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밤에는 역시 제가 찾아와야 되요 헷 b
ㅠㅠㅠ암호닉 신청해주신 여러분 너무 감사해요.. 하트.. 전 독자분들 사랑을 먹고 살아요ㅋㅋㅋㅋ
아그대 보다가.. 너무 화가 나서 리모컨 던지고 왔어요... ☞☜ 엑소를 저렇게 조금ㅋㅋㅋㅋ어휴..
어떤 분이 추천받고 보셨다고 하던데.. ㅠㅠㅠㅠ 추처뉴ㅠㅠㅠㅠ 감동의 물결ㅠㅠㅠㅠㅠㅠㅠ
댓글은 아직 많이 없어도, 진짜 읽어주시는 분들 다 사랑합니다. 하트하트!! ♥♥♥
오늘 건 별로 안무서우실거예요.
악몽 꾸지 마시고 ㅠㅠㅠㅠㅠㅠ 재밌게 봐주세용 뀨뀨
04
끼이익-
문이 시끄러운 마찰음을 내며 열렸다. 경수가 고개를 내밀고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차마 무작정 들어가기에는 겁이 났다.
찬열이 그런 경수의 머리통을 꽉 눌러 옆으로 치우며 교실 안으로 들어섰다.
"아 미친, 박찬열!"
"뭐 새끼야. 머리통 치워. 쪼끄만게. 들어오지도 못할 거면서 앞에서 가로막고 있어."
경수는 입을 꾹 다물고 찬열만 노려봤다. 그래. 내가 언젠간 너보다 커서 복수할거다. 경수가 으득으득 이를 갈며 찬열을 뒤따라 교실 안으로 들어섰다.
도경수 병신. 그럼 한 190까지는 크셔야겠네요? 경수가 아차 싶었는지 한숨을 푹 쉬었다. 농구하는 새끼도 아니고 무슨 그렇게까지... 키 커서 뭐에 써먹냐!! 휘적거리면서 걸어다니기만 하지. 경수가 바락바락 성질을 내자 찬열이 웃으며 한마디로 상황을 종료시켰다.
나처럼 여자가 줄줄 꼬이지.
백현이 교실로 막 들어서며 찬열을 노려봤다. 뭐어? 박찬열 다시 말해봐. 아아, 야 귀는 놓고 말해. 쪼끄만게. 뭐? 쪼끄만게? 작은 고추가 맵다 모르냐? 어디서 행사용 풍선 같은게 난리야. 춤도 존나 못추는게. 이번엔 백현이 상황을 역전시켰다. 경수가 통쾌한 듯 검지손가락을 쫙 펴고 찬열의 눈 앞에서 좌우로 흔들며 그 박자에 맞춰 끊어 말했다. 쯧.쯧.허.세.찬.열.
"아 시끄러워. 너네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근데 여긴 왜 아무것도 없는 거 같냐?"
"그러게."
그나마 정상적인 종인과 준면이 구석구석 뒤지기 시작했다. 1반에서 민석이 누워있던 그 교탁 밑에도, 끔찍하게 난도질 되어 있던 시체를 본 사물함에도, 책상과 의자 밑, 그 어디에도 이상한 게 없었다. 그냥 평범한 교실이였다.
그 때, 준면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야. 조용히 해봐. 소리 들려?
또각- 또각- 구두 소리가 조용한 복도를 요란하게 울렸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직감적으로 피해야할 것 같았다.
이곳에 사람이 있으면 반가워 하는게 맞는것 같지만, 무언가 상황과 안 맞게 이질적이였다. 소리가 너무, 태연한 것 같았다.
일제히 얼굴이 창백해지며 소리를 죽이고 숨을 곳을 찾았다. 하지만 마땅히 숨을 곳이 없었다.
체격이 큰 남고생들이 책상 밑에 숨는다거나, 단체로 웅크리고 구석에 숨어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다들 제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구두 소리만 복도를 울렸고 모두 그 소리에 집중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점점 소리는 가까워졌고, 경수가 입을 틀어막고 눈을 크게 떴다. 숨소리마저 듣릴 것 같았다.
복도 쪽 창문 너머로 긴 머리카락이 살랑대며 지나가는 것이 언뜻 비췄다.
키가 작은 여성임에 틀림 없었다. 아니면,
"악 귀신이다!!!"
찬열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교실 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런 찬열을 보고 모두 기겁한 표정으로 이렇게 된 이상 교실을 뛰쳐 나가 다른 곳에 숨으려는 생각에 앞문 쪽으로 몰려들었다.
그 와중에 종인은 찬열의 머리를 세게 내려 쳤다. 씨발, 이 덩치만 큰 새끼.
찬열이 머리를 감싸고 자신도 살겠다며 문 쪽으로 향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모두 나가지 않고 문고리만 잡고 있었다.
"안 열려.."
"씨발, 뭐? 나와봐."
경수가 낑낑대고 있는 것을 찬열이 다가가 마구 손잡이를 돌렸다. 뭔가 뒤 바뀐 느낌.
열쇠로 여는 부분이 바깥쪽을 향해 있어야 했는데, 교실인 안 쪽을 향하고 있었다.
