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꼭 브금을 들어주시옵소예
신의 영역에 총구를 겨누다.
-2부-
월계수의 왕관을 쓸 승자.
Two Hearts.
w.그루잠.
-12(2/2)# 숙적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나. 유독 크림슨하트에 먹구름이 몰려있었는데 라이언하트의 배 쪽으로 오니 햇빛이 그냥 아주 쨍쨍. 쨍하고 해나 떴다. 그쪽에선 꾸물꾸물해서 오후가 되면 비나 내리겠지. 민탄소와 억지로 거하게 한 판을 치르고 오니 아침이다. 어제의 새벽은 짧고 굵었다. 최대한 배려해서 7번 밖에 사정 못했는데 아쉽네. 젖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스쿼터를 라이언하트 기지의 아랫 부분에 아무렇게나 두고 시동을 꺼 키를 뺐다. 자켓을 한 팔에 들고 내려 올라간 발 딛는 판을 천천히 내려 밟곤 라이언하트의 배의 문을 열고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느끼고 소파에 앉아서 자던 김석진이 눈을 찡그리며 책으로 자신의 시야 상으로 비치는 빛을 막고 입을 열었다. ...늦게 들어왔네. 그러게요. 저도 이렇게 늦게 들어올진 몰랐는데. 자켓을 어깨에 이고 들어온 나는 머리를 털며 어젯밤에 먹었던 테이블 위 파인애플의 옆 깨끗하고 싱싱한 사과를 집어 몇 번 위로 던졌다 받았다를 계속 하다 비몽사몽한 김석진을 마주봤다.
"형, 해봤어요?"
"...뭘?"
"섹스요."
입술을 뻐끔거리다 김석진이 물에 젖은 내 모습을 보고 급히 말을 돌렸다. ...너 뭐하고 왔길래 물 젖은 생쥐 꼴이야? 축축한 자켓을 다른 소파에 던져두고 사과를 만지작거리다 꼭지를 떼버렸다. 장난끼가 솟아 꼭지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입 모양으로 보여줄까요?라며 저질렀다. 못된 짓을. 보통 것보다 긴 꼭지를 잡고 사과의 가운데 푹 들어간 부분으로 들어갔다 나오게 만드는 그런 섹스를 연상하게 만들어보이는 형상을 만들어 보이니 김석진이 입을 다물었다. 크림슨하트에 여자가 있을 리가 없을 텐데라고 머릴 돌릴 김석진에게 시원한 해답을 말했다.
"민탄소, 여자에요. 밤새 죽여 주고 왔는데."
"...뭐?"
"민윤기 딸."
싱긋 웃으며 사과의 꼭질 던져버리고 깨끗한 사과 껍질 한 번 쓰담곤 느리게 큰 입 베었다. 과즙이 탄산처럼 퍼지는 입 안. 입술로 새 흐르는 과즙을 혀로 핥아 놓치지 않았다.언젠간 내가 민윤기 딸 한 번 봤을텐데. 그래 계속 과거를 곱씹어보니 어렴풋이 그녀를 어릴 때 본 게 기억난다. 크림슨하트 기지로 몰래 민윤기가 데려왔던 그 여자 아이. 검고 긴 머리가 예뻤는데. 생각해보니 얼굴이 꼴에 어른이랍시고 변한 듯 하다. 정호석이 그 아이를 보자마자 뛰어나가 끌어안아 올려 부드럽게 머리칼을 쓸어줬던 기억. 어릴 적 어머니란 작자의 손에 이끌려 오게 된 크림슨하트의 옥상에서 위험천만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입을 벌린 그 아이를 봤었다. 왜 이제야 생각나는 거지? 김석진을 보니 정호석이 생각나고, 정호석을 생각하니 민탄소가 생각났다. 걘 신음 참을 때 진짜 예뻤는데.
걔 자체가 예쁘긴 하지.
