prologue) | 인스티즈


카드가 펼쳐지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다각] Major Arcana 메이저 아르카나

01. The Fool (Prologue)

w. 에오스

BGM: Javier Navarrete- Long, Long Time Ago

 


타로 카드는 원래 무슨 용도로, 어디서 어떻게 최초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현재도 불명하단다. 카드 한 벌은 메이저 아르카나 22장, 마이너 아르카나 56장으로 총 78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러한 규정이 정해진 것은 황금여명회의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가 정리한 이후. 그 이전에는 전부 제각각으로, 일부에서는 마이너 아르카나만, 일부에서는 메이저 아르카나만 존재하기도 했으며 카드의 구성과 총 장수도 일치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발견된 타로 카드의 원형들은 대부분 일부분 몇 장 만이 발견되어 그 원형이 어떠했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어디서 기원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

-엔하 위키 미러, "타로 카드" 항목 본문 中



[다각] Major Arcana 메이저 아르카나 01. The Fool (Prologue) | 인스티즈[다각] Major Arcana 메이저 아르카나 01. The Fool (Prologue) | 인스티즈


고로 이 인물은, 후방의 개의 존재조차 인지하고 있지 않고, 바지의 오른쪽 다리는 개에 의한 것일까 찢어진 채로 되고 있다. 그러나 상징적인 관점으로부터 대조하면, 이 인물은 결코 무능한 인물은 아니다.

이 바보는 황금의 관을 감싸고 있다. 관은 상징적으로 왕의 소지품이며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져 황금의 관은 천상의 신과의 교신을 도모하기 위한 영적 요소도 겸비한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상징을 바보가 몸에 대고 있는 것은, 이 인물이 어떤 종류의 영혼 적인 힘을 갖추어 과거에는 권력을 가진 계급이었을 것이라 나타낸다...(중략)... 즉, 이 인물의 어리석은 짓을 상징하는 것, 계산 적 측면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인물은 어떤 계획도 없지만 무 계획은 아닌 약간 모순된 결론을 붙일 수 있다.

웨이트판 타로의 그림에 그려져 있는 인물은 젊은 여행자로, 젊음은 미숙함을 나타낸다. 개는 여행자의 파트너로, 전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젊은이는 좌측을 향하고 있다(과거). 여행자는 자신의 눈앞에 벼랑이 다가온 것을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웨이트판의 바보는 지금 확실히 벼랑을 향하고 있지만 벼랑에 떨어질지, 단념할지.

그것은 여행자 나름이다.

-위키 백과, "바보 (타로)" 항목 본문 中



***

'지금 내 앞에서 병아리처럼 입을 오물 대면서 화내는 이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근데 이 사람 참 병아리를 닮았네. 작고 위로 째진 눈도, 귀엽게 쫑알거리는 저 입도.'



추운 겨울 날, 우현은 자신의 집 현관 앞에서 문도 안 닫고 머리 끝까지 성질을 버럭 내는 젊은 남자를 보며 잠시 멍하게 우두커니 서있었다. 자기 전에 집안의 모든 형광등과 커튼을 치고 잤던 탓인지, 우현은 쾅쾅 거리며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도 쉽사리 잠을 깨지 못했다. 간신히 이불을 온 몸에 감싸고 애벌레처럼 꾸물대며 잠금 장치를 풀고 나니 문이 열리는 전자 음과 함께 한 남자가 우현의 집 앞에 팔짱을 끼고는 우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째려봤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우현은 마침내 그가 누구인지 생각이 났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그를 맞이하였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김성규네? 우리 성규 형.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사랑- 아 맞다, 이젠 내 사랑은 아니지. 미안, 내가 깜빡하고 누군지 못 알아봤어. 근데 못 본 사이에 더 멋있어졌네? 그리고 추운데 문도 안 닫고 거기서 뭐해? 얼른 신발 벗고 들어와! 내가 따뜻하게 코코아 한 잔..."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왜 또 그래. 이럴수록 손해 보는 건 너야."



일어나자마자 밝은 햇빛에 정신이 아직 반 정도는 돌아오지 못한 우현을 향해 성규는 다시 한 번 매섭게 쏘아붙였다.


 

"너 또 우울증약 한 번에 몇 십개씩 먹었다면서. 이제 제발 좀 그만해. 이럴 수록 너도, 나도 지치는 거야. 네가 자꾸 이런다면, 나도 더 이상 너를 좋은 형 동생 마냥 챙겨줄 수는 없어."


