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년에 한번뿐인 생일.
그와 약속을 잡고 예쁘게 차려입었다.
먼저 만나자고도 하고…생일이여서 그런가.
평소보다 배로 더 화장을 신경쓰고 집을 나섰다.
들뜨는 마음으로 약속장소에 가니 평소보다 더 후줄근하다면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모자를 쓰고 앉아있는 남자친구.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웃으며 남자친구 앞에 앉았다.
일찍왔네.
“응. 너 근데 어디 결혼식다녀와?”
“응?”
“왠일로 차려입었냐?”
그는 내 생일을 완전히 까먹은듯했다.
[박태환]
슬쩍 옆에서 아무말없이 앉아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만났을때부터 힘이없더니,이젠 아예 말도 안하려는듯 입을 꾹 다물고있는데
야 같이있는사람 답답하게…내가 무슨잘못을 했나? 당황스럽기만하다.
“…오늘 몇일이게?”
“오늘? 8월 18일.”
“……아 그렇구나.”
뭐지? 장난스레 이제 아예 시간개념도 없는거냐며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날짜도모르냐.유턴을 하며 곰곰히 생각했다. 가만있어보자 8월 18일이라.
끼익-
순간 나도 모르게 급 브레이크를 밟을수밖에 없었다.앞으로 쏠린듯 악소리를 내더니
날 보는 그녀.미쳤냐는 눈빛이다.…8월 18일.
“…너….”
“목 아프잖아!”
갑작스러운 브레이크에 목에 무리가 간듯 목을 어루만지는 그녀.
입이 다물어지질않았다.어떻게 여자친구의 생일을 까먹을수가있지?
“…그표정은.”
“생각났어….”
“………빨리 출발하기나해.”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리는 그녀.하루종일 내가 한 행동을 생각하니
얼마나 서운했을지 미안해죽을지경이었다.다시 엑셀을 밟는데 아 어쩌지.
아 어떡해 진짜.
“00아 카드줄테니까 우리 백화점 갈래?”
“………….”
“너 사고싶은거 다사도 돼 정말.”
나의말에 어이없는지 헛웃음을 내뱉는 여자친구.
다시 차를 멈춰세웠다..
“뭐하고싶은데?뭐하고싶을까?”
“……요리해줘.”
“어?”
“오빠가 해준 밥먹고싶어. 요리해줘.”
정말 서운할만할텐데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도 참 소박하게 말하는 너.폭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다해줄게.정말이야 내가 다해줄게!
[이용대]
오늘하루 영 기분이 안좋았던 너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오늘따라 왜이렇게 힘이없는지
집에 들어갈데까지 몸이 축쳐진게 내기분이 다 안좋다.
시간맞춰 잘들어갔냐며 전화했을 너가 아직까지도 연락없는것보면
정말 무슨일 있는것같은데.무심코 방으로 들어가려다
달력에 표시된 무언가를 보고 다시 달력앞에섰다.
11월 9일 여자친구 생일. …오늘이 몇일이지? 오늘이 11월 9일 아닌가?
불안한 마음에 달력을 보다가 못믿겠어 휴대폰을 꺼내 다시 확인했다.
정확히 11월 9일로 표시되어있는 날짜. 충격에 휩싸인것도 잠시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 30분이다.
급하게 다시 집을 빠져나온 나.일단 너한테 가야겠지.
미안함과 초조함,불안함에 손톱까지 물어뜯었다.차에 시동을걸고
급하게 엑셀을 밟는데 이근처에 아직까지 연 빵집이 있나.
아 어떡해 진짜!
“…생일축하해!”
11시 58분 생일지나기 2분전에 난 네앞에 간신히 섰다.
얼떨떨한 표정을 짓더니 내손에 들린 케잌이크를 보고 웃는 그녀.
하도 급하게 준비하느라 몇개의 초는 벌써 꺼져있다.
“뒤늦게 생각이라도 난모양이네.”
“으아 생일지나겠다 일단 빨리 소원빌고 초 불어!”
한번 봐줬다는듯이 눈을 꼭 감고 소원을 비는 여자친구.
그리고 잠시뒤 슬쩍 눈을 뜨더니 촛불을 호 하고 분다.
“…12시다.”
“…그러게 이제 10일이네.”
“일분만 늦었으면 확 삐지려고했는데.”
일단 생일날 축하해줬으니 이번만큼은 봐주겠다는 여자친구.
문닫기직전 겨우 사와 예쁘지도 않은 케잌에,반쯤 꺼져버린
촛불,심지어 급해서 선물하나,편지하나 못썼는데 그저 좋다며 웃는 너.
…미안함과 고마움에 어쩔줄을 모르겠다.
“일단 들어와!케이크 같이먹자!”
[기성용]
갑자기 뜬금없이 주변사람 생일을 물어보는 너.
의아해하다 하나,둘 대답하고있었다.
“자철오빠는?”
“몰라 내가 그새끼 생일까지 알아야되냐.”
근데 그런걸 왜물어봐.니가 다 챙겨주게?
커피를 휘휘저으며 그녀를 쳐다봤다.뭐가 그렇게
심각한지 진지한얼굴로 멍을때리고있는데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다.
내앞에서 멍때리지말랬지.
“그럼 나는?”
“어?”
“내생일은 언젠데?”
“너 6월 4일.”
“아네?”
당연하지 설마 내가 여자친구 생일을 까먹겠냐.다시
커피를 스푼으로 휘휘저었다.야 여기 커피맛없는것같아.
“그럼 오늘은 몇일이게?”
“몰라 요즘에 달력을 안봐서.니 휴대폰보면 되잖아.”
