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삼촌이 엄마를 만났을 때...
〈ver.백현삼촌>〈/ver.백현삼촌>
W.Adela Jhanis
아, 박찬열 정말 정신없이 왔다갔다거리네...
"야. 좀 가만히 있어. 정신사나워서 TV를 못보겠잖아."
"어? 어. 미안."
소파에 누워 박찬열을 흘깃, 쳐다보며 말하자 이제는 바닥에 앉아서 안절부절거린다.
아오, 저이씨 덩치만 큰 새끼... 그 덩치로 그럴거면 그 덩치 나 줘.
결국 내가 TV를 끄고 소파에 똑바로 앉아 박찬열을 쳐다봤다.
"야, 왜그러는데."
"어?"
멍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박찬열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 뭐때문에 요 며칠간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거리냐고."
박찬열이 나를 올려다보다 곧 바닥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놔, 너 혼자 그렇게 계속 끙끙거려라 박찬열새끼야.
다시 소파에 드러누우려하자 박찬열이 '변백현.'하고 불렀다.
그에 다시 몸을 똑바로 세우며 박찬열을 내려다보자
박찬열이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더니
천천히 굳게 다물려있던 입을 열었다.
"여자들한테는...프러포즈 어떻게 해야하지?"
"...뭐?"
이 새끼가. 결혼은 둘째치고 여자친구도 없는 사람한테 그딴걸 물어?
내 표정을 읽은 것인지 박찬열이 우물쭈물거리며
'그래도 네가 나보다는 낫잖아.'하고 말한다.
뭐, 그래. 내가 너보다는 낫긴하지.
"지금 양가 부모님께는 내가 허락받아놓은 상태라
ㅇㅇ만 프러포즈 수락해주면 되는데..
어떻게하면 ㅇㅇ가 프러포즈를 흔쾌히 받아줄까?"
ㅇㅇ는 네가 무엇을하든 흔쾌히 받아줄걸? 내가 본 ㅇㅇ는 그래.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프러포즈를 해주고싶은데... 기억에도 오래오래 남고..."
박찬열의 말에 턱을 괴며 생각을 하다 손가락을 맞부딪히며 '딱!'소리를 내었다.
"야, 연예인이라는 특별한 직업을 이용하면 되잖아."
박찬열이 내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오, 이 눈치없는 새끼...
"우리는 연예인이잖아. 그러니까 방송을 하지?"
"응. 무슨 그런 당연한 말을 하냐."
"아 좀, 입 닥쳐봐. 무튼 우리는 방송을 하잖아?"
박찬열이 뾰로통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게 방송을 통해서 프러포즈를 할 수 있지?
그리고 그건 평생 영상으로 남을테니까 기억속에서 잊혀져간다싶을 때 다시 찾아볼 수 있지!"
내 말에 박찬열이 좋은 아이디어라며 내게 손바닥을 내밀었고,
나는 환하게 웃어보이며 박찬열의 손에 하이파이브를 했다.
어때, 이 형 아이디어 죽이지? 변뱅크라고 불러줘!
어느덧 시간은 흘러 5월의 끝자락에 성큼 다가섰다.
아, 그러고보니까 3년 전 이맘때즈음에 ㅇㅇ를 만났네.
와, 그때 진짜 처음 만났는데 내 모자 올리고 마스크 내려서 얼마나 당황했던지...
예전 ㅇㅇ와의 첫만남이 떠올라 작게 웃음을 터트리자
옆에서 대본을 보고있던 경수가 미친놈 쳐다보듯이 나를 쳐다봤다.
"야야, 경수야. 너 3년 전 이맘때즈음에 ㅇㅇ 처음 만났던거 기억나냐??"
내 말에 경수가 잠시 눈동자를 굴리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와, 진짜 나 그때 세상에 무슨 이런 여자애가 다있나싶어서 얼마나 당황해했던지."
"그런 애라서 이렇게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는거지. ㅇㅇ는 특별하잖아."
"하긴, 그건 그래. ㅇㅇ정도 됐으니까 우리 곁에 남아줬던거지."
경수의 말에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우며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너 목은 좀 괜찮아진거야?"
