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s t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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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분들! 핫핑크입니다.
새로운 제목 때문에 신알신 쪽지를 받고 조금은 놀라셨을거라 예상되는데, 일단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그대와 이 봄을 그리다는 연재 중지됩니다.
제 끈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말씀드렸다시피 그 작품은 많은 기대를 걸고 정성을 기울여
쓴 글이 아닙니다. 본의 아니게 좋은 반응으로 제게 너무나 큰 행복을 가져다 준 작품이긴 하지만
어젯밤 조금 심란한 일이 하나 생겨 1화부터 하나하나 정독하는데 문체도 너무 정돈이 안 되어있고
혼란스러움을 유발하는 급전개 때문에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힘들 것 같아요.
원래부터 스토리 구성이 탄탄히 짜여있지 못했던 작품이라 더 일을 벌리면 완결까지 흐지부지
지저분하게 마무리 될 것 같아서 아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어색한 로맨스를 내놓았습니다!
사실 필명을 바꿀까 생각했는데 그동안 저와 함께해주셨던 그 독자분들께 말 한마디 없이 뒤돌아서는 게
너무 죄송스러워서요.. 그대와 이 봄을 그리다 많이 사랑해주신 만큼, 어색한 로맨스도 더 열심히 연재해
기대에 부흥시켜 드리고 실망감 안겨드리지 않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암호닉 목록은 매화 업데이트 되며, 조금 늦게 오시는 회원 분들은 제가 빼 먹을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암호닉 목록을 매화 업데이트 시켜 게시물에 올려드리는 이유는 어느분이 꾸준히 오시고, 안 오시는가를 확인시켜 드리고 싶어서예요.
작가인 제가 꾸준히 글을 올리는만큼 독자분들 또한 꾸준한 사랑 보내주시면 전 아낌없이 더 글을 쓰겠습니다.
앞으로는 조각이나 빙의글 같은 간단한 단편 글도 많이 써서 올릴 예정이고, 텍파나눔도 활발히 진행 될 예정입니다.
제 독자분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보다 더 드리고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실천으로 옮길테니 바뀐 시스템에 혼란스러우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어색한 로맨스는 반응연재입니다. 조회수 문제를 위해 회원전용으로 연재됩니다. |
어색한 로맨스
피곤에 찌든 몸을 애써 질질 끌고 집 안으로 들어오자 매서운 표정의 엄마가 자신을 반기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어. 경수가 기가 막힌다는 듯 미소를 흘리며 운동화를 벗어제끼자 엄마의 매서운 손이 경수의 머리를 가격했다. 아…, 쪽팔려. 열 여덟이나 먹어서 엄마한테 맞는 꼴이라니. 경수의 뽀얀 얼굴에 떡하니 자리한 핏자국이 또렷한 상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건지, 엄마는 손에 들린 성적표로 경수를 베어버리기라도 할듯 달려들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찬열이인가 그 애 만나고 나서부터 네가 이렇게 삐딱하게 나가는 거 아냐 도경수! 이번에 전교 1등도 준면이한테 내줬다며? 너 정말 대학 안 갈거니? 미리 말해, 등록금 한 학기에 몇 천만원이나 하는 거 나도 이제 너같은 놈한테 투자할 맘 없다. 경수는 꾸겨신은 운동화를 벗어던지고 거실로 들어섰다. 대체 여기서 대학 얘기는 왜 나오는건데. 쏘아붙이듯 말하는 경수에게 기가 죽은 엄마가 한숨섞인 미소를 터트리며 돌아서 안방으로 향했다. 짜증나.
