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주말. 공부를 하려고했지만 너무나도 좋은 날씨에 숙제도 다 내팽개치고 친구들과 함께 호숫가로 나왔다. 호수안에선 대왕오징어조차 햇살을 받으려 수면 가까이 나와있었고 명호와 준과 민규는 그것을 보며 아침으로 나왔던 토스트를 던져주고있었다. 쿱스는 빗자루와 빗자루 손질 세트를 가지고나와 지난 달에 부모님을 졸라 새로 산 님부스 2020이 어디 상하진 않았는지 꼼꼼히 큰눈을 더 크게 뜨고 살펴보고 있었고 승관은 옆에서 도겸과 호시의 장난을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있었다. 그때 저 멀리 우지와 원우가 정한과 버논과 정답게 이야기하고있는게 쿱스의 눈에 포착되었다. 내가 옆에 있어서 대놓고 짜증을 부리진않고 작은 목소리로 툴툴대던 쿱스는 빗자루의 잔가지들을 괜히 만지작거리다 나에게 물어왔다. "아미. 너 어떻게 저 슬리데린들이랑 친해지게 된거야?" "아니, 너도 2학년때까지는 슬리데린한테 관심 없었잖아." "아아- 그게 말이지-" 2년전 "아이, 벌써 늦었잖아-" "맥고나걸 교수님께서 분명 벌점을 주실텐데 어떡해-" 나와 승관은 울상을 지으며 맥고나걸 교수님의 클래스로 뛰어가고있었다. 그녀의 숙제를 미처 다 끝마치지 못해서 그것을 끝내다가 시간 보는걸 깜빡해서 그만 5분이나 늦어버린것이었다. 벌써부터 잔뜩 찌푸려진 미간과 단호한 음성이 들리는것만같아 몸서리를 치며 우리는 정신없이 뛰었다. 그러다가 모퉁이를 돌던 슬리데린 6학년생들과 부딫혀 승관은 그만 뒤로 나자빠지고말았다. "아!" "뭐야, 짜증나게. 눈 똑바로 뜨고다녀 그리핀도르. 잡종들의 집합소인 주제에-" "뭐? 이 자식이, 너 말 다했냐?" 몸집이 트롤만한 (얼굴도 트롤같았으니 분명 머리도 트롤같았을것이다)슬리데린 둘은 나와 승관을 향해 모욕적인 말들을 함부로 지껄였다. 그에 열받은 나는 삿대질을 하며 그 둘에게 소리를 질렀고 승관은 그런 나를 말리지도 못하고 쩔쩔매며 옆에서 안절부절 쳐다보고있었다. 바락바락 대드는 나를 거만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그 트롤 둘은 소매에서 지팡이를 꺼냈고 나 또한 지팡이를 꺼냈다. "스투페파이!" "퍼넌클루스!" 두개의 주문이 부딫히고 두개의 불빛이 튕겨져나와 각각 승관과 나에게 주문을 걸었던 트롤1의 옆에있던 트롤2에게 맞았다. 나와 트롤1은 튕겨나듯이 뒤로 밀려나 넘어졌고 승관은 짧게 비명을 지른 뒤 기절했고 트롤2의 몸에선 크고 흉측한 종기들이 다닥다닥 솟아나기 시작했다. 비명소리에 복도 어딘가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고 내가 의식이 없는 승관을 깨우려 우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를때 그 발걸음 소리가 우리 앞에서 우뚝 멈췄다. 교수님인가 싶어 위를 올려다보자 분홍색 머리의 조그마한 남자애와 눈이 얄쌍하게 찢어진 다른 남자애가 커다래진 눈으로 우리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교복에 은색의 뱀이 그려져있어 얼굴을 잔뜩 구긴 내가 다시 승관을 깨우려 노력하자 눈이 찢어진 남자애가 내 옆에 무릎을 끓고 지팡이를 꺼냈다. "뭐하는거야!" "도와주려는거야. 정말이야!" "그,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정말이야. 안심해. 나는 그냥 도와주려는것 뿐이야. 멀린의 이름에 걸고 맹세할께." 그의 눈이 진지해서 나는 머뭇대며 그에게서 비켜났고 그는 승관의 가슴에 지팡이를 갖다대었다. "에너바이트." 그가 주문을 읊자 파리하게 질렸던 승관의 혈색이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미약했던 숨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분홍머리 남자애는 엄청나게 한심하단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하고있는 그 트롤 둘에게 다가갔다. "빈센트, 낫츠. 너희 둘은 내가 예전에도 얘기하지 않았나? 이번에는 그냥 못넘어가." "우, 우지- 우리는 그냥-" "시끄러워. 실렌시오." 분홍머리 남자애가 침묵마법을 쓰자 목소리가 나오지않게 된 그 둘은 목을 쥐더니 잔뜩 당황한 표정이 되어 남자애를 올려다보았다. 분홍머리는 나와 승관을 향해 걸어오더니 "괜찮니? 너는 어디 다치지않았어?" "어?어...괜찮아." "일단 폼프리 부인에게 가자. 