갑작스레 들려오는 경수의 목소리에 눈을 아래로 내리까니
경수가 걱정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어. 많이 괜찮아졌으니까 네가 나오는 드라마 ost 부르는거지."
경수가 나를 향해 '그래도 무리는 하지마.'하고 말하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대본을 쳐다보았다. 너나 무리하지마라, 임마.
두 눈을 천천히 감자 멀리서 매미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으아, 밖에 비 장난아니야. 이제 6월 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장마시작인가봐."
ㅇㅇ가 옷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밖에 비 많이 와??"
"응. 진짜 많이 와. 무슨 하늘에 구멍 뚫렸나봐."
준면이형이 건네는 수건을 받아들며 몸 곳곳의 물기를 닦아내던 ㅇㅇ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우리를 쳐다보더니 곧 환하게 웃어보이며
우리들을 향해 검은 봉지를 흔들어보였다. 뭐야?
"맥주랑 치킨 사왔어! 비오는 날 밤에는 치맥이지!!"
ㅇㅇ의 말에 제일 먼저 종인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ㅇㅇ가 들고있던 검은 봉지를 들고오더니 거실 테이블 위에 세팅했고,
준면이형과 ㅇㅇ도 종인이를 뒤따라와 거실 바닥에 자리잡고 앉았다.
그렇게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를 노래삼아 들으며 치킨과 맥주를 마신 뒤,
세훈이와 종대가 거실 테이블을 정리하고 경수가 부엌에서 과일을 꺼내왔다.
올, 도경수 센스있는데?
ㅇㅇ가 복숭아를 깎아 한 사람씩 건네자 모두들 복숭아를 받아들며 시계를 쳐다보았다.
ㅇㅇ는 아무것도 모른채 복숭아를 한 입 베어물더니 달다면서 해맑게 웃었고,
결국 내가 먼저 용기를 내어 '뭐 볼까?'하고 말하면서 TV를 틀었다.
TV를 틀어 채널을 돌리다 어떤 채널에서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췄고,
복숭아와 산딸기를 맛있게 먹던 ㅇㅇ도 곧 고개를 들어 TV를 쳐다보았다.
"어?"
ㅇㅇ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화면을 쳐다보다 곧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의 뒤에 앉아있는 찬열이를 쳐다보았고, 찬열이는 어색하게 웃으며
ㅇㅇ의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와, 오빠 저거 저번에 화보촬영 했을 때 그거야?"
ㅇㅇ가 화면을 뚫어져라쳐다보며 물어보자 찬열이가 '응.'하고 답한 뒤
ㅇㅇ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내렸고, ㅇㅇ는 환하게 웃으며
'와, 역시 우리 오빠들 진짜 잘생겼네.'하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연예가중계에서의 우리 화보촬영장면이 끝나고 곧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우와, 인터뷰도 했네??"
....나 그냥 방에 들어갈까.
자리에서 일어나려하는데 종인이와 경수가 양쪽에서 내 다리를 지그시 눌렀다.
양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이며 '앉아있어.'하고 눈으로 말한다.
아, 진짜.. 나 쪽팔린다고...
-"그러고보니 우리 찬열씨는 벌써 여자친구분과 공개연애한지 1년이 넘었어요!"
-"아,네. 벌써 1년 반이 다되어 가네요!!"
찬열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나오자 ㅇㅇ도 자연스레 입꼬리를 위로 당겨올리며 따라 웃는다.
-"요즘도 여자친구랑 밖에서 만나 데이트하시나요?"
-"네. 여자친구 일이 덜 바쁠 때는 자주 밖에서 만나 데이트해요."
-"아, 정말... 여자친구분 부럽네요. 찬열씨랑 사귀신다니...."
-"아니에요. 오히려 저희는 찬열이가 부러워요. 여자친구가 뭐하나 빠지는게 없거든요."
종대가 말하는 모습이 나오자 ㅇㅇ가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진짜야아!! 난 박찬열이 부러워!!'하고 종대가 ㅇㅇ를 향해 작게 소리치자
ㅇㅇ가 종대를 향해 엄지를 세워보이며 '오빠 최고!'한다.
그렇게 인터뷰가 이어지다 곧 리포터가
'찬열씨가 1년 전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바라보고있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어떻게, 계획이 진행 중인가요?'하고 물었고,
찬열이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이제 프러포즈만 남은 것 같네요.'하고 말했다.
