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빅뱅 변우석 엑소 세븐틴
The Sun 전체글ll조회 3173l

 

W. The Sun

친구 2 최성훈 X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홀로 우두커니 서있던 나의 슬픈 걱정이었다. 나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잊어버려 집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누굴 사랑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을 잃은 그 동안에 성인이 되어버린 난 끝내 하릴없이 법원 로비로 걸어 나갔다. 터벅터벅―. 그렇게 무거운 발소리를 내며 도착한 법원 로비에서도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만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제자리에 주저앉으려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어떤 남자를 발견했다. 말끔한 검은 수트를 갖춰 입은, 꽤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는 듯한 그 남자에게선 시원한 향수 향기가 느껴졌고, 내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그 남자는 날 끌어당겨 안으며 매끄러운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있었던 거냐… 한참 찾았잖아.”

“날… 잘 알아요?”

 

 

 

모르는… 남자인데. 당황한 듯한 내 목소리에 나를 품에서 꺼낸 남자는 눈을 가늘게 떠 조금은 무서워진 눈빛으로 날 내려다봤고, 그런 남자의 눈빛에 중압감을 느낀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무섭게… 생겼다…. 그 남자의 짙은 눈썹은 미묘하게 들썩였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기억을 잃었다더니 진짜 였군…. 나 기억 안 나?”

“…죄송해요. 정말 모르겠어요.”

“괜찮아. 차근차근 기억하면 되니까. 그럼… 혹시 능력도…?”

“능력이요? 무슨 능력….”

“아니다. 모르면 됐어.”

 

 

 

그 남자는 옅게 미소 지으며 내 머리칼을 쓸어내렸고, 그 손길에 잠시 몸을 움찔한 나는 내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고 지나가는 그 남자의 긴 손가락을 잡아 내리려다 시선을 가볍게 내리깔았다. 뭔가… 나랑 가까웠던 사람인가…. 그나저나 장 변호사님도 그렇고 다들 왜 ‘능력’ 이야기를 하는 거지? 난 애초에 그런 거 없었는데….

 

 

 

“내 이름은 최성훈. 너보다 8살 많고.”

“아… 네.”

“그럼 이제 집으로 갈까? 많이 피곤할 것 같은데.”

 

 

 

 

내 손목을 부드럽게 그러쥔 그 남자. 아니, 성훈이 형은 밖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차로 걸음을 옮겼다. 법원 밖에 주차된 성훈이 형의 차는 검은색의 고급 세단이었다. 방금 세차를 한 듯 매끄럽게 빛나고 있는 그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일전에 저 차를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어 아무런 저항 없이 그 차에 올라탔다.

 

 

 

 

**

 

 

 

 

성훈이 형은 익숙하게 도어락을 열었다. 자기 집처럼 문을 여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순간 지끈거리는 머리에 눈을 꽉 감았다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흰 교복을 입은 내가 그 집 문을 열던 것을 기억하고는 먼저 들어가라는 듯 문을 열고 나를 바라보는 성훈이 형한테 말했다.

 

 

 

“여기… 누구 집이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네 집이지. 2년 전부터는 우리 집이 됐고.”

“우리 집…?”

“같이 동거하니까.”

 

 

 

씨익 웃은 성훈이 형은 내 허리를 끌어당겨 현관 안으로 밀어 넣었고, 얼떨결에 집 안에 들어간 나는 작은 감탄사를 뱉으며 거실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꽤 심플하게 꾸며져 있는 집 안은 온갖 가구들과 간단한 인테리어 용품들로 그득 차 있었다. 나… 생각보다 부자였나 보네. 집 완전 좋잖아. 발코니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에 닿자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몸은 자신의 집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불안함이 그득 차 있었던 내 마음은 집 안의 공기를 들이마시자마자 노곤하게 풀어졌고, 집을 둘러보던 나는 생긋 웃었다.

 

 

 

“네 방은 저쪽. 내 방은 이쪽.”