선생님들께는 나중에 알려야겠어." 그 둘의 도움으로 병동까지 수월하게 이동했고 나중에 맥고나걸 교수님의 불호령에도 "맥고나걸 교수님, 쟤네가 먼저 시작했어요. 모욕적인 말들을 마구 뱉어대던걸요-" 라고 우리를 변호해주어서 나와 승관은 벌점 20점에서 끝났지만 트롤 둘은 벌점 각각 50점에 이주동안 2층 남자화장실을 마법없이 청소하라는 벌을 받았다. 승관은 그때 기억을 잃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내가 그 둘과 친해졌는지에대한 기억이 없다. 아무튼 그때 이후로 우지와 원우랑은 매우 친해져서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내고있다. "-그렇게 된거지." "그럼 버논 쟤하고는?" "버논은 승관 때문에 알게 된건데 성격이 잘 맞았지." 4년전 "어? 안녕 버논!" "오, 승관. 오랜만이다?" "그러게! 아, 이쪽은 아미! 나랑같은 그리핀도르야" "아? 알아! 우리 같이 마법의 약 수업 듣지?" 승관과 함께 약초학 교실로 가는 도중 승관이 누군가에게 밝게 인사했다. 뒤 돌아본 남자애는 잘생긴 얼굴로 활짝 웃으며 승관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인사했다. 승관이 옆에 있던 나를 소개하자 또 웃는 얼굴로 자신을 버논이라 소개한 그는 처음 나에게 말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친화력이 정말 좋아서 어느새 편하게 말을 하고있는 나 자신을 보며 승관같은 애가 더 있구나 하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 곧 약초학 시간이 정말로 가까워지고 우리가 가야할 시간 되어서 버논은 아쉬운 얼굴로 우리를 온실까지 바래다주었다. "다음에 또 봐. 아, 아미는 이따가 보겠구나. 마법의 약 시간에 봐!" "응! 안녕!" 쾌활하게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버논의 진푸른색 망토자락을 보며 나는 온실의 문을 열었다. "쿱스 너도 처음에는 나랑 사이 별로 안좋았잖아-" "맞아. 너랑 쿱스랑 처음에는 잡아먹을듯이 싸우지않았냐." "에이. 미운 정이랄까? 어쨌든 같은 기숙사에 같은 퀴디치 팀인데 안친해지면 더 이상하지." "쿱스 너는 정한하고 어떻게 친해진거야?" "우리? 우린 원래 부모님들끼리 친해. 그래도 우리 처음엔 사이 진짜 안좋았어." "엥?" "나는 정한 잘난척 하는 놈이라고 싫어했고 걘 내 대가리에 똥밖에 안들었다고 생각했지." 어느새 옆으로 온 정한이 무슨 얘기 하냐며 너도밤나무 그늘 밑에 털썩 앉자 쿱스가 키득거리며 우리 처음에 사이 안좋았을때 얘기? 라 말했다. 그에 눈을 찌푸리며 뭐하러 그런 얘기를 해- 라고 할줄 알았던 정한이 박장대소하며 그때 완전 웃겼지- 라고 하는걸 보고 은근 놀라웠다. "그때 쿱스보고 뭐 이딴 놈이 다 있나 싶었거든. 좋아하는것도 완전 다르고 싫어하는것도 다르고." "그냥 상극. 물과 기름같다 생각했는데 어찌저찌하다보니까 이렇게 되어있더라고." "너네도 조심해. 나처럼 이런 미친놈한테 걸리지말고." 그 말에 쿱스가 웃으며 정한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했다. 정한도 웃으며 진짜로 쿱스의 목을 졸랐다. "그러고보니까 다 승관덕에 친해졌네?" "그러게...도겸이랑 호시도 그렇고. 승관 오지랖 아니였으면 어떻게 친해졌겠어..." "다들 나한테 감사하도록." 거만한척 턱을 들고 어깨를 으쓱이는 승관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쿱스는 장난스레 승관의 목에 헤드락을 걸었고 도겸과 호시는 그의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우리의 웃음소리가 호숫가를 가득 채웠다. 10편마다 돌아올 특별편. 다음 특별편은 더 재밌게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재는 언제나 받아요. 주저하지말고 자유롭게 보고싶은거 툭 던져주세요! 제가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맞는 에피가 있으면 써올께요 감사합니다. +암호닉! 바람우, 릴리, 뽀롱, 님부스, 말포이, 수색꾼, 리마, 고망맨, 슈크, 일공공사, 문준휘, 떡볶이, 웬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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