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uun! I'm back~(쑨! 내가 돌아왔어~)
정수기가 갑자기 고장나서 아래층까지 갔다오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쑨이 기다릴까봐 물 받는내내 얼마나 성질 났는데!!!!영국이라면 쫌 싸나이처럼!!!물도 퐈봐봐봑!!! 나와줘야지 쪼로로록- 이렇게 나오면 도대체 물한잔마시는데 몇초동안 시간을 소요해야 하냐고!!!
다행히도 쑨은 얌전히 폰을 만지고 있었다. 사실...그럴리는 없겠지만 저번의 나처럼 잠들면 곤란하기에 빨리온 것도 좀 있다.
난 쑨양보다 작아서 그렇게 번쩍들어 중국숙소까지 옮겨주지는 못하거든.
다행히 아직 후반전은 시작되기 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아(♥)의 맥심 커피믹스를 여행 가방에서 꺼내
찢은 후에 머그컵에 쏟아부었다. 나한개, 쑨 한개.
뜨거운물을 딱 머크컵 반만큼만 부으니 커피우유색의 달달한 밀크커피가 완성되었다. 언제나 변치않는 달달하고 그윽한 커피향-
살짝 맛을보니 perfect. 환상의 비율이다. 나 원래 커피 물 잘 못맞추는데, 맛있게 되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
그렇게 두잔을 들고 쑨 옆에 앉으면 한잔을 건네자 고맙다며 커다란 손으로 컵을 잡는다. 우와- 손이 크니까 저게 한손에 잡히는구나-
나도 작은편이 아닌데, 그 옆에 있으면 내 모든게 작아보여서 기분이 묘하다.
아까 쑨이 준 쿠키하나를 꺼내 한입 베어물자, 고소하고 달달한 향이 가득 입안을 메운다.
맛있다!
It's very delicious!!!Thank you, Sun.(이거 되게 맛잇어!!!고마워 쑨-)
얼른 하나를 먹어치우고 다른하나를 입에 물고나니, 무슨 모이 물어다 준 아비새 마냥 나를 흐뭇하게 쳐다보는 쑨이 느껴진다.
뭐..뭐야/////왠지 부끄럽다. 다 큰 남자어른이 단거에 이렇게 환장하는모습, 좀 이상하려나......
에잇- 맛잇는걸 맛있다고 해야지 뭐 어때!!
나는 이 요상꾸리꾸리한 시선을 일단 제지하기 위해 왼손으로 쿠키하나를 집어 쑨의 입앞에 갔다 댔다.
그러자, 잠시 당황하는 듯 하더니 쿠키를 덥썩문다.
쿠키가 갈색이라서 그런가...쟨 무슨 쿠키 물고있는것도 메달무는것처럼 멋잇어?
속으로 꽁알꽁알대며 두번쨰 쿠키를 커피에 살짝 적셔 입안에 털어넣었다. 진짜 맛있다. 이런걸 해주는 어머니가 있는 쑨양이 부럽다.
그때, 쑨이 웅얼거리는 발음으로 날 부른다. 그리고 자기 입가는 손으로 가리키며 터는 시늉을 한다.
응? 입에 묻었단말인가?손을 들어 아무리 털어도 쑨은 만족스럽지 못하단 표정이다. 안털렷나? 대체 어디 묻은거야 씽........
답답하다는 표정의 쑨이 기어코 손을 든다. 그리고는 내 쪽으로 몸을 틀어 긴 손가락으로 입가에 묻은 부스러기를 때네준다.
Ha.....you're such a baby.(너 정말 애기같애.)
그리곤, 그 부스러기를 자기 입에 넣어버린다.
아니 그걸 왜먹어???????????????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에 반해 쑨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는 나보고 후반전이 시작됐다고 말해준다.
내가 이상한건가? 하긴 나도 과자부스러기같은거 흘리면 끝까지 주워먹지만...뭔가 쑨이 내 입에 붙어있던걸 먹었단 사실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든다.
그 뒤부터 후반전은 무슨정신으로 봤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쑨은 축구에 관심이 생겼는지 우리나라선수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나름 경기를 관람하는 눈치다.
벌써 10시가 다 되었다. 쑨도 이제 피곤한지 하품을 쩍-한다.
무슨입이 하마 만 해.
마른세수를 두어번 하더니, 나에게 커피 잘 마셨다고 인사를 하고는 이제 가봐야겠다며 자리를 턴다.
그를 배웅해주기 위해 일어서려고하자, 쑨이 손을 잡아 일으켜준다. 한손으로 쑤욱 잡아당겨주니 어느새 일어나있었다. 순간 느꼈지만, 팔힘이 장난이 아니다.
문앞에서 신발을 신는 그. 아까부터 이상하게 얼굴을 볼수가 없어 고개를 숙이고 있자, 쑨이 피식-새는듯한 웃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흐트려 준다.
See you later.(다음에 봐.)
짧게 한마디 하고는 문을열고 나가버린 쑨.
가는 손가락이 머리를 헤집을 때의 온기가 아직도 정수리에 남이있는 느낌이다.
난 잘가라는 인사도 못했는데...다급하게 고개를 들어봐도, 이미 그의 등은 문밖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어쩐지, 이 감각이 쉽사리 잊혀질 것 같진 않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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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박태환선수의 마음에도 봄바람이 부는듯하네요ㅎ
하..요즘 진짜 쑨양앓이 중이라서 오늘 중국어 교재사왔어요ㅠㅠㅠ
언젠가 쑨양선수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길 바라며!!
평일때는 주말처럼 하루 두개씩은 연재는 힘들 것 같아요 ㅠ
최대한 안끊기도록 노력하겠지만, 혹시나 안올라오는 날은
'작가 이 자식이 바빠서 쓰러져잤구나'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럼 다음편에서 뵈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