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시는 몇 분을 위해 또 써요 (^^)
「밥 먹을까? 밥?」
누가 누구를 키우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백현이가 의외로 아빠 노릇을 톡톡히 한다
아직 체 말을 다 배우지 못한 어린 딸이 빠빠, 하고 안아달라 손을 내밀면 그 누구보다 함박 웃음
능숙하게 딸을 제 품에 앉히고는 따끈한 이유식을 한 입 씩 떠먹여준다
「야, 애기 입봐.」
「맛있게두 먹네, 우리 딸 그렇게 맛있어?」
「귀여워.」
백현이의 부름에 개던 빨래를 접고 아기에게 시선을 돌리니 딸이 방실방실 손을 흔들며 해맑게 웃는다
아휴, 우리 예쁜 딸! 누가 자기 아빠 자식 아니랄까봐 벌써 눈이 반달로 접힌다
「근데 자기야.」
「어, 왜?」
「오늘 놀러갈래?」
바닥을 보이는 이유식을 싹싹 긁어 아기에게 먹인 백현이가 뜬금없이 놀러가자고 한다
주말이고 시간도 널널하지만 피크닉 갈 준비는 하나도 안 됐는데
빨래를 툭툭 두드리며 백현이의 얼굴을 보고 어쩌지, 하고 있으니 계속 가자고 조른다
「딸, 엄마한테 가자고 하자.」
「엄마! 가자, 가자.」
「거 봐. 우리 딸도 가고 싶대.」
「못 말려.」
백현이가 딸의 팔을 잡고 살랑살랑 흔들며 엄마, 가고 싶어요 하고 딸 아이 흉내를 낸다
알았어 하고 마지못해 일어나자 딸을 품에 꼭 끌어안고 따라 일어난다
「근데 가는 건 그렇다 쳐도 지금 아무것도 준비 안 했잖아?」
「그럴 줄 알고 준비했지.」
「뭐라구?」
급하게 아기를 넘겨주길래 엉거주춤 받아들고 딸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고 있자
부엌에서 달려나온 백현이의 손에 핑크색 도시락 통이 들려있다
하여간 저 못말리는 변백현, 기어코 웃음이 터져버렸다
「놀이동산 가자!」
2번 김종인
「아들, 아빠 해봐, 아빠.」
「빠빠.」
오늘의 가사 분담은 종인이가 아기 돌보기, 내가 집안일 하기
거실 바닥에 나란히 앉아 아빠는 아들에게 말 가르치기, 엄마는 빨래하기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들은 무엇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지 하루종일 옹알옹알, 난리가 난다
「야, 대박 신기해. 들었어?」
「뭐를?」
「나보고 아빠래.」
눈이 동그래져 아기를 안아들고 몸을 살살 흔들어대는 종인이의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났다
아이 놀아주기에 서툴어 툭하면 울리곤 했었는데 어느새 배테랑 아기 아빠가 다 됐다
그저 제 아빠가 웃자 영문 모르는 아들은 덩달아 소금 이빨을 드러내고 헤헤, 웃는다
「아들, 이번엔 엄마해봐. 엄마.」
「마마.」
「우리 아들 천재야?」
하던 빨래를 내려놓고 박수를 짝짝치며 아들을 부르는데 아들이 옹알옹알 나를 부른다
신기해, 종인이 아들의 보송보송한 머리를 만진다
두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웃음 짓다 다시 빨래를 개고 있으니 종인이 아기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린다
「우리 아들이 내 삶의 두 번째 이유네.」
못 말리는 애기 아빠, 두 부자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