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 |
우와 밖에 비 엄청나게 오네요.... 여기만 많이 오는 건가?ㅎㅎㅎㅎ 일단, 좋은 소식과 슬픈 소식이 있어요ㅠㅠ 먼저 슬픈소식 부터.....슬픈 소식은 야릇한 상상 연중 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포맷이라서 다시 쓰면 되겠지 했지만 안타깝게도 저의 뇌용량이 한계가 다 됐나봐요 내용이 아무리 해도 생각나지가 않아요 ㅠㅠ 어떻게 풀어야 할지 기억도 안 나고....그래서 연중 하기로 결졍했습니다ㅠㅠ 책임지고 끝까지 못 끝낸 점 죄송해요..... 그럼 우울한 기분으로 좋은 소식을 전할게요 좋은소식은 빰빰!!! 드디어 제가 처음 연재했던 섹시한 남자를 텍파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공유는 보류. 왜냐면 번외를 쓸 거거든요 ㅎㅎ 번외까지 다 쓰면 제일 먼저 제 글을 읽어드리는 독자님들에게 선물로 뿅뿅 할게요 그럼 잡담은 여기서 마치고 치명적인 단점 ㄱㄱㄱ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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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후-"
집으로 들어오자 마자 턱 끝까지 찬 숨 때문에 신발도 못 벗고 현관 앞에 그대로 드러 누웠다. 어느정도 차오른 숨이 가라 앉자 그대로 신발을 벗고 서랍아래 깊숙히 넣어 두었던 노트를 꺼냈다.
"김명수 여자친구가 생기셨다 이거지? 흐흐흐흐....하핳하핳하하핳하하핳하핳하하하!!!!"
누군가 지금 내 모습을 본 다면 미쳤다고 하얀 집에 신고를 넣을지도 모르지만 상관없다. 김명수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나에겐 드디어 기회가 생긴거다.
"드디어 복수를 시작 할 수 있어"
노트를 펼쳐 몇 줄 안 읽었는데 벌써 안구의 습기가 차오른다. 대학에 오면 달콤한 연애를 하겠다고 꿈꿨는데 그런 나의 다짐은 김명수를 만나고 나서 부터 불가능으로 바뀌었다. 아마 나의 다짐이 무너진 건 김명수와 처음 친해진 2학기 여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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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여기 핫초코 진짜 맛있어요"
오빠...오빠 이 얼마만에 들어본 오빠 소리인가 그래, 여름이면 어떻고 겨울이면 어떠냐고 핫초코라고 꼭 겨울에 먹으라는 법도 없고 그 뭐시냐...그 거시기....이열치열!! 그래 이열치열이라고 열은 열로 다스려야지 암!!
"나도 핫초코로...."
헤헷 이라니 어쩜....웃는 것도 저렇게 귀여운건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귀여운 생명체였다. 졸업하고 거의 처음으로 이성열에게 전화가 와 반가운 마음에 받았지만 이성열은 그런 나의 반가움을 무시한 채 소개팅이라며 장소만 떡하니 불러주고 그냥 끊어버렸다. 혼자만 반가워 했다는 느낌이 들자 울컥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개팅 상대를 보지 않았을 때였다. 물론, 만난 지금은 이성열을 향한 분노가 사랑으로 바뀌었고 꼭 이성열을 만나면 찐하게 뽀뽀 한 번 해줘야겠다고 마음이 바뀌었다.
"성규야"
익숙한 목소리에 목으로 넘어가던 물이 채 넘어가지도 못하고 입 밖으로 나왔고 축축한 물기를 닦을 생각도 없이 고개를 돌리자 방금 전까지 소정이가 앉아있던 자리엔 김명수가 떡 하니 자리 잡고있었다.
"김명수....니가 왜 여기있어?"
친해지지 얼마 안 된 김명수한테 소개팅을 들키자 조금 쑥스러워 뒷목을 긁적였다.
"오빠"
서, 설마 명수야 니가 못 생겼나고 하는 상대가 저 뜨거운 핫초코 두잔을 들고 자리도 뺏긴채 멀뚱히 서 있는 저 귀여운 소정이를 향한 말은 아니지? 그치? 아니지? 제발 아니라고 말해!!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라고 김명수에게 난 끝도 없이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아마 김명수와 난 텔레파시 따위 통하지 않는 운명인가 보다.
