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데스매치를 시작하겠습니다. 1회전 데스매치는 연승게임입니다. 두분은 다음 회전 진출자인 11명을 상대로 가위바위보를 하게 됩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은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하지만 연승게임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연승을 쌓느냐는 것입니다.
먼저 11명의 플레이어가 제비뽑기를 통해 순번을 정합니다. 순번이 정해지면 두분은 일번 플레이어부터 차례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연승을 쌓으셔야 합니다.
중간에 연승이 끊겨도 마지막 11번째 플레이어까지 모두 승부합니다. 11명과 승부한 결과 가장 많이 올린 승수가 자신의 기록으로 남게됩니다.
그럼 두 분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의 플레이어의 대결순서를 정하겠습니다.
데스매치 대상자분들은 여러분이 만들수 있는 최대의 연승전략을 짜십시오.
사람을 얻는자가 이게임의 승자가 될것입니다.
두분의 운명을 결정지을 데스매치는 1시간뒤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남자의 말을 끝으로 아까 게임할때 보였던 딜러하나가 나와 제비뽑기를 하게되었다.
대결순서는 김경란-차민수-최창엽-최정문-차유람-이상민-김구라-김풍-박은지-김성규-홍진호로 결정되었다.
순서가 결정되자마자 진호를 방으로 끌고가는 김민서가 맘에 안드는 성규였다.
그래도 꼴에 애인이라고 딴여자랑 있는건 죽어도 보기 싫었다.
물론 그녀는 생존을 위해서 그러는거겠지만 남녀 단둘이 방안에서 있는데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하는 괜한 걱정을 한 성규는 결국 진호와 민서가 함께 들어간 방을 얼씬거렸다.
그 모습은 누가봐도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성규를 상민이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성규는 이를 눈치챌 겨를이 없었지만.
성규가 문을 살짝 열고 무슨 이야길 하나 엿들으려는 찰나 문이 열렸다.
"뭐야, 너 여기서 뭐해?"
"아니, 그냥 아무도 없나 해서... 절대 뭐 엿들으려고 온건 아니고 정말 아무도 없는 줄알고 온거야! 그래 그런거라고!"
횡설수설한 성규의 모습에 진호는 팔을 끼고서는 어디한번 더 말해보라는 듯 쳐다봤다.
사실 변명하듯 이야기하는 성규는 꽤나 귀여웠다.
예전부터 진호는 그런 당황한 성규를 볼수 있는 기회가 흔치않아 이 모습이 꽤나 좋아했다.
그리고 왜 이곳에서 서성였는지도 대충 눈치 챈 진호였기에 웃음이 나오려했다.
민서에게는 성규와 볼일이 있다며 보내놓고는 방안으로 성규를 들였다.
"나 진짜 그냥 누가 있나 살펴보려고만 온거였어!"
"혹시 내가 저여자랑 무슨 짓이라도 할까봐 살펴보러 온거겠지."
저를 너무나도 잘아는 진호에 성규는 자신의 속내를 들켜 당황했는지 아무말도 못하고 무슨 변명을 할까 머리만 굴리고 있었다.
"김성규 머리굴리는 소리 여기까지 다들리네. 내말이 틀렸어?"
"아씨! 몰라. 진짜 여기와서 나랑 말한마디 제대로 안나누고 여자랑 한방에 단둘이만 들어가고. 내가 걱정이 안돼?"
"별일 없었어."
성규의 투정에 진호는 귀엽다는 듯 성규의 머리를 쓸어주더니 꼭 안아주었다.
그제야 성규는 토라진게 풀린 듯 저를 안아주는 진호의 목에 제 팔을 둘러댔다.
"진짜 홍진호 나빴어"
여전히 투덜대는건 잊지 않고.
결국 데스매치는 시작되었다.
지금 가장 고민을 하는건 진호였다.
게임을 시작전 누군가 의견을 내놓았다.
10번째까지는 모두 져주고 홍진호에게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었다.
이준석, 그는 진호와 함께 게임을 해 좋은 전략을 짜냈던 상대였고 김민서, 그녀는 진호가 우승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준 상대였다.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다.
점점 제차례에 다가올수록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드는 진호였다.
이준석이 저와 가위바위보를 하려는 찰나 그제야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는 데스매치에서 졌다.
사실 진호는 김민서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저를 도와달라며 가넷하나를 저에게 건낸 그녀의 손을 들어준 것이었다.
가넷이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그녀가 절박하구나 라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준석, 그와 함께 게임을 해본 결과 엄청난 수재라는 것을 알았다.
다음번에 혹여 적으로 만난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대임을 직감했다.
진호는 자신이 옳은 결정을 한 것이길 바랬다.
첫번째 게임이 끝나고 모두 긴장이 풀어진건지 다들 방으록 가서 쉬기로 했다.
성규는 옆방의 그 남자가 여간 신경쓰여 잠이오지않았다.
한참을 잠을 설치며 몸을 이리저리 베베꼬고 있자니 옆방에서 무슨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입이 틀어막혀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소리의 주인이 누구일지는 안봐도 짐작이 갔기에 성규는 무서워졌다.
이곳에서의 탈락이라는게...
다음날 아침 성규의 옆방은 처음 이곳에 왔던 날처럼 깨끗히 치워져있었다.
'이준석' 그 문패를 제외하고는 그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