“…………….”
“휴대폰도없어?참나.알겠어 내가봐주지.”
뭔가 귀찮은 표정이길래 이오빠가 선심쓴다 생각하고
주머니속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오늘이 몇일이냐면
6월 4일. 6월 4일이네.응 6월 4…컥.
“예상대로라면 이제 슬슬 미안한 표정을 짓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야하는데?”
“…아 저기 있잖….”
“됐어.커피나 마셔.”
당혹감에 장난치듯 젓던 스푼을 조심스레 내려놨다.
슬쩍 눈치를 보자 뭔가 아까보다 여유로운 표정인 너.
아 그래서 너 오늘 이렇게 입고…너의 옷차림을 보자
내가 입고있던 편한 운동복 차림이 슬슬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아 이걸 어쩌지.
“00아.”
“왜?”
“우리 한시간만 있다가 다시만나자.”
“그게 무슨….”
“아 한시간만 있다가 모르는척 다시만나자고.”
정말 어이없다는듯이 날 보는 여자친구.아 어이없는거 아는데
나 집가서 옷도 갈아입고,급한대로 선물도 준비해야하고…
머리속이 엉망진창이다. 날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너.
“대신 얼마나 잘준비하나 보자.”
이상황도 너는 나름 즐거운듯했다.
[이청용]
“오빠 나 오늘 생일이야.”
“…응?”
집에 와 같이 빌려온 DVD를 보다가 너의 충격적인(?) 발언에
고개를 돌렸다.생일?누가?…너가?아무렇지도않은 너의 표정에
장난치나 싶다가도 정말 요근래였던것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달력을 확인했다. 오늘이 9월 2일. …너의 생일도 9월 2일.
“…미안하라고 얘기한건 아닌데.왜그러고 서있어?”
“아 저기…….”
“오빠 부상때문에 요새 힘들었잖아.이해해 챙길틈이 없었다는거.”
이해한다며 살짝 웃는 그녀. 괜히말한것같다며 머리를
긁적이는데 내자신이 답답해져왔다.
“미안….”
난 그것도 모르고 피곤하다고 다시 집으로 끌고들어왔네.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은 날 옛날 DVD나 재탕하게 만들고.
내가 미안해하자 더 당황하는 여자친구.
그냥 놀리려고 했던것뿐인데 막상 이렇게 미안해하니
자기가 더 당황스럽다며 그런반응 하지말란다.
“아후….”
그러고보니 요새 널 내가 챙기긴한건지.맨날 아프다고,힘들다고
너한테 기대기만했지 언제 네 이야기는 들어본적 있는지
갑자기 후회들이 몰려온다.
“…미역국은 먹었어?”
“나 미역국 별로 싫어하잖…”
“야 그래도 생일날 미역국은 먹어야지!”
“집에 나혼잔데 내가 혼자 끓여먹으라고?그럼 더싫어.”
혼자 자축하는것만같아 싫다며 고개를 젓는 여자친구.
여기서 좀 쉬고있어.내가 끓여줄테니까. 소매를 걷자
깜짝놀라 날 보는 너.
“오빠가 미역국을 끓인다고?왜 무리수 둬!”
“야 나 잘끓이거든?이게 왜 무리수냐!”
완전 맛있게 해줄게.그리고 나가자.
오늘 너 집에있기엔 너무 아까운 옷차림이잖아.
[손흥민]
집에 데리고 와 밥좀 차려달라고 하니 식탁에 올라온건
미역국. 뜬금없는 미역국에 그녀를 멀뚱히 바라봤다.
갑자기 왠 미역국?
“혼자의 자축파티.”
“뭔소리야?”
수저로 미역국을 떠 맛을 봤다.맛있네.
“나 오늘 생일이야.”
“푸흡!!”
맛있길래 수저 한가득 떠 입에 넣었는데 들리는 소리에
그만 사레가 들고 말았다.켁켁거리자 물을 내미는 너.
“…야 너!!”
“뭐가?”
내가 괜히 더 당황스러워 벌떡일어나 외쳤다.
그,그런건 일찍일찍 미리미리 말해줬어야지 당일날 말하면
어떡하냐! 아니 이게 아니라…
넌 왜 티를 안내?딴사람들보면 생일오기 몇일전부터
자기 몇일뒤에 생일이다 떠들고다니는데!
“밥이나먹어.밥차려달라고했잖아.”
“……넌 생일날 남 밥차려주니까 좋냐!”
“아 이래도 뭐라그러고,저래도 뭐라그래.”
귀찮다는듯 귀를 막는 너.
…저래도 얼마나 속으로 속상했을지 알기에
미안하기만하다.아 그거 먹을생각말고 일어나.
“아 왜!”
“야 미역국밖에 없는식탁에서 생일 보내자고?오빠 능력있는 남자야!”
“오빠 좋아하시네!”
“어쩐지 오늘 꾸미고 나왔더라. 미역국은 나혼자 다먹을거니까
가만 놔두고 짐만 챙겨.”
괜히 미안함에 계속 꿍얼거리게 된다.
왜 티를 안내냐는둥,사람을 놀래키냐는 둥…
아 근데 이걸 어쩌나.진짜 미안해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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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작위에 겹겹히 망작을 쌓아올리는중입니다.
좋은주제를 주셔도 뻥뻥 차는중이죠!!!!!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제길.이젠 죄송해서 할말도 없..네..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저번편 처음으로 댓글을 일일히 달아드리는데 사랑 너무 감사해요 ㅠ.ㅠ
너님들 내꺼라는. 내품으로 꺼지삼ㅋ...제..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