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
ToV
"뭐야 이아저씨...왜 여기서 쓰러져 있는건데?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꼭 우리 아저씨가 그랬던것처럼 피를 흘리며 있는게 자꾸 생각나게 했다.그래서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듯 외간남자를 집안에 앉치고는 구급상자를 가지고와서 응급처치라도 해줄까 했는데 입을 다쳤어야 됬다,이남자는.뭔놈의 남자가 다친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떠드는거야?
"아저씨.하나만 물어봅시다.아픈거 맞아요?"
"맞다니까..이 오빠는 아저씨가 아니라니!입아프게 얘기하는데 왜 자꾸 아저씨래?오빠 젊다."
"아저씨.입만 아파요?배에 구멍이 뚤려도 정신을 안차리네."
"봐바.너가 너무 부풀려서 생각한거야!이거 봐바 이거."
어린아이가 투정부리듯 입을 삐쭉 내밀고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배를 가리켰다.운동을 많이 한 티가 났다.근육이 적잖이 배어서 보기에도 딱좋은 다부짐이였다.나도모르게 시선이 고정되었고 정신을 가담고는 배에 상처를 보았다.정말 그저 스친듯한 상처였고 아마 흘린피는 어디서 묻어왔나보지.
그래도 자꾸가는 시선에 눈을 질끈 감고 이리저리 머리를 흔들었지만 낭랑18세에 그런거 보고 한눈안팔 여자가 어디있을까?
그때 들리는 웃음소리에 쳐다보니 고개를 까딱 젓히고는 아주 매혹적인 눈을 하고는 반했지?라며 자신의 잘남을 표출하려는듯 포즈를 잡는데 꼴사나워서 참.
"뭔소리야 진짜."
"야,너 왜 아무렇지도 않아?"
"뭐가요?"
"이 피.내꺼 아닌거 알면서 그렇게 담담해?"
"...."
"이상하단 말이야.내가 지금까지 뭘하고 왔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첨보는 사람을 대해주나?"
"...어.."
"내가 살인이라도 저질렀으면 어쩌려고?"
"아저씨는 그럴사람..아니게 보였으니까요.."
범죄는 착하게 생긴사람도 지른다는건 뻔히 안다.그치만 그저 아빠와 모습이 닮았다는 거에 데려온 나도미친거지만.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무슨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뻔해 보였으나 묻지는 않았고 그저 생각에 잠겼다.
나는 항상 그랬다.모두 사라진듯 조용한 거리를 나가면 항상 누군가가 나에게 왔었다.쓸려오는 어둠에 지키려고 했지만 어둠이 쓸어간 그자리에는 형채도 남아있지 않게 사라지곤 했다.그렇게 나를 찾아오거나,떠나갔다.
"나 아저씨 아니야."
"그러면요.."
"나 오빠야,오빠.아직 22살이라고."
"예..어련하시겠어요."
"이름은 김태형이야."
"..."
갑자기 진행되는 상황에 이게뭘까 싶어 쳐다봤지만 아까의 천진난만함은 온데간데 없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덤덤하게 이어갔다.
"이름마저 잘생기신 김태형이다."
"....아.."
"그리고 나 사람죽이고 온거 맞아.근데 이래도 넌 내가 안무서워?"
진심이였다,진심으로 묻는말에는 덤덤하지만 애달프게 말을 했다.자신을 버릴것을 미리 알고 있는듯이 행동하는게 가여웠다.
"안무서워요,그런거."
"왜?낯선남자가 집에 있는데 그남자가 살인마래,그래도?"
"예,뭐.우리 아저씨도 그랬었거든요.그리고 우리집에 이제 아무도 안와요.있어도 상관은 없는데 나 건들면 죽일겁니다."
"니가?나를?"
웃겨죽을듯이 배를 잡고 한참이나 깔깔 거렸지만 진짜였다.나름 그런거 배우면서 자라서 사람죽이는건 어렵지 않았으니까.
"조직에서 일하던 나를...죽이겠다라."
"알고는 있었어요.뻔하죠."
"보면 볼수록 매력터지는 여자야."
"손목이 곧 시려워지겠어요."
"그러려냐?"
"우리집에서 사려는것처럼 얘기하지마요."
"당분간만 지내면 안되겠어?"
"당분간만...지내게 할거니까 항상 긴장타세요."
"그나저나,이름이 뭐야?"
탄소...김탄소요.
언제봤다고 친해진건지 모르겠지만은 우리사이에는 절벽위를 외줄타기 하듯 아주 위험한 관계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