 

 

 

나를 스치고 지나간 성훈이 형은 자신의 방문을 열어 보이며 어깨를 으쓱했고, 그 안을 힐끗 쳐다 본 나는 여러 벌의 고급스러운 수트가 옷걸이에 걸려 있는 것을 보며 속으로 작게 감탄사를 뱉었다. 저 사람도… 아니, 성훈이 형도 부자인가 보다. 근데 부자면 자기 집에 가서 살아야지 왜 나랑 같이 살았지? 제자리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끝내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 작게 도리질 치며 내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 되어있는 방 안에 들어선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방 안은 그냥 정리된 게 아니라… 뭔가… 사라지려고 마음먹었었던 것처럼 정리가 되어 있다. 곧 죽으러 갈 사람처럼…. 나란히 꽂혀있는 책을 천천히 매만지던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집에도 왔고 내 방에도 들어왔지만 역시 기억나는 게 없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기억이 돌아올까….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던 나는 순간 내 방 문틀에 기대 날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성훈이 형을 발견했고, 성훈이 형은 내가 자신을 바라보자 옅게 웃으며 방문을 닫았다.

 

 

 

 

**

 

 

 

 

“밥 먹으러 갈래?”

“네?”

“시간 애매하잖아. 지금 밥하기에는.”

“아….”

 

 

 

그러네요… 벌써 7시네. 시계를 보고는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싱긋 웃은 성훈이 형은 차키를 집어 들고 나에게 손짓했다.

 

 

 

“오랜만에 무리 좀 해야겠네. 돌아온 기념으로.”

 

 

 

 

**

 

 

 

 

여기… 척 보기에도 엄청 비싸 보이는데…. 집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고급 레스토랑으로 차를 몰고 간 성훈이 형은 미리 예약을 해뒀던 건지 종업원과 짧게 이야기를 하는 듯 싶더니 밖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이래서 옷을 좀 신경 써서 입으라고 했던 거군…. 입고 있던 흰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리던 나는 앞에 놓인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기만 하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시는 성훈이 형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너무 비싸지 않아요 여기?”

“1년 만에 돌아왔는데 이 정도 쯤이야.”

“그래도….”

“남는 게 돈이야. 너한테 쓰는 건 하나도 안 아까워.”

 

 

 

푸스스 웃은 성훈이 형은 어서 먹으라며 내 손에 직접 나이프를 쥐어주었고, 철제 나이프에서 느껴지는 찬 기운을 느끼며 잠시 머뭇거리던 나는 끝내 스테이크를 조금 잘라 입 안에 넣고는 우물우물 씹었다. 오, 근데 진짜 맛있다…. 씹자마자 풍부하게 퍼지는 후추 향과 터져 나오는 육즙. 그런 스테이크 맛에 감동해 입 꼬리를 올려 씨익 웃은 난 더 열정적으로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했고, 갑자기 분주해진 내 포크 소리에 고개를 든 성훈이 형은 미소를 지으며 작게 웃었다.

 

 

 

“안 먹을 것 같이 굴더니 잘 먹네.”

“….”

“음… 뭐 더 기억나는 건 없어?”

“예? 아… 아직요. 죄송해요.”

 

 

 

내 대답에 살짝 시선을 내린 성훈이 형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시선을 내리고 포크로 스테이크를 이리저리 찌르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괜찮아. 네가 죄송할 게 뭐가 있냐.”

“….”

“천천히 기억나는 편이… 더 낫기도 하고.”

“…?”

“갑자기 막 기억나면 머리 아프잖아.”

 

 

 

손목시계를 매만지는 성훈이 형의 손등에 두드러진 핏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그 마저도 어디선가 봤던 듯한 기분에 눈을 가늘게 떴고, 그렇게 내가 기억을 찾아내려 몰두하고 있을 때쯤 성훈이 형의 남자다운 손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내 손목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래, 언젠가는 기억나겠지…. 나한테 이렇게 잘 해주던 사람을 기억 못할 리가 없잖아. 내 손목으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에 옅게 웃은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

 

 

 

 

