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자신의 문자를 3시간이나 답장을 느리게 한 것도 모자라 대화를 차단하는 듯한 답장에 윤진은 밤새 ‘이게 다야? 이게 다라고?’라며 핸드폰을 흔들어재낌.
태평에겐 이유가 있었음. 집에 가는 길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친구를 만나러 왔는데 배터리가 다 되어 마땅히 연락 올 곳이 없었기 때문에 차에 두고 내렸음. 집에 도착해 충전을 하고 핸드폰을 켜보니 윤진이에게 문자가 와있었고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잘 도착했다며 잘 자라는 간단한 문자를 보냄. 오기가 잔득오른 윤진이 다음 날 아침 어제 밤 문자에 답장을 보냄. ‘전 어제 교수님이 연락이 없으셔서 잘 못 들어가신 줄 알고 걱정했는데 3시간씩이나 답장이 없으시면 너무해요 정말~~~’ -미안해요. 잠깐 친구 좀 만났는데 배터리가 다 돼서 집에 와서 확인했네요.’ ‘교수님 걱정하느라 제가 잠을 못잤어요. 저 밥 사줘요 밥!’ -뭐 먹고싶어요? 약속을 잡은 윤진은 침대를 방방 뛰었고 이럴 시간 없다며 당장 욕실로 들어감. 옷을 고르던 윤진이의 핸드폰이 울림. 발신자는 재현이였음. -여보세요? ‘누가 니 여보세요?’ -내가 니 여보다. ‘지랄. 왜.’ -어디야~ 나와 오빠 월급 날이다. ‘오~~ 진짜? 이걸 어쩌나 나 약속있는데! 나중에 맛난 거 사죠~~!’ -어? 누구 만나는데? ‘말하면, 니가 알아?’ -김혜윤? ‘말 나온 김에 김혜랑 놀아라~ 준비 해야댐 끊어!’“아 뭐야 진짜...누굴 만나길래..” 윤진이는 자기가 가겠다며 우기고 우겨 태평의 동네로 감. 뭐 먹고싶냐는 말에 ‘삼겹살!’을 외치고 식당으로 들어감. “많이 드세요 교수님!” “윤진씨두요.” “근데 교수님! 왜 저한테 반말 안 하세요?” “편해지면 놓을게요.” “은근 선 그으시네요.”
“아..그런 거 아닌데.” 윤진이는 서운하고 짜증났음. 서로 안 지는 얼마 안됐지만 ‘이 정도면 반말할 때 되지 않았나?’싶은데 태평이 자꾸만 선을 그어 짜증남. 태평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던 윤진이는 진실한 토크를 하기 위해 “삼겹살엔 소주지!! 쏘주마셔요 저희!!!!” 이런 저런 대화를 하던 윤진과 태평은 마시다 보니 술병이 점점 늘어남. “그럼 외국엔 이쁜 언니들 엄청 많겠네요????” “그런가..ㅋㅋ 잘 모르겠는데.” “헉 우리 교수님 눈 엄청 높은가부다.. 그럼 저는요?! 저는 어때요?”
“예뻐요. 귀엽고. 착한 것 같고.” “그게 끝이에요?” “그럼요?” “저 매력 없어요? 저 별로에요? 아닐텐데”
“예쁘고 귀엽고 착한게 매력이겠죠. 누군가한텐.” 자꾸만 애매하게 대답하는 태평이 짜증난 윤진이는 소주 벌컥벌컥 마심.
“이제 그만 마셔요. 너무 많이 마셨어요.” “치.. 교수님 이번 주 토요일 뭐하세요?” “오전에 미팅이 있어요.” “그럼 오후엔 아무것도 안하세요!?” “아마...” “그럼 저 만나요!! 저랑 영화봐요!” “영화요?” “네! 그리고 밥먹구 산책도 해요!” 태평은 만나자고하는 윤진을 밀어냄.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음. “아.. 오후에 작성해야할 서류가 있어서 안 될 거 같은데..” “그럼 모레는요? 그럼 그 다음날은?” “ㅋㅋ 취했다. 이제 일어나죠.” 윤진이는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태평에게 적극적으로 대함. 태평은 그런 윤진을 밀어내며 이제 일어나자며 윤진을 데리고 식당을 나가 택시를 잡음. 윤진을 집에 내려다주고 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감. 그냥 약속이었을 수도 있었을 윤진이에게 자신이 너무 오버했나 싶었던 태평은 왠지 모를 이상한 기분에 한숨을 내쉬며 창 밖을 바라봄.
“.......” 깽깽이 같은 글 ... 하나 더 투척이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