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드ㅡ]님과 [한재호]님께 감사드립니다*
열일곱의 봄 06 Written by. 여우 |
끼익- 탁, 끼익- 탁. 거친 쇳소리가 찬 놀이터에 울렸다. 사각거리는 모래가 성규의 신발새로 들어왔지만 성규는 도무지 흔들리는 그네를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 이유는 홀로 카페를 빠져나온지 시간이 꽤 되었는데도 집에 돌아갈 수 없음 때문이리라. 그리고 집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알콩달콩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성열와 명수 탓일 것이다. 자기네들 딴에는 조용히 하겠다고 하는 것이겠지만 끙끙대는 성열의 신음소리나 거친 명수의 숨소리를 듣고서 모른 체 하는 것도 한 두번 이었다. 게다가 방 속에서 들리는 것들을 신체 건강한 10대 청소년이 듣고도 상상하지 않는 다는 것은 '나 고자에요'를 직접 인증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괜히 안 들리는 척 음란마귀와 싸우는 것 보다는 차라리 밖에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백배 낫다고 생각했다. 성규는 하늘을 향해 호-하고 입김을 불어보였다. 뽀얀 입김이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쌀쌀한 저녁이 다시 찾아온 것 같았다. 아씨-, 추워…. 성규는 사색에 잠기다 바지로부터 올라오는 진득한 진동에 짜증이 가득한 눈썹으로 주머니속의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까만 액정위로 올라온 글씨는 '남우현'이었다. "여보세요-." - 응, 성규야. 집이야? "아니!" - 아, 진짜? 그럼 지금 잠깐 만날래? "너 어딘데?" - 나 지금 회사지. 금방 연습 끝나는데 기다릴래? "아, 금방 갈게!" 고마워-. 아냐, 금방 가! 익숙한 수화음이 끊기고 성규에 의해 움직이던 그네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성규는 휴대폰 액정을 톡톡 건드리다 주머니속으로 폭 넣어버렸다. 으으…, 추워, 진짜. 성규는 시린 두 손을 바지주머니에 쏙 넣고는 그네를 벗어나 놀이터를 빠져나왔다. * 성규는 회사 앞 맞은 편 카페로 발을 옮겼다. 출입문에 달린 종이 딸랑거림과 동시에 성규의 발이 쏙 카페속으로 들어갔다. 카페는 히터때문인지 따뜻히 성규의 몸을 감싸주었다. 성규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성규는 2층 창가로 올라가 우현의 회사출입문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메뉴 골라주시겠어요?. 아, 일행 오면 주문 할게요. 성규는 여종업원에게 배시시 눈웃음을 흘려주고는 휴대폰을 들어 메세지를 날렸다. [맞은 편 카페에서 기다릴게, 빨리와^^]. 톡톡톡-. 성규는 우현이 나올만한 문에 시선을 고정해놓은 채로 손으로는 톡톡 테이블을 두드렸다. 어? 나온다! 성규는 창가에 붙을새라 떡하니 다가가 우현에게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상하게도 우현의 손을 꼭 잡은 여자가 뒤따라 나왔다. 어…, 아닌가…아…아어?! 성규는 두 눈을 비벼보고 다시 떠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다시 보아도 우현임에 틀림이 없었다. 아니 저런 씨방나무가! 우현은 손을 꼭 잡고 나온 여자를 내려다보며 꼭 안아주고는 머리를 쓰담거려주었다. 허, 저거 완전 선수네? 성규의 눈이 여우처럼 쭉 찢어져버렸다. 타박타박-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렸다. 빼꼼히 고개를 내민 우현의 얼굴이 활짝 피어있었다. 헤…, 여기있었네? 성규가 뾰루퉁히 입술을 내밀고 손을 주물거리는 모습이 귀여워서일까. 우현의 입가에 웃음이 그치지를 않았다. "우리 성규, 많이 기다렸어?" "어." "왜 이리 뾰루퉁해, 우리 성규?" 성규는 쭉 찢어진 눈을 더 가늘게 뜨며 우현을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우현의 머리를 거칠게 헤집었다. 우현은 아무것도 모른 채 헝클여진 머리에 놀랐는지 두 눈을 끔뻑였다. 왜…왜 그래?. 허, 왜 그러는지 모르겠냐? 성규는 어이없다는 듯이 픽픽 실소를 날려댔다. "넌 원래 그렇게 니꺼 내꺼 구분이 없냐?!" 우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성규는 다시 한 번 우현의 머리칼을 턱턱 헝클여버렸다. 됐어, 여기요, 아이스티 두 잔이요. 신경질이 가득 배인 목소리가 카페에 배이고 이내 아이스티 두 잔이 테이블 위로 배달되어졌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성규는 여종업원의 말이 다 이어지기도 전에 벌컥벌컥 아이스티를 들이켰고, 우현은 여종업원에게 까딱 인사를 하고는 성규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우리 성규야-, 대체 왜 그래요, 응? 흥. 성규는 이미 단단히 화가 난 듯 입조차 열지 않았고 벌름거리는 콧구멍새로 뜨거운 김만 훅훅 내뱉었다. 너 킹콩같아. 뭐?! 성규는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킹.코옹?" "아…, 귀여운 킹콩." 됐어-. 나 집 갈래. 성규는 퉁퉁 부은 얼굴로 카페 1층으로 내려와버렸다. 계산 도와드릴까요? 아뇨, 저 위에 있는 킹콩이 낼꺼에요. 성규는 뒤따라오는 우현을 뒤로하고 집을 향해 탁탁 걸어가버렸다. 성규야-!. 저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우현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지만 지금 확실히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는 성규에게 있어서 지금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들릴 리가 없었다. 어우…, 저 씨방나무…. 