ㅇㅇ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뒤로 돌려 찬열이의 얼굴을 올려다보다
다시 천천히 고개를 앞으로 돌려 TV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프러포즈만 남았어요?"
-"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서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하고 싶은데 해도 될까요?"
-"당연하죠!!!"
화면 속 찬열이가 작게 목을 가다듬고 있는데,
카메라가 잠시 줌아웃되며 찬열이를 쳐다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까지 화면에 담는다.
아, 우리가 저렇게까지 많이 긴장해있었구나...
-"어, ㅇㅇ야. 많이 놀랐지?"
ㅇㅇ가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너는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방송이 방영되는 날짜가 바로 우리가 분수대에서 처음 만난 날이야."
ㅇㅇ의 두 눈에 눈물이 조금씩 맺힌다.
-"어, 사실 ㅇㅇ 너랑 나랑 만난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힘든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네가 내 상처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상처도 어루만져 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 여자는 두 번 다시 내 인생에 찾아오지않을 좋은여자다.
이 여자 아니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했어.
우리가 한국으로 떠나는 날, 네가 하얀원피스를 입었잖아.
사실 그때 네 모습 보고 하얀색의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ㅇㅇ가 두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눈에 맺히 눈물을 닦아내며 화면을 계속해서 뚫어져라 쳐다봤다.
-"사실 내가 너에 비해 모자란 점이 정말 많아.
할 줄 아는거라고는 노래부르는 것 밖에 없어."
ㅇㅇ가 묵묵히 화면을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인다.
-"모든 것이 많이 부족한 나이지만 받아줄래?"
ㅇㅇ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화면 속의 찬열이가 환하게 웃어보인다.
-"Tell me you love me. I call it true love.
And sing your melody then i'll sing it loud."
화면 속의 찬열이의 말에 ㅇㅇ가 작게 'I love you.'하고 말했고,
곧 화면이 우리들에게로 넘어가자 ㅇㅇ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인다.
우리까지는 예상 못했지 ㅇㅇㅇ?
-"어, 우리 ㅇㅇ. 정말 마음 같아서는 아무한테도 시집 안보내고 오빠가 끼고 살고 싶은데
찬열이는 우리 예쁜 동생한테 잘 어울리는 짝인걸 아니까 이렇게 시집보내주는거야.
다른 남자였으면 어림도 없었어. 우리 ㅇㅇ도 사랑이 많고, 찬열이도 사랑이 많으니까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서로를 많이 사랑하고, 서로를 아껴줄거라고 오빠는 믿어.
우리 예쁜 동생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꼭 보고싶다."
민석이형의 말에 ㅇㅇ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자 민석이형도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속도 깊고 멘탈도 강해서 가끔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 우리 동생 ㅇㅇ야.
나도 마음 같아서는 민석이형처럼 아무한테도 시집 안보내고싶은데, 찬열이는 오빠가 허락해줄 수 있어.
지금 찬열이를 9년째 곁에서 지켜보고있는 중인데 찬열이 정말 괜찮은 남자고, 또 너를 많이 좋아하는게
오빠 눈에 보여. 그러니까 우리 ㅇㅇ, 지금까지처럼 현명한 결정을 내릴거라고 오빠는 믿어.
우리 예쁜 동생, 항상 행복하게 해맑게 웃었으면 좋겠다."
준면이형의 말에 ㅇㅇ가 그 어느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준면이형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ㅇㅇ를 내려다보았다.
-"우리 예쁘고 또 예쁜 동생 ㅇㅇ야아아- 오빠야! 음, 오빠는 앞의 두 형들처럼
생각이 꽉, 막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찬열이와의 결혼은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이야!
찬열이가 방송에서는 장난기 많고, 약간 가볍게 보이는데 물론 가벼울 때도 있지만.
ㅇㅇ 너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깊고, 진지하다고 오빠는 자신할 수 있어!
그러니까 우리 ㅇㅇ 그 누구보다 많은 사랑 받으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ㅇㅇ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나 지금도 많은 사랑 받고 있는데.'하고 중얼거리자
종대가 그런 ㅇㅇ를 향해 '앞으로 더 많은 사랑 받아.'하고 말했다.