"히히, 형 동생이 아니면? 방금 성규 형 나한테 고백한 거야? 하하하-"


"미친놈... 난 어차피 경고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두 번 다시 너 못난 꼴 보긴 싫어. 그리고 이렇게 망가진 모습을 꼭 나한테 보여줘야겠니? 우리... 헤어 진지 벌써 6개월이 지났어. 너도 너 인생 사는 게 너만 바라보시는 부모님에 대한 도리다. 잘 지내라."


문을 닫으려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은 정신이 퍼뜩 들었다. 안돼. 라는 단어가 생각나자마자 우현은 성규의 이름을  외치며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우현은 책장과 서랍을 미친 듯 뒤적였고, 거실 바닥에는 책이 수북이 겹쳐 쌓였다.

오십 여 권의 책 사이에 자신이 찾고 있는 내용이 없음을 지각한 우현은 책상으로 걸음을 바쁘게 하였다. 층간 예절을 중요시 하던 우현 인지라 평소에는 집 안에서도 사뿐사뿐 걸었지만, 오늘 만큼은 걸음을 쿵쿵거리며 책상 위로 달려갔다.

우현의 책상 위에는 작은 미니 액자 몇 개와 우현의 일기장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 개를 제외한 모든 미니 액자 안에는 우현과 성규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 개는 우현과 성규가 수줍게 손을 잡고 서로를 향해 배시시 웃는 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책상 위를 급하게 둘러보던 우현은 곧 시선을 그 특별한 액자에 고정 시켰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그 액자를 살포시 두 손으로 들어 올려 액자 뒤를 열었다. 성규와 우현이 찍힌 사진의 뒤에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진 명함 크기의 카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우현은 그 카드를 집어 올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한 방울 툭. 하고 카드 위에 떨어뜨렸다.



카드를 들고 급히 현관으로 달려간 우현은 이미 성규가 자신을 떠났음을 자각하고 급히 문을 열어 계단으로 내려갔다. 우리 집은 3층이니까 성규 형은 계단으로 내려갔을 거야. 하면서.


 

"성규형! 김성규! 성규야, 잠깐만."



아니나 다를까, 우현의 예감대로 성규는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너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았어."

"내가 그렇게 널 사랑하는데 어떻게 널 모르겠어. 난 너가 뭘 좋아하는지, 너가 어떤 버릇을 가지고 있는지, 너가 뭘 하고 싶은지 항상 알고 있는 걸...! 네가 언제 졸린 지, 언제 배고픈지, 뭘 좋아하는지, 그리고 언제 나랑 뽀뽀하고 싶은지도 말이야 하하하-"



분위기를 수습하려, 아니, 사실은 성규가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려 애써 웃기려는 우현을 성규는 차갑게 쏘아보고는 한숨을 쉬더니 이내 한 마디 말을 뱉는다.


"따라오지 마. 솔직히 망가진 너의 모습에 많이 실망한 거 아니. 아니, 사실 난 처음부터 참 정이 안 가더라고 이 연애. 우리 부모님도 반대하시고, 무엇보다도 내 맘이 이젠... 이젠 그냥 아닌 것 같다. 그냥 우리 둘 다 미친놈들이었다고 생각해. 나 참, 내가 미쳤지... 내가 아무리 섬세한 성격이라지만 남자를, 그것도 너 같은 애를... 하 참."

카드를 들고 있던 우현의 눈에서는 아까와는 달리 구슬 같은 눈물이 주르륵 쉴 새 없이 흘렀다.


"성규야...”


우현은 애처로운 모습으로 성규를 한참 바라보고는 이내 말을 이었다.


“성규 형. 형 나 정말 좋아했잖아. 기억 안나? 우리 여기서, 이 계단에서 항상 같이 웃고, 같이 울었잖아. 내가 형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했던 거, 기억 안나…? 내가 형한테 처음으로 뽀뽀한 것도? 형이 내 타로 봐주면서 우리는 운명이라면서... 운명이라면서 이 카드 줬잖아. 형 기억 나지? 형 나 좋아했잖아. 근데 왜 그래... 왜 그랬어... 왜 갑자기 다른 사람이 생긴 거야… 왜? 왜 날 버린 거야…? 나 버리지 마…"


운명. 이 두 글자가 성규의 마음을 가시처럼 깊숙하게 파고든다.