성규는 뒤에서 우현의 말소리가 들리던지 말던지 계속해서 입으로는 육두문자를 중얼거렸다. 성규는 한참을 걸었을까,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 우현의 목소리에 새침하게 뒤를 돌아섰다. 허…, 얼씨구, 없어? 성규는 어이없는 한숨을 뱉어냈다. 혹시 전봇대 뒤에라도 숨어있을까 하는 마음에 모양은 빠지지만 이곳저곳 고개를 돌려 살펴보았지만 집으로 가는 골목 그 어디에도 우현의 모습은 비춰지지 않았다. * 도어락이 몇 번이나 틀린 후에야 거친 대문의 소리가 들렸다. 대문을 열고 들어온 성규는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을 담은 채 침대로 뛰어들었다. 한창 성규의 침대에 누워 TV를 시청하던 명수와 성열은 그 모습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야- 왜…왜 울어? 안 울어, 저리가…. 성열은 닭가슴살마냥 퍽퍽해진 분위기에 입을 다물었고, 명수는 베개에 고개를 푹 묻은 채 엎드린 성규에게 이불을 꼭 덮어주었다. "김성규." "아, 왜에…!" "뚝해, 임마." "…이씨, 안 울었다고…오." "사내자식이. 형 지금 성열이 데려다주고 올테니까, 다 씻고 깨끗이 옷 갈아입고 누워있어. 침대 더러워질라." 이내 현관을 빠져나가는 둘의 소리가 들렸다. 맨날 이성열, 이성열…. 성규는 베개 속으로 먹혀들어가는 음성에 괜히 더 서러워졌다. 좀 다독여주지…, 김명수 개새끼…. 성규의 베개속으로 점점 더 많은 이야기가 스며들어갔다. 성규는 이 상황이 너무 짜증나고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았다. 스스로 우현에게 점점 맘이 가고,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이런 자신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너무 부끄럽고 속상했다. 남우현…, 날 너무 쉽게 보는 거 아니야?, 찔러본 감이 나 아냐?…. 금방 돌아온다던 명수는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성규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리라. 성규는 꿀꿀한 기분에 하나뿐인 친구라도 만날까 싶었지만 그 망할 멀대는 자신의 그 망할 형과 함께 있을 터였다. 성규는 괜히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불을 끄고 차게 식은 침대에 누워서도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남우현…." 성규는 또 다시 우현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아오, 걍 있을껄…. 막상 그 당시에는 화가 났을 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친구였을 수도 있었다. 성규는 뻥뻥 이불을 차 대었다. 아아아악! 진짜 돌겠네. 성규가 머리를 마구 쥐어뜯었다. 하호, 하호-. 아무리 심호흡을 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흑역사 생성에 틀림이 없었다. 조금만 더 관대해질껄…, 아오… 왜 거기서 그랬지…. 침대 위를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도 마음은 진정될 줄을 몰랐다. 그 순간, 성규의 머릿속을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헐…, 근데 얘는 연락도 없어? 성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바지주머니에 쑤셔져 있을 휴대폰을 찾아냈다. 여깄…다아? 아아아악!! 성규의 비명이 다시 울려퍼지고 꺼내진 휴대폰은 차갑게 꺼져있었다. 인생은 원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배터리를 갈고 다시 켠 휴대폰에는 몇 통의 문자와 부재중이 찍혀있었다. [부재중 32건. 문자 10건.] 성열과 명수로부터온 5통을 제외하면 총 27통이 우현이었다. 헐…, 아 주옥됐어. 성규는 연이어 문자도 확인해보았다. [성규야, 왜 그래? 화 많이 났어? - pm 6:50] [내가 잘못했어어..ㅜㅜ 집이야? - pm 6:51] [길을 잘못 들었어…. 너희 집 어디였더라 ㅜㅜ. - pm 7:20] [나 너희 집 찾았어, 기다릴게. - pm 8:00] 아아아아악-, 어떡해애. 진짜 못산다, 내가. 성규는 의자에 걸쳐두었던 형의 패딩을 집어 쓰고는 밖으로 급하게 나갔다.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까? 성규의 심장이 쿵쿵거렸다. 하지만 역시나 네 시간이나 지난 지금 우현이 집 앞에 서 있을 리가 만무했다. 성규는 강하게 써 지는 인상에 다리사이로 밤바람이 스치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
아잌, 그대들 여우에용
사실 제가 주말간... 일을 하느라.. 허허허허
캠프도 가고, 돈도 벌고, 허허 그랬답니당
허허, 그래서 답글과 글이 늦은거여요.. 그런거여요..
ㅋㅋㅋㅋ아잌, 그대들 죄송해요, 변명..해서 죄송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아잉아잉 용서해죠영..
ㅜㅜㅜㅜㅜㅜㅜㅜㅋㅋ 아잌, 재밌게 읽으세용!
지금 당장 다음편 쓰러 달려갑니다~
+읽으셨다면 댓글.. 하나만 달아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은뎅..
이건 사실, 공지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여신님들은 제 메모장에 한 분 한 분 적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암호닉만 만들어 놓으시고 댓글 안 다시는 분.. 다 기억해요 엉엉 저는 정말 속타고 슬퍼요 ㅜㅜ.. ㅜㅜㅜ 텍파드릴 때 그런 분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답니다! 기억해 주세용! ㅜㅜ 그럼 진짜 뿅!여우의 댓글여신(암호닉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