밥을 다 먹고 집으로 돌아와 깨끗하게 씻은 나와 성훈이 형은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를 봤다. 그런데… 기분이 좀 그랬다. 뭔가… 저 남자를 빨리 기억해내라고 날 두드리고 있는 듯한 가슴에 살짝 미간을 구긴 나는 이 자리가 갑자기 불편해져 얇은 니트 소매 자락을 매만지면서 TV에 집중하고 있는 성훈이 형의 모습을 흘끗 쳐다봤고,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옆선에서 풍겨 나오는, 성훈이 형과 꽤 잘 어울리는 듯한 그 남자다운 분위기에 작게 숨을 멈췄다. 형에게서 풍기는 시원한 향수 향기까지. 내 뇌리에 깊게 박혀있던 듯 또다시 익숙하게 느껴지는 그 모습에 난 무의식적으로 성훈이 형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고, 내 머리가 어깨에 닿자 살짝 놀란 듯 고개를 돌린 성훈이 형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내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내가 원래 이런 거 좋아 했었나… 기분 좋다…. 젖은 머리칼이 성훈이 형의 손가락 사이로 이리저리 흩어졌고, 그 따뜻하고도 간지러운 느낌에 갑자기 졸음이 밀려오던 나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많이 친했다는 게 사실이었나 보네요….”

“설마 그런 거짓말을 하겠냐.”

“하긴… 그렇죠?”

 

 

 

작게 미소 지으며 눈을 뜬 나는 그대로 시선을 올려 날 자상한 눈길로 내려다보고 있는 성훈이 형을 바라봤고, 그런 성훈이 형의 눈빛을 보자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전부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마주 닿던 입술이 기억난다…. 뭐야… 그럼… 내가 성훈이 형이랑…? 그 기억에 조금 당황해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던 나는 몸을 일으키며 성훈이 형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 그냥 단순한 형 동생 사이 아니었죠…?”

“뭐?”

“….”

“기억났구나….”

“나 의외로 특이한 면이 많은 사람이었네요….”

 

 

 

10년간 찾아 헤맸던 첫사랑과… 복잡한 과거사에… 남자까지… 대박이네. 작게 한숨을 내쉰 난 젖은 앞머리를 매만지다 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그렇게 갑자기 찾아 온 정적 속엔 무언가 위급한 소식을 전하는 듯 바빠진 앵커의 목소리만 울렸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 내 분주한 손길에 앞머리가 거의 말라갈 때쯤, 성훈이 형은 내 허벅지 위에 올려져 있던 내 손을 가볍게 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장 변호사한테 제대로 차였었거든.”

“장 변호사님한테요…?”

“어. 난 그 때 너 힘들어 하는 거 도와주다가 너한테 푹 빠져버렸고.”

“아….”

“내가 네 마음 얻으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었는데.”

 

 

 

너스레를 떨며 푸스스 웃은 성훈이 형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던 내 어깨를 한 팔로 가볍게 감싸 안았고, 그런 성훈이 형의 품에 얼떨결에 안긴 난 손을 꼼지락 거리다 작게 숨을 내쉬었다. 뭔가… 포근하고 편하기도 한데… 마음 속 어딘가에서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솟아나고 있다. 아까부터 이 이상한 기분이 계속 날 건드린다. 정말… 이건 대체 뭐지….

 

 

 

 

**

 

 

 

 

그로부터 일주일 뒤. 내 예상과는 달리 별로 특별한 생활은 하지 않았다. 성훈이 형이 도와주는 대로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고,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을 하고, 필요한 문제집을 사고, 핸드폰도 새로 개통하면서 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새로 시작했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장 변호사님과는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게 되었고, 날 도와줬던 충기와도 연락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세상과 연결 되어 있던 끈이 모두 끊어졌다는 절망적인 느낌을 받던 나에게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된 성훈이 형과의 관계는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내 취향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탓에 성훈이 형과 함께하는 모든 일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늘어나게 됐고, 가끔 분위기가 제대로 잡히면 키스도 했는데… 문제는….

 

 

 

“아… 형, 잠깐만….”

“….”

“잠깐만요… 아, 아파….”

 

 

 

오늘 같이 분위기가 제대로. 너무 과하게 잡힌 날에는 성훈이 형이 조금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이었다. 부드러웠던 분위기도 강압적으로 변해버렸고, 항상 날 만질 때마다 내가 깨질까 조심스러웠던 손길도 부서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무자비해졌다. 격한 키스를 이겨내지 못한 나는 날 벌써 침대에 눕혀 내 옷을 들춰내려는 성훈이 형의 어깨를 밀었고, 그런 내 손길에 잠시 입술을 뗀 성훈이 형은 무언가가 들끓어 오르는 듯한 눈을 하고 날 바라봤다.