사과를 베어 먹고 테이블 위로 올리니 심연의 늪에 빠진 마냥 생각에 잠긴 김석진이 갑자기 소파 뒤에서 어느 갈색 종이 소포를 꺼내 뒤적거린다. 덤으로 그래 뭔가 이상하다 싶었어라며 중얼거림까지 첨가해서. 아마 뒷조사를 한 듯한 석진은 붉은 국쇄의 틀로 찍은 마냥 입구를 막은 굳은 액체를 뜯어내고 그 안에서 사진을 꺼내들었다. 색이 바랜 피사체. 그 안엔 언뜻 머리가 긴 아이인 민탄소가 민윤기와 정호석 사이에 서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석진한텐 이렇게 보여질 수도 있겠다. 민윤기가 작정하고 민탄소를 이 일에 끌여들였다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건 자살행위, 그럴 이유는 없잖아. 어찌 됐던 간에 나한텐 좋은 일이 됐지. 진심으로 갖고 싶은, 뺏고 싶은 게 생겼으니까. 바닷물로 찝찝해 진 나는 혼자서 심각한 김석진에게 잘 들일 리 없겠지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기상-!!!"
??!
김남준. 자기가 제일 늦게 일어났으면서 방문을 벌컥 열고 부부젤라마냥 외치는 김남준에 김석진이 깜짝 놀라 사진을 떨어뜨렸다. 시발 깜짝이야... 다시 재빨리 주워들어 봉투 안으로 넣은 김석진이 소파 틈 사이로 숨겼다. 저 멀리 파도가 이 배에 부딪혀 나는 소리와 갈매기들의 특유의 소리가 들렸다. 조용해진 안을 채우는 건 그것들.
아, 난 실례... 김남준이 나온 방의 옆으로 가려고 했던 나는 침을 삼키며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어제 내가 외박한 걸 몰라야 한다. 안다면 가만 두지 않을거다. 내 몸에 채찍을 휘감으려하겠지. 나를 20년동안 크림슨하트에 있을 적 부터 시작하여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이며 사육시키고 사자로 키운 김남준을 원망하지 않는다. ... 그가 가끔은 무섭다. 그의 반응은 시시각각 예상을 빗나가기 일수였다. 크림슨하트에서 쫒겨나서 부터 5년간 지옥이었다. 물론 전도 마찬가지였지만.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려하니 고통이 이만저만 데에서 찾아왔었다. 김남준과 세력을 모으는 데에 자존심에 스크래치 나는 일이 허다했고 크림슨하트와 대등하게 힘을 키워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면 되는 거였다. 까짓 거, 몸뚱이가 일그러지고 녹는 고통을 일삼아가며 일궈낸 성과에 웃음이 나왔다. 고통은 견딜 만 했고 뒤에 오는 성취감은 그토록 짜릿했다. 그로 크림슨하트와 대등한 곳에 서서 여유롭게 밑을 내려다보면 나에게 자신을 먹어달라며 애가 탄 여인들이 유혹했다. 그녀들 뒤엔 조직의 보스들이 있었고 어찌됐던 간에 앞날이 창창한 우리와 엮기고 싶어 안달이 었던 거다. 5년간 지옥을 넘나드는 고통과 협상에 이제 도가 튼 김남준은 눈치 면에서도 크림슨하트에선 No.1 이었다. 못알아준 보스는 민윤기에게 더 의지했었지. 여기서 브레인인 그와 오해의 여지가 다분한 상태로 마주치는 건 꺼려진다.
아 왜 나빼고 다 일어난거지...라며 머리를 긁적인 김남준. 민망하게 웃는 그를 피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말을 걸며 나를 붙잡는다.
"보스, 어제 뭐하고 왔습니까."
"......"
"자려고 드는데 저 밖에서 시동거는 소리가 나더라고."
나몰래 꾸미는 거 있으면 말 해. 지금 변명할 기회 주는 겁니다.
... 입을 쉽게 떼지 못하고 있자 왠일로 김석진이 나서 나를 두둔했다. 왠만하면 그저 하루종일 책이란 책만 볼 김석진이지만 옆 테이블에 낡은 책을 올려두고 아침부터 날 개길 기세로 보는 김남준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의외로.
"전정국 성인이야. 언제까지 그럴 셈이지? 이제 엄연히 한 조직의 보스인데."
"워, 네가 갑자기 보스 대변해주는 건 참 놀라운 일인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
"그래 성인이고 보스야. 하지만 함부러 몰래 다니는 건 그만해야지. 전 대 보스도 아니고."
전 대 보스 욕 하지 마. 한 때 우리가 모셨던 분이라고. 소파에 앉아 깍지 낀 두 손을 다리 사이에 두고 김남준을 향해 김석진은 강직하게 말하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놀라 숨겼던 종이 소포를 꺼내 김남준 앞으로 가 내민다. 전정국 네 애 아니야. 전 대 보스 아들이고 우리가 모셔야 하는 동생이자 보스지. 어정쩡한 나는 사탕 껍질 을 까 입에 물고 사진을 김남준이 검지와 중지 사이로 받아 뒤로 뒤집어 보는 걸 아무 말 없이 지켜봤다. 흰 바탕에 쓰여진 필기체. 민윤기의 글씨다.