"바깥쪽에서 잠궈버렸어. 누가 문고리를 반대로..."
"그럼 어떻게 나가!"
가만히 총총거리고 있던 세훈이 무섭다는 듯 잔뜩 얼굴을 찡그리고 울상을 지었다.
종인이 징징거리지 말라며 인상을 쓰자 세훈이 입을 삐쭉 내밀고 형인척 하기는. 빠른 년생 주제에. 하고 중얼거렸다.
종인이 열 받는다는 듯 아오 저걸! 하다가 경수가 진정하라며 종인의 등을 쓸어 내렸고 종인이 경수를 보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훈이 둘을 보고 토하는 시늉을 하며 쪼르르 준면의 옆으로 가서 섰다.
"형아. 이거 못열어?"
"아니야. 열 수 있을 거야."
"근데, 그 이상한 여자는 어디로 사라졌지? 분명 박찬열 저 병신새끼가 소리지르는거 들었을텐데."
"헐 진짜 귀신인가?"
찬열은 귀신이란 단어에 발작을 일으키듯 교실을 쿵쿵거리며 뛰어다녔다.
백현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쟨 맨날 왜 저런다니.
경수가 그런 찬열을 비웃으며 아차 싶어 뒷문으로 갔다. 뒷문을 열려 있을지도 몰라. 뒷문에는 아까는 못 봤던 검은 천이 묶여있었다.
아까 화살에 묶어 있던 것과 같은 것이였다.
다들 경수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다가왔다.
"펼쳐봐."
"...응."
경수가 재빨리 묶인 천을 풀자 이번엔 빨간글씨가 아니라 종이 하나가 구겨진 채로 들어 있었다.
"전단지?"
'엄마 수수께끼를 낼게요. 맞춰보세요.'
'그래. 어서 내보렴.'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네모난 상자는?'
'어머 호호, 그게 뭘까?'
'엄마! 그것도 몰라요?'
만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광고 전단지였다.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그런데 그 밑 부분이 찢겨 있었다. 빨간색으로 전단지 윗 부분에 새겨진 마크를 보니, M사의 광고 전단지인 것은 확실했다.
M사는 전자제품으로 유명한 회사 중 하나였다.
"이거, TV 광고아니야?"
"맞아. 나도 봤는데. 이거 그리고 예전 꺼 아니야?"
"어. 우리 중학생 때 인가? 근데 이게 왜 여기에... 천에 아무것도 안 쓰여있어."
"TV는 갑자기 왜 뜬금없이... 맞다. 그리고 여기 나온거 도경수네 집 TV 아니야? 예전에 도경수 저거 샀다고 존나 좋아했잖아."
"응... 저거 우리집 TV인데."
경수가 입을 삐죽였다. 재수없게 왜 하필-
모두들 의아해했다. 최신의 것도 아니였고, 몇 년전에 자주 보이던 전단지라 익숙하긴 했다.
그러나 익숙한 전단지라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아야 하는데 밑 부분이 찢겨 있다는 것이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익숙한데 익숙하지 않은 느낌.
"형, TV를 켜보라는 거 아니야? 간단히 생각하면."
"TV를 왜 켜 갑자기."
"원래는 천에 뭔가 암시하는 게 들어있어야 하잖아. 우리가 뭔가 풀려면."
"근데 교실에 있는 TV는 M사꺼 아니잖아."
세훈이 그럴 듯한 의견을 내놓았으나, 교실 안의 TV는 M사의 것이 아니였다.
경수가 답답한 듯 머리를 헝클이며 TV를 켰다.
치지직- 치직.
화면이 마구 꿈틀거리며 요란하게 치직 거리는 소리를 냈다.
"아무것도 안나와."
"설마. 야 14번 틀어봐."
"아 또 14야? 싸이코 끼가 존나 전해져 온다. 왜 하필 저 숫자야. 4 진짜좋아하네. 죽음의 숫자인데."
찬열이 코 끝을 찡그리며 인상을 쓰고 운명 교향곡을 흥얼거렸다.
그 짓은 재수없다며 경수가 닥치라고 소리칠 때 까지 계속 됐다. 종인이 버튼을 눌러 14번으로 채널을 맞췄다.
이내 무언가 초점이 맞춰지더니 TV광고가 흘러나왔다. 세훈이 깜짝놀라 준면의 뒤로 숨었다.
전단지 속 M사의 광고였다. 만화가 애니메이션화 되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캐릭터들이 춤을 췄다.
광고는 계속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지긋지긋하게 노래가 나왔다. 찬열은 아 이 광고 기억난다. 하며 광고 속 CF송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재수없게 저걸 왜 따라불러. 종인이 TV를 껐다.
미친 그러고 보니 또 14네. M14. 아 질린다 이제. 존나 싸이코같이 죽음의 숫자 좋아하는 새끼인가 보다. 찬열이 투덜댔다.
경수가 속으로 CF송을 곱씹었다. 저 노래. 맨날 부르고 다녔는데.
"야, 근데 민석이 어디갔어?"
"뭐? 아까까지 내 옆에..."
"민석이가 사라졌어."