퀴퀴한 땀냄새가 가득 풍겨오는 방 안에 들어서 창문을 열어제끼고 탈취제를 이리저리 뿌리고 나니 기분이 한결 편안해졌다. 잘 도착했냐는 찬열의 장난섞인 문자에 괜히 가슴이 떨린다. 진짜 존나 웃겨 도경수. 스스로를 자책하며 침대에 벌러덩 드러눕자 털리듯이 맞던 방금 전까지의 상황도 모두 다 싹―, 깔끔히 정리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애당초 엄마에게 걱정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뒷통수를 때리는 건 좀 아니다. 나 이렇게 맞고 왔는데. 또 다시 그렁그렁 차오르려 드는 눈물을 애써 벅벅 닦아낸 경수가 이어폰을 귀에 꾸겨넣듯 꼽았다. 심란할 땐 노래가 최고지. 나른해진 기분과 동시에 온갖 의문들이 형형색색의 물음표들을 달고 날아와 경수에게 질문을 툭툭 던진다. 엿 같아. 경수는 아직도 따끔거리는 상처들을 이리저리 더듬거리다 관뒀다. 치료해봤자 뭐 해. 앞으로 맞을 일이 더 많이 남았는데. 당장이라도 찬열에게 달려가 모든 걸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러기에 김종인은 너무나 막강한 존재였다. 옆에서 낄낄거리던 오세훈과 변백현까지…… 다 잊을 수 없을 거야, 평생. 웅웅거리며 수신되고 있는 찬열의 문자를 확인도 하지 못한 채 경수는 쓰러지듯 꿈나라로 향했다.
*
“도경수 장애인아. 내가 어제 너한테 카톡 존나 보냈거든? 썅, 너 때문에 데이터 다 썼어.”
“쏘리. 어제 너무 맞아서 정신이 없더라. 그냥 눕자마자 뻑 갔다.”
“누구한테 맞았어?”
아, 말실수 해 버렸다. 응? 재차 묻는 찬열에게 대답을 피하고 짧게 다듬은 머리를 확인하듯 거울을 들여다보자 그런 행동이 심히 의심스러웠는지 찬열이 으르렁대듯 이를 갈며 경수에게 얼굴을 들이밀자 당황한 경수는 그런 찬열의 얼굴을 밀쳐냈다. 뭐야, 부담스럽게. 빨개진 얼굴을 한숨쉬며 두 손으로 탁탁 내려치자 찬열이 어머, 우리 경수 얼굴 빨개졌네? 하고 놀리기 시작했다. 아 좀! 신경질적인 경수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찬열이 알았어 알았어 하며 가방을 들쳐멨다. 학교로 향하는 길 내내 눈부신 햇살이 쏟아졌다.
“……너, 스톱.”
나른하지만 분명한 목소리에 경수가 멈춰섰다. 아― 씨발. 명찰 걸렸다. 경수가 짜증이 한껏 묻어난 얼굴을 들어올리자 얄밉게 샐쭉거리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김종인, 반듯한 오랜지색의 명찰이 찰랑거리며 뽐내듯 경수의 눈앞을 배회했다. 고개를 수그리고 명단을 들고 쪼르르 달려오는 1학년 후배에게 ‘도경수’ 하고 대답한 뒤 킥킥거리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찬열에게 후다닥 달려갔다.
“어떻게 걸려도 김종인한테 걸리냐. 쟤 성격 더럽기로 완전 소문났잖아.”
“아……, 쟤 우리반이던데. 근데 학교 안 나와서 한번도 못 봤어. 선도부원이 저렇게 학교 빠져도 괜찮아?”
“당연히 안되지. 근데 쟤는 되. 쟨 모델이거든.”
모―델? 기가 막혔다. 그럼 공인이면서 뒷처리는 어찌 감당하려고 날 밟은거야……. 경수는 기가 차다는 듯 교실 문을 드르륵 열어제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덮쳤다. 설마 비어있는 내 옆자리가 김종인 자리겠어. 그럴 리가 없지.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고 머리를 톡톡 두드린 경수는 간다! 하는 우렁찬 찬열의 목소리에 엉거주춤 대답한 뒤 자리에 앉았다. 뱅글거리는 안경을 치켜세우며 공부하기에 여념이 없는 앞자리 반장을 툭툭 건들자 왜? 하며 뒤돌아 경수를 바라본다.
“여기…빈자리, 누구 자리인지 알아?”
“아……. 거기? 나도 모르지. 근데 우리 반에 김종인이라고 있잖아, 너도 알지? 모델하는 선도부 애.”
“응. 알아.”