'사랑하는 딸과 함께.'
어디서 빼온 사진인진 모르겠으나 아마 김석진이 사람을 시켜 알아냈나본데. 사탕을 빨며 거리낌없이 말했다. 김남준이 물어봤던 그것.
"크림슨하트에서 민탄소랑 섹스 했어."
내 말을 듣고 한 쪽 눈썹을 꿈틀거린 김남준이 사진을 오랫동안 보다 김석진에게 돌려주면서 강직하게 말했다.
"5년 동안 칼 갈면서 준비했던 전쟁이다. 작전에 대해 변경사항이 있으니 내일 5시 정각에 뱃머리 위로 올라와. 내일 '개와 늑대의 시간'에 전쟁 시작이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그제서야 문을 닫고 들어갔지만 김석진은 아무 말 없이 사진과 책을 들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 저래도 할 일은 하는 선배니 깊게 터치 안 하는 거지. 방으로 들어와 몸에 달라붙는 검은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다 벽에 걸린 아버지의 사진이 문득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옆에 액자 안에 X자로 배치된 긴 칼 중 하나를 집어내 얼굴을 향해 던졌다. 쨍그랑하고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 떨어지며 칼은 아버지의 얼굴의 한 가운데에 박혔다. 반동으로 흔들거리는 칼을 보니 속이 시원하다. 당신 때문에 내가 욕 먹잖아.
칼이 박힌 아버지의 얼굴이 어두워져보였다. 쾅. 마침내 액자가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벽에서 떨어져 아버지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엎어지고 칼은 완전히 액자 가운데에 꽂혔다. 바닥이 개판이다. 후... 전 대 보스의 얘기가 나오자 내 안에서 알 수 없는 증오가 끓어올랐다. 내게 지옥을 안겨준 당신에게 내가 받은 거라곤 없어. 물론 당신도 내게 애정 한 푼이라도 없었겠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낳은 아들이 아닌 그저 어쩌다 재수 없게 걸린 아새끼 마냥. 마지막으로 보스자리도 딴 놈에게 넘겨주고, 날 김남준에게 넘기고 개같이 사육당하게 한 당신. 완벽한 무기로 만들어라 한 당신 덕분에 내가 괴물이 되어 고맙고 씨발 같다. 확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에 셔츠의 단추를 신경쓰지 않고 셔츠를 팍 펼쳤다. 창으로 들어오는 쨍쨍한 햇빛에 눈을 감고 셔츠를 뜯어내고 드러난 단단하고 하얀 몸을 쬔다. 입 안 사탕의 딸기우유맛이 퍼진다. 그러다 어디선가 날아온 갈매기가 내가 쬐는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으로 달아들어와 틀에 앉았다. 기척을 느끼고 눈을 뜨니 고개를 기웃기웃 거리는 흰 생물체에 의미 없이 침대위에 놓인 무거운 총들 중 제일 가벼운 것으로 골라 집어서 놈의 상판으로
탕-
쐈다. 아무 의미 없었다. 뭐 딱히 동물의 죄를 고르라면... 햇빛을 가린 것? 회전하는 총알이 갈매기를 찢긴 종이처럼 너덜너덜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힘을 쓸 여유도 없이 바다로 휘잉 떨어졌다. 피가 튀어 묻은 얼굴. 연기가 나는 총을 거두고 바다로 내리쬐는 태양을 향해 올려다 봤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정호석이 했던 말이네. 자소를 짓다 다시 우러러 본 광원. 내가 죽고 나서도 힘차게 빛날 금화같은 태양. 사탕을 깨물어 깨뜨리곤 막대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내 등 뒤론 이미 자켓에 넣어뒀던 부분 부분이 백색인 장미가 바닥에 떨어져서 처량하다.
아버지, 당신은 꼭 지옥에 갔길 바라.
복수는 지독하게 향기롭고 강탈은 지독하게 짜릿했다.