-"어, 그런데 저희 방송시간 많이 잡아먹고 있는 것 아니에요? 다른분들께 피해갈 것 같은데.
아, 괜찮아요? 큼큼, 예쁜 동생 ㅇㅇ야. 어, 찬열이랑 결혼하는거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래?
찬열이가 경수를 향해 뭐라 말하는 소리가 화면 속에서 들려오자 ㅇㅇ가 웃음을 터트린다.
-"농담이고. 우리 예쁜 ㅇㅇ, 찬열이한테 예쁨 받으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같은 남자가 봐도 찬열이는 진국인 남자거든. 물론, 우리 동생에 비하면 아니지만.
혹시나 찬열이가 ㅇㅇ 너 힘들게 하면 오빠한테 말하거나 찾아와.
우리 ㅇㅇ 친정오빠들만해도 7명이니까.
ㅇㅇ야, 그동안 우리 곁에 있으면서 정말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서로 사이좋은 오누이처럼, 친구처럼 그렇게 지내자."
화면 속 경수의 말에 ㅇㅇ가 고개를 끄덕이며 '오빠도 정말 고생 많았어.'하고 말했다.
그러자 경수가 작게 웃으며 ㅇㅇ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내렸다.
-"어, 아, 나는 다른 형들이나 애들처럼 오글거리게 말 못하겠다.
ㅇㅇ야, 3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들로인해 마음 고생 많이 했지?
오빠는 네가 뿌리 깊은 나무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우리 곁을 지켜준게 너무 고맙다.
앞으로는 조금 더 끈끈한 관계로 묶여서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그런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어.
친구가 아닌 남자로서 얘기하는데 찬열이 정말 좋은놈이야.
그리고 많이 부족한 우리 찬열이 잘 부탁해, ㅇㅇ야."
화면 속의 내가 장난스레 웃으며 고개를 숙이자 ㅇㅇ가 결국 다시 한번 웃음을 터트렸다.
저 말 진심이야. 정말 내 친구 찬열이 잘 부탁해 ㅇㅇ야.
-"와, 방송에 이 장면들만 나가는거 아냐? ㅇㅇ야, 이거 몇 분 동안 방송되고 있어?
음, 사실 나도 우리 예쁜 동생 ㅇㅇ 다른 사람한테 주기싫은데
찬열이형은 뭐...봐줄게. 찬열이형이 너를 많이 좋아하는게 모르는 사람이 봐도 느껴지니까.
사실,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결혼을 하는 것 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두 사람이 거의 2년이라는 시간동안 떨어져 지내면서도 서로의 마음이 변치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이렇게 안심하고 찬열이형에게 너를 맡겨. 앞으로도 2년 동안 품고 있던 마음으로
찬열이형을 대해주고, 우리들을 대해주었으면 좋겠어. 너는 우리들한테 내려온 정말 큰 축복과도 같은 존재야."
종인이의 말에 ㅇㅇ가 '오빠들이야말로 내게 큰 축복이야.'하고 말했고,
그 말에 우리 모두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 제가 마지막 차례에여? 아, 마지막은 부담스러운데...
음, 나도 백현이형처럼 오글거리는 말은 도저히 못하겠으니까 이해해줘, ㅇㅇㅇ.
어, 일단은 너랑은 정말 남매처럼 티격태격거리며 미운정 고운정 다 든 것 같은데,
이렇게 너를 시집 보낼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하네... 진짜, 여동생 시집보내는 것 같아.
사실 우리 모두 부족한 점이 많은데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고 우리를 그저 한 사람으로
바라봐주고, 대해줘서 정말 고마워. 찬열이형이랑 살다보면 분명 실망할 때도 있을거야.
하지만 지금처럼 찬열이형을 한 사람으로 바라봐주고, 대해주면서 서로를 존중해줬으면 좋겠어.
만약 찬열이형이 그렇게 안해주면 나한테 말해. 내가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형을 괴롭혀줄게.
식장에서 예쁜 웨딩드레스 입고 입장하는 우리 동생 모습 보고싶다."
ㅇㅇ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돌려 세훈이를 쳐다보자
세훈이가 부끄러운지 얼굴을 가리며 준면이형의 등뒤로 숨었다.
