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3일 그리고. 08
동욱의 집 앞까지 오는 순간에도 둘은 말없이 걸었다.
동욱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자 나은이 동욱의 집으로 들어갔고 동욱이 따라 들어왔다.
신발장 안에 서서 둘은 마주 봤고 이내 불이 꺼졌다.
둘은 어둠속에서 서로를 보고 있었고 나은이 손을 올리자 다시 불이 켜졌다.
나은이 동욱이 볼을 감싸자 동욱이 망설이는 듯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 때 다시 불이 꺼지고 동시에 동욱의 이성의 끈도 끊긴 듯 나은에게 입을 맞췄다.
나은도 동욱의 목을 감싸며 응했고 그에 현관 등이 계속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나은이 동욱의 목에 둘렀던 손으로 동욱의 코트를 벗기자 동욱이 코트에서 팔을 빼고 나은의 코트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나은의 겉옷을 벗기려다가 눈을 뜸과 함께 행동을 멈췄다.
동욱이 나은에게서 천천히 떨어지며 눈을 떴다.
나은이 동욱을 따라 같이 눈을 뜨자 동욱이 나은의 옷을 다시 입혀줬다.
그에 나은이 영문을 몰라 쳐다보자 동욱이 나은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마음 확인한 첫날에 이러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에 나은이 굳었다가 동욱의 마지막 말에 다시 나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내려앉았다.
"동욱씨 마음이 뭔데요?"
".....또 말장난하려고 하는 거죠"
"말해주던지, 하던 거 계속하던지. 골라요"
나은의 당돌한 말에 동욱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좋아해요"
"......진짜 나빴던 거 알죠?"
"알아요"
"앞으로 다 갚아요. 지켜볼 거니까"
""알았어요"
동욱이 끄덕거리며 시계를 확인했다.
"그만 가요. 데려다줄게요"
"어딜 가요"
"...집에 가야죠"
"술도 먹었고 내일 주말인데, 남자친구 집에서 잠도 못 자요?"
나은이 뻔뻔하게 말한 후 신발을 벗고 동욱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동욱이 헛웃음을 지으며 코트를 주워서 나은을 따라나섰고 나은은 거실 소파에 털썩 하고 앉았다.
"두 번째 왔다고 벌써 편해진거에요?"
"그러게요. 혹시 편한 옷 있어요?"
"진짜 여기서 자게요?"
"걱정 마요. 손만 잡고 잘게요"
".....내가 지금 그걸 걱정합니까"
"그럼 안고 자도 돼요?"
"........기다려봐요"
동욱이 방으로 들어가고 나은은 소파에 몸을 기대 입술을 매만졌다.
혼자 실실 웃고 있는 사이에 동욱이 흰색 긴 팔 티와 츄리닝바지를 들고 와 나은에게 건넸고 나은이 웃으며 옷을 받아들었다.
"이거면 괜찮아요?"
"네, 고마워요!"
"근데 우리 집에 화장 지우는 그런 건 없는데"
"마침 오늘 화장품 샀다가 샘플 받은 게 있거든요! 그렇다고 작정하고 온 건 아니니까 오해 말아요"
".....작정했네"
"이거 봐. 오해할 줄 알았다니까. 저 먼저 씻어도 돼요?"
"....그래요. 먼저 씻어요. 새 칫솔 가져다 줄게요"
나은이 씻기 시작했는지 샤워기 소리가 들려오고 동욱은 그 때 다시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한 번 더 되뇌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거리며 생각을 멈춘 동욱은 집안을 간단히 정리했다.
얼마 뒤 나은이 옷을 갈아입고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나왔고 동욱이 그를 발견하곤 다가왔다.
"저 드라이기 좀 빌려주세요"
"여기요"
"고마워요. 이제 동욱씨 씻어요"
"........."
동욱은 나은이 머리를 말리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욕실로 들어갔고 씻기 시작했다.
나은은 머리를 다 말리고 나서 이불 속으로 폭 하고 누웠다.
그제야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들어 침대에 대자로 엎어져 누워있었고 곧 동욱이 나오고도 그 포즈 그대로 누워있었다.
동욱이 의아해하며 나은에게로 다가와 눈높이를 맞추려 쪼그려 앉자 눈앞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나은이 눈을 떴다.
"뭐해요?"
"........장난쳐요?"
"...네?"
"섹시해...."
".....푸하...!"
동욱이 머리를 덜 말린 모습을 보고 나은이 중얼거리자 동욱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나은이 웃으며 눈을 감았다.
"....아, 졸리다...."
"얼른 자요"
"얼른 머리 말리고 와요....그 때까지 안 자요"
"알았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동욱이 나은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고 일어나자 나은이 걸어가는 동욱의 뒷모습을 째려봤다.
".....다정한 거봐.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바뀌냐..."
동욱이 머리를 다 말리고 침대로 오자 어느새 이불속에 쏙 들어가 옆으로 누워있는 나은을 발견했다.
동욱이 불을 끄고 조심스레 나은의 옆에 정자세로 누웠다.
그에 나은이 눈을 살며시 뜨고 쳐다보는데 정자세로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동욱을 발견하고는 눈을 흘겼다.
"그러고 잘 거에요?"
동욱이 나은의 말에 눈을 뜨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나은을 쳐다봤다.
나은이 눈을 흘기자 동욱이 하는 수 없이 나은 쪽으로 돌아누웠다.
"얼른 자요"
"손잡아도 돼요?"
그에 동욱이 나은을 쳐다보다가 손을 내밀자 나은이 덥석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
"잘 자요"
"......잘 자요"
술을 어느 정도 먹은 나은이 금세 숨을 고루 내쉬며 잠들자 동욱이 천천히 눈을 떴다.
나은의 자는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던 동욱은 반대쪽 손을 들어 나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다 동욱도 미소를 지으며 잠에 들었다.
ㅎㅎ......내가 상상하는 그런 거 아니랬자나요.
후후후후
드디어 달달달달 시자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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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요?
주말 동안 짤 만들기 실패...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