*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빛을 잃은 수술 기계과 천장.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르겠으나 어두컴컴한 분위기이다. 내일, 5시나 6시 쯤에 전쟁이 시작된다. 정호석이 말한 그 시간대군. 옷을 걸치지 않은 가슴 위로 덮인 하얀 병원 이불을 걷어내고 수술대에서 일어서기 위해 짚은 왼 팔에 이물감이 느껴졌다. 수술한 곳. 팔을 들어 보니 차가운 기계가 내 팔에 부착되어 있었다. 떼어낼 수 없는... 얇은 기계. 팔의 모양에 따라 둥굴게 감싸진 검은 광을 띈 직사각형의 기계. 안에 초록색의 코드를 입력하는 판이 있다. 전원을 켜 보니 010111... 컴퓨터 식 암호가 뜨더니 깨끗해진 화면 위로 영어 자판이 공중에 떠올랐다. code name... 이라고 입력을 하자 한 자리가 남아 둥둥 떠다닌다. 고정된 8개 글자 옆으로 가볍게 뜨는 마지막 칸에 내가 V를 입력하면 터지겠지. 씁쓸하게 웃은 후 종료시켰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둘러싼 하얀 커튼을 걷어내니 침대에 내 셔츠를 덮고 자는 지민이 보인다. 손목에 연결된 호스에 역류하는 피. 이미 수액은 몸으로 들어간지 오래였다. 조심스럽게 바늘을 뽑아 지민의 손목에 하얀 붕대를 감았다. 붉게 물드는 붕대는 어느 순간부터 퍼짐을 멈췄다. 그리고 여전히 정호석의 손수건이 지민의 왼 손 네번째 손가락에 묶여 있었다.
셔츠를 두고 행거에 걸린 검은 마이를 집어 팔을 끼워 생 살 위로 입었다. 노을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내가 자는 사이에 살이 갈라졌던 온 상체에 흔적도 없이 살이 제자리로 붙었다. 상처 없이 아문 수술 부위와 낯선 게 달린 팔. 창문에 상체를 기대 따사로운 햇빛을 광합성 하듯 받았다. 요 기지 밑에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고래는 어김없이 거대하고 또 거대하구나. 몇 천 년을 살았을 고래는 진정한 크림슨하트의 영물이다. 놈들의 손에 의해 가라 앉게 하지 않아. 선선한 바람... 오전과 오후의 반은 하늘이 기침을 했으나 지금은 완벽히 날이 개어 해가 뚜렷하게 보인다. 내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바람을 눈 감고 맞고 있으니 옆에서 뒤척이며 슬슬 일어나는 박지민이 웅얼 거린다.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내 안의 핵엔 아무 이상 없어. 그리고 여전히 난 크림슨하트의 비밀병기이고. 노을이 내 얼굴에 담긴채로 박지민을 돌아보니 역시나라는 의미의 표정을 짓고 침대위에 침울하게 앉아있다. 묵묵히 바람이 들어와 커튼을 지나치고 박지민의 뻗친 머리카락 한 올도 스쳤다. 구리빛 근육 위로 노을이 끼얹어졌고 시원함이 스친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와 바다의 소리는 환상의 조합이다. 옆 방 민탄소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난 찰나
우리가 있는 방 문이 열렸다. 방 문의 손잡이를 잡고 연 너는 하얀 환자복을 입은 채로 날 마주한다. 맨발이네.
조금은 밝아 보이는 네가 나를 향해 희미하게 웃는다. 거의 백짓장같이 하얀 네 얼굴로 노을이 옮았고 바람이 면도칼로 깎은 듯한 네 흑갈색 머리칼을 시원하게 날렸다. 웃는 너에게 나도 약간의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안녕.
안녕하십니까.
보스들이 정한 룰은 ... 내게 상관이 없었다. 무용지물. 내 핵은 터질 수 있다. 어째서냐고 묻는다면 노코멘트.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건 제일 가치없는 일이거든.
이건 보스와 나만 아는 이야기.