-"마지막으로 ㅇㅇ야."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ㅇㅇ가 세훈이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앞으로 돌렸고,
화면 속의 찬열이가 ㅇㅇ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나랑 결혼해줄래?"
찬열이의 말을 끝으로 리포터의 각종 비명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우리들 사이에는 가벼운 정적이 내려앉았고,
ㅇㅇ가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며 '응.'하고 작게 답했다.
ㅇㅇ가 다시 고개를 뒤로 돌리며 우리들을 바라보려던 찰나,
ㅇㅇ의 목에서 '찰그랑,'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ㅇㅇ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의 목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곧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려 찬열이를 올려다보았다.
"앞으로 평생 소중할 그 반지, 앞으로 평생 소중할 네가 간직하고 있어줘.
내가 그 반지 결혼식 전날 찾으러와서, 결혼식날 네 손에 끼워줄게."
찬열이의 말에 ㅇㅇ가 결국 환하게 웃은 상태로 울음을 터트리더니
천천히 찬열이의 품에 안겼고, 우리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두 사람,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라.
울지말고 항상 해맑게 웃으며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라.
공개 프러포즈 이후, ㅇㅇ네 가족과 찬열이네 가족이 빠른 시일내로 상견례를 가져
ㅇㅇ의 바쁜 스케줄을 고려해 결혼식을 내년 1월즈음에 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ㅇㅇ와 찬열이는 틈틈히 시간을 내어 같이 살 집을 보러 돌아다니다 마침내
두 사람의 마음에 드는 전원주택 타운하우스에 있는 집들 중 한 곳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바쁜 ㅇㅇ를 대신해 찬열이가 미리 봐둔 가구와 가전제품을 함께 살펴보며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 나가 가구와 가전제품을 결정해나갔고,
집의 인테리어는 ㅇㅇ가 직접 구상해 업자분께 부탁을 드려
ㅇㅇ와 찬열의 신혼집에는 서재와 작업실이 생겼다.
우리를 위한 손님방도 생겼다는데 그 말을 듣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역시 ㅇㅇㅇ 짱이야.
두 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고민이었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한국에 들어와있던 ㅇㅇ의 디자이너 친구가 ㅇㅇ의 결혼식을 위해
세상에 단 한 벌 밖에 존재하지 않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제작하기로 약속해
두 사람은 마음 편히 웨딩화보촬영 때 입을 드레스와 턱시도만 골랐고,
오늘 ㅇㅇ친구의 작업실에 들려 치수를 측정하고 돌아왔다.
"아, 진짜 피곤해 죽겠다는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보다..."
찬열이가 침대에 쓰러지듯이 드러누우며 말하는데, 입꼬리는 좀 아래로 내리고 그런 말 하지?
"좋냐? ㅇㅇ랑 결혼하게 되니까?"
"어. 완전 좋아. 몸은 피곤해도 ㅇㅇ랑 결혼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만은 행복하다."
"그럼, 다행이네. 아, 그런데 숙소에 겨우 한 사람 없어지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허전하냐..."
찬열이가 내 말에 한동안 조용히 있더니 곧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그럼, 숙소 우리가 살 집 근처로 옮길래?'하고 물어왔다.
"뭐?"
찬열이의 말에 어이가 없어 되물어보자 찬열이가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켜 앉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왜. 거기에서 살면 여기보다는 사람들 시선 덜 느껴져.'하고 말한다.
뭐야, 얘 진심이었어??
"야, 그건 다른 멤버들이랑 다같이 의논해봐야 하는거지..."
"그래? 알았어. 의논해보지 뭐."
찬열이가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기에 곧바로 뒤따라 나가자
찬열이가 형들과 애들을 거실로 불러모았다.
"뭐야, 무슨 일인데?"
민석이형의 말에 찬열이가 단도직입적으로 '형, 우리 숙소 옮길래?'하고 말했고,
멤버들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뭐?'하고 방금 전의 나처럼 되물었다.
"아니, ㅇㅇ랑 나랑 같이 살기로 한 집이 전원주택 타운하우스에 있는데
세대수가 많지 않아서 사람들 시선도 안 쏟아지고 또 차로 여기까지 출퇴근도 가능해.
