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물류
#윤정한_효과
꿈에서 깼다.
내리는 꽃비 속 맑은 웃음을 짓던 정한씨가
계속 뇌리에 박혀있다.
정한씨가 보여주던 인상착의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오로지 꽃과 함께 어우러지던 정한씨만 생각난다.
하아, 말렸어...
#물류팀_심부름
모두가 바쁜 지금,
비밀도 사라진 우리의 관계.
따라서 난 지금
물류팀이 있다는 지하1층으로
심부름을 가고 있다.
비상구로만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계단을 이용했다.
지하 1층엔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살벌한 경고문이 먼저 보였다.
긴장되는 마음에 천천히 무거운 문을 열었다.
양 옆으로 긴 복도가 이어져 있었고
모든 불은 꺼져있었다.
무서운데...?
오른쪽 복도 끝에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이 보여
일단 그곳으로 천천히 걸었다.
들고 있던 서류봉투를 끌어안는 것으로
두려움을 날려버리며 문 앞에 서서
노크를 먼저 했다.
'들어오세요~'
승관씨의 들어오란 목소리가
익숙해서 안심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냥 1인 사무실이었다.
책상엔 커다란 모니터가 있었고
사장님보다 더 좋아 보이는 의자도 있었다.
한쪽 벽면은 서류장이었고
그 안엔 서류들이 빼곡하게 차있었다.
그 앞에서 뭔가를 찾다가 급 나를 돌아본 승관씨가 놀라며 물었다.
"왜요?! 왜지...?"
"네...?"
"여기, 왜, 왜 왔지?"
"아, 저, 그, 아! 이거 전해드리러 왔어요. 지금 다들 바쁘셔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아, 혹시 들으셨나요?"
"네. 들었어요. 승관씨가 말한 살인자가 누군지도 잘 알았고요. 그 나쁜 놈들인 거죠?"
"아!! 다행이다.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 저번에 말실수 한 거 때문에 사장님께 얼마나 깨졌는데... 저 두 달간 감봉이었다고요..."
"어... 저, 따로 사장님께 말씀 안 드렸는데..."
"넵..."
나에게 들킨 게 감봉일 정도로 큰일이었나...?
#물류팀은_무엇을_하나요?
온 김에 도와달라는 승관씨에게 잡혀
승관씨가 건네주는 몇 가지 서류들을
들어주었다.
더는 무거워서 못 들 만큼의 양이 되니
승관씨는 이제 되었다며 책상 위에 놔달란다.
이게 뭔데...?
"무슨 서류들이에요?"
"음, 영국 본사에서 내려온 그 집단에 관한 데이터예요. 나름 본사는 체계적이기 때문에 증거물도 있고 작은 단서도 있죠. 통계적으로 내려오면 좋을 텐데 본사도 본사 일로 바쁘기 때문에 뭉텅이로 내려줘요."
"아, 일이 많겠네요."
"저는, 매일 아침... 시차가 다른 본사에서 밤새 내려온 서류들을 정리하고 통계를 내고 그들이 준 작은 단서들을 가지고 추리를 하죠..."
"아이고... 그래도 나름 형사 같네요."
"비슷해요. 비슷하지만 어떠한 권한도 없죠. 따라서 뭐다? 불법을 위주로 한다!"
"예?!!"
"워씨! 이건 몰랐네에에!!!!"
"네!!!! 그치만 비밀로 해볼게요!!!"
"네!!! 저는 호두누나 믿어요. 꼭 부탁드려요! 꼭!"
이거이거,
확실히 보통 회사는 아니구만...
#꿈#호두야_꽃이_좋아?
꽃밭이었다.
이름도 모를 들꽃들이 가득 피어 있는 꽃밭 한 가운데
정한씨가 쭈그려 앉아 있었다.
"뭐해요?"
"엇 바로 찾았네? 꽃들 사이에서 나 찾기 안 힘들었어?"
"하여튼, 갈수록 이상해져."
"내 매력이지. 그나저나 우리 호두 고민은 다 끝났나보네. 무의식이 꽤 단출해졌어."
"무의식은 생각보다 어지러워. 무엇하나 완벽하게 보여주지 않지. 그래서 들킨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
"흠.... 어렵네요, 꿈의 세계란..."
"저번에 호두도 내 무의식 봤잖아. 가파른 절벽, 우중충한 하늘. 그게 내 무의식이야. 호두는 이걸 보고 무엇을 느껴?"
"...불안함이요."
"응, 맞아. 딱 그 정도야. 감정 정도. 그러니까 들킨다고 걱정할 필요 없어. 감정 공유! 우린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되는 거지!"
해맑다.
모든 감정이 들킬까봐 불안한 나에게
또다시 해맑게 말한다.
진짜인지 거짓인지 헷갈리게.
***
불안하던 호두에게 안정감을 주는 더 불안한 정한이.
이 두 불안함이 만나 어떻게 발전해나갈지가 키뽀인트입니다!^0^/
암호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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