내일 올 시간인 개와 늑대의 시간이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와 노을을 가득 받아 예쁘게 웃는 민탄소 뒤 복도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검사를 끝내고 일으켜진 나는 어느새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몸에 감았던 붕대는 풀려져있었고 속옷이 바르게 입혀져 있던 상태였다. 잠에서 깨자 컴퓨터에 뭘 작성하던 김아연이라는 여의사가 황급히 내게 와 전화번호를 주었다. 그리고 어느 한 약통을 내게 쥐어주는 의사. 내게 전쟁을 그만두라해도 그렇지 않을 것 같아서 주는 최선의 약이랬다. 건강이 그렇게 안 좋은 건지... 여자는 환자에게 이런 약을 주면 안 되는데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썩 좋은 약이다. 내게 물 한 컵과 약 한 알을 주는 여자. 받아 들어 물을 입에 머금고 약을 넣어 삼켰다. 곧바로 나아지는 느낌에 표정이 밝아졌다. 그러고보니 내게 표정이 밝음과 어둠이 있었던가. 처음 내가 이 곳으로 들어올 때 내 표정은 밝았었나. 아 그렇지, 밝음을 숨긴 무표정이었었다. 내 특기는 감정을 숨기는 명중률 좋은 총잡이였지. 헛웃음을 지은 나에게 꼭 아플 때에만 먹으라 처방하는 여자는 가짜 처방약을 내게 하나 더 안겨줬다.
내가 말했던 식중독. 그것에 대한 처방 약이라며 주곤 진짜 목적을 숨긴 약 통은 몸 어딘가로 숨겨라고 하였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몸을 감은 붕대는 멀리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 약은 '고통을 잊게 하는 약'이라고 한다. 아플 때에만 한 알 씩.
정말 미안하다며 이거 밖에 길이 없다고 한 여자는 내 손을 꼭 잡았었다. 잠시 잠을 자면 약이 더 빠르게 퍼질 거라 한 여자의 말에 침대에 다시 누워 잠을 청했다. 좋은 얼굴로 선배들을 만나고 싶었다. 속을 썩힌게 너무 많아서. 한 번이라도 좋은 몰골로 그들 앞에 서고 싶었다. 여자 몰래 한 알 더 삼킨 나는 완벽히 몸의 감각을 잊었다. 여자는 내 손목에 연결된 링겔 호스의 압력을 조절하고 전쟁이 끝난다면 다시 보자하고 자리를 떴다. 몇 시간 후 일어나니 창문으로 노란 햇빛이 들어오는 걸 봤다. 멍한 나는 머리가 맑아졌다는 걸 깨달았다. 전정국이고 강간이고 뭐든 잊고 김태형 그 한 사람만 생각나 벌떡 일어나 맨발로 문을 열고 김태형을 찾았다. 열린 문으로 보이는 김태형. 여전한 몸매. 검은 정장바지는 그대로지만 위에 셔츠는 없고 마이만 입은 김태형의 검은 머리 위로 노란 빛이 내려왔다. 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일렁이는 바다 물결. 아름답다. 당신이 아름답고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다. 백금색의 머리였을때처럼 빛나는 머린 아니지만 은근히 갈색빛이 도는 머리카락이 바람으로 헝클어졌다. 내 머리도 스쳐가는 바람. 김태형을 스친 바람이 날 스쳐서 기분이 좋아 입꼬릴 올렸다. 하지만 몸엔 아픈 기운이 없지만 맘대로 잘 움지여지지 않았다. 희미하게 웃으니 나를 보고 덩달아 웃는 김태형이 내게 인사한다.
침대에 앉아 있던 지민 선배는 우릴 보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다시 쓰러졌다. 아- 살 맛 난다. 좀 쉬니까 괜찮네! 라며 침대에서 헤엄치는 지민 선배. 환자복 바지주머니에 넣은 하얀 약통이 해에 물들어 노란 광을 띈다. 다시 돌아온 나는 전정국이라는 오점을 남겼지만 숨기고 당신들과 함께 나아갈 겁니다. 우리... 살아서 더 사랑하자.
하늘은 파랗고 우리 삶은 파란만장하다. 남들보다 특별한 일과를 보내고 더욱 특별한 나날을 보내는 저희는 어떻게 해서든 이겨볼려고 애쓸 것이다.
저기 봐봐, 저 빛나는 바다 수평선에 고래가 헤엄치잖아. 바다에선 우리가 왕이야. 사자가 아니고.
어느 특별한 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내일은 화창한 폭풍이 올 예정이다.
현재 4:4
○ ○
α [알파 island] (고래)-라이언하트 δ [델타 island] (사자)-크림슨하트
○ [스크린] ○
β [베타 island] (고래)-라이언하트 ε [엡실론 island] (사자)-크림슨하트
○ ○
γ [감마 island] (고래)-라이언하트 ζ [제타 island] (사자)-크림슨하트
○ ○
[크림슨하트 기지] (마지막 고래) [라이언하트 기지] (마지막 사자)
"출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모든 요원들은 섬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크림슨하트와 라이언하트. 육지와 바다. 사자와 고래, 두 개의 심장들은 스쿼터를 탄 채로 바다로 뛰어 들었다.
