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는 잊을 수 없었다.
저를 그렇게 차갑게 돌아선 진호를.
결국 같이 게임할 사람을 못찾은 성규는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분위기가 남자만 있어서인지 우중충한게 이상민과 김구라, 김풍 연합은 영 끼고 싶지 않은 조합이었다.
보아하니 김민서 역시 저처럼 같이 게임할 사람이 없어보였다.
성규는 그녀에게 다가가 게임할 것같을 권유했고 그녀는 받아들였다.
일말에 의심없이.
***
아무래도 성규가 신경쓰였다.
녀석이 나를 무시하는 태도가 영맘에 안들어 일부러 녀석의 시선을 피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너를 위해서.
이곳을 올 때 일부러 차를 같이 못타게 한 이유가 있었다.
차 안에는 개인을 위한 미션 카드가 있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미션카드를 받았겠지.
[홍진호님, 당신이 이 게임에서 맡은 역할은 grim reaper, 즉 사신입니다.
앞으로 게임에서 당신과 연합하는 사람들 중 하나를 데스매치에 가도록 이끌어주세요.]
사신이라.
절대 성규와 같은 팀이 될 수 없다.
***
"근데 성규야 너 게임은 이해했어?"
"음...그냥 카드로 숫자대결하는거 아니예요?"
민서는 성규의 태도에 당황했다. 게임 규칙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와 같이 동맹을 맺다니.
후회는 되었지만 둘다 승수를 3점씩 올려 데스매치만 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성규에게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부분을 설명해주어야만 했다.
그제서야 이해한듯한 성규에 민서는 꽤나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지금 자신의 편은 성규밖에 없는데...
그녀의 역할은 tempter, 사람을 꾀어내어 저한테 유리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리숙한 사람이 필요했다. 성규처럼.
그녀는 이번게임에서는 자신이 떨어지지 않을거란 확신에 찼다.
성규와 민서는 작전을 짜기 위해서 큰방에있는 여러 방중 한곳에 들어갔다.
이미 그곳에는 김경란과 차민수가 있었다. 그 둘의 눈빛이 성규를 향했다.
왜인지 그 눈빛에 기가 죽은 성규였다.
"저희 둘 이방 써도 될까요?"
"네 뭐, 선생님 저희 나가요."
경란은 방을 나가면서 성규에게 눈빛을 보냈다.
방에 둘만 남아있게 되자 성규는 갑자기 화장실 갖다가 돌아오겠다며 방을 나갔다.
하지만 성규가 향한곳은 화장실이 아니라 경란이 있는 방이었다.
"성규야. 잘들어, 지금부터 널 일등으로 만들어줄거야. 일단 다른사람이랑은 왠만해서는 게임을 하지마.
혹시 게임을 하게 되면 3만 내는 거야. 그리고 나랑해서 1만 내서 지고, 차선생님이랑 게임을 해서 2만내서 이길거야."
경란의 제안을 성규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어짜피 민서와 게임을 하게되면 탈락후보는 안되지만 데스매치 상대로 지목될수도 있기에
차라리 일등을 하는편이 안전하고 편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이곤 여유롭게 민서에게로 갔다.
그리고 밖에서는 이미 김구라 연합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 누나 오래기다렸죠? 아니 화장실갔다가 오는데 이미 게임을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어떻게 하는건가 좀 보고왔어요. 미안해요"
"아니야. 누구랑 누구랑 하는데?"
"김구라 그아저씨랑 이상민? 그사람이요. 벌써 이미 그 둘은 짜고 하던데. 한명이 일방적으로 세번이겨주고 세번 져주더라구요."
"그래?"
이미 민서는 성규를 굳게 믿고 있는 듯했다.
앞으로 벌어질일도 모른체.
1시간뒤, 김민서는 계단에 앉아 머리를 식히고 있었다.
그녀는 성규에게서 배신을 당했다. 이 것을 깨닫는데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