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가로운 주말. 벌써 11월의 중간이나 지났다는것을 자각하고는 달력을 확인하니 미처 잊고있었던 조슈아와의 티타임이 생각났다. 하마터면 그냥 넘겼을 약속에 나는 괜히 미안해져 나중에 먹으려고 몰래 장롱속에 넣어놓고 아껴두었던 10년된 벌꿀주에 담갔던 호박파이를 꺼내 챙겼다. 복도를 달리듯이 질주하며 기숙사에서 조금은 먼 감이 있는 조슈아의 사무실로 향했다. 저 멀리 필치의 고함소리와 피브스의 불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위즐리 형제의 방귀폭탄이라도 던졌나 확인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때가 아니였음으로 애써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아슬아슬하게 제 시간에 조슈아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어오세요 소리쳤다. 문을 여니 난롯가에 티와 다과를 준비하고 앉아있는 조슈아가 보였다. "교수님!" "Sweety, 제 시간에 맞춰 왔네? 까먹었었지?" "어....아...니요...?" "아니긴. 그럼 니가 듀크부인의 특제 벌꿀 호박파이를 가져왔을리가 있겠니?" "..에이. 교수님은 너무 눈치가 빨라요." 헤헤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이자 조슈아는 푸스스 웃으며 지팡이를 휘둘러 찻잔이 알아서 차를 따르도록 만들었다. 조슈아가 앉아있는 라임색 빛깔의 소파 맞은편에 앉으니 그가 차가 따라져있는 찻잔을 내게 내밀었다. "개학하고나서 이렇게 마주 앉아있는건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교수님들이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신다니까요? O.W.L은 아직 6개월이나 남았는데!" "진정하렴. 이젠 5학년이니까 다른 교수님들도 긴장하셨을거야." "교수님 5학년땐 어땠는데요?" "나는 꽤 성실한 학생이였어. 너네 아빠가 맨날 놀자는거 얼마나 뿌리치느라 힘들었는데." "우리 아빠는 불량학생이었어요?" "음. 그건 아니였어. 이런 말 하면 미안한데, 재수없게도 공부는 잘했거든. 너네 엄마도 그렇고." "와. 그래서 내가 공부를 잘 하나?" 내 말에 조슈아는 큰 소리로 웃으며 내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아 왜요!" "방금 그 말, 정말이지 알버스가 했을법한 말이었어." "우리 아빠도 자뻑이 심했단 말이예요?" 조슈아와 부모님의 얘기를 하는것에 나는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나를 데려온 날부터 지금까지, 조슈아는 나에게 말했다. '절대 네 부모님을 잊지 말렴. 그 분들이 너를 위해 희생하신것에 감사하고 그분들을 마음 속에 새기고 살아야해. 그 분들은 너를 정말로 사랑하셨단다." 내 13살 생일때는 조슈아가 부모님의 사진이 들어있는 사진첩을 선물로 주기도 했었다. 그 사진첩을 받고 뚝뚝 눈물을 흘리는 나를 조슈아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꼭 껴안아 줄 뿐이었다. "요즘은 사고 안치고 잘 지내지?" "당연하죠! 요즘은 숲에도 안들어가고...복도에서 주문도 안쓰고..." "아직 학기 초니까. 좀 더 지켜보도록 할께." "아, 조슈아!" 빼죽 튀어나온 내 입술을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며 조슈아는 내가 가져온 호박파이를 한입 깨물었다. 나는 뾰루퉁하게 차를 홀짝이며 소파에 늘어지게 앉았다. 나는 단 한번도 조슈아가 내 아빠가 아니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그는 12살때부터 내 하나뿐인 가족이자, 오빠이자, 아빠이고 때론 엄마였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물론 아빠와 딸의 감정으로. 조슈아를 이성으로 볼수는 없다. 절대로. 그런 일이 있다면 나는 분명 크루시오 고문을 받아 정신이 반쯤 미쳐있다거나 그럴것이다. "이제 곧 저녁식사 시간이지?"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다고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Sweety. 이제 일어나야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나봐요." "가자. 데려다줄께." 내밀어진 손을 잡고 으쌰 몸을 일으켰다.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도란도란 얘기하며 가니 탑까진 금방 도착할수있었다. "나중에보자." "나중에 뵈요 교수님." 조슈아는 웃으며 내 볼을 쓰다듬다가 뒤돌아 걸어갔다. 멀어지는 그 뒷모습을 보다가 기숙사 휴계실로 기어 들어갔다. 오늘은 급한 일이 있어서 매우 짧습니다. 죄송해요ㅠ 조슈아와 부모님의 얘기는 한번쯤 써보고싶어요...쫄랑대다가 팬시브에 떨어진 여주...이렇게 해서 아무튼. +암호닉! 바람우, 릴리, 뽀롱, 님부스, 말포이, 수색꾼, 리마, 고망맨, 슈크, 일공공사, 문준휘, 떡볶이, 웬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