그래 운명...


"그래 운명. 운명이었다고 치자. 근데 그게 우리 사랑이 영원하다는 운명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꼬일 팔자였나 봐. 하긴 뭐, 돈 없는 가난한 남자하고 사귀게 되는 경험이 흔치는 않은 일이지… 나쁘지는 않아. 근데 좋지도 않았어."

"왜!!!!!!!!!"


이제 우현의 외침은 울먹임을 넘어 괴이한 울부짖음 비슷한 것으로 바뀌어갔다. 마치 한 마리 미친 괴수가 날뛰는 것 같은 모습을 눈 앞에서 보고도, 성규는 우현을 모르는 척 하며 그를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우현을 스쳐 지나갈 때, 성규는 우현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카드를 손에 꼭 쥐고 집에 돌아온 우현은 카드를 다시 집어넣으려 책상으로 향했다. 성규가 참 좋아하던 회전의자에 털썩 앉은 우현은 곧 이 의자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현은 푹신한 이런 의자보다는 딱딱한 나무 의자를 좋아하는 편이었으니까. 이젠 집 안의 모든 가구를 목재 가구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카드를 다시 액자에 넣던 우현은 잠시 행동을 멈췄다.



"그 카드, 이제 아무 것도 아니야. 난 이제 운명 따윈 믿지 않거든."



성규의 말이 장검처럼 고통스럽게 우현의 마음을 찌른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더 지독하고 끈질기게.



"아아악!!!!!"



고통스러운 외침과 함께 우현은 책상 위에 놓여진 액자를 벽에 하나씩 집어던졌다. 쨍그랑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 파편이 우현의 손에 박혔다. 아무래도 상관없어, 우린 운명이 아니니까. 하며 유리 박힌 손으로 계속 액자를 던지던 우현이 이번에는 서랍을 뒤져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 통을 몇 개 꺼내었다.



"그래... 우린 운명이 아니었어. 아니, 넌 나의 운명이지. 다만 내가 너의 운명이 아닐 뿐..."



광기 어린 눈으로 하나, 둘, 셋, 넷, 다섯... 하며 하얀 약을 세던 우현은 열 아홉, 스물, 스물 하나. 까지 외치고 나서야 알약 세기를 멈추었다. 담당 의사 왈, 이 약은 꽤 강력해서 일주일에 반드시 한 알만 복용해야 한단다. 근데 이제는 누가 말리겠어? 성규형도 나 못 말려. 운명이 아니라는 데 어쩌겠어. 마이웨이야 마이웨이, 하며 우현은 피가 철철 흐르는 손으로 컵을 들어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왔다. 그러더니 책상 앞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서, 그동안 좋아하던 클래식을 플레이 리스트가 터지도록 저장한 뒤 재생 버튼을 눌렀다.



"하..."


모짜르트가 만든 아름답고도 슬픈 선율이 우현의 한숨과 섞이며 왠지 모를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헤어지고 나서 성규 형이 우리 집을 찾아오면 통과의례라도 하듯 항상 하던 일인데, 이러고 나서 잠을 깨면 마법처럼 성규 형이 다시 찾아오는데. 그래서 또 다시 약을 먹는 건데. 걱정스럽고 싸늘한 눈빛이어도 그냥 성규 형 모습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게 좋아서. 날 떠난 성규 형이지만 얼굴 만이라도 보는 게 그렇게 기뻐서.

그런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성규 형이 그리울까.



지난 번보다 한 알 더 많고 더 강력하다.

이만큼 먹는다면, 성규 형이 다시 나를 찾아 올 때까지는 충분히 버티겠지.

그나저나 의자가 참 푹신하네... 김성규 같이 말랑거려. 모찌 같은 말랑말랑함. 참 좋았는데.’

그리고 우현은 반쯤 감은 눈을 완전히 감았다.



하나, 둘, 셋... 열 아홉, 스물, 그리고 스물 하나.


길고도 긴 이십 일 초가 지나고 나서도 우현은 눈을 다시 뜨지 않았다.


첫 글을 쓰며...

안녕하세요, 에오스 입니다. 오래 전부터 인피니트 팬이었는데 팬픽은 처음으로 써보게 되네요.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편 바로 올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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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끼야아ㅠㅠㅠㅠㅠ당장 정주행 하러 갈께요!!!
9년 전
Ace of Swords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84.115
정주행할게여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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