운전은 매니저형들이 해줄거잖아. 가끔씩 형들이나 애들이 직접 하지."
찬열이의 말에 모두들 입을 꾹, 다물며 생각하고 있는데 준면이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내가 회사에 말해볼게. 확실히 찬열이가 말한 곳이 여기보다 시선이 덜 쏟아지기는 하니까.
회사에 말해서 되면 그리로 옮기는거고 아니면 여기에서 그대로 지내는거야."
.....뭐야, 설마 이대로 박찬열이랑 얼굴 매일 마주보고 지내게 되는거야?
ㅇㅇ와 찬열이의 웨딩화보촬영을 위해 찬열이와 우리가
화보촬영을 하면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온 작가님께 부탁을 드리자
작가님께서 흔쾌히 승낙하셨고, 오늘 ㅇㅇ와 찬열이의 웨딩화보촬영을 구경하러 왔다가
졸지에 우리들도 들러리 사진을 찍게 되었다.
...최근에 뭐가 내 예상대로 진행되는게 없어.
숙소도 준면이형이 회사에 뭐라 말했는지 ㅇㅇ랑 찬열이 신혼집 근처로 옮기게 되었고.
분명 ㅇㅇ랑 찬열이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은 일이기는한데...
"백현아, 지금 무슨 생각해- 표정이 어둡네."
작가님의 말씀에 ㅇㅇ가 나를 올려다보며 '괜찮아?'하고 물어왔고,
나는 작게 웃어보이며 '응, 괜찮아.'하고 답했다.
그러자 작가님께서 '지금 구도 좋아! 그렇게 자연스럽게!'하고 말씀하시며
우리 두 사람을 향해 셔터를 여러차례 연이어 누르셨다.
그렇게 ㅇㅇ와 각각 개인촬영을 하고난 뒤, ㅇㅇ와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고,
그 뒤로도 찬열이와 단체사진을 찍고, 제일 마지막으로 두 사람과 함께하는 단체사진을 찍었다.
와, 단체사진만 도대체 몇 장을 찍은거야....
오랜만에 기 빨리듯이 진행된 사진촬영으로 인해 나를 포함한 형들과 애들 모두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뻗어누웠다.
아, 씻어야하는데 씻기도 싫을만큼 정말 피곤하다..
..그래도 오늘 ㅇㅇ 드레스 입은 모습 이쁘긴 이뻤어.
ㅇㅇ의 해맑게 웃는 모습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져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이제 결혼식까지 정말 몇 주 밖에 남지 않았네.
**
짠!! 우리 독자님들 저 왔어요!!!!
우리 사랑스러운 독자님들 주무시려나아~?
오늘 드디어 찬열이의 프러포즈가 뙇!!!
다른 오빠들의 찬열이 프러포즈를 도와주기위한 말도 뙇!!!!!
세상에 저렇게 멋진 남자와 오빠들이 어디있나요...ㅠㅠㅠㅠ
오늘 이렇게 백현이삼촌의 시점을 통해 찬열아빠의 결혼준비과정이 드러났습니다!!
우리 독자님들 불마크를 기대하시던데... 저는 텍스트파일로 적을거에요!
우리 비회원독자분들을 위해서!!! ....제가 망발을 아주 날리네요...ㅎ
저는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우리 민석이 삼촌과 에필로그를 준비해야겠어요!!!
내일이나 모레즈음이면 완결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호랏!
오늘도 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구요! 이제 사랑둥이들 암호닉 나갑니다!!!
[옹꿀탱/혱구리/밍쏘기/토드/사과잼/웬디/알찬열매/밤이죠아/꺄링/댜니/AB판다/뚀륵/
썬더/잇치/유레베/구구/바람개비/됴도르/내남편/굥슈/봄바람/큥/백큥/코끼리/말미잘/
니니랑/모히또/나니꺼/종이니/후니/오미자/뭉이/동동쓰/마지심슨/래백/꾸르렁/민트초코/
박듀/문썬/루별/홍홍/랄라/난장이/티슈/Luci/일기장/이즈먼/종종/선물/마데카솔/후니후니/
꽃길/포롱포롱/모라]님,
새로운 사랑둥이 [꿍디꿍디]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