 

 

 

“무섭단 말이에요 형….”

“… 미안한데 수하야.”

“….”

“오늘은 정말 못 넘기겠다.”

 

 

 

그렇게 말한 성훈이 형은 또다시 내 입술을 거칠게 집어삼켰고, 그런 성훈이 형에게서 느껴지는 무서운 분위기에 몸을 떨던 나는 내 옷 속으로 거침없이 파고드는 단단한 손을 빼내려 성훈이 형의 팔을 잡고 한참을 끙끙거리다 끝내 눈을 꽉 감아버렸다. 이 상황마저도… 언젠가 겪어본 적 있는 것 같은 탓일까… 계속해서 온몸에 힘이 풀려 더 이상의 저항이 힘들었던 나는 그냥 성훈이 형의 손에 내 몸을 맡겼다.

 

 

 

 

**

 

 

 

 

난 내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듯한 느낌에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눈부신 아침 햇살이 내 눈으로 빠르게 흘러들어왔고, 잠깐 눈이 아파 미간을 구긴 나는 정신이 차차 돌아오자 부서질 듯이 아파오는 몸에 끙끙거렸다.

 

 

 

“미안하다. 어젠 진짜 정신 줄을 놓쳐서….”

“으으… 괜찮… 아요….”

“너무 오랜만에 해서 그런가… 몸이 못 받아주나 보네.”

 

 

 

내 허리를 부드럽게 그러쥔 성훈이 형은 조심스럽게 허리를 주무르기 시작했고, 그런 형의 손길에 잠시 몸을 움츠렸던 나는 그 넓은 가슴에 고개를 기대며 아픈 것을 참아냈다. 이렇게 아픈 걸 대체 왜 하는 거지… 아, 물론 좋을 때도 있긴 있는데… 그건 도중의 일이고 시작이랑 끝은 완전 아프기만 하잖아….

 

 

 

“잠깐만 누워있어. 내가 수건 데워 와서 찜질 해줄게.”

“네….”

 

 

 

몸을 일으킨 성훈이 형은 내 볼에 짧게 입 맞추고는 방을 나갔고, 모로 누워 허리를 툭툭 두드리던 끙끙거리며 몸을 일으켜 침대 위에 앉아 있다가 내 몰골을 확인하려고 힘겹게 일어서서 방 한 켠에 있는 전신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뭐… 예상보다는 괜찮긴 한데… 늘어진 티셔츠 사이로 흘끗흘끗 보이는 붉은 자국들이 좀 신경 쓰였다. 어제 성훈이 형이 막 물던데… 그 자국 난건가…. 한숨을 푹 내쉬던 나는 그 자국들을 천천히 매만졌는데, 그 순간 또다시 머릿속에 알 수 없는 기억들이 지나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머리가 지끈거리기만 한 게 아니라 깨질 듯이 아파 와서 거울을 부여잡은 채 이를 바드득 간 나는 숨을 헐떡이며 눈을 크게 떴다. 그런데….

 

 

 

“뭐야… 이거….”

 

 

 

기억들이 되살아날수록 내 몸은 엄청난 위화감에 휩싸였다. 되살아난 기억 속 성훈이 형은… 내가 지금 아는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말 수도 적었고, 얼굴엔 항상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게다가… 성훈이 형이 지금 있는 방… 원래는 아무 것도 없는 텅빈 방이었다. 아직 다 살아나지 않아 단편적인 기억들을 필사적으로 들쑤시던 나는 그 기억 속 장면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로 살아나자 숨을 멈췄다. 성훈이 형을 마주한 나는 욕을 뱉어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마치… 자기 자신을 방어하려는 것처럼…. 또다시 살아난 기억 속 성훈이 형은 내가 어디에 있건 항상 보였다. 학교를 끝마치고 나올 때도, 집에 들어갈 때도, 혼자서 밥을 먹고 들어갈 때도. 심지어 공부에 지쳐 잠시 바람을 쐬러 발코니로 나갔을 때도… 아파트 주차장에서 날 지켜보고 있었다.

