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쩌는 카페 사장님 좋아하기
"어서 오세... 어?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오늘 시험 봤거든요. 그래서 일찍 끝났어요."
"아, 중간고사? 아이고.... 여주 다크서클 턱까지 내려왔다. 잠 많이 못 잤구나."
"고삼이 다 그렇죠 뭐..."
열두 시, 평소와 다르게 일찍 카페에 발을 들어서니 꽤나 사람이 많았다. 이 시간이면 아직 사장님은 없을 시간인데... 가방을 고쳐매고 안으로 들어가자 손님인 줄 알던 민혁 오빠는 나랑 눈이 마주치자 내가 이 시간에 온 게 이상한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시험을 보고 왔다는 나의 말에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다 내 몰골을 보고 울상을 지어 보였다. 그런 표정인 거 보니까 상태가 좋지는 않나 보다. 민혁 오빠의 걱정 섞인 말에 한숨을 내쉬며 똑같이 울상을 짓자, 그런 내 표정을 보고는 귀엽다는 듯 웃어 보였다.
"들어가 있어. 마실 거랑 간단하게 먹을 거 갖다 줄게."
"역시 민혁 오빠."
내 어깨를 토닥이는 민혁 오빠에 두 손으로 쌍엄지를 펼쳐 보이자 아부 필요 없다며 웃어 보이고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민혁 오빠가 가져다준 조각 케이크와 핫초코를 먹다가 고개를 젓고 내일 보는 과목의 교과서와 문제집을 꺼내 펼쳤다. 나머지는 한 과목 다 끝내고 먹어야지. 이어폰을 끼고 펜을 들었다.
"김여주!"
"어어, 아, 어, 사장님?"
"너 집중력 엄청 좋다. 열 번은 불렀는데."
"헐, 진짜요? 나 몰랐어... 그건 그렇고 언제 왔어요?"
"방금. 오늘 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출근했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문제를 풀고 있는데 누가 이어폰을 빼는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돌아보자 사장님의 얼굴이 보였다. 커진 눈으로 사장님을 바라보자 지우개 자국으로 더러워진 내 문제집을 힐끗, 보더니 감탄하더라.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언제 왔냐고 물어보니 방금 왔다고 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시험이라며. 오늘 거는, 좀 잘 봤어? 라며 갑작스럽게 내 성적을 물어봤다. 아... 오늘 시험..... 뭐.....
"뭐... 두 과목 중에 가볍게 백 점 두 개 정도?
"ㅋㅋㅋㅋㅋㅋ와, 공부 잘하는 건 대충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네. 잘했어."
"나 전교 5등 안에 들면 이번엔 사장님이 영화 보여줘요!"
"영화만 보여주게? 밥도 사준다. 그니까 열심히 해. 대학 가야지."
"넵!"
손을 머리 옆에 붙이고 충성 자세로 우렁차게 대답하자 사장님은 그런 내가 웃긴지 낮게 웃어 보이다, 머리를 쓰다듬고는 공부하고 있으라며 밖으로 나갔다. 후하... 엄마가 아무리 공부 열심히 하라 해도 오히려 반항심 때문에 하지 말까, 하는 생각만 들었는데. 사장님의 한마디에 다시금 바로 펜을 잡았다. 공부가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 입가에서 계속해서 기분 좋은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또 그렇게 한참을 공부하다 점점 감기는 눈에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와.. 벌써 세 시네. 손가락으로 눈가에 갖다 대고 꾹꾹 눌렀다. 쉬지 않고 세 시간 정도 한 거네. 아 피로해..... 뭔가에 이끌리듯 뒤를 보니 침대가 보였다.
..... 30분만 자고 할까. 아... 내일 시험도 잘 봐야 하는데.... 아 몰라!
침대에 다이빙하듯 누워 이불을 덮었다. 와, 개푹신해! 벌써 여기 온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침대에 누워 보는 건 처음인 거 같네. 진작 누워볼 걸. 딱 30분만 자고 일어나는 거야 김여주. 핸드폰을 들어 알람을 맞추고는 눈을 감았다.
철 벽 쩌 는 카 페 사 장 님
계속 카운터만 보던 민혁은 다리가 아픈지 손을 동그랗게 쥐고는 허벅지를 통통 두들기다 자신의 앞으로 지나가던 형원을 불렀다.
"야 형원아. 카운터 좀 봐주라, 나 30분만 좀 쉬게."
힘들어하는 민혁의 표정을 읽었는지 알겠다며 카운터로 들어온 형원은 딱 30분 만이라며 민혁의 등을 밀었다. 30분만 침대에 누워 눈 좀 붙여야지라고 생각한 민혁이 휴게실 문을 열자 침대에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는 여주의 모습.
민혁이 침대 옆으로 다가서 내려다보니 새근새근 자고 있는 여주. 그런 여주가 귀여운지 입꼬리가 잔뜩 올라간 민혁은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진짜 애기다 애기. 역시 어린 게 좋아? 피부 좋은 거 보소. 아!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바로 밖으로 나간 민혁은 부엌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 기현을 불렀다. 민혁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 민혁을 쳐다본 기현과 안 그래도 찢어진 눈을 더 가느다랗게 떴다.
"뒤질래? 계속 농땡이 부려라."
"내가 좋은 거 보여줄게. 빨리 와 봐."
"일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이거 보고 해도 안 늦어! 빨리빨리."
그러면서 기현의 손목을 잡고 휴게실로 이끌었다. 그런 민혁이 귀찮은지 연신 툴툴대던 기현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둘 다 휴게실 안으로 들어서 민혁이 기현을 이끌어 침대 앞으로 가자 보이는 여주. 어, 뭐야. 아기처럼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여주를 보자 기현 역시도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 진짜 애기네. 둘이 웅성 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그때 밖에서 창균과 형원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둘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자, 자고 있는 여주를 발견한 둘.
"헐. 개귀여워."
"그러게. 꼬맹이 침대에 누워 있으니까 안 그래도 작은데 더 작아 보임."
창균이 여주가 두 다리 쭉 뻗고 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옆으로도, 위아래로도 자리가 많이 남는 걸 보고 킥킥 웃었다. 형원 역시도, 나는 구부려서 누워야 하던데. 라는 생각을 하며 입에 미소가 번졌다. 침대가 이렇게 컸나? 민혁도 옆에서 거들었다. 그렇게 카페 직원 셋, 사장 하나. 총 네 명이서 일은 안 하고 여주를 보고 있는데 웅성거리는 소리에 얼굴을 찡그린 여주가 서서히 눈을 떴다. 아, 시끄러워......
"미친. 깼다."
"애 듣는데 욕하지 마."
"...... 다들 뭐해요 여기서...?"
웅웅거리는 소리에 깼는데 남자 사람 네 명이서 누워있는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거 무슨 상황이야...? 창균 오빠가 내가 눈을 뜨자 욕설을 내뱉으며 놀라자, 옆에 있던 사장님이 그런 창균 오빠의 목덜미를 가볍게 내리쳤다. 아니.... 다들 뭐 하냐니까요? 내 물음에 다들 헛기침을 하며 일하러 가야겠다며 어색하게 나갔다. 아니... 나 자는데 뭐 했는지는 알려줘야죠!
"아, 다들 뭐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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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살짝 후폭풍이 예상 됩니다! 스포 조그맣게 하자면.... 드디어 제목이랑 걸맞는 켠이의 철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