"성규 니 옆에 있으니까 더 못 생겼다. 완전 못 생겼어 내 눈 썩을 거 같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독설을 내 뱉는 김명수 덕에 핫초코 두 잔을 들고 있던 소정이는 더운 여름 날 핫초코 두잔을 들고 울며 커피숍을 나갔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나보다 너무 못 생겨서 내가 너무 아까워서 참을수 없었다던 김명수의 번지르르한 말에 넘어갔으면 안 됐었다. 이 이후로 김명수는 어떻게 안 건지 내가 소개팅을 할 때 마다 찾아와 훼방을 놨고 난 다섯 번의 소개팅을 망치고 나서야 김명수가 나를 일부로 괴롭히고 있다는 걸 알았다.
"김명수 너 왜 자꾸 이래?"
아니라고 잡아 뗄 줄 알았는데 생각 보다 순순히 인정하는 김명수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서 화도 나지 않았다.
"그럼 너도 소개팅 하면 되잖아"
[다시 현재]
그렇게 난 다섯번의 소개팅을 망치고 김명수의 미래의 여자친구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그리고 정확히 일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의 일년 동안의 복수가 현실로 이루어질 기회가 찾아왔다.
"김명수 여자친구 부셔버리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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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셔버려? 부시긴 뭘 부셔 뭐 김명수가 나타나야 부셔버리지!!! 일부로 나를 피하는 건지 아님, 그냥 나를 피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영화관에서 부터 벌써 3일째 연락이 안 된다. 그 덕에 핸드폰 통화목록엔 김명수의 이름대신 남우현 이름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땅으로 꺼진건지 하늘로 날아간건지 연락이 안 되는 김명수를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보다 어려웠다. 나 말고는 친구도 없어서 딱히 물어 볼 사람도 없고 동네 똥개도 안 보면 걱정 된 다는데 일년을 넘게 껌딱지 처럼 붙어다닌 김명수가 안 보이자 불안해 미칠 것 같았다.
-지이...
"여보세요!!!"
이호원의 입에서 나온 김명수 이름에 침대에서 일어나 무작정 현관 밖으로 튀어 나갔다. 김명수 개새끼 드디어 얼굴을 비추다니 만나기만 하면 멱살을 잡고 반쯤 죽을 때 까지 패줘야겠다고 다짐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딸랑
"하아, 하아, 하아, 김, 하아, 김명수는? 하아-"
내가 자리에 앉자 그제야 내 옆에 앉은 남우현이 빈 잔에 맥주를 따라 건넸다.
"고마워"
그땐 남우현이랑 통화하다가 김명수에게 온 전화를 못 받을까봐 남우현의 연락을 모두 거절했었다.
"미안 배터리가 없었나봐"
-딸랑
"아우 갑자기 무슨 비야"
문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비가 오는지 축축히 젖은 옷을 털며 들어오는 남자가 보였다.
"김성규!!"
3일 전이라면 나랑 만났던 날이다. 내가 김명수를 마지막으로 본 그 날이었다.
"김명수, 김명수 몇호실이에요?"
-드르르 탁!
".....성규야"
말랐다. 그 날 자세히 못 봤는데 그 때도 이렇게 말랐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말랐다. 너무 헬쓱해진 김명수의 모습을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자 침대에서 일어난 김명수가 서랍에서 분홍색 수건을 꺼내더니 나에게 다가와 젖은 내 얼굴을 닦아줬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김명수가 아픈게 왜 이렇게 화가나고 김명수가 아픈 걸 몰랐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억울한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그냥 화가나고 눈물이 났다.
".....나 여기 있는 거 알고 비 맞으면서 온 거야?"
갑자기 날 안아버리는 김명수의 행동에 놀라 아무 말을 안 하자 내 어깨를 감싸 쥔 김명수이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 성규야"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어린애 처럼 투정을 부리는 김명수의 행동에 웃으며 김명수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어줬다. 나도 조금, 아주 조금 보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