-1화의 조각.
-12(2/2)# 숙적 (완료)
-텍스트로 표현하는 괴물의 위치.
현재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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α [알파 island] (고래)-라이언하트 δ [델타 island] (사자)-크림슨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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β [베타 island] (고래)-라이언하트 ε [엡실론 island] (사자)-크림슨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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γ [감마 island] (고래)-라이언하트 ζ [제타 island] (사자)-크림슨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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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하트 기지] (마지막 고래) [라이언하트 기지] (마지막 사자)
위의 텍스트로 표현한 위치에 인물의 이동과 괴수가 처리될 때 마다 편의로 체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파악된 섬의 형태도 간략하게 메모할 것.
-헷갈리실 것 같은 독자님들을 위해-
룰이 기억나지 않는 다면 계속 띄워 드리겠습니다 앞부분에 맨날... 텍스트로 된 지도로 항상요! 말씀만 해주셔요
네 작가는 일단 무릎부터 꿇겠습니다.
왜 이리 늦게 왔냐고 꾸짖으십쇼!!!(바케스를 쓰고 돌 맞을 준비를 한다) 분량은... 분량 아 수투레수 만족스러우시다면 정말 감사하고 아니시라면 작가가 반성하고 다음엔 짱짱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또 현타와서 초심잡는다고 키보드를 놓고 있었어요... 슬럼프가 좀 심했ㅋㅋㅋ나 봐요.
이제 막힘 없이 줄줄 써 내려 갈 수 있어요ㅠㅠㅠㅠㅠㅠ 사실 12화 부분은 제대로 생각을 안 해봐가지고ㅠㅠㅠㅠ
하
드디어 전쟁 시작이죠 웅장하네여
원래 더 쓸려고 했는데 지금 너무 심장이 떠럳러덜ㄸ떨려서 하허아ㅓ라어ㅏㄹ
다음주 금요일 새벽이나 토요일에 컴백합니다 하ㅓ라ㅓㅇ라ㅓ
기다려주신 분들께 절을 올립니다.
그리고 결말까지 같이 달리게 되어서 정말로 기쁘답니다.
사랑해요.
글 배경은 날씨나 시간대 (밤,낮), 분위기에 따라 바꾸기로 했습니다.
와 더 할 말 많은데 욕쟁이 작가가 될 까봐 여기서 마치도록 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개똥같은 글 읽어주셔서 ㅠㅠㅠㅠㅠㅠ제본 만들어 볼 생각이었는데 이제 슬슬 실행에 옮겨야 겠죠... 내일 학교가서 국어선생님께 물어봐야 겠어요 (데헷)
오늘 떡밥 진-짜로 많습니다... 그냥 못 찾으실 거 아는데 그냥 해본 개 소리에요... 홀 솔마 하고 넘어가셔도 좋답니다.
※투하츠는 해양 판타지 조직물입니다. 스릴러에요 스릴러.
암호닉은 계속 받고 있습니다. 최근 글에요! 지금까지 최근 글은 12(2/2)#겠죠
마저 12화 (1/1)에 미룬 댓글 달러 갈게요~
이상 그루잠입니다!
-사랑이들-
망붕/너를 위해/오하요곰방와/탄소1/마틸다/보솜이/윤기모찌/부랑이/레모나/태태뿡뿡/태쁘/윤기융털/곰탱♥/목단/잼잼/
아쿠아/닭키우는순영/버블방탄/죠리뿅/다고쳐/버누/#Real V/효인/뀨뀨/도우너/정글곰/골드빈/꾸기안녕/4124/말순이/홉달래/막꾹수/
민구주님/김까닭/1600/침침쿠마/달콤한 방탄♥/흥탄소년단♥/숲/라이언킹/종구부인/영덕대게/꿀윤기/곱창/도로시/흑슙흑슙/뷔몽사몽/아방빠/히지/
라뿡까끄/알라/민빠답없/애독자/돼지꽃밤/베네/태꾹/♥/댛니/뀨뀽/자판기/김데일리/봄봄/냥냥이/태탱쿠키/토요일/상처/도로롱/
꾹블리/코카/뽀아/청천을/초딩입맛/민트/핑슙/청량/밀짚모자/태태야/쀼쀼/미시적관점/들로스/됴종이/모니몬/자몽/레모니/멜랑꼴리/방탄이즈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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