 

 

 

“말… 도 안 돼.”

 

 

 

이건… 누가 생각하기에도 성훈이 형이….

 

 

 

“뭐야, 왜 일어서 있어?”

“…네?! 아… 잠깐 거울 좀… 보려 구요.”

 

 

 

그렇게 내가 혼란에 빠져있을 때쯤, 성훈이 형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수건을 든 채로 옅게 웃으며 내 뒤로 다가온 성훈이 형은 뒤에서 내 허리를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턱을 내 어깨에 기댔고, 그런 성훈이 형의 행동에 잠시 몸을 움츠렸다가 애써 티내지 않으려 작게 웃은 나는 성훈이 형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으며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내 기억이 제대로 살아난 것이 맞다면… 또,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면… 성훈이 형은 분명…

 

내 스토커다.

 

그것도 아주 악질인 스토커. 날 납치하려고 시도했던 적도 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검은 차가 익숙했었던 것이었고, 키스와 관계가 언젠가 겪었던 것처럼 느껴졌던 것도 내가 강제로 당할 뻔 했던 때의 상황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어 그랬던 것이었다. 위험한 사람이었어… 성훈이 형…. 시선을 내리깔며 이 상황을 어떻게 탈출할지 고민하던 나는 일단 기억이 안 난 것처럼 행동을 하다 도망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그 때였다, 갑자기 내 허리를 감은 성훈이 형의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내 어깨에 기대고 있던 고개를 내 귓가 쪽으로 옮긴 성훈이 형은 묘한 웃음기 섞인 낮은 목소리로 조용하게 속삭였다.

 

 

 

“수하야.”

“…네.”

“기억 났구나. 모두 다.”

“…!”

 

 

 

당황한 나는 고개를 들어 거울을 통해 성훈이 형을 바라봤고, 낮게 큭큭 웃던 성훈이 형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어느새 딱딱하게 굳어 차가워진 시선으로 거울을 통해 내 표정을 바라보고는 한 쪽 입 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지금 네 몸. 잔뜩 굳어있어. 겁에 질린 것처럼.”

“아… 아니, 이건….”

“연기 정말 못하네. 우리 수하.”

 

 

 

내 허리를 더 단단하게 끌어안으며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던 성훈이 형은 갑자기 손에 쥐고 있던 수건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고, 당황한 내가 숨을 크게 들이쉬자 코와 목을 타고 강렬한 화학적인 냄새가 내 몸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뭐야, 이 냄새…! 그 냄새가 흘러들어오자 순간 눈앞이 아찔해지며 정신이 아득해져 성훈이 형의 손목을 붙잡은 내 손은 자연스럽게 미끄러졌고, 완전히 끊어지려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써도 소용없었다. 몸부림을 치던 내 몸이 잠잠해지며 몸에 힘이 풀리면서 다리가 풀려 주저앉으려 하자 날 더 강하게 끌어안은 성훈이 형은 내 정신이 완전히 끊어지기 직전, 내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넌 절대 나한테서 못 도망쳐. 넌 이제 내 소유물이니까.”

 

 

 

 

 

***

 

 

그렇게 수하는 성훈이의 소유물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 제가 가지고 싶은데 말이죠... 망태기 준비해놨는데... 크흡... 선수를 치다니...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헉.....우와♥♥♥ 대박이에요ㅜㅜㅜㅜ 소오름...
11년 전
독자2
...헐..............
11년 전
독자3
성훈수하라니...........이거......대박..............신세계네여..........................................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기타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1 유쏘10.16 16: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기타[실패의꼴]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셨습니다 한도윤10.26 16:18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 11.07 12:07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기타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3 유쏘 10.25 14:17
기타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1 유쏘 10.16 16:52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2 콩딱 08.01 06:37
이동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콩딱 07.30 03:38
이동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콩딱 07.26 01:57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이바라기 07.20 16:03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이바라기 05.20 13:3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11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13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12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17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13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9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1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9 꽁딱 01.30 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