*
"야, 도경수 TV샀다고 존나 좋아함. 화질 좋은 HD TV라고."
"근데."
"우리 도경수네 털러 가자. HD로 영화보면 대박이겠네. 화질 확인하러, 응? 어때 김종인?"
"마음대로."
박찬열이 춤 연습을 하다 말고 헐떡거리며 핸드폰을 꺼내보고는 말했다. 아무래도 경수에게 문자가 온 듯 했다. TV샀다고 자랑했나.
기분이 나빠졌다. 왜 나한테 문자 안하고 박찬열한테. 단체문자인가 싶어 핸드폰 홀드를 괜히 풀어봤지만 역시나, 괜한 기대였다.
옆에서 준면이 형이 슬쩍 우리를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자기 안 껴줘서 섭섭한가봐. 같이 가고 싶나?
"형, 같이 안가?"
"걔 TV산걸 왜 니네가 따라가냐. 안 가, 나는."
"튕기기는, 쯧."
"여기서 춤연습이나 더하련다."
찬열이 연습이 끝나고 나를 끌고 영화관에 들렀다.
도경수네 가자며. 하고 의아해했으나 찬열이 역시 영화관 팝콘이 진리. 하며 팝콘과 나쵸칩, 구운 오징어를 사는 것을 보고 혀를 찼다.
아예 도경수 집에 영화관을 차리지 그러냐.
찬열은 내 혼잣말을 못 들었는지 히죽거리며 멍청하게 한아름 먹을 것을 싸들고 영화관을 나와 경수의 집으로 향했다.
"샀다고 했지. 오라고는 안했는데."
"아 경수얌 히힛."
"미친, 꺼져."
옆에서 큰 덩치로 애교를 부리던 찬열을 못마땅하게 보다가 경수에게로 눈을 돌렸다. 큼- 괜히 목을 가다듬고 뭐라 말하려고 하기 전에, 쾅!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찬열이 굽신거리던 그 자세 그대로 멈춰서서 울상을 지었다. 도경수 개새끼. 쪼끄만게. 저 좆만한게!
찬열이 다시 미친듯이 초인종을 누르자 경수가 신경질을 내며 문을 열었다. 아 왜!!
"영화관 팝콘임. 나쵸도 있음. 자, 여기 니가 좋아하는 구운 오징어."
"..."
"야. 특별히 니 것까지 많이 사옴. 너 다 먹어."
"...들어와."
도경수는 먹을 거에 약하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특히, 구운 오징어에?
그 모습이 귀여워서 소리내서 풉 하고 웃었다. 아차 싶어 입을 막자 도경수가 째려본다.
눈은 진짜 크네. 눈이 큰 만큼 새하얀 흰자도 도드라지는 도경수는 뭘 쳐웃어. 안 들어와? 꺼져. 하며 입을 쭉 내밀었다. 붕어 같아. 귀여워.
난 터져나오는 웃음을 막고 그래그래. 하며 들어갔다. 경수가 그런 나를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나를 째려보는게 느껴졌지만. 뭐, 나쁘진 않네.
"TV가 번쩍이며 거실 한 가운데서 우리를 맞이하고 있어. 아아- TV님."
"병신. 간식만 아니였어도 넌 아웃이야."
"닥쳐, 이미 들어온 이상 여긴 이제 우리 팸의 아지트다."
"제발 오글거리니까 그딴 삼류 인터넷 소설 같은 말투 좀 그만써. 어디서 그딴건 쳐 보는거야."
박찬열은 항상 같이 노는 애들을 무리짓는 걸 좋아했다. 가끔 이상한 팸 같은걸로 지칭하는 게 좀 짜증나긴 하지만.
원래 병신같은 짓을 많이 하는 애라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야 갱수야. 이거 요즘에 선전하는 거 아니냐? 중독성 쩔던데, 엠십사~ 엠십사앙~"
"맞아. 근데 콧소리 좀 빼줄래. 듣기 더럽다. 그리고 갱수는 누구."
"니보다 노래 잘함. 꺼져 갱수야."
"지랄하네, 내가 이 CF송 제일 잘 부르거든? 콘테스트라도 나가볼래 누가 이기나? 어? 노래도 못하는게."
"뭐래 키도 작은게."
"맨날 지 불리하면 키 얘기야. 저 병신키다리가."
박찬열과 도경수는 만나면 앙숙인가. 지겹지도 않나 쉴 새 없이 서로 물고 뜯으며 싸웠다. 가끔 친해보여서 부럽긴 했지만. 부럽다고?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서는 이상한 기분을 가라앉히고 TV를 켰다. 둘이서 티격대던 그 CF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싸우다가 둘이 나란히 앉아 고개를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병신 같다며 내가 고개를 젓자 힘만 센 박찬열이 나를 끌어다가 도경수 옆에 앉히고는 뒤에서 내 고개를 억지로 좌우로 흔들었다.
하지 말라며 짜증을 내다 포기하고 눈만 돌려 도경수를 바라 봤다.
흥얼거리며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아 다시 TV로 시선을 옮겼다.
동그란 눈이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TV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내가 정말 왜 이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