“걔 자리일수도.”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제자리로 가 중얼중얼 단어를 외우는 반장을 보며 한 대 치고싶다는 생각에 잠겼다. 말투 좀 봐, 개 띠껍다 진짜. 경수는 헛웃음을 흘리며 철푸덕 엎드렸다. 그럴 순 없어……, 김종인이랑 짝꿍이라니. 교문 앞에서 걸릴 땐 벌점을 어떻게 없앨까에만 집중했는데 오늘따라 가치관이 바뀐 사람 처럼 멍하니 앉아 절규하고 있었다. 경수는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복숭아 셰이크보다 김종인이 더 싫다는 결론을 내린 뒤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마냥 미친듯이 웃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하하하하……, 씨발.
“자, 얘들아. 새학기가 시작된지는 쫌 됐지만 우리반에 종인이가 드디어 호주에서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어.”
“……”
“짜식들, 공부하느라 바쁘네. 분위기 흐트리지 말고 지금처럼만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 잘 내도록 하자. 종인이는……”
꼴깍. 선생님, 예쁜 우리 담임 선생님, 제발 제 옆자리만 피해주세요. 체념 반 떨림 반으로 경수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선생님과 종인을 번갈아 보고 있을 찰나, 담임 선생님은 경수 옆에 앉도록 하자 하는 냉정한 말과 함께 조례 끝! 열심히 공부하도록. 이라며 나가버렸다. 짜증이 났다. 어젯밤에 뒷골목으로 끌고 가 먼지가 날릴만큼 신명나게 맞았는데, 자신을 때린 그 장본인과 짝꿍이 되어있다니. 거기다 아침엔 구질구질하게 걸려서 이름까지 적히고.
“안녕 도경수.”
결코 듣고싶지 않은 목소리가 귓 속 깊숙히 침투한다. 아……. 소름이 확 끼치는 느낌에 두 팔을 사정없이 비비며 경수가 고개를 돌리자 짙은 속눈썹과 오똑한 코, 두툼한 입술과 유독 까만 피부의 그가 싱긋 미소짓는다. 호주에 걍 처박혀있지 왜 나왔냐.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 직전이던 그 한마디를 애써 쑤셔넣은 경수가 으응…. 하고 떫은 표정으로 대답하자 종인은 그런 경수에게 미소지으며 뒷 말을 이었다.
“나 알지?”
알다마다. 경수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종인 또한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교과서와 필통을 꺼냈다. 안 그렇게 보이는데 꽤 반듯한 필기도구에 의외네? 하는 표정의 경수를 뚫어져라 응시하던 종인이 말을 이었다. 나도 너 아는데. 어젯밤에 내가 너……. 왜 말을 잇지 않는 걸까. 그 폭력이 잘못되었음을 자신도 인지해서? 경수가 짜증이 난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자 종인이 차가운 손으로 경수의 볼을 잡아 자신 쪽으로 돌린 채 말했다.
“어젯밤에 너랑 나랑 친구 먹었잖아. 그렇지?”
“무슨 개소리야. 어젯밤엔 너한테 신명나게 털리고 집에 와서 엄마랑 싸운 기억밖에 없거든.”
“에―이. 사내자식들이 다 그러면서 친구 하는거지 뭐! 이따 점심시간에 나와, 내 친구 소개시켜줄게.”
“오, 너 친구도 있어?”
“응. 세훈이랑 백현이.”
미친. 어젯밤 같이 있었던 애들이잖아. 경수가 낮게 욕을 중얼거리자 종인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바보마냥 실실 웃으며 교과서를 이리저리 펼쳐보았다. 그래, 넌 열 여덟 에 안 된 주제에 모델이라 호주까지 가서 촬영까지 하시고, 교장까지 너한테 빌빌대니까 학교 오는게 즐거움이겠지. 경수는 서둘러 자습시간이 끝나고 쉬는시간이 되어 찬열의 반으로 튀어나가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에 휩싸여 책상에 엎드렸다. 내 행복한 고2 생활의 끝을 김종인과 구질구질하게 마무리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당장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암호닉 목록은 2편부터 작성될 예정입니다.
신알신 암호닉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